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시의 지배자-14화 (14/148)

문득 바다와 사람과 시장이 보고 싶어졌다. 우울한 기분에 무작정 길을 떠났다.문득 바다와 사람과 시장이 보고 싶어졌다. 우울한 기분에 무작정 길을 떠났다.문득 바다와 사람과 시장이 보고 싶어졌다. 우울한 기분에 무작정 길을 떠났다.< --  마법에 대한 흥미  -- >속초에 도착하여 펜션에 방을 얻고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무작정 걸었다. 휴가철이 한창 지났는지라 거리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사람들에게 물어 시장으로 가 파전에 동동주 한잔을 마셨다. 해물파전이 입에 착 감겼다. 바다가 가까워서인지 굴과 홍합 오징어 새우까지 들어간 풍성한 파천을 먹으며 이게 이 가격에 남을까 싶을 정도로 잘 나왔다. 휴가지와 한참 떨어진 재래시장이라서 이런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이렇게 많이 주시면 남는 게 있으십니까?”“손님, 걱정 마세요. 생각보다 많이 남아요. 설마 손해보고야 팔겠어요?”“그럼 다행이네요.”두툼한 파전을 무려 두 장이나 시켜 먹고 동동주도 한 병 다 마시고 나니 우울해졌던 마음이 사라졌다. 시장을 구경하면서, 아니 시장의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바쁘게 사는 모습을 보니 왠지 힘이 났다.저녁거리가 될 만한 것을 사고 오니 펜션에 새로 사람이 도착했는지 소란스럽다. 방에서 자동차에서 가져온 가벼운 옷들로 갈아입고 나니 옆방에 손님들이 들어온 모양이다. 냉장고에서 차가운 물을 잔에 따라 마시고 1층의 거실로 나오니 주인아주머니회1/12 쪽등록일 : 12.01.20 17:40조회 : 25389/25430추천 : 201평점 :선호작품 : 6582※ 당신의 응원 한마디 한마디가 작가분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욕설/비방글은 삼갑시다.아아어덕참좋은아침: 건필하세여~~ (2012.04.05 16:21): 잘 봤습니다. (2012.03.11 15:45)똘랭: 주인공심리 이해가안되네요ㅡㅡ (2012.02.22 04:51)전설의유저: 유명한 게임회사 주식사면 대박일 듯. (2012.02.12 23:42)모욕감: 잘보고가요 (2012.02.06 18:29)철황제: 별로 (2012.01.31 17:11): 글이 자 진행되고 있으니 걱정말고 집필하세요. 의미없는 SEX는 글 몰입도에 도움이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뭐 다른 사람의 생각까지는 강제할 수 없고요^-^ (2012.01.30 17:49)첫째: 재밌게 읽고있습니다.   (2012.01.28 18:15)즈믄해: 엊그제 본 다른 작가 글에서 정말 실망을 했습니다. 야한 거야 그렇다 해도 범죄 행위를 재미로 당연하게 이어지는 이야기가 우울하게 하더군요.  세상이 정말 이렇게 무자비하고 비열하게 변해가는 거 같고, 팍팍한 세상이구나 싶었죠.  그런데 이 글이 힘나게 해줍니다. 당연히 재미 있고, 즐거워 힘이 납니다. 연재 고맙습니다. (2012.01.27 10:09)홍쎄바: 주인공 고자세키인가바 (2012.01.22 04:27)

가 TV를 보고 계신다. 주방진 쇼에 게스트로 나온 사람이 장우성과 서현주였다. 쇼에서는 이야기가 한창 진행 된 듯 영화이야기가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이번에 특히 현주 씨의 연기가 대단했다는 데 장우성 씨 맞습니까?”“제가 이런 말씀 드리면 믿으실지 몰라도 작년에 그 영화에서는 현주 씨가 톡톡 튀는 연기를 하였다면 이번에는 사랑에 빠진 여자 인수 역을 맡았는데 솔직히 무척 놀랐습니다. 사실 그동안 현주 씨에게 CF나 찍는다고 놀렸거든요. 물론 부러웠지만 말 속에 뼈가 있잖아요. 배우는 연기로 말을 해야 하는 데 현주 씨는 그동안 좀 그런 부분이 부족했는데 여러분도 보시면 깜짝 놀라실 것입니다.”TV화면에 현주의 얼굴이 클로즈업 되어 비췄다. 나는 그동안 보지 못한 이유가 영화를 찍느라고 그랬군, 하고 생각했다. 이제는 나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어떻게 보면 처음부터 관련이 없었던 사람이었다. 이제는 보지 못하게 된 풋풋하고 싱그러운 그 얼굴을 보니 마음이 따듯해졌다.이상하게 헤어지기는 했지만 그녀는 한여름의 소나기처럼 내 마음을 뒤흔들고 간 사람이었다. 비가 그치면 그제야 나무와 풀이 모습을 드러내듯 지난 시간을 생각하면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고인다. 그녀는 그렇게 내게 특별한 의미로 남았다.화면이 바뀌고 대화도 이제 종점을 향해 가고 있었다. 주방진이 지나가는 말로 현주에게 물었다.2/12 쪽

