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시의 지배자-17화 (17/148)

< --  눈을 뜨다  -- >카페모네를 나와 마을로 돌아가는데 가로수의 낙엽이 한잎 두잎 떨어진다. 가을이 깊어져 이제는 겨울 초입이라는 느낌마저 든다. 저 멀리서 진미가 나를 보고는 반가운 체를 하며 뛰어온다. 같은 마을에 산다는 것이 이런 면에서 좋다. 이렇게 좋아하는 사람을 우연하게 만나게 해주니 말이다.“와, 오빠 오랜 만이에요.”나는 진미의 밝은 얼굴을 보며, 내가 살린 이 귀여운 아이에 대한 애잔한 마음을 가지고 있음을 느낀다. 그때 그 운동장에서 진미를 보지 않았다면 이 아이는 어떻게 됐을까? 꼭 자살한다고 확언은 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내가 이 아이의 삶을 밝게 만드는데 일조를 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우리 자주 만나네. 그리고 진미는 그 사이에 더 예뻐졌고.”“정말요? 헤헤헤.”그 한없이 맑은 웃음에 나도 따라 웃었다. 작은 동네라 그런지 골목으로 돌아오니 아침에 만난 소연이라는 꼬마도 만났다. 회1/13 쪽등록일 : 12.01.23 00:28조회 : 26027/26067추천 : 227평점 :선호작품 : 6582※ 당신의 응원 한마디 한마디가 작가분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욕설/비방글은 삼갑시다.아아어덕블랙템플러: 아 한때 엄한 문피아에서 논란이 일었던 장면이 이거구나... 뭔가 기분이 오묘하네. 여튼 글은 잘보고 있으니 뭐 : 개 주인이나 애나 애 부모나 똑같지 뭐 (2012.08.23 19:44): 아르카미스병신이냐  가만히 있던개보고 놀란걸  어쩌란거냐 (2012.07.30 02:18)노블정복자: 아주 잘 읽고 있습니다. 노블에서는 보기 힘든 진지하고 생각해보게 되는 글이네요.  (2012.05.08 00:07): 그리고 전 주인공이 개를 죽이지않고 제압할수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머리를 밟아죽인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을뿐입니다.제가 뭔가 잘못된 주장을 한것도 아니고 안타까운 감정을 표시했을뿐인덕 그걸 자기 좋을대로 해석해서 태클걸면 기분좋습니까? (2012.04.30 00:01): eres님 댓글 좀 똑바로 보시죠.제가 상위종족 어쩌구 그랬다고요? 저는 log6645님이 인간이 개보다 상위종족이니 죽이든말든 인간맘이다 라고 하셔서 그거에 대해 비판을 한겁니다. log6645님의 댓글부터 똑바로 읽으시고 제 댓글도 다시한번 제대로 읽으셨으면 하네요. (2012.04.29 23:39): braina//죽이는게 너무하다고 하셨는데 윗글에서 개는 이성을 잃었고, 쥔공은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인간간의 전쟁에서도 자기 살려고 딴사람 죽이는데 아무리 개가 귀해도 자기 살려면 못죽이겠습니까? (2012.04.18 13:12): braina//상위종족 어쩌구 하셨는데 그럼 지나가던 애가 어떤 사람 떄리고 그 사람이 열받아서 애 죽이면 누구 잘못입니까? 설마 개는 인간보다 귀하니까 개는 그런 짓 해도 된다는건 아니겠죠 ㅡㅡ; (2012.04.18 13:10): braina//문제는 그 개가 어쨋든 화낸 결과 사람을 죽이려 할 정도의 흉폭함이 있다는 거죠. 실제 현실에서 애가 개 좀 건드렸다고 죽이면 그건 애 잘못입니까?  (2012.04.18 13:08):  braina//님이야말로 좀 위험한 생각을 갖고 계신듯... 개를 기르는 것도 좋고 이 글에서 나온 개야 뭐 먼저 맞은담에 화낸거니 잘못이라고하긴 애매하긴 합니다. (2012.04.18 13:07)

