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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지배자-2화 (2/148)

< --  히말라야에서   -- >빛이 시작되는 곳에는 사람의 형체를 한 쓰레기더미를 보았다. 그 괴한의 몸은 검은 로브로 가려져 있었다. 그 괴이한 형체를 보고도 무섭지가 않았다. 뭐가 무서운가? 죽으려고 이 히말라야까지 왔는데 말이다. 다만 내가 느끼는 것은 신기함, 괴이함, 기이함 등등이 복잡하게 섞여있었다.쓰러진 남자의 옆에는 기하학적 무늬로 수놓아진 고급스러운 상자가 있었는데 그 상자에서 빛이 새어나오고 나오고 있었다. 하아, 이 무슨 묘한 조화란 말인가.남자는 심장이 뚫려서 죽었다. SF소설에서나 나오는 날카로운 섬광 같은 것에 죽은 듯 심장이 뻥 뚫려 있는 괴이한 죽음이었다. 남자의 얼굴은 죽기 전에 고통을 당했는지 심하게 뒤틀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 남자는, 내가 꿈꿨던 죽음보다는 편안하게 죽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남자에 대한 동정심은 사라졌다. 아, 이 남자는 왜 이곳에서 죽었을까. 나는 기이하고 부드러운 노란색 빛이 번져 나오는 상자를 바라보았다. 그러고 있다 보니 배가 고파졌다. 백을 열고 뒤지니 초콜릿이 두 개가 손에 잡힌다. 그 중 하나를 조심스럽게 입에 물자 조금씩 녹아 목구멍을 타고 내려간다.당분이 몸에 들어오자 기분이 많이 나아졌다. 아, 나는 한숨을 내쉬며 동굴의 벽면을 바라보았다. 동굴은 거칠게 원형의 모양으로 거대한 힘에 의해 회전하듯 파졌다. 마회1/10 쪽등록일 : 12.01.16 14:21조회 : 31944/31998추천 : 174평점 :선호작품 : 6582※ 당신의 응원 한마디 한마디가 작가분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욕설/비방글은 삼갑시다.아아어덕블랙템플러: 아무리 막장설정을 잡았다해도 대기업 총수가 뭐가 아쉬워서 아들을 찾아가는지;; 이해가 안가네요 (2012.09.08 12:20): 아내가 걸레기년이네 (2012.08.05 18:35): 원인이 자기자신한테있대  아내년이병신인대 (2012.07.30 01:15): 눈이뜨이면안되는데  에서 울뻔햇다는..ㅇㅅㅇ.. 죽는건 너무나도어려워요사는것도. (2012.06.05 08:47)참좋은아침: 건필하세여~~ (2012.04.04 19:56)스위트바니: 재밋당 슬프당  (2012.03.27 09:53)윤휘현: 오타나 문장상 들어가지 않아야 적절한 단어들 등 전체적으로 문장을 한 번 정도 검토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수정을 좀 요모조모 하셔야 할 것 같아요. 하나하나 지적하기에는 조금 많은 것 같아요. (2012.03.11 20:47): 잘 봤습니다. (2012.03.11 15:01)사승세계: 결국 그재벌아들이 문재군 자가자 ~~ (2012.02.19 13:11)모욕감: 잘보고가요 (2012.02.06 16:30)

치 드릴로 뚫은 형상이었다. 벽의 단면은 아주 결이 균일한 단단한 선홍색의 화강암이었다. 저 남자가 했을까? 죽기 전에 무슨 힘이 남아 있다고, 하지만 이 인공적인 동굴에 대한 답은 심장이 뚫려 죽은 남자 외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나는 다시 상자를 바라보았다. 반쯤 열려있는 상자에서 빛이 나오면서 생명의 기운이 새어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딸깍. 완전히 열어진 상자는, 어떤 금속으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었지만 대단히 고급스러운 상자였다. 얼핏 한 개의 백금반지와 붉은 수정 하나가 있었다. 생명의 기운은 그 붉은 수정에서 나온 것이다. 완전하게 열려진 상자에서 빛이 나오더니 노란 빛의 무리들이 한순간 붉게 변하고는 갑자기 사라졌다. 아니 붉은 수정으로 빨려들어 갔다는 것이 옳은 표현일 것이다.   나는, 가만히 붉은 수정과 백금반지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쓰러져 죽어버린 남자를 바라보았다.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대충 그림이 그려진다. 남자는 이곳에 동굴을 만들었다. 그리고 구멍이 난 심장을 치료하기 위해 저 붉은 수정을 사용하려고 했으나 상자가 열려지기 전에 죽었다. 그러나 어떻게 그게 가능한가, 라는 물음에는 여전히 설명할 수 없다.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거대한 무엇인가가 작용한 것 같은데 그게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그다지 알고 싶지도 않았다. 도대체 지금 그것이 뭐가 2/10 쪽

