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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지배자-3화 (3/148)

< --  새로운 시작  -- >시체에서 나온 물건들은 잡다한 것들이 많았다. 처음 보는 기괴한 것들이었는데 이름을 알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나는 다시 눈을 감았다. 너무나 배가 고파 저 늙은 시체라도 뜯어먹고 싶을 정도였다. 그때 상자 안의 붉은 보석이 눈에 들어왔다. 보석인지 아닌지 확실하지 않았다. 나는 그 순간 저거라도 먹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내 피식 웃었다. 배가 고프니 별 생각을 다하는군. 나도 참, 그런데 왠지 묘하게 그 생각이 설득력이 있어 보였다. 저 보석이 빛을 발하고 있을 때 뭔가가 내게 일어났었다. 그리고 보니 배가 고프지만 몸을 움직이는 데는 전혀 무리가 없는 것도 다 저것 때문일지도 모르지. 나는 상자에 가까이 다가가 그 붉은 핏빛 보석을 손에 잡고 입에 가만히 넣었다. 뭔가 싸한 느낌이 머리를 서늘하게 만들었지만 나는 거의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그것을 입에 물고 누웠다. 싸한 기운에 배고픔을 느낄 수 없지만 음산한 기분이 들었다. 뭐 그래도 배고픈 것보다는 나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싸한 기운이 온몸을 돌아다니다가 어느 순간 청량한 기운으로 바뀌었다. 부드럽고 따뜻한 기운이 몸속을 다니고, 뭔가 이상야릇하였는데 그런 것을 무시하고 눈을 감고 잠을 잤다. 요즘은 하도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알게 모르게 좀 피곤했다. 회1/12 쪽등록일 : 12.01.17 00:12조회 : 32660/32717추천 : 207평점 :선호작품 : 6582※ 당신의 응원 한마디 한마디가 작가분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욕설/비방글은 삼갑시다.아아어덕블랙템플러: 훔.. 설마 과거로 가서 찌질하게 또 엮일련가 했는데 그냥 마법사가 말한대로 미래로 보내주지 아쉽네요. (2012.09.08 : 20년바람핀년보고  정이남냐? (2012.07.30 01:19)콰르량: 저도여권몬제가걸리는데ㅠ (2012.04.13 03:05)참좋은아침: 건필하세여~~ (2012.04.04 22:13): 잘 보고 갑니다^^ (2012.04.01 13:01): 주인공을 말아먹고 끝끝내 사죄하지 않는 아내도 독종이지만,  아내의 장례치러준 주인공의 오지랖도 이해하기 힘들고 주변에서  동일인으로 인정해줬는지도 의문임.  (2012.03.15 20:21)씨크한갈치: ㅋㅋ 이소설은 게이 소설인거 아름다운 아들 사랑스러운 아들 음 아름다운 아들을 사랑햇나 (2012.03.12 18:27): 잘 봤습니다. (2012.03.11 15:01)기쁨: 아내는 죽기전이니깐 ㅋㅋ 개연성 충분하고요 .ㅋ 상주는 오바네요 ㅎㅎ// 그냥 ㅋ (2012.03.06 11:33)어린게짱: 20년 젊어진걸 너무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아내도 그렇고 장례 치르는데 그걸 이상하게 생각한 사람이 없을까요? 그리고 주인공이 마법사나 뭐나 다 담담하게 받아들이니 글에 몰입이 안됩니다 (2012.02.14 21:40)

눈을 뜨자 몸이 가벼웠다. 배고픔도 없어지고 입에 물고 잤던 생명력이 넘쳤던 그 붉은 보석도 없어졌다. 나는 일어나 시큼한 냄새에 이제야 그 이상한 시체가 썩어가는 모양이다 생각했지만 이내 내 몸에서 나는 것임을 깨달았다. 나는 나도 모르게 내가 똥이라도 쌌는가 생각했지만 다행이도 그것은 아니었다. 힘이 넘치는 것이 잘만하면 빙벽을 피켈하나만으로도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허황된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가능해지면 나도 위대한 알피니스트가 되는 것이겠지. 알피니즘이 생겨난 것은 근대과학의 덕분이다. 암벽등반과 빙설등반이 가능한 것도 하켄이나 볼트를 바위에 박을 수 있게 되면서부터다.혼자 빙벽을 오르는 것이 얼마나 허황된 생각임을 아는 나는 피식 웃음이 나왔지만 손과 발에 힘이 넘치는 것이 어찌 어찌 해보면 될 것도 같았다. 나는 이곳에서 얻은 모든 것을 배낭에 넣고 백금반지는 손가락에 끼었다. 그러고 보니 백금반지에 두 개의 붉은 보석이 박혀 있는 것이 해골의 눈처럼 보였다. 이미 배낭엔 먹을 것들이나 산소통 등등의 짐들이 없어진 상태라 여유공간이 많았다.그래 여기에 계속 있다가는 죽는 데만 천년만년 걸릴 것이다. 그리고 죽는다고 말했지만, 꼭 죽으려고 하는 것은 아니었다. 운명을 시험한다는 의미도 작지만 있었다. 그래서 나는 굳이 살아날 길이 있으면 죽을 필요는 없었다. 한번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어서인지 몸이 자꾸만 들썩이는 것을 주체하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2/12 쪽

