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살자-110화 (110/149)

# 110

110. 복수는 시작됐다(3).

‘칼?’

김미영이 본능적으로 아래를 향해 손을 뻗었다.

손바닥에서 불길이 치솟는 순간.

서걱!

‘어?’

무언가 번쩍이면서 자신의 팔이 위로 떠오르는 모습이 눈에 비쳤다.

그런데 잘린 손바닥에서 불꽃이 치솟고 있었다.

뭔가 비현실적이고, 믿을 수 없는 장면에 머리가 멍했다.

‘뭐지?’

자신의 팔이 바닥에 떨어질 때까지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못했다.

“으...으악!”

오른팔에 극심한 고통이 밀려왔다.

피가 뿜어짐이다.

“으아! 이 개자식이!”

나태준이 땅속에서 위로 튀어 오르며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헌터가 아니었기에 6학년 3반 반장에 동창이라지만, 존재감이 전혀 없었다.

그랬던 그가 헌터가 된 지 겨우 2년 6개월 만에 자신의 팔을 잘랐다.

자신은 SS급 헌터가 아니던가.

이는 뭔가 크게 잘못된 것이다.

“죽어! 폭열탄!”

그녀의 왼손에서 응축된 화염이 쏘아졌다.

펑! 파아아!

땅에 작열한 폭열탄이 터지면서 불꽃이 위로 치솟았다.

스치기만 해도 살이 녹아내리는 업화의 불꽃이다.

하지만 태준은 어느새 옆으로 미끄러졌다.

김미영이 방향을 바꿔 연이어 폭열탄을 쏘아냈다.

불꽃이 치솟아 오르며 뜨거운 열기가 사방으로 번져갔을 때였다.

“절야(折也)!”

태준의 신형이 흐려지더니 김미영에게 달려갔다.

“오지마!”

펑! 펑!

태준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사방으로 폭열탄을 난사했다.

“업화의 불꽃!”

화르르르!

거대한 불의 장벽이 앞으로 쏘아졌다.

하지만 태준의 그림자는 어느새 자신의 뒤에 있었다.

촤악!

그녀의 뒷다리에 칼이 그어졌다.

“으악!”

쿵!

김미영이 힘없이 무릎을 꿇었다.

힘줄을 잘랐기에 다시 일어설 수 없을 것이다.

“멈춰라!”

신화 길드의 타룬 메이가 급하게 검을 그었다.

“귀신 검술!”

카앙!

태준이 칼로 검을 막으며 한 걸음 물러섰다.

“그녀를 보호해라!”

이지은과 신화 길드의 헌터들이 김미영을 보호했다.

“물러나라!”

“저놈을 막아라!”

이지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이무기 드라코네스가 태준에게 달려들며, 입속에서 백색의 산성 가스를 쏘아냈다.

“저놈을 죽여!”

그리고 다음 명령에 거대한 불꽃 거인 수르트가 검을 내려쳤다.

쾅!

땅이 파이고, 거대한 검에서 쏘아진 불꽃이 사방으로 번졌다.

두 레전더리 소환수의 맹렬한 공격에 태준은 계속 뒤로 물러섰다.

푸슉!

태준에게 달려들던 이무기가 갑자기 몸을 격렬하게 떨었다.

“용의 격노!”

뒤이어 한수진의 화살이 거대한 놈의 몸통에 박혔다.

“끄아아아!”

이무기가 고통스러운 울음을 울며 자리에 멈춰섰다.

“대장을 도와!”

“파괴의 날!”

윤상희가 하늘에서 뛰어내렸다.

“악마여! 지옥으로 가라!”

퍼걱! 촤악!

그녀의 도끼가 드라코네스의 몸통을 찍었다.

그러자 몸통이 갈라지면서 녹색의 피가 앞으로 뿜어졌다.

파괴의 날, 악마 사냥꾼들의 도끼가 녹색의 피를 머금자, 더욱 강렬해졌다.

“죽어!”

