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살자-104화 (104/149)

# 104

104. 부산 S등급 게이트(7).

헌터 협회의 공략팀 중에 첫 번째 SS등급 승급 헌터가 나왔다.

“축하드립니다!”

“등급을 축하드립니다.”

눈이 벌게진 타룬 메이가 거대한 괴수를 죽이고 번개검을 갈무리했다.

헌터들은 그녀의 귀신 검술의 위력이 더욱 강력해진 것을 보고는 단번에 등급이 오른 것을 알아차렸다.

“너희들도 어서 등급을 올려라. 다른 세상이 보일 것이다.”

타룬 메이가 자신감을 찾았다.

그녀는 신화 길드의 3대 헌터로 대만에서는 가장 강했던 헌터였다.

처음엔 이지은과 김상국을 항상 그림자처럼 지키고 있는 김영식, 타룬 메이, 이 세 사람이 서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태였다.

하지만 용산에 S급 게이트가 발생하고, 이지은과 김영식만 게이트 공략에 참여하고 타룬 메이는 길드를 지키기 위해 남았다.

그런데 게이트에서 나온 이지은과 김영식만 등급이 오른 것이다.

두 사람은 SS급 헌터가 되었고, 남아 있던 타룬 메이는 S급에 머물렀다. 그래도 여전히 3번째에 이름을 올렸지만, A급이던 헌터들이 그녀와 같은 S급이 되면서 그녀의 입지는 좁아지고, 그 스트레스로 탈모까지 진행될 정도였다.

‘나태준, 이제 네놈만 쓰러트리면, 무너진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다.’

타룬 메이가 이를 갈았다.

신화 길드 로비 사건은 신문에 기사가 날 정도로 크게 소문이 돌았고, 길드원들과 헌터들은 주인공으로 나태준을 떠올렸다.

겨우 A급 헌터가 세계 최대의 길드에 찾아와 소란을 일으킨 사건으로 그를 제압하기 위해 수십 명의 헌터들이 달려들었으나 모두 당하고, 타룬 메이까지 나섰다.

타룬 메이는 처음엔 그저 태준을 쓰러트려 길드에 존재감을 높이려고 했으나, 그가 생각보다 강해 한참이나 대결을 펼쳤고, 로비는 처참하게 부서졌다.

그리고 대결은 결국 길드장의 개입으로 마무리 하지 못했다.

문제는 자신의 존재감이 사라진 것이다.

A급 헌터를 이기지 못하는 S급 헌터.

사람들은 나태준을 칭찬했지만, 대등하게 대결한 자신은 언급하지 않았다.

아니 A급 헌터도 이기지 못하는 S급 헌터란 조롱과 신화 길드의 실력이 땅에 떨어졌다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그리고 그 사건 이후로 자신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그것이 그녀가 태준을 길드원들과 다른 헌터들 앞에서 쓰러트리고 싶은 이유였다.

“베이스 캠프로 돌아오라는 명령입니다.”

“알았다. 돌아가지.”

타룬 메이가 길드원들을 데리고 베이스 캠프로 돌아갔다.

“무슨 일이지?”

타룬 메이가 이지은에게 물었다.

지금 신화 길드 공략팀에서 제일 강한 이지은, 그녀가 총 책임자였다.

“SS등급이 됐다며?”

“그래. 이제 너와 같은 등급이지.”

이지은이 피식 웃었다.

“이제 SS등급이 된 너와 이미 1년 전에 SS등급이 된 나와 같을 거로 생각하는 거야?”

“다를 것도 없지.”

“건방 떨지 마. 이 공략팀의 총대장은 나야. 너는 내 명령을 받아야 하고.”

“...”

이지은의 말대로였다.

신화 길드의 공략팀 대장은 이지은이었고, 타룬 메이는 그녀의 명령을 받아야 했다.

“그래, 무슨 일 때문에 부른 거지? 총대장.”

조금은 비꼬는 말투였다.

이지은이 입을 열었다.

“나태준팀이 브라키페르마를 찾아 들어간 거 같다.”

“뭐, 벌써?”

아직 S등급 게이트에 들어온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벌써 보스급 괴수를 잡기에 들어간다는 것은 무리였다.

“그래서 우리도 오늘 밤 그 구덩이로 들어갈 거야.”

“너무 이른 거 아닌가? 아직 등급을 올리지 못한 헌터들이 많은데.”

“하지만 놈이 만에 하나 보스를 잡고 게이트를 클리어하면?”

타룬 메이가 고개를 흔들었다.

“나는 그놈하고 싸워봤다. 아무리 놈과 놈의 팀원들이 이곳에서 열흘을 더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 숫자로 SS급 괴수는 못 잡아. 네가 더 잘 알 텐데.”

SS급 괴수와 직접 싸워본 이지은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알아. 문제는 이철용과 국가 헌터원의 헌터들도 구덩이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는 거야.”

