소설리스트

도살자-53화 (53/149)

# 53

53. 식구(1).

모두의 시선이 괴수 고기를 뜯고 있는 말볼을 향했다.

“태준씨가 막타가 아니라면, 설마 말볼이 막타를 쳤을 수도 있다는 건가?”

윤상희의 물음에 다들 고개를 갸웃거렸다.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말볼이 F급 괴수 티볼이었기에 약해 보였지만, E등급 괴수도 단번에 물어 죽이는 실력이었다. 게다가 양쪽 팔에 날카로운 칼날까지 있었다.

태준은 개미굴에서 개미의 목을 물어서 머리를 자르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기에 말볼의 실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새로 생긴 이상한 파장 말고, 말볼의 고유파장도 게이트에 들어갔을 때보다 많이 커졌어요.”

기태가 말을 하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파장이 얼마나 커졌지?”

“두 배 정도요.”

“두 배나? A급 괴수를 잡아서 경험치가 쌓였나?”

“그럼 말볼이 헌터들처럼 성장한다는 말인데, 그건 아니죠.”

최한별이 자신의 상식 기준에서 말했다.

하지만 그녀의 말을 들은 파티원들은 오히려 그럴싸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설마, 다들 그렇게 믿는 건 아니겠죠?”

“아니야 가능성이 있어. 다들 이놈이 강해진 것을 알고 있잖아.”

“저놈이 특이하긴 하지. 괴수가 인간을 따르는 것부터 이상한 일이잖아.”

정기용도 말볼의 뛰어난 능력을 옆에서 지켜봤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일반 티볼이라면 절대 가지지 못할 능력이었다.

“그럼 레전더리 아이템은 어디 갔을까요?”

수진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말볼이 막타를 쳤어도 보상은 나왔을 텐데요.”

“그러게...”

“설마, 저놈 뱃속에 있나?”

“뭐?”

모두의 시선이 다시 말볼의 배를 향했다.

“저놈이 인벤토리가 있는 것도 아니니, 뱃속 말고 어디 있겠어?”

“하긴...”

짝!

윤상희가 갑자기 손뼉을 쳤다.

“어, 그러고 보니 전에 이상한 일이 있었어.”

“에? 무슨 일인데요.”

“전에 말볼을 내가 데리고 있을 때, 양념치킨을 왕창 먹인 적이 있는데 이틀 후에 말볼이 치킨을 또 먹고 있더라고, 그런데 난 또 시켜준 적이 없거든. 물론 주혁이도 사준 적이 없고.”

“뱃속에서 게워내서 먹였겠죠.”

최한별이 그럴 리 없다며 고개를 격렬하게 흔들었다.

“아니에요. 양념하고 땅콩이 그대로 묻어 있었어요.”

“뭐? 그럼 인벤토리가?”

“진짜?”

모두의 동공이 흔들렸다.

“에이, 설마.”

“냉장고 뒤나 안 보이는데 숨겨놨다가 가져왔겠지.”

다들 이건 정말 믿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어른들이 대화할 때 가만히 혼자 상상을 하고 있던 기태가 말을 했다.

“말볼이 레전더리 아이템을 가졌는지 확인할 방법이 있어요.”

“뭐?”

“레전더리 샤먼 룬이나 레전더리 샤먼을 접신한 사람의 파장을 비교하면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레전더리 샤먼 룬을 어디서 구하겠어. 그리고 그런 전설급 샤먼을 접신한 헌터는 더 구할 수 없을 거고.”

정기용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클래스가 샤먼이었기에 잘 알고 있었다. 전설급 샤먼을 소유한 헌터는 한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숫자가 적었다.

“아니에요. 아는 사람이 있어요. 한 명.”

수진이가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리고 보니 한 사람이 있었다.

이연희!

“그럼 그건 내가 나중에 알아볼 테니까. 다들 조금만 기다려줘.”

“오케이!”

“넵!”

기태가 다시 손을 들어 말했다.

“그리고요. 며칠 말볼을 옆에서 살펴보면 인벤토리를 가졌는지도 확인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게 정말이야?”

“네, 전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말볼이 인벤토리를?

정말 말도 안 되는 말이었지만, 말볼이기에 어쩌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좋아, 지금부터 말볼을 기태에게 맡기지.”

“네, 믿어 주셔서 감사해요.”

윤상희가 말했다.