퍼퍼퍽!

하늘에선 두 궁수가 이무기의 몸통에 연이어 화살을 박고 있었고, 땅에선 윤상희의 도끼가 놈을 도륙하고 있었다.

그리고 거대한 수르트가 불꽃검을 휘두르자, 그 앞에 조자룡으로 접신한 정기용이 마주 달려갔다.

“위험해!”

한 박자 늦게 뛰어내린 이수경이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정기용은 피할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앞으로 달리며 불꽃검을 맞이해 자신의 청홍검을 휘둘렀다.

카앙!

붉은 불꽃과 푸른 검기가 번쩍였다.

“막았어?”

가장 놀란 것은 이지은이었다.

자신의 소환수의 힘은 S급 괴수를 능가한다.

거대한 체격에서 뿜어지는 검의 힘은 S급 괴수조차 몸을 가르는 위력이었음에도 정기용이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냈다.

거기에 불꽃검에서 불꽃이 쏘아졌지만, 접신한 샤먼의 푸른 강기에 막혀 정기용에게 타격을 주지 못했다.

거인과 정기용이 서로 검을 맞대고 있을 때 옆으로 작은 인형이 빠르게 옆으로 달렸다.

“호수 베기!”

이수경이 양손에 든 긴 검을 거인의 다리를 향해 휘둘렀다.

촤차차차창!

“끄어어어어!”

거인의 신음이 울렸다.

이수경이 휘두른 전설의 아론다이트가 거인의 발목을 베어버렸다.

그리고.

파파팍!

다섯 개의 얼음뿔이 날아와 거인의 다리와 옆구리, 가슴에 연이어 박혔다.

그 고통이 얼마나 컸던지 거인 수르트가 자신을 소환한 이지은을 바라보고 있었다.

소환수가 강제귀환을 바라는 것이다.

“꾸에에엑!”

그리고 이무기 드라코네스는 이미 마지막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블랙 드래곤 카올렌이 발톱으로 드라코네스를 밟고, 이빨로 몸통을 뜯어내고 있었다.

“제길, 귀환해!”

이지은이 이를 악물고 소환수를 귀환시켰다.

강제로 귀환할 경우 다시 소환하는데 감응력이 더 필요했고, 소환수의 타격이 너무 심할 땐 한동안 소환에 응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모두 대장 옆으로!”

거대한 소환수가 사라지자, 팀원들이 태준의 옆으로 나란히 섰다.

카올렌까지 내려앉자, 그 위용이 전과 달리 더 강해 보였다.

태준은 일부러 움직이지 않았다.

자신의 팀원들의 실력을 믿었다.

그리고 팀원들은 자신들의 능력을 충분히 보여줬다.

팀원들은 SS급 헌터 못지않게 잘 싸웠다.

“마법사, 놈들을 공격해!”

신화 길드의 마법사들이 앞으로 나서며 손을 뻗었다.

“기가 라이트닝!”

“파이어 플레임!”

“윈드 펀치!”

번개와 불, 바람 주먹이 태준의 일행을 향해 쏘아졌다.

그러자, 한 여자가 앞으로 달려들어 검을 휘둘렀다.

파앙! 촤악!

바람의 펀치가 튕기고, 불꽃은 반으로 갈렸다.

파지지직!

마지막으로 전격이 검에 작렬하며, 백색의 섬광을 만들어냈다.

“뭐지?”

“헉! 내 마법을 막아냈어!”

이수경의 검, 아론다이트가 마법을 무효화시켰다.

처억!

그녀가 검을 신화 길드의 마법사들에게 겨누자, 마법사들이 두려움에 슬금슬금 뒤로 물러섰다.

그녀의 레전더리 검은 호수의 여신이 내린 검.

헌터와 함께 성장하며, 모든 마법을 무위로 돌린다.

하지만 만능은 아니었다.