“현주 씨는 사귀시는 분이 아직 없으시죠?”“왜 없다고 생각하세요? 은근히 기분 나쁜데요.”“아니 뭐.....”주방진이 예상치 못한 답변에 당황한 듯 머뭇거리다가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 역시 노련한 MC였다.“그분은 어떤 분이십니까? 대한민국의 모든 남자들의 공적이 될 그 분 말입니다.”“그것은 제 개인 프라이버시고요, 아무튼 잘 만나고 있어요.”“하하, 그렇군요. 누군지 모르지만 그분 정말 부럽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아니, 주방진 씨 저를 보며 말씀을 그렇게 하시면 곤란하죠, 제가 여자 친구 있는 거 다들 아시는 데, 그것도 사귄지 7년이나 되었는데 그렇게 물으시면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하는 겁니까?”“아, 또 그런 문제가 발생하는 군요. 하하, 죄송합니다.”이야기가 조금 더 진행되다가 영화홍보를 다시 하고 주방진 쇼는 끝이 났다.나는 약간 멍했다. 다른 남자를 사귈 것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너무 빨랐다. 자기가 나에게 좋아한다고 말을 한지 불과 2달도 안되어 다른 남자를 사귀다니 좀 씁쓸했다.술이나 한잔 할까 하는 생각이나 밖으로 나가는데 여자 둘이 야외용 바비큐 기구에서 고기를 굽고 있었다. 벌써 밥 때가 되었나 하는 생각을 하고 시계를 보니 7시 20분3/12 쪽

이었다. 저녁시간으로 오히려 조금 늦은 편이었다.펜션의 문을 막 열고 나가려고 하는데 여자 중 하나가 무거운 아이스 박스를 혼자 들고 평상으로 가져가려고 하고 있었다. 조금 무거워 보여 ‘도와 드려요?’ 하고 물으니 여자가 ‘감사해요’ 한다. 나는 아이스박스를 들어 평상에 가져다주자 여자가 고맙다는 인사를 다시 했다.“힘이 세시네요.”“남자가 힘이 이 정도도 없으면 곤란하죠.”“한잔 하시겠어요?”“주시면 한잔 얻어먹겠습니다.”여자가 아이스박스를 열고 소주를 꺼내 내게 한잔을 준다. 놀랍게도 아이스박스 안에 든 것이 대부분 술이었다. 남자들이 허풍으로 둘이 밤새면서 소주를 박스채로 먹었다는 말을 듣곤 하는데 이 여자들이 바로 그 꼴이었다.나는 몇 잔을 더 얻어먹고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서 레몬맛이 나는 칵테일을 3병 샀다. 그 중 한 병을 여자들에게 주고 내 방에 올라왔다. 먼 산을 바라보며 술을 마셨다. 안주는 아까 시장에서 사온 튀김류 조금하고 양식 돔 회 한 마리를 냉장고에서 꺼내 먹었다. 튀김은 식어 맛이 없어졌지만 술안주로는 나쁘지 않았다.4/12 쪽

혼자 술을 자작하고 있는데 마당의 두 여자가 하는 이야기가 열려진 창문을 통해 타고 들려온다.“너 그 남자 괜찮지 않았니?”“눈은 있어가지고.”“나 그 남자가 나를 바라보는데 쫄려서 죽는 줄 알았다.”“난 이년아, 거기가 벌렁벌렁 했었어.”여자들이 좀 거칠게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니 사연이 있는 사람들 같아보였다.“내가 꼬셔볼까?”“헛지랄 하지 마라, 이년아.”“왜? 내가 못할 것 같아?”“네년이 그렇게 눈치가 없으니 그 외모가지고 남자한테 맨날  차이는 거야. 여자 혼자 물레방아간에 들어간다고 애가 생기는 것 봤니? 남자랑 여자랑 눈이 맞아야 그 다음 단계를 나가는데 그 남자가 우리 대할 때 눈 못 봤어? 아무 감정이 없는 눈이었잖아. 여자 둘만 달랑 이런 곳에 왔으면 어떻게 해보려고 하는 게 남자들의 속성인데 저 남자는 우리들에게 관심자체가 없었어, 이년아.”여자들은 술이 센지 어느 정도 마신 것 같았는데도 전혀 취한 것 같아 보이지가 않았다. 상당한 거리였지만 아주 선명하게 들려왔다. 아마도 강화된 육체의 새로운 기능5/12 쪽