동굴을 나서자 바람이 불어왔지만 그렇게 춥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나는 피켈로 빙벽을 찍으며 간간히 하켄을 사용하였다. 나는 마치 내가 헤르만 불이라도 된 듯, 기본 장비만으로 빙벽을 탔다. 이전보다 빙벽을 오르는 것이 쉬웠다. 나 스스로도 어, 이상한데 하고 생각하였지만 매서운 바람이 날카롭게 불어오기에 여유있게 생각할 틈이 없었다.자일에 몸을 묶고 빠르게 빙벽을 등반하자 나는 이것이 불가능한 것임을 알았다. 지금까지 등산루트의 개척은 알과 두파가 했고 나는 그 뒤를 따라가는 형식이었다. 게다가 하산시에  눈처마에 빠져 실종되면 거의 100프로 죽는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얼어 죽는 순간에 그 이상한 동굴을 발견하지 않았다면 나도 히말라야의 한 점 얼음바위가 되었을 터였다.거의 이주일 만에 돌아온 전진기지에는 아직도 두파가 지키고 있었다. 나는 그의 의리에 깊은 고마움을 느꼈다. 다리를 치료한 알이 합류하여 나의 시체라도 확인하려고 등반을 막 준비하려던 중이었다.“알, 두파!”나는 반가움에 겨워 그들을 불렀지만 그들은 이상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3/12 쪽

“이열?”“그래 나야?”알은 나를 바라보고 경악했다.두파는 ‘오, 마이갓’을 연발했다. 나는 이때 이들이 나를 보고 놀란 것은 죽은 것으로 알고 있던 사람이 살아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나는 베이스캠프로 돌아오고 나서야 나의 몸에 일어난 비밀을 알게 되었다. 나는 얼굴이 변해 있었다. 거울에 비친 얼굴은 20살의 젊디젊었던 시절의 모습이었다.아, 나는 작은 손거울을 보면서 면도를 하려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나는 누구란 말인가? 헤르만 불은 청년으로 낭가파르바트를 올라갔다가 노인이  되어서 내려왔다. 나는 중년의 얼굴로 갔다가 청년의 몸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헤르만 불의 저주인가, 아니면 축복인가? 나는 어쨌든 아들의 무덤에 꽃을 놓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위안을 삼았다. 사람의 마음이란 얼마나 간사하지 죽으려고 갔던 놈의 얼굴이 젊어지니 은근히 기분이 좋아졌다. 그 생각을 하자 나도 그저 그런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피식 헛웃음이 나왔다.내 인생의 저주는 이제 끝이다. 이제 나의 운명은 내 스스로 선택할 것이다. 나는 살아남았으니 그럴 자격이 조금 생긴 셈이다. 나는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하, 죽을 무덤에서 오히려 젊음을 되4/12 쪽