중요하다는 말인가.따뜻한 동굴 안에 있으니 막말로 살만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자 그게 더 고통스럽게 변했다. 이제는 얼어 죽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이제부터는 아사를 걱정을 해야 할 판이었다. 어느 것이 더 비참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나는 아사가 더 비참할 것 같았다. 동사도 고통스럽지만 몸의 감각이 없어지는 순간이 오면 추위자체도 작아진다. 인간은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소리와 무게, 공포를 만나면 오히려 무감각해진다. 추위가 극에 도달하면 인간의 감각기관은 마비가 된다. 물론 배고픔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배고픔은 너무도 오래 지속된다는 것이 문제다.바닥에 누워 나의 죽음이 이전보다는 조금 더 고통스러워졌지만 아무도 알 수 없는 비밀의 방에 숨어든 어린 소년처럼 심장이 콩닥거렸다. 그래 이렇게 나는 죽게 되는군. 나는 비통한 마음으로 중얼거렸다.“결국 나는 살아나지 못하는군. 나의 아들아, 미안하다.”자리에 누운 채로 가만히 있으니 눈물을 흘러내린다. 아직도 흘릴 눈물이 남았던가. 뺨을 타고 내리는 눈물을 느끼며 말없이 죽음을 준비했다.눈을 감자 죽었던 아들이 천사의 미소로 나를 품에 안는다. 이제는 끝인가, 나는 후회를 했다. 분노가 모든 것을 망쳐버렸다고 아무리 외쳐도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3/10 쪽

사건은 그 남자가 찾아오고 나서 벌어졌다. 이병천, 재계 서열 20위의 미래그룹의 총수다.그때 나는 조그마한 벤처기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미 한 번의 사업실패 후에 누가 안전하다고 해서 IT계열인 교육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론적으로는 쉽게 될 것 같았다. 가정에서 컴퓨터가 가정교사가 되는. 예를 들면 이차그래프가 있다면 함수그래프를 학습자가 임의로 끌어당기면 그에 따라 수식이 변하고 값이 달라지는. 학원강사보다도 빠르고 자상한 설명이 아닌가. 그래서 개발에 돌입했을 때 난제를 만났다. 하나하나의 그래프의 값이 변하게 만들려면 각각의 문제에 개별 엔진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컴퓨터 언어를 통합적으로 알고 있는 엔지니어가 있어야 하는데 불행히도 직원들 중에 그런 사람은 없었다. C언어와 C++언어, JAVA, SQL 등을 모두 알고 있는 엔지니어가 없었다. 상황이 이러니 가지고 있던 돈이 빠르게 말라갔다. 할 수 없어서 학습지 출판에 손을 댔다. 후배가 운영하는 대형학원을 통해 기존학교의 예상문제집을 지역별로 만든 것이다. 자료는 전국적인 체인망을 가진 후배의 도움이 컸다. 첫 판매가 10만권이 팔려 저자의 인세를 제하고도 어느 정도 돈이 남았다. 급한 불은 끌 수 있게 되어 한숨을 돌리며 쉴 수 있게 되었다.그때 그가 찾아왔다. 이태리 장인이 만든 값비싼 옷을 입은 그가 내 회사에 왔다. 나는 너무 놀랐다. 그만큼 그는 대단한 사람이었다. 나보다 나이는 두 살 위인 것으로 알려진 그가 말했다. 아들을 데려가고 싶다고. 나는 기겁을 했다. 아니 무슨 헛소리냐고, 재벌총수에게 목소리를 높여 소리쳤다. 그런데 그가 밝힌 내용은 충격적인 것이4/10 쪽

었다.아, 이럴 수가. 그는 과거 아내의 애인이었다. 그는 재벌가의 후계자로서 있을 때 지금의 내 아내를 만났다. 서로 사랑했지만 집안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 명확해서 잠시 망설이는 동안 그녀는 나와 결혼을 해버렸다. 이후에도 둘은 계속 만났고 자신의 아들이 태어났음을 알았지만 그는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한다.나는 이병천이 말하는 것을 들으며 이런 비극적 드라마의 주인공이 불행하게도 나라는 것이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수십 년을 같이 산 아내가 모든 것을 숨겨왔다니. 남의 자식을 낳아 내 아들이라고 하여 20년 가까이 키워왔는데 이제는 두 눈을 멀쩡하게 뜨고 그 아들을 빼앗기게 생겼다.나는 아들을 끔찍이도 아꼈다. 아들은 아내를 닮아 머리가 영특하고 착했다. 유머러스하고 얼굴도 잘생겨 여자애들에게도 인기가 제법이었다. 그런데 이건 뭐, 내가 뻐꾸기의 둥지도 아니고. 그가 다녀가고 나서 아내에게 따졌다. 어떻게 20년을 숨겼냐고. 아내는 표독한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뒤바뀐 것들을 바로잡자고. 사과 한 마디도 없이 그렇게, 평상시에 현숙한 아내로 처신 하던 여자가 갑가기 악마로 돌변했다. 나는 그 사실이, 인간이 얼마나 악해질 수 있는지를 바로 한집에서 사는 여자를 통해 5/10 쪽