“엇 아까 그 오빠다.”“안녕.”“이 언니는 누구야?”“나는 유진미야.”“난 전소연.”이 두 꼬맹이들을 보며 흐뭇하게 미소를 짓고 있는데 불길한 기운이 자꾸 따끔거리며 뒷머리를 때리고 있다.‘뭐지?’무언가 사건이 일어날 조짐이 있을 거라고 직감이 말해주고 있었다. 원래 불행한 예감은 잘 맞는다고 하지 않는가. 나는 급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철없는 아이들이 길가에 메여있는 개를 향해 돌이나 나무들을 던지고 있었다. 순하게 생긴 개지만 사실 그렇지가 않다. 에어텔 테리어라는 종으로 영국 에어강쪽의 수달을 잡기 위해 개량된 후에는 곰, 늑대 사냥에 동원되는 아주 강한 개다. 나는 저 개의 위험성을 모르고 까부는 아이들을 보며 소리쳤다.“아, 안 돼.”2/13 쪽

그때 아이 하나가 던진 돌이 날카롭게 날아가 그대로 진황색의 얼굴에 정통으로 때렸다.“크르릉!”그동안 일방적으로 아이들에게 맞기만 하던 에어텔 테리어가 드디어 화가 났는지 힘을 쓰자 목줄이 푸들거리며 끊어지려고 하였다. 표정도 이전의 귀찮은 것에서 정말로 화가 난 듯 눈이 이글거렸다. “엄마야!”“악.”아이들도 그제야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눈치를 채고는 놀라 우리가 있는 쪽으로 도망오기 시작했다. 뚜욱.에어텔 테리어를 묶어놓았던 줄이 마침내 끊어지고 말았다. 화가 난 개는 다른 아이는 거들떠도 안보고 돌로 자기를 때린 그 아이만 쫒아왔다. “악.”도망치던 아이가 소연이랑 부딪혀 같이 쓰러졌다. 소연이가 그 아이의 위에 엎어진 3/13 쪽

형태인데 개가 그 위로 덮치려고 하고 하였다. 아무리 일방적으로 맞았다 하지만 사람을 서슴없이 공격하는 개를 보니 어이가 없었다. 저런 대형개는 어떠한 경우에도 인간을 공격하지 하지 못하게 충분히 훈련을 받아야 한다. 그만큼 이런 대형견는 인간에게 치명적이다. 자기 몸의 두 배의 크기의 개를 이기는 용감하고 전투적인 개다. 그리고 개 중에서 어금니가 가강 강하고 길다.‘하아, 미치겠군.’나는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의 앞을 가로 막고 나서자 그 화가 난 개는 내 목을 물려고 솟구쳐 급히 왼손으로 얼굴을 간신히 막았다.부지직. 에어텔 테리어의 길고 날카로운 이빨이 살 속 깊이 박히고 나는 통증에 비명을 질렀다. 물린 순간적으로 팔이 잘려나가는 줄 알았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다.“크악.”개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는지 내 손을 놓으려고 하지를 않았다. 눈이 이글거리는 것이 분노로 반쯤 정신이 나간 것 같았다. 나는 극심한 통증을 느끼면서 이 상황을 벗어나려고 사력을 다하였다. 고작 이렇게 연약한 어린 아이들이 던진 돌에 이토록 흉폭하게 반응하다니 아무리 아이들이 잘못했다하지만 이런 개는 용납할 수 없다. 인간을 무는 개라니. 아이들이 그동안 던진 것들은 주위에 있던 봉지, 나무토막, 그리고 4/13 쪽

아주 작은 돌이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한 아이가 던진 조금 큰 돌이 날아가 개의 머리에 맞았던 것이다.“받아라!”나는 주먹을 움켜쥐자 마나가 순식간에 온몸을 돌고 돌아 손으로 뭉쳤다. 핏발이 선 개의 눈을 보며 사력을 다해 그대로 정수리를 향해 주먹을 내리찍듯이 내리쳤다. 퍽.깨 깽.에어텔 테리어는 얼굴에 강력한 일격을 맞고 그대로 나가 떨어졌다. 그리고 나의 왼 손에서 피가 끊임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너무나 아프고 고통스러웠다. 에어텔 테리어는 쉽게 포기하는 개가 아니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개는 바닥에 쓰러져 부들부들 떨다가 앞에 있는 아이들을 향해 눈을 돌렸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들을 향해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며 일어섰다. 나는 그 교활하고 잔인한 눈초리를 보고 놈이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깨달았다. 나는 번개처럼 발로 개의 배를 가격하고는 놈의 얼굴을 발로 짓이겼다. 귀여우면서도 귀족적인 얼굴을 가진 에어텔 테리어의 얼굴이 터져 그 자리에서 죽었다. 이놈은 겉모습만 귀엽다. 아이들은 이 선량해 보이는 얼굴에 속기 십상이다. 사냥견을 이런 곳에 홀로 방치하다니. 주인이 옆에 있었다면 따귀라도 한 대 갈기고 싶은 심정이었다. 5/13 쪽