찾았군. 비행기 창문을 통해 끝없이 펼쳐진 구름바다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은 마치 히말라야의 눈과 비슷했다. 눈밖에 없는 그곳에서 그것도 눈처마에 휩쓸리고도 살아 돌아오게 되다니. 내 생존 자체가 내게는 용서의 기적이었다.‘이제 나는 행복을 꿈꿔도 되는 것인가. 실제로 행복해지는 것 말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는 것 말이야.’나, 그런 자격을 조금은 얻은 것인가. 인천공항에 내리자마자 나는 용인에 있는 아들의 무덤을 찾았다. 쓸쓸한 아들의 무덤에 무릎을 꿇고 소리없이 울었다. 그때, 아내가 잘못했다고 말만 했더라도, 아니 그가 회사를 망치지만 않았더라도 아들에게 그런 말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내는 어떻게 이십년을 속일 수 있었을까. 아니 그렇다 하더라도 발각이 되었으면 전후 사정을 이야기하고 앞으로 일에 대해 의논을 했어야 했다. 아내도 그 남자도 모두 나에게 견디기 힘든 강요만 했다. 피해자인 내게 선택의 여지조차 주지 않고 밀어붙였다. 사랑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20년을 같이 살았던 정이 있을 텐데 말이다. 눈물이 비처럼 흘러내린다. 부끄러워 아들의 무덤도 찾지 못했던 그 앙금이 눈물과 함께 씻겨내려 가는 느낌이다. 한참을 울고 있는데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연한 초록의 잎사귀가 그 비에 방긋 웃는다. 나도 내 아들의 영혼 앞에 방긋 웃는다. 네가 나를 사랑했듯 나도 너를 포함한 세상을 사랑하게 되겠지,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5/12 쪽

뒤를 돌아서자 유령처럼 서 있는 아내의 모습을 보았다. 그녀는 말없이 나와 무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입에서 아득한 한숨이 나왔다. 그리고 그녀는 거의 알아들을 수 없을 만큼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망쳐버렸어. 내 사랑을 지키기 위해 당신과 민우를 괴롭게 했어. 그것을 인정하는 순간 나는 마치 소돔의 그 여자처럼 소금기둥이 될 것만 같았어. 이게 내 인생이야.”그녀는 나의 달라진 얼굴에도 놀라지 않았다. 아마도 그런 것은 이미 그녀에게 관심이 없어진 것들이리라. 나는 아내에게서 아주 미약한 죽음의 냄새를 느꼈다. 그리고 난 느꼈다. 아내는 죽으려고 하는구나. 그것이 그녀의 인생이라면 막을 수 없겠지. 우리는 가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도 이미 남이 되어버린 지 오래되었다. 무슨 새삼스런 걱정과 위로를 해줄 그런 처지가 아닌 것이다.우리는 추적거리는 길을 따라 무수히 많은 무덤 사이를 걸었다. 비가 굵어지고 있었지만 누구도 비를 피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당신은 살려고 그곳에 갔고 나는 죽으려고 남았죠. 누가 신의 뜻일까요?”“글쎄. 난 살기 위해 간 것이 아니라 아들에게 용서를 빌기 위해 갔었지. 만약 살아서 돌아온다면 그 아이에게 용서를 빌겠다고, 하지만 내가 K2를 간다는 것은 죽는 것이6/12 쪽

나 다를 바 없었지.”“인생은 어디로든 흘러가겠죠.”“그건 그래.”나는 아내와 헤어져 호텔에 체크인을 했다. 아들이 없는 그 곳에 이제 나는 갈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난 한달 후 아내의 죽음을 전해 들었다. 자연사였다. 상주노릇은 당연히 내 몫이었다. 서류상은 아직 내게 아내였으므로. 무슨 정이나 감정이 남아서 서류를 정리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우리 둘 다 그럴 필요를 못 느꼈었다.아내의 장사에 나는 3일 밤을 거의 새우고 호텔방에 들어서자마자 주르륵하고 코피가 났다. 그 피를 닦는 손에 껴있던 반지에서 환한 빛이 새어나와 나를 삼켰다. 그리고 나는 정신을 잃었다.밝은 빛이 흘러나오는 정 사각형의 공간에 나는 서있었다. 여기가 어디지 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큐브와 같은 정사각형의 공간이다.“이제야 각성을 하였군.”나는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는 원래 그곳에 있었으나 미처 내가 보지 못했다. 그 남자는 놀랍게도 히말라야의 크레바스의 동굴에서 보았던 남자였다.7/12 쪽