배웠다. 그녀는 단지 버림받은 자신의 사랑이 꽃을 피울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그녀는 나를 단 한 번도 사랑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내가 아들의 양도를 거부하자 그는 내 사업체를 압박하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재기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뜨려놓았다. 그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자금을 쏟아 부었건만 그 모든 것이 소용없게 되었다. 나는 이 모든 사실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직원들은 미래그룹에서 스카우트로 빼돌렸고 자금압박이 하루가 다르게 들어왔다. 나는 매시간 악마의 유혹을 받았다. 모두를 죽여 버리고 싶었다. 그리고 마침내 해서는 안 되는 말을 하고야 말았다.“저주받을 자식아, 넌 악마의 아들이다. 네 아비에게로 꺼져버려!”아내와 이병천에 대한 분노가 애꿎은 아들에게 향했다. 나는 그때 이성을 잃었었다. 인간에 대한 환멸, 불신으로 가득해 있었다. 나의 말에 아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그 당시 나는 거의 혼이 반이나 나가 있었는데도 아들이 내말에 얼마나 고통스러워하는 지를 느낄 수 있을 정도였으니, 아들이 받은 심적 고통은 어마어마했으리라.아들은 집을 나갔다. 그렇다고 아내의 소원대로 친아버지를 찾아간 것도 아니었다. 아들은 삐뚤어지기 시작했다. 소위 막나가는 아이들과 놀기 시작하더니 걷잡을 수도 없게 변해버렸다. 인간에 대한 절망적인 불신을 가지고 있던 나도 아들의 모습에 괴로워했을 정도니 아내는 정도가 더 심했다. 그때쯤 나는 내 인생을 끝내려고 했던 것 6/10 쪽

같다. 40도 훌쩍 넘은 나이에 또 다시 아버지에게 손을 벌리기 힘들었던 나는 오직 죽을 생각  뿐이었다.그날은 눈이 왔다. 아름다운 눈이었다. 술을 마시고 괴로움을 잊어버리려고 했었다. 너무나 술을 많이 마셔 눈에 보이는 사물이 두 개의 렌즈가 마구잡이로 교차하듯 보였다. 얼핏 아들의 모습을 본 것 같기도 했지만 너무 취해서 그가 아들 민우인지도 분간하지 못했다. 도로를 다니던 차가 빙판 위를 미끄러지듯 나를 향해 달려왔다. 순간 헤드라이트가 번쩍이는 것이 피하라는 신호인 것 같았다. 나는 오히려 두 팔을 벌렸다. 그래, 나의 추악한 영혼을 받아가라, 하며 웃었다. 그때 아버지, 하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나는 쓰러졌다. 나는 바닥으로 내동댕이처진 충격을 받긴 했지만 죽지 않은 것이 오히려 이상해 주위를 둘러보았다.아, 피를 흘리고 있는 아들의 모습이 선명하게 들어온다. 그제야 정신이 퍼뜩 들더니 술에서 깨어났다. 아들은 피를 흘리고 있었다. 아들이, 이 바보 같은, 저주받은 나를 위해 대신 몸을 날린 것이다.“민우야! 민우야!”내 외침에 아들은 눈을 떴다. 힘겨운 눈빛을 한 아들이 웃으며 말했다.7/10 쪽

“아버지, 전 아버지의 아들이어서......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아버지를 존경하고 사랑했습니다. 아버지가 저를 거부해도 전 영원히 아버지의, 아들입니다.”아들은 힘겹게 말했다. 그러나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또렷하게 말하고는 이내 축 늘어졌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에는 아들은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였다. 나는 절규했다. 왜 몰랐던가. 아들이 나에게 어떤 존재인지를, 아들이 얼마나 나를 사랑했는지를 알고 있었다. 아들을 땅에 묻으며 진실을 알게 되었다. 아, 아들은 자신이 내 친아들이 아니었음을 진작에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병천이 그를 만나기 전에 영리한 그 아이가 먼저 알아버린 것이다. 그랬는데도 아들은 변함없이 나를 사랑하며 따랐던 것이다.아, 아들의 사랑과 믿음을 배신한 어리석음이, 타락한 분노가 아들을 죽였다. 이런 아들을 두고 망해가는 사업을 살린다고 뛰어다녔었다. 나는 멍청이였다. 운명이 어떻게 쓸려가는 지도 모르는, 분노와 질투에 눈이 먼 어리석은 자였다.아들의 죽음에 충격을 받았는지 그 독한 아내도 끝내는 병을 얻었다. 한 달 후에 겨우 몸을 추스른 아내는 예전의 그녀가 아니었다. 그녀는 영혼이 빠진 인형처럼 자신의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녀의 방이 자신의 무덤이라도 되는 듯 거의 먹지도 않고 하루 종일 멍하게 있거나 시도 때도 없이 잠을 자거나 했다.8/10 쪽

