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시의 지배자-6화 (6/148)

‘스파이더맨?’‘스파이더맨?’< --  그녀를 다시 만나다.  -- >불과 한 달도 채 안되었는데 진미는 밝아져 있었다. “오빠, 바빠요?”“그렇진 않아.”“그럼 우리 학교로 가는데 같이 가요.”“학교에는 왜?”“그냥요.”“그러자.”나는 불안한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밝아진 진미의 모습이 좋아 선뜻 허락하고 말았다. 사실 28살이나 먹은 내가 말랑말랑한 핏덩이에게 오빠라는 소리를 듣는 게 고마워서 가는 거다.“오빠, 그때 오빠 말 듣고 아이들에게 한턱 쐈어요. 그랬더니 이렇게 친구도 생겼어요.”“아. 그럼 이 친구가 그 유명한 빵친구냐?”“히히, 빵친구래.”회1/7 쪽등록일 : 12.01.17 20:02조회 : 26190/26232추천 : 180평점 :선호작품 : 6582※ 당신의 응원 한마디 한마디가 작가분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욕설/비방글은 삼갑시다.아아어덕: ㅇㅅㅇ잘하는짓이궁 (2012.06.05 09:34)맑은산소: 와...이게 흔한 조아라의 1위작품? (2012.04.09 03:06)참좋은아침: 건필하세여~~ (2012.04.05 13:08)씨크한갈치: 어쨋든 그 중학생은 키잡가나요 (2012.03.12 18:49): 잘 봤습니다. (2012.03.11 15:03)감투: 어느정도 시대상황이 맞아야하는데 너무; 시대상황이 안맞아서 몰입이 안되네요 (2012.02.17 03:05)감투: 20년전으로 돌아갔다면서 사람들 사상이나 사회현상은 2012년이네요.. 90년대 초반에 왕따자살에 아메리카노 등등 성형수술부분도 그렇고;; (2012.02.17 03:04)전설의유저: 소개팅이 아니라 선이겠지요. (2012.02.12 22:55)금요일밤: 하나도 아니고 3게 와우 ㅎㅎ (2012.02.11 06:58)모욕감: 잘보고가요 (2012.02.06 17:13)

얼굴이 귀엽게 생긴 여자애가 웃기다고 깔깔거린다. 이렇게 맑은 모습으로 자란 것을 보니 부모들이 얼마나 귀하게 여기며 키웠겠는가. 아이들을 보자 불현듯 찾아온 아들 민우에 환상에 나는 어깨를 털고 몸을 떨었다.“오빠, 오줌 마려우세요?”“아니다.”나는 당황한 표정으로 그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숙녀와 아이 사이의 애매한 경계선에 서 있는 아이들, 몸도 마음도 어중간하다. 길쭉한 몸이지만 볼륨감은 하나도 없는, 그래도 아이들의 귀여운 모습이 아직은 얼굴에 그대로 묻어나는.“애는 나미에요. 김나미.”나는 그 동그랗고 귀여운 얼굴을 보고 그 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았다.“뭐하세요?”“너 이름하고 닮은 가수가 있어. 그녀의 히트곡이 있어.”“혹시 나미?”“어떻게 그 이름을 알아?”2/7 쪽

나의 말에 그 아이, 나미는 어떻게 모를 수가 있냐는 표정으로 말했다.“우리 이모인데 어떻게 몰라요. 나, 참.”“뭐어...?”이번엔 내가 놀랐다. 본명은 김명옥으로 알려진 그녀는 80년대를 휩쓴 가수다. ‘빙글빙글’이나 ‘인디언 인형처럼’은 아직도 아는 사람이 많다.“호호호. 우리 이모가 유명했기는 했구나.”“그렇다고 팬까지는 아니었어.”“왜요? 왜.....”“난 노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거든. 가끔 들은 것으로는 슈베르트의 Erlkonig, 즉 마왕을 듣거나 아니면 플라시도 도밍고의 A Love Until the End of Time를 가끔 듣기는 해.”“와. 오빠 대게 잘난 체 잘 한다.”“쿨럭.”“오빠, 그럼 해봐요. 그럼 믿어 줄게요.”나는 이 꼬맹이들이 믿어준다고 뭐가 달라지지는 않지만 A Love Until the End of Time를 불러주었다.3/7 쪽

“I Love you with a heart that knows no one but you,어쨌든 나는 꼬맹이들에게 플라시도 도밍고와 모린 맥거번이 부른 A Love until the end of time을 들려주었다.“와, 진짜 노래 못 부른다.”“쿨럭.”“히힛. 농담이에요. 정말 노래를 잘하시네요.”“흠, 넌 조정사의 자질이 충분한 아이구나.”“조종사요?”“그래, 사람을 이렇게 들었다 놨다하니 비행기 조종사가 되면 하늘도 그렇게 될 터이니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그거는 하지는 말아라.”내 말이 듣기 좋았던지 나미가 기분 좋은 얼굴로 친근하게 오빠는 집이 어디에요, 애4/7 쪽