“나는 자크 에반튼이다. 나는 자네가 보았듯이 죽은 존재다. 이곳은 나의 원념이 만든 공간. 그러므로 이곳은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기도 하지. 나는 마법사 중에서도 특이하게 기호학을 공부했지. 그 덕분에 마도시대의 언어를 해석해 낼 수 있었고 9서클의 마법사가 되었다.”“마법사요?”“마법사를 모르는가? 자네는 위대한 정신과 굳은 신념을 가진 자 같은데 마법을 모른다니 이해가 안 되는군.”나는 그 마법사의 말에 공감했다. 나의 일상에 마법이 필요하기는 했다. 내가 새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뭔가’가 필요했다.“알고는 싶습니다.”나의 말에 그는 마법에 대해 말해주었다. 그것은 정말 놀라운 세계였다. “아쉽게도 자네가 늦게 각성하는 바람에 자네에게 오랜 시간 가르쳐줄 수가 없네. 만약 자네가 마법사였다면 나를 도와 더 오랜 시간 이 마나의 공간에서 있을 수 있었을 거네. 나는 마법의 언어와 마나를 다스리는 법을 자네의 기억에 넣어주겠네. 그 이상은 지금의 내 능력으로는 안 되겠어. 아참, 내가 하도 드래곤을 사냥해서인지 차원의 마법진을 발동할 당시 드래곤 로드의 공격에 심장이 직격했네. 그러면서 마법진이 영향을 받아 시간의 비틀림이 있었지. 자네가 깨어나는 순간 어쩌면 자네는 다른 시8/12 쪽

간에 존재할 지도 모르네. 그게 몇 년 전인지 몇 백 년 후인지는 나도 모르네. 자네가 끼고 있는 반지는 2개의 레드드래곤의 하트로 만들어진 것이고 아공간이 있는 반지네. 그 무한의 아공간의 이름은 마르트라 오셀로네. 자네가 이제 각성하여 주인이 되었으니 새로 이름을 지어도 좋네. 아공간을 여는 것은 자네의 의념으로 명령하면 되지. 그럼 행운을 비네.”자크 에반튼의 모습이 흐릿해지며 정사각형의 공간인 큐브가 이글어지면서 눈을 떴다. 그리고 죽음보다 짙은 어둠이 나를 맞이하였다.집이었다. 결혼을 하기 전에 살던 아버지의 집, 그리고 내방 안이었다. 하아, 자크 에반튼의 말처럼 나는 시간을 거슬러왔다. 다른 시대로 가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달력을 보았다. 자크 에반튼의 말을 듣고 소원했던 대로 나는 과거로 돌아왔다. 하지만 나는 내 아들을 잃은 슬픔이 마치 인어공주의 물방울처럼 공중으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봤다. 그리고 아직 존재하지는 않지만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웠던 아들을 가슴속에 고이 묻었다.2001년 2월 23일. 무려 20년이나 되는 시간을 거슬러왔다. 이 시기면 나는 막 결혼을 하려던 시기였다. 4개월 후에 나는 이전의 아내를 만나 결혼을 결심하고 다음 해 봄에 결혼했다. 그녀는 처녀 때 무척이나 아름다웠고 매력적이었다. 그러니 나도 넘어가고 이병천도 넘어갔겠지. 남자라는 것이, 인간이라는 것이 씁쓸했다. 9/12 쪽

그러고 보니 나의 원한도 사라졌구나. 과거로 돌아왔으니 말이다. 갑자기 생각이 정리되지 않는다. 기분이 묘했다. 아들의 죽음에 그토록 비통해서 히말라야를 갔었는데, 어 그러고 보니 반지가 그대로 있군. 옷도 그대로고, 혹시?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거울을 바라보았다.아~ 역시 그대로였다. “하아. 이제 새로 시작이다. 고귀한 죽음처럼 이제 존엄한 생존을 택할 기회가 주어지다니.”나는 자켓을 벗고 상의를 탈하자 조각같은 몸이 나타났다. 키는 원래 컸었던 나는 멋진 몸을 가지게 되었다. 3년이나 미친 듯이 산을 올랐으니, 그것도 일반 산이 아닌 히말라야의 K2이니 말 다한 것이다.이것을 기뻐해야하나? 다행한 것은 아들이 죽지 않은 것이다. 물론 태어나지도 않았다. 그 아이는 내가 김미영 그 여자와 결혼하지 않아도 태어날 것이다. 원래 나의 아들이 아니었으니. 샤워를 하며 거울에 비친 몸을 돌아봤다. 차가운 물이 온몸을 적시자 그제야 정신이 맑아 온다. 씻고 식당에 내려오니 어머니가 나를 보며 깜짝 놀란다.“아니, 이열아 어떻게 된 것이니? 키도 커진 것 같고 얼굴은 더 어려진 것 같구나?”10/12 쪽