“하지만 게이트에 안 들어갈 거야? 말볼이 필요할 텐데.”

“게이트는 들어가야죠. 하지만 이번엔 필요 없을 겁니다. 그리고 언제 게이트에 들어갈지 모르니, 집에서 푹 쉬고 있어요.”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가게?”

“게이트 따러 갑니다.”

최규환에게 가는 것이었다.

게이트가 발행한 지 20일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으니, 아직 많은 게이트가 남아 있을 것이다.

나태준이 사라지자, 윤상희가 팀원들을 향해 말했다.

“어쩐지 조금 이상하더라니.”

“뭐가요?”

“우리 대장 말이야. 막타를 치지도 않았고, 레전더리 아이템을 가진 것도 아닌데, 우리한테 거짓말을 한 거잖아.”

“그러게 왜 그랬을까요?”

수진이가 물었다.

“우리 팀을 깨고 싶지 않아서 그런 거야.”

팀원들이 윤상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팀원 중의 누군가가 레전더리 아이템을 가지고도 말하지 않았다면, 서로 신뢰가 깨지고 오래지 않아 팀에 균열이 생길 거야. 다음에도 이런 일이 또 일어날 수 있으니까.”

“그럼 지금은 왜 밝혔을까요?”

“이젠 말볼이 먹었다고 하면 끝나는 거잖아.”

“맞아요. 형은 우리를 끝까지 믿고 싶었을 거예요.”

말하는 이수호의 눈동자가 글썽였다.

“아니 믿고 있었어요.”

“생각해 보니 우린 참 좋은 대장을 가지고 있는 거네.”

가지고 있다는 표현이 조금 이상하긴 했어도 다들 정기용의 말뜻을 잘 알고 있었다.

‘이게 팀이란 건가?’

최한별은 뭔가 알 듯하면서도 아직도 아리송했다.

그동안 길드 활동을 하면서 자신은 누구에게도 맞춘 적이 없었다. 다들 자신에게 맞춰서 사냥했고, 그 결과는 꽤 좋았다.

자신이 제일 강했으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들은 팀 운영방식이 완전히 달랐다.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 신뢰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 중심에 나태준이 있었다. 그리고 자신을 뺀 C급 헌터 다섯 명만으로 A급 괴수를 단시간에 처리하는 극강의 팀플을 선보였다.

***

[국가 헌터원]

“서윤아가 찾아왔단 말이지.”

서윤아와 게이트 앞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자, 최규환의 표정이 조금은 심각해졌다.

신귀족, 그 이름이 주는 무게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존심이 무척 센 녀석인데, 그냥 순순히 물러갔단 말이야?”

“그랬지. 그 상황에서 뭐라고 하겠어.”

“음, 그보다 의외인데, 서윤아와 중급 길드의 길드장과 약혼이라...”

최규환은 지금 어느 때보다 머리를 빠르게 회전시키고 있었다.

“조용히 세력을 키우려고 하나?”

“세력을 키워? 지금도 헌터 협회 이사라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그쪽 세력 구도는 좀 복잡해.”

헌터 협회를 말한 것이었다.

“큰 세력이 둘이고, 중간 세력이 여럿이지. 나머진 큰 세력에 붙거나 아예 그들 눈치를 보지 않는 사람도 있고.”

“연희 같은 사람?”

“맞아. 연희는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혼자 활동하지. 그런데 그 주류들 말고 서윤아처럼 자기 세력을 키우고 싶어 하는 애들도 좀 있는 거 같아. 갑자기 세력이 커지면 견제를 받을 수 있으니, 블리자드 같은 중급 길드를 먹으려는 것 같아. 그러니 고종수 같은 별 볼 일 없는 놈과 약혼을 하지.”

이제 보니 고종수가 서윤아를 이용하는 게 아니라, 서윤아가 고종수를 이용하고 있었다.

“모르긴 몰라도 블리자드 길드를 흡수하면, 서윤아는 절대 고종수와 결혼하지 않을걸.”

“인과응보네.”

최규환이 내 말에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인과응보가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헌터가 몇 없을걸.”

최규환의 말엔 어느 정도 진실이 들어있었다.

“헌터 협회도 그렇고, 귀족들도 그렇고 요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그래?”

“아무래도 곧 세력 싸움이 있지 않을까 걱정이야.”

“진심이야?”