검의 반경 1m 내에 마법만 튕겨내거나 막아낼 수 있었고, 쉴 새 없이 검을 휘두르지 않으면 몸에 마법이 적중할 수 있었기에 각기 다른 방향에서 마법이 날아갔더라면, 막기 힘들었을 것이다.

“나태준, 네놈은 내가 상대하겠다!”

타룬 메이가 검을 들고 앞으로 나섰다.

하지만.

“그만둬! 지금은 김미영을 지키는 게 우선이야.”

이지은이 그녀를 만류했다.

이곳까지 오면서 헌터들이 30명이 넘게 죽었다.

그리고 게이트 소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 가장 우선순위는 김미영을 보호해 신급 아이템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이지은이 태준에게 소리쳤다.

“나태준, 이제 그만하지그래?”

신화 길드원들의 숫자는 110명, 태준팀에 10배가 훨씬 넘었다.

그런데도 왠지 자신들이 유리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태준이 함께 하면 그들은 S급 헌터 일곱이 아니라, SS급 헌터 여덟이 된다.

이지은 자신도 모르게 태준의 팀원들을 그렇게 평가했다.

“여기서 죽기 살기로 싸우자는 건 아니지?”

이지은의 물음에 팀원들이 태준을 쳐다봤다.

“싸우는 거야? 난 준비됐어.”

윤상희의 물음에 태준은 피식 웃음을 지었다.

게이트에 들어온 하세신 길드원들은 이미 궤멸에 가까운 피해를 봤다.

이제 그들의 전력은 신화 길드나 드래곤 길드와 비교하면 확실히 떨어질 것이다.

이것이 태준이 원하는 그림이었다.

셋 중의 하나를 집중적으로 공략함으로써 균형을 깨트린다.

그리고 깨진 균형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여기서 원하는 것을 전부 얻었지만, 무슨 일인지 태준은 웃기만 하고 물러서지 않았다.

무엇을 기다림인가?

“왔군!”

“뭐가?”

모두의 시선이 태준을 향할 때, 숲에서 검은 인형이 달려왔다.

콰앙!

“크악!”

뒤쪽에서 커다란 폭음이 들리더니 헌터들의 비명이 들렸다.

“뭐야?”

“이철용이다! 막아!”

100명이 넘는 신화 길드원이 있었지만, 이철용은 단독으로 돌파했다.

“비켜! 압축중력장!”

펑! 퍼엉!

손에서 뻗어 나간 무형의 기운이 폭발하면서 틈이 생겼다.

그는 그들과 싸우려는 것이 아니었다.

이철용이 노리는 것은 하나!

이지은이 소리를 질렀다.

“안돼!”

이철용이 김미영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 순간 뒤를 돌아본 김미영과 이철용의 눈이 마주쳤다.

한때는 함께 괴수와 싸우던 동료 사이였다.

지독한 귀족들의 훈련을 받고, 사람을 죽이는 고통도 나눠야 했던 그들.

지난 17년간 이는 그들이 원한 삶이 아니었다.

우리가 각성하지 않았다면, 평범하게 살았을까?

김미영은 이철용에게 묻고 있었다.

이철용은 망설임 없이 소리쳤다.

“파쇄 중력장!”

눈에 보이지 않은 죽음의 기운이었다.

그것이 김미영에게 날아가자, 그녀 마지막 힘을 모아 불을 뿜었다.

“아그니의 불꽃.”

그녀의 몸이 순간 붉게 피어올랐다.

“헉! 피해라!”

김미영의 변화를 가장 먼저 눈치챈 것은 타룬 메이였다.

파아아아아!

쿠아아아앙!

엄청난 불꽃이 김미영을 중심으로 터져나갔고, 그 위에 이철용의 파쇄중력장이 작렬했다.

“크악!”

“으아악!”

거대한 불꽃이 퍼져나간 자리에 시꺼먼 연기가 피어올랐다.

“크윽, 뭐지?”

“김미영이 자폭했어.”

타룬 메이의 말에 이지은은 어안이 벙벙했다.