“그럴 리가요. 일찍 자서 얼굴이 좋아 보이는 것이겠죠.”“그런가? 빨리 먹고 회사를 가거라.”“회사요?”“그래.”아, 난 이 시기에 회사를 다녔다. 외국계 회사였는데 결혼하면서 그만두고 개인 사업을 했다. 너무 오래 전이라 내가 어떤 부서였는지도 가물가물 거릴 정도였다. 흠, 일단 기억을 더듬으니 생각이 났다. 그리고 ‘확’ 그림처럼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이건 뭐지?’나는 기겁을 했다. 머리가 제법 괜찮은 편이었지만 지금은 내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좋아진 것이다.죽음의 끝자락에서 기연을 만났고 기적을 체험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아진 신체능력과 지능은 어떻게 사용할지도 풀어야할 숙제다. 이 회사를 왜 그만 두었을까.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하는 회사인데, 뭐 그래봤자 내 회사가 아니지만 말이다.“자, 이제 새롭게 해보자. 얼마만큼 내가 진보를 보일 수 있을지 나도 알고 싶어지는군.”11/12 쪽

회사가 다 좋은데 역삼역 근처에 있어 지하철도 버스도 그리고 자가용으로 출근을 해도 밀리는 교통체증에 아침마다 멀미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일찍 출근하는 수밖에 없다.회사에 출근하여 동료들을 보니 새삼 반가웠다. 어제 본 풀잎조차 새롭다는 말이 지금 나에게 해당된다.“어, 이열 씨 안녕.”“좋은 아침!”============================ 작품 후기 ============================<주인공의 회귀에 대해서>원래는 회귀물이 아닌 47세의 인물의 삶을 그려가려고 했지만 사열님의 글과 비슷하게 나갈 것 같고 해서,제 필력이 아직 그분을 못 따라갑니다. 그래서 부득불  몇회차에 해당되는써놓은  내용을 지웟습니다. 하지만 같은 회귀물이라고 해서 다른 소설처럼 기억을 통해 무엇인가 이루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주인공을 조금 어리게 설정하기 위한 작업이었고 이점에 실망하셨다면 죄송합니다.동일한 소재를 써도 다르게 표현하는 것은 작가의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다르게 해볼 생각입니다. 될지는 모르지만......12/12 쪽

============================ 작품 후기 ============================<주인공의 회귀에 대해서>원래는 회귀물이 아닌 47세의 인물의 삶을 그려가려고 했지만 사열님의 글과 비슷하원래는 회귀물이 아닌 47세의 인물의 삶을 그려가려고 했지만 사열님의 글과 비슷하게 나갈 것 같고 해서,제 필력이 아직 그분을 못 따라갑니다. 그래서 부득불  몇회차< --  새로운 시작  -- >주근깨투성이지만 몸매만큼은 환상적인 이미주 씨는 억울하게도 나이든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나도 예전에 몸매만 보면 한번 대쉬하고 싶을 정도로 대단하다.“좋은 아침, 이열 씨.”“안녕하세요. 과장님.”차성욱 과장은 32살의 나이에 벌써 3년차 과장이다. 샤프한 머리와 기발한 생각을 해낼 때가 많아 뛰어난 업무능력으로는 다른 사람과 비교불가다. 모닝커피를 한잔 씩 하고 근무가 시작되었다. 나는 그동안 내가 했던 일을 파악하며 아침을 보냈다. 그리고 이번에 내가 처리할 일은 광고와 관련된 외주작업을 체크 하는 것이다. 원래는 홍보부의 일이지만 그쪽 부서의 일이 많아 나에게까지 넘어온 것이다. 이번 일은 잘 처리해도 나의 실적이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실수를 하면 대외적으로 욕을 먹는 실속이 전혀 없는 일이다.“홍익미디어죠? 여기는 STL의 기획조정실 김이열이라고 합니다. 제가, 아 네. 중간 점검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니요, 그쪽 부서가 업무가 폭주한 상태라 체크만 제가 합니다. 아, 네. 아뇨, 제가 그쪽으로 가죠. 필요한 자료를 준비해주세요.”회1/11 쪽등록일 : 12.01.17 03:31조회 : 31087/31141추천 : 199평점 :선호작품 : 6582※ 당신의 응원 한마디 한마디가 작가분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욕설/비방글은 삼갑시다.아아어덕블랙템플러: 오지랖이라해도 이야기전개상 필요한거고 개연성은 뭐 무리없네요. 첨엔 좀 거시기했는데 괜찮네. 계속 달려야겠음 바하뭇트: 정주행 입니다. (2012.08.06 08:30)맑은산소: 이게 왜 1위지?????? 갑자기 뜬금없이 자살하려던애가 나오고 그걸 또 보고 뛰어내려 말리는건 뭐지 (2012.04.09 02:58)참좋은아침: 건필하세여~~ (2012.04.05 12:52)셰이너: 진짜? ??? (2012.03.20 21:07)갸갸겨겨: 잘 봤습니다. (2012.03.11 15:01)사이룰러우: 아오주인공오지랖은항상젓같아 (2012.02.20 16:27)모욕감: 잘보고가요 (2012.02.06 16:49)디코: 포터와 셀파는 일반인들은 혼용하지만 산악인들은 혼용하지 않습니다.^^ (2012.02.02 02:00)