인 것 같았다.‘흠, 괜히 엿듣는 것 같네.’나는 술을 먹다가 방에 있는 거울을 통해 내 모습을 비추어 봤다. 그저 그런 모습이었다. 그런데 여자들이 과거와 달리 너무나 다르게 보고 있었다. 마치 드래곤하트가 남성 페르몬이나 되는 듯 여자들이 관심을 가진다. 내 삶에 여자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어 매력이 넘치는 지금의 내 모습도 그다지 달갑지 않았다. 나는 내 아들을 대신하여 살고 있는 것이다. 회귀를 통해 모든 것이 무(無)로 변했지만 내 의식 속에는 아직도 살아 있다. 내가 더 떳떳하게 살면 아들 민우에 대한 잠재의식마저도 사라지겠지, 그 날을 기대해야 하나 아니면 그리워해야 하나. 술이 정신을 잠식하니 생각만 어지러웠다.밤이 되자 펜션의 방은 모두 꽉 차버렸다. 나는 술을 마저 다 마시고 이내 자버렸다. 오후가 되기 전에 펜션에서 나와 서울로 올라가는 길에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수술도 잘 되었고 환자의 의식이 돌아왔다고. 나는 지방에 있으며 올라가는 중이라고 말하고 시간이 되면 병원에 들리겠다고 말했다.고속도로가 막히기 시작하더니 한동안 가다 서다를 반복하였다. 서울에 도착하니 일곱 시가 훌쩍 넘어갔다. 병원으로 가려다가 환자가 의식은 회복했지만 아직 말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닐 것 같아 그냥 집으로 향했다.6/12 쪽

집에서 어머니에게 잔소리를 좀 듣고 늦은 저녁을 먹었다. 내 나이 47인데 이러면 안 될 것 같아 정신을 다잡았다. 이렇게 살면 다시 사는 의미가 없는 것이다. 내일부터 다시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가볍게 위스키 한잔을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자리에 눕자 ‘저 사귀는 사람 있어요.’하는 그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내일부터는 이렇게 바보처럼 살지 말아야지 하며, 다짐을 하고는 깊은 잠에 빠졌다.회사 일라는 것이 어제와 거의 똑같은 일을 내용만 다르게 계속 반복하는 것이다. 그 반복이 기술이 되고 노하우가 되어버리면 어느덧 중년의 나이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그 나이가 되면 이제는 평균 이상의 그 무엇이 없으면 회사에 남아 있기가 힘들어진다. 인생은 투쟁의 연속인 것이다.며칠 전에 산 주식 시세를 보니 조금 올랐다. 금괴를 처분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금의 대부분이 밀수로 들어왔다는 말이 돌 정도로 금은 비밀 거래가 많다. 공인 감정서가 없어 감정수수료를 지불하고 컨미션으로 다시 얼마를 제하고 나니 5억이 조금 넘는 돈이 들어온다. 10킬로그램이 조금 안 되는 금괴였다. 일반적인 금괴가 1킬로그램짜리가 대부분인데 내가 가진 금괴는 순도가 조금 낮았던 것도 돈을 제대로 못 받은 역할을 했다.인생은 살며 사랑하며 배우는 것의 연속이다. 레오 버스카글리아의 책 제목이기도 했던, 그러나 이 책의 서두에 나오는 장면은 멋진 스포츠카를 타고 절벽으로 뛰어내7/12 쪽

린 아름다운 여자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무엇하나 남 부러워할 것 없는 사람의 마음속 깊이 있는 상실과 공허를 안고 사는 현대인들의 ‘조용한 절망’에 대해서 말하는 이 책의 해결책은 ‘사랑’이라고 말한다. 나도 이제는 나도 그의 말대로 사랑을 시작해야겠지, 그 누군가를. 아니면 이 땅의 젊은 사람들이 조용한 절망에 죽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 그래서 길가에서 지나가는 사람의 뒤통수를 치지 않고, 쾌락에 탐닉하지 않아도 살만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두 번째 삶의 소명일지도 모르지.일을 마치고 병원에 가니 칼에 허벅지를 찔렸던 남자는 말없이 병원침대에 누워있었다. 나는 천천히 병실침대 가까이 다가가자 그가 나를 바라보았다.“안녕하십니까. 같은 빌라 사는 김이열이라고 합니다.”그가 아~하고 감탄을 짧게 뱉었다.“말을 하실 수 있으십니까?”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다소 창백한 남자를 바라보았다. 수술을 3시간이나 했던 남자는 정말 빠른 회복을 보여주고 있었다.“다행입니다.”“구해주셔서 고맙습니다.”8/12 쪽