최규환이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전에 칠성그룹이 벌인 일을 말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 조만간 시간 좀 내. 윗분들이 너를 꼭 보고 싶어 하셔.”

“그건 고민 좀 더 해보고.”

“농담이 아니라 정말 중요한 일이야.”

“...”

끝까지 대답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언젠간 봐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띠!

- 국장님, 긴급회의 준비가 끝났습니다.

- 알았어. 곧 가지.

“왜 이렇게 바빠?”

“뭐? 넌 TV 뉴스도 안 보냐?”

“게이트에서 오늘 나온 사람이 어떻게 보냐?”

“아, 그렇지.”

“정신이 없구나.”

“휴! 그럴 수밖에 이번에 발생한 게이트 숫자가 역대 최대야. 그것 때문에 인력이 부족해 여기저기 난리야.”

“좀 많다곤 들었는데, 역대 최대씩이나 된단 말이야?”

“그래 요즘 게이트가 발생할 때마다, 점점 숫자와 규모가 늘고 있어. 하하, 이러다가 S급 게이트까지 뜨는 거 아닌지 몰라.”

S급 게이트란 말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

최규환에게 S급 게이트가 생성 중이라고 알려줘야 할지 고민이 됐다.

사실 말을 해도 믿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했다.

기태를 알고 있는 우리도 믿을 수 없는 일인데, 과연 최규환이 믿으려 할까?

“너 내 말 믿냐?”

“뭐? 갑자기 뚱딴지같은 소리야?”

“내 말 믿냐고?”

“물론이지, 다른 놈들은 몰라도 넌 믿을 만하지. 그런데 왜 그래?”

“지금 용산 상공에 S급 게이트가 생성되고 있어.”

“뭐?”

최규환의 얼굴이 진지해졌다.

“계속해봐.”

“말 그대로야. 지금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용산 상공에 S급 게이트가 생성되고 있어. 아니 지금도 커지고 있지.”

갑자기 최규환이 피식 웃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내가 한 농담 중에서 제일 재미있었다.”

“내 말 믿는다며.”

“지금 그 황당한 말을 나더러 믿으라는 거야?”

“물론,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늦어.”

“하지만 게이트가 발생하고 15년 동안 S급은 한 번도 없었어.”

“지금까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앞으로도 없을 거라는 거야?”

“확률적으로 불가능해.”

“지금 게이트 발생이 이상적으로 늘고 있다며, 그건 예측했어? 그러다 내 말대로 S급 게이트가 발생하면 어쩌려고 그래?”

최규환의 말문이 막혔다.

내가 너무 심각해 몰아붙이자, 잠시 할 말을 잃은 것 같았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만약 S급 게이트가 뜨더라도 우리 비상체제로 막을 수 있을 거야.”

“너무 과신하지 마.”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왜 내게 하는 거야?”

“네가 국가 헌터원 국장이잖아. 미리 준비해야지, 그러라고 국민이 널 그 자리에 앉힌 거야.”

“휴! 알았어, 한번 알아보지.”

그는 여전히 믿지 않는 눈치였다.

기태가 말해주지 않았다면, 자신들도 몰랐을 것이다.

그 거대한 것이 생성되면, 그 파장이 얼마나 클지 상상하기도 힘들었다.

그전에 자신과 팀원들의 실력을 최대한 키워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난 비상 회의 때문에 일어난다.”

“알았다. 그리고 C급 게이트 3개 준비해줘.”

“뭐? 3개나?”

“팀원들이 늘었거든.”

“뭐, 알았다. 게이트가 갑자기 늘어 인력이 부족했는데 잘됐네. 곧 연락해주마.”

최규환이 먼저 나가다 말고 고개를 돌려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리고 서윤아 조심해. 옛날에 그 울보 아니야. 뭔가 일이 틀어졌다면 반드시 복수하러 들 거야.”

“알았어. 그건 내가 알아서 하마.”

최규환이 먼저 나갔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내 말이 너무 황당해서 묻지 않은 건가?

어디서 그런 정보를 들었는지, 한 번쯤은 물을 법도 한데 그는 묻지 않았다.

***

그 길로 용산 헌터 시장으로 향했다.

오늘은 가장 먼저 창수네 가게로 향했다.

“어서 오세요.”

창수 후배 김성하가 여전히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축하합니다. B급 게이트를 클리어하셨더군요.”

“네, 운이 좋았습니다.”

쿵! 쿵!