인은 있어요 등등을  물어왔다.아, 꼬맹이들에게 잘 해준 것이 순간 후회스러웠다. 그래도 내게 빚을 졌다고 느끼는 진미가 구해줬다.“저기요, 오빠말대로 아이들에게 확 뿌렸어요. 이양이면 폼이 나게 신세계백화점에서 가장 맛있는 빵을 사서 점심시간에 가져갔는데 막상 줄려니까 막 심장이 벌렁벌렁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때 오빠가 나에게 해준 말이 생각났어요. 난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다이아몬드일지도 모른다고. 그 말을 생각하니 용기가 났어요. 그래서 교단으로 나가 아이들에게 말했어요. 내가 한턱 쏜다고, 먹고 싶은 사람은 먹고 싫은 사람은 관두라고 했는데 아이들이 빵을 보더니 서로 받아가더라고요. 호호.”“그럼 그 애들은 너를 안 괴롭히니?”“아뇨, 여전히 빵을 사다 바치고 있어요. 하지만 예전처럼 함부로는 안 해요.”진미는 소위 삥을 뜯기면서도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된 거다. 돈이란 벌기는 힘들지만 목숨만큼 대단한 것은 아니니. 언젠가 이 꼬맹이를 괴롭힌 아이들도 깨닫게 되겠지. 더 이상 그런 방법이 안 통하는 시간이 오고 있다는 것을.학교에는 저번보다는 많은 아이들이 있었지만 여전히 한산한 편이었다. 학교는 아파트 안에 있는 데 개방하는 시간이 짧아 주민들이 자주 오지 않는 편이었다.5/7 쪽

“오빠, 보여주세요.”나미가 한사코 나에게 그 스파이더맨을 하란다. 나는 난처했다. 못할 것도 없지만 삐끗하면 상당히 위험하기 때문이다. 내가 전문적인 알피니스트도 아니고 겨우 빙벽을 오를 실력이 있을 뿐이다.“거긴 위험하고 음, 저것으로 보여줄게.”나는 운동장 안에 있는 가로수를 보며 말했다. 나무와 나무 사이가 3미터 정도의 간격이 있어서 밑으로 반동을 이용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았다. 나는 K2의 빙벽을 생각하며 나무위로 올라갔다. 순식간에 4미터 정도 오른 후에 건너편 나무로 뛰었다. 피켈은 없지만 저 정도의 거리면 어렵지는 않았다. 아이젠도 없지만 발끝에 힘을 주고 한손으로는 나무를 잡았다. 이렇게 하니 그림은 제법 나오는지 밑에서 꼬맹이들이 와 하고 감탄을 했다. 나는 망설이지 않고 건너편 나무로 뛰었다. 뭐 당연히 성공이고 아이들은 우리 동네 스파이더맨이 나타났다고 즐거워했다.‘이 나이에 잘 하는 짓이다.’나는 아이들이 놀라면 놀랄수록 창피해졌다. 어쨌든 건강하게 바뀐 진미를 위한 나만의 퍼포먼스라고 생각하고는 그 어린 꼬맹이 숙녀들과 헤어졌다.6/7 쪽

밝아진 진미를 보니 내 마음이 따뜻해졌다. 누구에게 말을 할 수는 없지만, 내 말에 의해 저렇게 아름다운 영혼이 죽음에서 돌아와 행복을 찾았다는 것이 자랑스러웠다.집에 돌아왔더니 맞선 자리가 들어왔다. 사진에는 아름답게 빛나는 김미영의 모습이 있었다.‘아, 마침내 만나게 되는구나.’김미영, 상아제약의 둘째딸. 나쁘지 않은 스펙인데 왜 이병천의 미래그룹은 그녀를 거부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내가 모르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지. 지금 봐도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그러니 그녀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도 모르고 허겁지겁 결혼을 했으리라.나는 오랜만에 자크 에반튼의 유물들을 꺼내 보았다. 이미 한 번 본 것들이지만 그동안은 정신적인 여유가 너무 없어 내버려두었던 것이다. 마법책과 마나석, 드래곤 하트, 알지도 못하는 희한한 것 등이 나왔다. 지금은 마법책이 가장 중요했다. 드래곤하트는 자크 에반튼이 드래곤을 무자비하게 사냥을 해서 노획한 것들로 무려 3개나 있었다. 쩝, 이러니 드래곤 로드에게 죽지. 사람이란 무릇 정도껏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크 에반튼처럼 항상 보복을 당하게 되는 법이다.7/7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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