“같은 빌라에 사는 사람끼리 도와야죠.”남자의 이름은 구일환이다. 이야기를 통해 들은 그는 사업을 하다 사채에 손을 대었다 한다. 그 다음 이야기는 신문이나 뉴스에서 들은 그대로다. 살인적인 고금리를 감당 못해 연체에 연체가 되었단다.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이게 문제다. 아니다 싶으면 중간에서 손을 떼야하는데 고용된 직원들과 그동안 투자한 금액 이런 것을 생각하면 이번만 하다가 깊은 수렁에 빠진다. 그래서 평상시라면 손도 안 될 사채를 끌어다 쓰는 것이다.나는 그 남자와 이야기를 하고 병원비는 걱정을 하지 말라고 했다. 남자는 다행히 그 와중에도 의료보험료는 연체가 안 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병원비는 그다지 많이 나오지는 않을 것 같아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덕을 쌓는 일이라 생각하고 기분 좋게 그를 위로 했다.“어, 이열 씨 아니세요?”뒤를 돌아보니 이수진 씨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하고 남자를 바라보니 그도 놀란듯하다.“이모에게 들었어요. 이모도 곧 올라오신데요. 저보고 먼저 이모부 시중 좀 들으라고 9/12 쪽

해서 왔어요. 그런데 이열 씨는 정말 의외네요.”정말 뜻밖에 상황에 나도 놀라긴 마찬가지다.“저도 놀랍군요.”“이모부 잠깐만 이열 씨하고 이야기 좀 하고 올게요.”남자가 고개를 끄덕인다. 말을 할 수는 있으나 말을 하면 쉽게 지치는 지 고개만 끄덕였다.병실을 나와 1층의 휴게실에서 커피를 마셨다.“고마워요. 이열 씨 아니었으면 이모부는 돌아가셨을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그 상황이면 누구나 그렇게 했을 겁니다.”“그렇지 않아요. 어제 병원에 와서, 사실 너무 놀라 정신이 없었지만 의사가 초등 조치가 늦었다면 바로 사망했을 거라는, 게다가 이열 씨가 오면서 전화를 해주는 바람에 수술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에서 이모부를 맞이할 수 있어서 살아난 거래요.”“아, 네.”하긴 그제 내 차는 도로 위를 질주하면서 클락션을 미친 듯이 누르고 비상등을 키고 게다가 114에 전화를 걸어 병원의 전화번호를 알아내고 자동연결을 부탁하는 등 정신이 없긴 했다. 10/12 쪽

“어떻게 된 겁니까?”“저도 잘은 몰라요. 다만 사채를 쓴 사람들은 집을 경매로 넘기고 싶어 하는 데 소유주가 이모 이름으로 되어 있거든요. 원래 이모의 돈으로 산 것인데 그 사람들은 돈을 빌리고 갚지 않으려고 명의이전 한 것으로 여겨요. 서류를 떼어보면 알 텐데요.”“알고는 있었을 겁니다.”돈을 빌려주는 사람이 이것저것 안 알아보고 했겠는가. 특히 사채업을 하는 사람들이. 받을 길이 없으니 폭력을 행사하여 생명에 위협을 느끼게 하면 마지못해 갚겠지 하는 것이다. 일이 잘못되면 찌른 놈이 총대를 메고 감옥을 가고 말이다. “이열 씨가 이모부 집과 방향이 같다고 해서 사실은 이야기를 좀 하려고 했었거든요, 그때. 그런데 이열 씨는 약속이 있다고 하셔서. 하아~ 그런데 이렇게 같은 빌라에 사실 줄은 정말 몰랐네요.”“아~”나는 수진 씨가 근래에 얼굴이 어두웠던 이유가 단순히 미국과 한국의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역시 사람은 짐작만 하고 하면 이런 일이 발생한다. 사람은 말을 해야 그 사람의 정확한 의도를 알 수 있는 법이다.11/12 쪽

예전에 아는 여자 분이 입술 위에 작은 밴드를 붙여서 어제 너무 정열적인 밤을 보냈나 생각하다가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웃으며 대답해준다. ‘점 뺐어요.’ 하하, 참 사람의 짐작이란 이렇게 어이가 없는 법이다. 사람들의 대부분의 문제는 이렇게 지레짐작하고는 혼자 오해를 키워서 생기는 것이 대부분이다.그런데 나는 이런 오해를 한 것은 없나? 나도 모르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때 저녁의 서늘한 바람이 스쳐지나간다.12/12 쪽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