나는 그때부터 죄악으로 가득한 내 영혼을 정결하게 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왜 등산을 선택했는지, 그리고 왜 히말라야를 선택했는지는 모른다. 철저한 준비 끝에 나는 마침내 히말라야에 도착했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하여 잠시 베이징에 머문 후 우루무치에 도착했다. 이리커에서 나는 알과 두타를 만나 같이 해발 4900미터의 베이스캠프까지 낙타를 타고 5일 만에 도착했다. 그리고 다시 삼일을 걸어서 도착한 곳에는 거대한 빙벽이 우리를 가로막고 있었다.나는 그 거대한 빙벽을 보며 내 무덤치고는 너무 근사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 이 동굴은 정말 근사한 무덤이 아닌가. 어쩌면 나는 수만 년이 지나도 사람들에게 발견되지 않을 것이다. 그 어떤 황제의 무덤보다도 나의 무덤은 은밀하였다.다음 날 눈을 떴다. 아 눈을 뜨면 안 되는데. 어제보다 몸의 상태가 양호해졌다. 아마도 그 상자 안에 담긴 붉은 수정 때문인 것 같았다.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동굴을 나와 보니 온통 눈과 얼음밖에 없다. 눈처마에 빠져 약 100여 미터를 내려왔으니 이곳 역시 해발 5천 미터 정도의 높이일 것이다. 폐수종의 증상을 보였던 폐도 나았는지 호흡하는데 불편함을 느낄 수가 없었다. 그러면 뭐하는가. 어제 가지고 있던 초콜릿을 모두 먹어치웠다. 모두 먹어치우긴 했는데 사실 손톱만한 크기의 초콜릿이었다. 하는 일도 없이 동굴 안에 혼자 있자니 이것저것 생각이 나 괴로웠다. 배가 고픈데 동굴 안이 너무나 따듯하여 행복하다고 말해야할지 아니면 오도가도 못 하는 신세를 9/10 쪽

한탄해야 할지는 감이 안 잡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분하게 지난 삶을 반추해보니 결국 이 모든 일의 원인은 내게 있었다. 그 남자에 대한 아내의 사랑이 지극했어도 결혼한 내가 잘 해줬다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안 소개로 만나 데면데면한 결혼 생활에 아이가 태어났다. 난 당연히 나의 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상황에서 누가 씨앗을 뿌린 다른 놈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겠는가.생각이 정리되자 아내의 이상했던 점, 아들의 모습 등이 떠오른다. 아들은 내 혈육이 아니라도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였는데, 살아나간다면......그럴 수야 없겠지만 그렇게 된다면 아들의 무덤에 가서 꽃이라도 한 송이 놓아야겠지. 내 아들이기를 소원했던 민우의 마지막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그 아이가 내 아들임을 알았다. 나는 그 18살의 아들보다도 못한 어른이었다.그리고 이 모든 불행을 가져다 준 이병천을 용서하지 않고 싶었다. 그런데 무엇으로 그를 응징할 것인가? 재계서열 20위 재벌을 무슨 방법으로? 총이라도 하나 구해서 저격한다면 모르지만 그것은 복수가 아니다. 목숨이 아닌 나를 망가트린 그대로의 방법으로 복수하고 싶었다. 그런데 어떻게?다시 눈을 감는다. 그리고 아침이 되어 다시 눈을 떴다. 그러기를 며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죽은 남자의 시체를 수습했다. 땅이라도 파 그를 묻으려고 하다가 이게 뭔 짓인가, 했다. 무덤 안에서 다시 무덤을 만들려고 하다니, 나는 나의 어리석음에 피식 10/10 쪽

다시 눈을 감는다. 그리고 아침이 되어 다시 눈을 떴다. 그러기를 며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죽은 남자의 시체를 수습했다. 땅이라도 파 그를 묻으려고 하다가 이게 뭔 짓인가, 했다. 무덤 안에서 다시 무덤을 만들려고 하다니, 나는 나의 어리석음에 피식 웃었다. 동굴이 따뜻하다고 말해도 이곳은 히말라야였다. 10/10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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