타룬 메이가 인상을 찡그렸다.

국가 헌터원의 헌터 숫자가 300명이 넘었다.

헌터 협회에 비해서는 적은 숫자지만 신화 길드 헌터 숫자보다는 많은 숫자였다.

헌터 협회 공략팀은 보스를 잡으러 들어갈 때, 셋 팀으로 나눠 들어갈 예정이었다.

괴수가 사는 것으로 예측되는 그 구덩이는 산맥 전체에 이어져 있었고, 워낙 크고, 복잡해 나눠서 찾아야 했다. 그리고 서로 보스를 잡겠다고 싸울 수도 있었기에 큰 세력을 중심으로 셋으로 나뉜 것이다.

“그러니 우리도 서둘러야 해. 이번에도 신급 아이템이 나온다면 그것은 반드시 우리 길드가 가져가야 해. 이건 길드장의 특명이야.”

평소 괴팍하기로 유명한 이지은답지 않은 발언이었다.

사실 그녀는 최초의 신급 아이템을 노리고 있었다.

타룬 메이가 물었다.

“최민지나, 도경수 팀은 어때?”

“그들도 어떻게 알았는지, 구덩이로 들어갈 준비 중이야.”

“우리가 유리하겠지?”

“물론이야.”

두 여자는 동시에 가부좌를 하고 앉아 있는 한 사내를 바라보았다.

사내는 움직임이 전혀 없었고, 숨조차 쉬지 않았다.

그는 정신 계열의 S급 헌터 전재철이었다.

“후아!”

갑자기 전채절이 거친 숨을 토해냈다.

“조금 전에 국가 헌터원 놈들도 구덩이로 들어갔습니다.”

전재철은 지금 국가 헌터원의 베이스 캠프를 감시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하지만 이철용을 비롯한 헌터들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이는 전재철의 특수 스킬이 유체이탈이기 때문이었다.

유체이탈은 영혼을 육체와 분리해 자유로이 다닐 수 있는 스킬, 분리된 영혼은 바람보다 빠르고, 어디든지 통과할 수 있었다.

다만 24시간 이내에 본체로 돌아오지 못하면 죽는다.

그리고 유체이탈을 하는 동안에 몸이 움직이면 다시는 육체로 돌아올 수 없었다.

“괴수가 드나드는 통로로 안내해라. 그곳에서 유체이탈을 통해 괴수의 위치를 찾도록.”

“네, 알겠습니다.”

전재철은 이미 유체이탈 스킬을 통해 괴수가 드나드는 입구들을 찾아냈고, 그 주변의 지리에 밝았다. 이것이 이지은과 타룬 메이가 자신의 팀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였다.

***

“정말 거대하군.”

이철용이 고개를 들었다.

천장까지의 높이가 수백 미터가 넘었다.

대만민국에서는 보통 산의 높이와 비슷했지만, 이곳에선 단지 괴수가 만든 구덩이의 높이였을 뿐이었다.

이곳 티베리안 차원의 산은 기본 높이가 수십km가 넘었다. 확실히 거대한 괴수가 사는 세상다웠다.

“불을 밝혀라!”

“랜턴을 켜!”

어둠 속에서도 헌터들은 어느 정도 사물을 볼 수 있었으나, 이 구덩이는 워낙 어두웠기에 불을 켜야 했다.

덕분에 이름 모를 괴수가 몰리기 시작했다.

“괴수다! 놈들을 죽여라!”

“끼이이익!”

A등급 괴수 데스모더스가 커다란 날개를 펴고 공격했다.

[데스모더스(A) - 박쥐형 괴수. 2미터의 몸체, 날개를 펴면 길이가 10미터에 이른다.

어둠 속을 은밀히 날아다니기 때문에 접근을 알아채기 힘들다.

발톱에 독이 묻어 있어 스치기만 해도 몸이 마비된다.

놈의 이빨에 물리면 환각에 시달리며 피의 굶주린 뱀파이어처럼 변한다.]

“크악!”

“어디야?”

한 A급 헌터 하나가 뒤에서 덮친 데스모더스에게 물렸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눈이 붉어지고, 환각에 빠졌다.

옆에 있던 동료가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다가오는 헌터를 보았다.

“너, 뭐하는 거야?”

“피가 필요해!”

“뭐?”

“크앙!”

괴수에 물린 헌터가 동료를 덮쳤다.

비명에 다른 헌터들이 불빛을 비췄지만, 이미 늦었다.

피의 굶주린 헌터는 동료의 목을 물고 피를 빨고 있었고, 동료 역시 서서히 피의 굶주린 괴수로 변하고 있었다.

“젠장, 둘 다 죽여!”

이철용의 명령에 헌터들이 둘 다 검으로 찔렀다.