기획실 직원인 내가 홍보부 일을 대신 해주는 것은 어디까지나 내 경력의 미천함 때문이다. 이제 경력차 1년, 이 회사의 기획실 일이라는 게 본사의 지침을 한국에 적용하는 게 고작이다. 다른 외국계 회사는 어떤지 몰라도 STL는 개성이 독특해서 어지간하면 변화를 주려고 하지 않는다.회사를 다니는 것은 개인의 개성을 포기하고 지루함과 권태를 선택하는 것이라는 말은 정말 명언이다. 늘 반복되는 패턴의 일을 하다보면 어느새 개성이 사라진다. 외국계회사의 좋은 점은 자기가 맡은 일만 하면 남의 눈치를 잘 안 본다는 것이다. 물론 한국에 있는 외국계 기업도 많이 한국화 되었지만 그래도 국내기업보다는 깔끔한 편이다. 나는 이 깔끔함 때문에 전생에 이 회사를 그만 두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나는 배가 불렀었다.오후가 되어 홍익미디어가 있는 신사역에 도착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담당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STL의 김이열입니다.”나는 명함을 꺼내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세련된 스타일의 여자에게 주었다.“장미옥이에요.”2/11 쪽

명함을 받아보니 영상미디어 팀장이다. 왜 영상미디어 팀장이 하는 생각으로 바라보자 그녀가 웃으며 말한다.“이번에 제작된 광고는 미디어와 연결된 점이 많아요. 따로 지면광고용으로 촬영하지 않고 영상의 일부분을 사용하기로 했거든요.”“그렇게 되면 광고의 참신함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요?”“물론 그런 점은 있지만 이번 영상은 매우 잘 나온 편이라 오히려 친근함이 어필될 수 있어요. 예를 들면, 광고에 우리가 연예인을 쓰는 것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광고의 제품에 쉽게 친숙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죠.”“흠, 친숙함이라.”“최종본에 대한 결정은 그럼 홍보실에서 하는 것인가요?”장미옥 팀장은 그렇게 되면 곤란한데 하는 표정을 지었다.“네, 그렇습니다. 저는 중간 정검만 하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제가 결정하면 그대로 추진하시면 됩니다.”“아, 네.”장미옥 팀장은 다소 안도한 표정을 지었다. 광고 쪽 일이 막판에 클레임이 걸리면 지금까지 해온 모든 작업을 갈아엎고 새로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광고 제작비보다 매3/11 쪽

체광고비가 훨씬 더 크니 어쩔 수 없는 거다. 큰돈을 들여 만들었는데 광고효과가 없으면 곤란하니 말이다. 이런 경우 물론 애초의 계약된 돈보다는 더 받기는 하지만 수고에 비해서는 턱없이 작은 금액이라 재작업에 들어가면 담당자는 거의 미치려고 한다.“흠, 이미지가 잘 나왔네요.”나는 그녀가 내밀은 몇 개의 시안을 보며 말했다. “시안에 대한 결정은 누가 하나요?”“제가 할 것입니다. 그동안 저희 회사는 기존의 엘레강스한 스타일을 계속 유지해왔는데 이번에는 스타일리쉬한 쪽으로 가는 것도 괜찮겠네요. 이미지나 카피도 그쪽이 어울리는 것 같고요.”내말에 장미옥 팀장이 비로소 방긋 웃으며 말한다.“그렇죠? 이번에는 기존의 형식에서 이탈하는 경향이 없지 않지만 반응은 괜찮을 것 같아요. CF영상도 아주 예쁘게 나와서 이번에 뜰 거예요. 호호.”“그렇게 되길 바라야죠.”홍익미디어는 광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영상영화 분야도 있다. 아직까지는 영화나 4/11 쪽