위기의 순간 그래도 타룬 메이가 그녀를 보호했기에 죽지 않았지, 김미영 가까이 있던 십여 명의 헌터들은 새까맣게 불타 재가 되어 흩날리고 있었다.

“이철용은?”

“저기 봐, 달아나고 있어.”

세계 랭크 4위.

이철용의 순위였다.

최민지, 김득구, 도경수가 강자 존에 1, 2, 3위로 랭크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이철용이 최근 4년간 활약을 거의 하지 않았고, 게이트도 공략하지 않았기에 매겨진 순위였지.

그들의 실력을 가늠하기엔 적절한 순위가 아니었다.

“쫓을까?”

“이미 늦었어.”

타룬 메이의 물음에 이지은이 고개를 흔들었다.

피해가 너무 컸다.

지금 남은 인원은 부상자까지 해도 겨우 100명이 될지 모를 정도였다.

더는 헌터들의 희생이 생겨서는 돌아가 김상국 길드장의 얼굴을 볼 면목이 없었다.

“우리도 돌아가자.”

태준이 몸을 돌렸다.

김미영이 죽었으니, 이제 볼일은 끝났다.

“말볼!”

갑자기 태준이 주변을 향해 소리쳤다.

“그러고 보니 말볼이 보이지 않네?”

“어디갔지?”

“어서 불러봐!”

팀원들이 말볼을 부르자, 갑자기 땅속에서 뭔가 불쑥 튀어나왔다.

“어? 말볼, 왜 거기서 나와?”

탐색 스킬이 있는 수진이가 말볼을 제일 먼저 발견했다.

태준이 피식 웃었다.

“내가 땅을 파고 들어가는 것을 보더니, 따라 하더라고.”

태준은 땅을 파고 은신하고 움직이는 S급 괴수 칸의 고기를 먹었기에 괴수처럼 칼과 갈고리를 이용해 땅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랬기에 속도는 매우 느렸지만, 천천히 김미영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하지만 말볼은 태준처럼 땅을 잘 파지 못했기에 아직도 파고 있었던 것이다.

“말볼 가자!”

말볼까지 모두 카올렌의 등에 올라탔다.

“저놈들도 돌아가는 군.”

이지은이 입술을 깨물었다.

나태준과 팀원들은 게이트로 향해 날아갔다.

“제길, 완전히 당했어.”

김미영의 주변을 살펴봤지만, 신급 아이템인 고대 군주의 인장은 보이지 않았다.

인벤토리에 있다가 소멸한 것이거나, 다른 하세신 길드원들에게 넘겼을 것이다.

“어서 우리도 게이트 입구로 가자.”

드래곤 길드의 헥토르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니, 게이트 입구에서 하세신 길드원들을 노리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

이수경이 접신을 해제한 정기용에게 물었다.

“기용씨, 어떻게 그 거인의 검을 막은 겁니까?”

거인의 힘이 너무 세서, 그녀로서는 직접 칼을 맞부딪힐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었다.

“실은 나도 구덩이에서 나오기 전에 S등급으로 올라섰거든.”

“왜 말을 안 했지?”

“제일 꼴찌로 등급이 올랐는데, 뭘 그런걸 말해요, 창피하게.”

제일 큰 언니 윤상희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이로는 정기용이 팀원들 중에 두 번째였다.

혼자만 A급에 머물다가 겨우 S급이 됐으니, 말하기가 창피했다.

“그리고 난 태준 대장과 함께 있으면 힘이 30%나 올라.”

“그건 무슨 말이죠?”

태준이 처음 듣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물었다.

“나도 잘 모르겠는데, 접신하기 전엔 분명 능력치의 15%가 올랐는데 접신하고 나니까, 30%가 올라갔더라고. 그래서 저놈과 한번 부딪쳐볼 만하다고 생각했지.”

최한별이 말했다.

“30%? 조자룡 샤먼도 능력치가 오르는 건가?”

“에이, 설마?”

윤상희가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면 설명이 안 되잖아요.”