“이제부터 절대 따로 행동하지 말고, 공중을 살피며 간다.”

흡혈 괴수 데스모더스는 A등급이었지만, 강하진 않았다.

은밀히 접근하는 것만 빼면 B등급 헌터도 상대할 정도로 약했다. 다만 그 숫자가 많았기에 쉽지 않은 상대였다.

“놈들이 몰려온다!”

수백 마리의 흡혈박쥐 괴수들이 인간들을 공격했다.

이철용과 S급, A급 헌터들이 일제히 공중을 향해 스킬을 퍼부었지만, 괴수를 전부 죽일 순 없었다.

헌터들의 숫자가 서서히 줄기 시작했다.

그리고.

“으악! 땅속이다!”

S급 괴수 칸이 위로 솟아올랐다.

[칸(S등급) - 몸길이 90미터, 몸무게 50톤의 거대 괴수.

앞발톱과 주둥이의 이빨이 워낙 크고 날카롭다. 위급할 땐 거대한 앞발로 땅을 파고, 땅속으로 숨기 때문에 사냥하기가 매우 힘들다.

체력이 회복되면 다시 땅 위로 올라온다.]

괴수 칸이 벽과 땅속, 심지어는 높은 천장에서 떨어질 때도 있었다.

A등급 게이트에선 보스급이었던 놈이 이곳에선 일반 벌레처럼 튀어나왔다.

“놈을 죽여라!”

“물러서지 마라!”

낮은 등급의 헌터들이 대부분 등급이 올랐고, 스킬 경험치도 많이 늘었기에 한두 마리씩 나오는 칸을 잡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B등급 헌터들은 거의 A등급이 됐고, A등급은 절반이 S등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국가 헌터원에선 아직 S등급이 SS등급으로 오른 자는 한 명도 없었다.

그만큼 SS등급으로 오르는 것은 엄청난 숫자의 괴수를 잡아야 했다.

공략팀은 지금 보스급 괴수를 만나기도 전이었다.

그런데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점점 헌터들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헌터 협회의 헌터들도 마찬가지였다.

***

칠흑 같은 어둠 속을 거니는 여덟이 있었다.

그들은 작은 불빛 하나 없이 빠르게 이동했다.

길은 알 필요가 없었다.

말볼이 앞장서고 태준이 그 뒤를 바짝 따라 달렸다.

태준은 지금 S급 괴수 블랙 드라칸의 피와 고기를 섭취했기에 어둠 속을 대낮처럼 훤히 볼 수 있었다.

“정지! 엎드려.”

흡혈박쥐 무리가 머리 위로 날아갔다.

놈들이 잔뜩 흥분한 것이 먹잇감을 발견한 것 같았다.

“다시 이동.”

태준의 팀은 이곳에서 괴수를 사냥하지 않았다.

그저 괴수를 피해서 움직이고 빠르게 안으로 들어갔다.

이곳 구덩이의 길이가 얼마나 큰지 아무도 가늠할 수 없을 정도였다.

아무리 말볼이 있더라도 브라키페르마를 언제 찾을지 기약이 없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괴수를 만날 때마다 일일이 전투까지 벌이며 전진하다가는 보스를 만나기도 전에 힘이 다 빠질 것이다.

헌터의 빠른 걸음으로 꼬박 사흘을 이동했을 때였다.

“빛이다!”

구덩이 반대편에 밝은 빛이 보였다.

헌터들은 걸음이 빨라졌다.

암흑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기에 태양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마그마네!”

“화산이 터진 그곳이야.”

태준은 게이트에 들어온 첫날 보았던 화산을 기억했다.

그리고 저 멀리 반대편에 구덩이가 보였다.

‘이런 곳에 길이 있다니.’

이 위쪽은 거대한 화산이었고, 구덩이로 향하는 길 양옆엔 마그마의 강이 흐르고 있었다.

“이제 어떻게 하지? 전진해야 해?”

다들 태준을 보고 있었고, 태준은 말볼을 보고 있었다.

말볼은 시선은 저쪽 길을 향하고 있었다.

그러니 괴수는 분명 저쪽으로 향한 것 같았다.

“그동안 제대로 쉬지 못했으니, 이곳에서 좀 쉬다가 건너가죠.”

뜨거운 열기가 뿜어지긴 했지만, 최한별이 얼음 장벽을 만들어 그 안에 쉬고 있으니, 큰 문제는 없었다.

말볼이 갑자기 마그마를 향해 미친 듯이 짖기 시작했다.

“말볼이 왜 저러지?”

“설마?”

“아무래도 마그마 속에 괴수가 숨어 있는 거 같아.”

“하지만 내 레이더엔 아무것도 없는데?”

수진이의 미니맵엔 아무것도 표시되지 않았다.

“탐색 스킬로 마그마 속까진 살필 수 없을지도 몰라.”