이쪽이 약하긴 하지만 적자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신인 발굴과 작품 선택의 안목이 좋다는 말이다. 영화 쪽이 강화되면서 자연스레 CF영상도 이전보다 한 단계 수준이 높아졌다. 그래서 요즈음에는 일감이 전에 비해 많이 몰리고 있는 중이란다. 사업의 다각화에 성공한 좋은 케이스다. 나는 경황없이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이 되어 조용한 바를 찾았다. 술을 혼자 마시며 조용히 김소월의 ‘초혼’을 생각했다.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불러도 주인없는 이름이여!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아들 민우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미어지는 추억이다. 소월의 시처럼 부르다가 죽을 만큼, 간절한 이름이가도 하였다. 그러나 이제, 기꺼이 내 마음속에서 아들을 떠나보내야 한다. 사실 생각하면 이제는 나를 아비로 두지 않을 터이니 아들의 죽음 또한 없으리라 생각하니 잔잔한 미소가 저절로 흘러나왔다. 남남이 된다는 것이 못내 서운했지만 그래도 죽는 것보다는 나았다.5/11 쪽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나는 새롭게 살게 된 이 놀랍고 신기한 삶에 적응을 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하지만 과거로 돌아온 나는 이전보다는 더 멋지게 살고 싶어졌다. 이것이 욕심이라도 어쩔 수 없이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토요일 다섯 시가 좀 안 되는 오후에 나는 학교의 운동장에서 런닝을 하고 있었다. 나를 비롯하여 운동장에는 몇 명 없었다. 운동장에는 바람이 간간히 불어왔고 아이들은 서로 조용하게 놀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분위기였다. 그때 뭔가 이상하고 요상한 느낌이 들어 주위를 둘러보니 학교의 옥상에 여자아이가 하나 보였다. 나는 직감적으로 요즘 세상을 시끄럽게 만드는 왕따나 성추행에 관한 이야기가 생각났다.‘모르는 사람이지만 죽게 내버려둘 수는 없지.’나는 있는 힘껏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4층이나 되는 옥상을 불과 몇 분도 안 되어 도착했다. 여자아이가 주춤거리며 앞으로 나아가려고 했다.“뛰어내릴 거니?” “헉.”여학생으로 보이는 아이가 놀라면서 뒤돌아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천천히 그 아이의 곁에 다가갔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그 아이와 조금 떨어진 곳에 걸터앉았다.6/11 쪽

“안녕, 나는 이열이라고 해. 너는 ......? 아 말하기 싫으면 하지 않아도 돼.”“.......”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는 소녀를 보며 나는 최대한 무관심한 태도로 그녀에게 말했다.“너 이곳에서 떨어지면 죽을 것 같아? 물론 머리부터 떨어지면 죽겠지. 하지만 재수 없으면 식물인간이 되거나 장애인이 될 수도 있지. 나도 과거에 친한 친구가 나를 구해주기 위해 죽은 경험이 있어. 너무나도 슬퍼 히말라야에 올랐지. 히말라야 알지?”소녀가 약간 관심을 가진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거기에서 제일 높은 산이 에베레스트 산이야. 그런데 그 산은 높기는 한데 그 산보다 더 오르기 험한 산이 있거든. 그게 바로 K2야. 난 그곳에서 눈처마에서 무려 1백 미터나 굴렀지. 바로 이렇게.”나는 일어나 옥상의 난간을 붙잡고 밑을 바라보았다. 4층이면 대략 10미터의 높이다. 맨땅이라 그런지 무지 높아 보였다. 나는 소녀의 슬픈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자, 내가 먼저 내려가 볼게.”7/11 쪽