말을 하면서 테이블 위에 갈고리와 팀원들의 장비를 올려놓았다.

“오늘은 좀 급합니다.”

“어, 상태가 많이 안 좋네요.”

“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B급 게이트를 공략했으니, 레어급 무기들이 상태가 좋을 순 없었다.

B급이나 A급 게이트는 유니크 등급의 무기가 필수였다. 하지만 아직 윤상희나 이수호의 소환수들은 레어급 무기를 들고 있었기에 수리할 것이 많았다.

“갈고리는 아직 여유분이 있으니, 다른 무기부터 빨리 수리 부탁드립니다.”

“그래도 한 이틀은 걸릴 거 같은데요.”

“그게 내일이라도 당장 게이트에 들어갈지 모르니 최대한 빨리 부탁드려요.”

“휴! 그럼 오늘 밤을 새워서라도 수리해 놓을 테니, 내일 찾으러 오세요. 아니 제가 가져다 드리죠. 헌터분들은 게이트에서 괴수를 잡는다고 힘들 테니 그 정도 서비스는 해야죠.”

그녀는 개념이 제대로 잡힌 도구 계열 헌터였다.

“오. 그렇게 해주시면 감사하죠. 그리고 필요한 재료가 있으면 말씀하세요.”

“네. 아직은 괜찮아요.”

“저, 혹시 사냥개가 입을 만한 방어 장비를 만들 수 있을까요?”

“사냥개요? 아, 그 티볼요?”

“네.”

“해보진 않았지만, 가능할 겁니다. 일단 내일 가서 치수를 재보죠.”

“감사합니다.”

장비를 맡기고 돌아섰다.

그리고 곧장 마석 가게를 들려 마석을 팔고, 마지막 코스인 황노인의 약재상회로 향했다.

“여, 이렇게 얼굴 들고 다녀도 되는 건가?”

황노인이 손을 들며 반겼다.

“왜요?”

“자넨 이제 인기 스타가 아닌가. 신문과 인터넷에 자네와 팀원들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나왔어.”

“그럼 뭐합니까. 옆모습이라 알아보는 사람도 없는데.”

“참, 왜 그랬나? 다른 팀원들 얼굴은 선명한데 자네 얼굴만 옆 모습이야.”

“모르겠습니다. 기자들이 날 싫어하나 보죠.”

“하하, 그래도 난 자네가 좋네.”

“제가 아니라 제가 가져온 물건이 좋으신 거겠죠.”

“그게 그거 아니겠나. 자 뜸 들이지 말고 꺼내보게.”

안으로 들어가 B급 게이트에서 가져온 온갖 괴수 부산물을 풀어 놓았다.

“세상에! 오늘은 처음 보는 것들도 있구먼.”

황노인의 눈동자가 반짝인다.

부산물들을 넘기고 현금을 받았다.

더는 인벤토리에 넣을 수 없어, 일부는 은행 계좌로 받았다.

***

급하게 나온다고, 집에서 나올 때 핸드폰을 충전기에 꽂아놓고 그냥 나왔다.

‘정신머리하고는...’

용산역에서 서울역까지는 버스로 다섯 정류장, 멀지 않은 거리였기에 오랜만에 걸어서 돌아가는 길이었다.

혹시나 내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까?

아무도 없었다.

그래도 간만에 도심지를 걸으며 사색을 할 수 있었기에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생각해 보니, 그동안 너무 쉼 없이 달려왔다.

뒤를 돌아볼 여유도 이렇게 문명이 가득한 도시를 걸어볼 여유도 없었다.

서울역에 거의 다 와 가자, 어디서 고소한 치킨 튀기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사장님! 치킨 10마리 포장요.”

“10마리요?”

치킨집 사장님이 살짝 놀란 표정이다.

“네, 식구가 많아서요.”

치킨의 그 맛을 알기에 지나칠 수 없었다.

‘다들 맛있게 먹겠지.’

벌써 동료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이 눈에 그려졌다.

양손 가득 치킨을 들고 펜트하우스로 올라갔다.

띵동!

- 누구세요?

- 나다.

수진이가 문을 열었다.

그런데,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손님 왔어요.”

손님? 여기에 올 만한 사람이 없는데...

“치킨 사 왔다. 먹자!”

거실에 들어서자, 그리운 얼굴이 보였다.

심장이 뛴다.

“태준아, 오랜만이야.”

“연, 연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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