“하긴 이런 곳에 와본 적이 없으니...”

“일단 말볼이 으르렁거리면 안 가는 게 좋아!”

윤상희의 말에 다른 팀원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게다가 길 중간의 폭이 너무 좁았기에 기습을 받는다면 달아날 곳이 없었다.

“그럼 다른 길을 찾아보자.”

태준이 몸을 일으켰다.

그런데.

이번엔 말볼이 자신들이 지나온 입구를 향해 짖었다.

“괴수는 아니에요.”

수진이의 말에 팀원들이 더 긴장했다.

괴수가 아니면 사람일 테니까...

다들 무기를 꺼내고 공격을 준비했다.

잠시 후.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나태준, 덕분에 큰 피해 없이 여기까지 왔군.”

타룬 메이가 선두로 모습을 드러냈고, 그 뒤로 200여 명의 신화 길드 헌터들이 구덩이 밖으로 나왔다.

“우리를 미행한 건가?”

“아니 우리가 갈 길을 너희가 먼저 간 것뿐이지.”

그리고 신화 길드의 리더인 이지은이 모습을 보였다.

“네가 나태준이군.”

그녀와는 첫 만남이었다.

이지은 나이는 30대 후반 정도.

현재는 신화 길드의 간판 헌터였다.

다만 성격이 지랄 맞아 좋아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녀는 신귀족도 아니었고, 귀족도 아니었다.

처음엔 중학교 선생님이었지만, 10년 전에 갑자기 각성해 헌터가 되었고, 신화 길드에 들어와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었다.

백색의 마녀 최민지와 같은 소환술사였지만, 신귀족들의 명성에 가려 이름을 날리지 못했다.

“먼저 갈 텐가?”

“물론, 하지만 그전에 너희를 먼저 제거하고.”

그녀가 손을 들었다.

“나와라! 드라코네스!”

바닥에 기다란 소환진이 생기며 빛을 뿜었다.

곧 거대한 뱀의 형상이 일렁였다.

그리고.

“꺄아아아아!”

전설급 소환수인 이무기 드라코네스가 엄청난 길이와 크기를 뽐내며,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자 이수호가 블랙 드래곤 카올렌을 소환했다.

아무래도 한바탕 일전은 피할 수 없어 보였다.

태준이 큰 소리로 물었다.

“왜지?”

“네놈이 이형규와 우리 헌터들을 죽인 것을 모를 줄 알았더냐?”

태준이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걸 어떻게 알았지?”

이지은이 갈색 반지를 보이며 대답했다.

“죽은 자의 눈이다. 레전더리 아이템이지, 이 반지는 죽은 지 일주일만 지나지 않았다면, 시체의 눈을 통해 최후의 한 시간을 보여주지.”

“특이한 반지로군. 하지만 말은 바로 해야지. 너희가 먼저 우리 팀원을 공격했으니, 내가 손을 쓴 것뿐이니 정당방위다.”

정기용이 조자룡 샤먼을 접신하며 말했다.

“비겁한 놈들! 죽은 팀원들의 원수를 갚겠다.”

정기용의 말에 이지은이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지랄, 곧 죽을 새끼들이 말이 많군.”

두 사람이 대화하는 사이에 팀원들과 헌터들은 전투준비가 끝났다.

“이 많은 숫자를 상대로 싸운다니, 그 점은 높이 평가하지.”

“아니!”

태준이 몸을 돌려 팀원들에게 명령했다.

“모두 반대편으로 달린다!”

“뭐? 제길, 놈을 잡아라!”

팀원들은 이미 태준의 수신호를 보고 반대편으로 달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를 타룬 메이와 신화 길드의 헌터들이 따라 달렸다.

거대한 이무기 드라코네스가 미끄러지며 가장 먼저 움직였지만, 카올렌이 공중에서 발톱을 세우며 공격하자 전진하지 못했다.

생각보다 전투가 너무 빨리 벌어졌다.

헌터 협회와 싸우는 것은 자신이 S급 헌터에 오르고 나서였다.

그리고 김상국이 아닌, 최민지나 도경수 둘 중의 하나를 먼저 칠 생각이었다.

하지만 정기용을 살려야 했기에 손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도 후회는 없었다.

식구를 살렸으니까.

이것이 태준과 이철용이 다른 점이었다.

태준의 우선순위는 자신이 아니라 팀원이었다.

“저 반대편에서 놈들과 싸운다!”

“오케이!”

태준이 원하는 장소는 반대편 구덩이 앞쪽.

굳이 넓은 곳에서 싸울 필요는 없지 않은가.

길은 좁고 양 옆에 마그마가 흐르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은 헌터가 지날 순 없었기 때문에 적은 숫자로 상대하기엔 반대편이 좋은 장소였다.

그리고 태준의 눈에 마그마 위쪽으로 뭔가 끌어 오르는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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