나는 손을 놓았다. 휙하고 바람이 불면서 내 몸이 밑으로 떨어졌다. 아이가 캭하고 놀라는 비명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를 들으며 나는 재빠르게 3층의 난간을 붙잡았다. 강인해진 몸의 어깨가 약간 휘청거렸지만 힘은 그다지 들지 않았다. 원래 산악인들이 2미터 정도의 거리에서 뛰어내리는 것을 잡지 못하면 그게 더 이상한 것이다. 지금처럼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 난간이 있다면 말이다. 나는 다시 옥상으로 기어 올라갔다. K2에 비하면 이것은 눈감고 해엄치가처럼 쉬운 일이다.그 아이는 아직도 멍하게 나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때도 이렇게 기어올라 왔었지. 사실 나도 그때 죽으려고 갔었거든.”“아~”“그런데 너무 춥더라고. 그래서 얼어 죽는 것도 쉬운 것은 아니구나 생각했었지. 온몸이 굳어져 가는 찰나에 마침 동굴을 하나 발견한 거야. 안에 들어가니 무지 따뜻했어. 얼어 죽을 걱정은 없어졌는데 이제는 굶어죽어야 하는구나 하고 걱정을 했지. 죽으려고 가놓고 막상 죽게 될 처지에 놓이니 억울한 거야. 2주를 그렇게 배가 고픈 상태로 있는데 내 친구들이 나를 찾아 온 거야. 알지? 셀파라고 고산족 길 안내인들인데 사실 그 사람들이 고상돈 아저씨보다 등산은 훨씬 잘해. 물론 나보다도 잘하지. 한번 죽을 결심을 하고 실제로 죽다가 살아나니 세상이 달라지는 거야.”나는 적당히 내가 겪은 이야기를 각색하여 그 아이에게 들려주었다. 어차피 무슨 감동을 주고자 하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단지 나도 너와 같은 생각을 했던 사람이야, 하8/11 쪽

고 공감대를 형성하기만 하면 된다. 자실하는 사람들은 힘들어서 그런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것이 아니다. 힘든 사람이 어디 한둘인가. 그 사람들 모두 죽어야 한다면 세상 사람들의 반은 죽어야 할 것이다. 힘든데 의지할 사람도 마음속의 억울한 심정을 토로할 수 있는 상대 하나 없어 외로움 때문에 죽는 것이다.“정말요?”“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 그래. 너 거기 오래 서있다 힘 빠지면 떨어질 수 있다. 네 의사로 떨어진 것이 아닌 실수로 떨어져서 다치면 얼마나 속상하겠어. 일단 내려와서 나랑 이야기 좀 하자. 뭐 그래도 네 마음이 안 변하면 다시하면 되지 뭐. 내가 너하고 아는 사이도 아닌데 네가 하겠다면 목숨을 걸고 말릴 처지는 아니잖아.”소녀도 그동안 무서웠는지 내 말에 난간에서 얼른 내려왔다. 아이들은 강요를 하면 반발한다. 이유를 설명하고 아이들이 물러설 수 있는 명분을 줘야한다. 그리고 한번 내려왔으면 다시는 못 올라간다. 인간은 한번 경험한 공포를 잊지 못하게 되어 있다. 만약 죽을 결심을 다시 하게 된다면 아마도 다른 것으로 하겠지. 단언하건데 투신으로는 겁이 나서 절대로 못한다.“나는 내가 왜 죽으려고 했는지 이야기했는데 너는 안 해줄 거야?”아이가 머뭇거리며 말하기를 꺼려한다. 말을 하고 싶어 하는 마음과 말을 하지 않으려는 상반된 마음이 싸우고 있는 듯하다.9/11 쪽

“말하기 힘들면 고개만 끄덕거리면 돼. 사실 자세하게 알 필요는 없잖아. 학교문제야?”아이가 고개를 끄덕인다.“중 1?”고개를 흔든다. “중2?”아이가 다시 고개를 끄덕인다.“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그 고통이 얼마나 갈 것 같아. 지금은 죽고 싶지만 앞으로 2년이 지나면 끝나고 고등학교까지 따라온다고 해도 5년이네. 넌 5년 후에 복수하면 되겠네.”“복수요?”“네가 더 멋지게 걔네들 보다 사는 거지. 너처럼 예쁜 아이는 나중에 멋진 남자를 만날지도 모르지. 그러면 너를 괴롭혔던 아이들은 너를 부러워하게 될 거야. 지금이야 교복 입혀놓으니 다 거기서 거기인거지. 고등학교만 졸업해봐. 너를 괴롭혔던 애들10/11 쪽

은 감히 너를 쳐다보지도 못할 걸.”아이의 눈이 반짝인다. 아이는 희망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사실 그 아이들보다 더 나쁜 것은 너야.”나의 말에 그 아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유를 묻는다.“......왜?”“그 아이들은 그렇다 쳐도 너는 너를 믿어야지. 넌 이렇게 훌륭한데. 이렇게 멋진데 그것을 모르니 말이지. 너 다이아몬드 알지.”“네.”이제는 제법 마음을 열었는지 바로 대답을 한다.11/11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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