“하긴, 그런가. 그럼 카올렌의 능력도 오르는 건가?”

이수호가 말했다.

“아니요. 카올렌은 1%도 안 올랐는데요.”

소환수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이수호만 감응력이나 체력 등이 15% 올랐을 뿐이었다.

“하긴 카올렌이 태준 대장에게 충성하는 것은 아니니까.”

“그럼 말볼도 능력치가 올랐을까?”

모두의 시선이 태준이 준 고기를 뜯고 있는 말볼을 향했다.

***

“저기 봐!”

팀원들이 하늘에서 내려다봤다.

게이트 앞으로 헥토르가 이끄는 드래곤 길드와 국가 헌터원의 헌터들이 지키고 있었다.

도망쳐 오는 김미영이나 하세신 길드원들을 잡을 생각이었다.

그들은 이미 김미영이 죽고, 하세신 길드원들은 몇 명 남지 않았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하세신 길드원들은 게이트 인근 숲에 은신하면서 달아날 틈을 보고 있었다.

쿠쿠쿠쿠!

갑자기 땅이 흔들렸다.

“뭐지? 지진인가?”

이번에 SS급 헌터가 된 강민경이 국가 헌터원의 헌터들을 이끌고 있었다.

갑자기 숲의 나무가 쓰러지고, 거대한 먼지 구름이 몰려왔다.

“저, 저건?”

“괴수다! 괴수가 몰려온다!”

엄청난 숫자의 괴수가 몰려오고 있었고, 그 앞으로 신화 길드의 헌터들이 도망쳐 오고 있었다.

“헉! 모두 가운데로 모여라!”

국가 헌터원의 헌터들이 강민경 주위로 모였다.

강민경의 발록이 중심을 잡고, 그 뒤쪽으로 삼각대형을 만들었다.

드래곤 길드의 헥토르는 이미 원형으로 틀을 짠 상태였다.

그는 이미 용산 게이트에서 마지막 괴수 웨이브를 경험했기에 이 순간을 알고 있었다.

“모두 자리를 지켜라!”

[게이트 소멸 시까지 남은 시간 69:32:29]

거의 70시간이나 남았다.

달려오는 놈들을 모두 막을 순 없었다.

그저 자신의 앞쪽으로 공격하는 괴수들만 막을 생각이었다.

아니면 이 엄청난 숫자의 괴수들이 부산 앞바다로 몰려나갈 것이다.

“수진아, 하늘로 지나가는 놈들을 잡아!”

밖에는 자신의 도살자 길드와 블리자드 길드원들이 해안가를 지키고 있었다. 이놈들이 한꺼번에 전부 나가면, 큰 혼란이 벌어질 것이다.

바닥에 내려온 수진이와 김서라가 게이트를 위쪽으로 향하는 괴수를 맞추자, 놈들이 아래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럼 다른 팀원들이 그놈들을 함께 사냥했다.

“허! 저기 에이션트 마그투스가 온다!”

수십 마리의 S급 괴수들이 태준의 팀원들을 향해 달려왔다.

이곳 뿐만이 아니었다.

사방에 괴수들이 게이트 밖으로 달렸다.

왜 그런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불을 향해 달려드는 불나방이 따로 없었다.

“게이트 소멸 전까지 최대한 막는다!”

그때였다.

갑자기 달려오는 괴수의 머리통이 터지기 시작했다.

괴수의 뒤를 공격한 사람이 있었다.

“김득구?”

“나태준! 여기 있었네.”

괴수를 쓰러트리고 김득구가 달려왔다.

“게이트에 언제 들어온 거야?”

“너희가 들어가고 다음날.”

김득구는 득의에 찬 웃음을 흘렸다.

그는 이곳에서 홀로 다니며 수많은 괴수를 잡았다.

그때였다.

갑자기 게이트 밖에서 안으로 거대한 그림자 두 개가 안으로 들어왔다.

김득구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제길 저년도 들어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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