나는 손수건을 꺼내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피를 닦으며 고통을 참았다. 놀란 아이들이 그때야 일어나 내가 흘리는 붉은 피를 보고는 소리를 내어 울어댄다. 나는 잠시 아이들을 노려보다가 체념했다.이렇게 놀라 울 것이면서 왜 그런 위험한 장난을 했는지. 아이들이 이렇게 하는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한명이 시도를 하면 나머지는 따라하는 것이니까. 그래서 옥상에서 던진 돌에 지나가던 행인이 맞아 죽는 일도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괜찮아. 걱정하지마.”나는 아이들을 달래려고 해도 내 손에서 흘러내리는 피와 죽어버린 개를 보며 더욱 울어댔다. 이제야 자기들이 한 장난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알았을 것이다. 아이들은 실수를 통해 배워간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미 벌어진 일이고. 나는 내 상처보다 아이들이 받았을 정신적 충격이 더 걱정이 되었다. 아이들은 이제 개에 대한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아가게 될 것이다. 개를 두려워하거나 미워하거나 둘 중 하나를 가슴에 간진한 채로 말이다. 도대체 어떤 정신나간 작자가 이렇게 사람이 많이 지나가는 곳에 저런 사냥개를, 그것도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개를 방치한단 말인가. 한국의 애견인들은 문제다. 제대로 훈련을 시키지 않는다. 나는 아이의 이름과 전호번호를 물어보고는 사진을 찍은 다음 병원으로 걸어가면서 경찰에 신고를 했다. “택시.”6/13 쪽

아이들의 장난으로 던진 그 돌 하나에 나는 손이 피투성이가 되었고 개는 죽어버렸다. 이렇게 아이들의 순진함 또는 무지는 때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끔찍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원래 에어텔 테리어는 영리한 개여서 사람을 함부로 물거나 하지 않는다. 그런데 계속 아이들이 괴롭힘을 당한데다가 돌에 맞았으니 화가 난 개가 반격을 한 모양이다. 그러나 개는 절대로 사람을 물지 않도록 훈련을 받아야 한다. 개가 인간의 사회 속에서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려면 말이다. 더구나 저렇게 작고 조그마한 아이들을 말이다. 개를 키우는 사람들은 자기 앞에 한없이 순한 모습을 보고 우리 개는 순하고 착하다고 착각을 한다. 그러나 주인의 시야를 벗어난 개는 언제 어떻게 될지를 모르는 야생의 본능이 있는 동물이다. 개뿐만 아니라 사람도 자기에게 먹이-혹은 돈-을 주는 주인은 물지 않는다. 그래서 애견인들은 착각한다. 우리 아기는 착해서 사람을 물지 않는다고. 나는 이런 사실을 생각하자 허탈해졌다. 택시를 타고 가는데 팔목에서 계속 통증이 몰려온다. 나는 욱신거리는 팔을 오른 손으로 잡고 억지로 고통을 참았다.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고 보니 역시나 뼈에 금이 갔다. 어쩐지 참을 수 없게 아프더니. 만약 내 팔이 아닌 아이들의 팔이나 머리였다면 아마도 순식간에 잘려 나갔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을 정도로 끔찍했다. 그리고 강화된 마법사의 몸이 아니7/13 쪽

었다면 나는 이것보다 배는 다쳤을 것이다.광견병 예방주사를 맞고 왼손은 깁스를 하고 처방받아 병원을 나왔다. 나는 어떻게 일이 진행될지 몰라 일단 진단서를 발부받았다.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다시 오기가 순전히 귀찮아서였다. 하, 한숨이 절로 나왔다. 개가 사람을 물었지만 그렇다고 개의 주인에게 책임을 묻기도 뭐한 상황이다. 개는 매어져 있었고 또한 가만히 있는 개를 아이들이 먼저 건드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개는 죽어버렸다. 아이들을 만나 도대체 어떻게 된 이야기인지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튼 애들은, 골치 아파.’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개구쟁이들은 항상 사고를 친다. 그런데 문제는 자기들이 거의 수습불가인 것들을 하곤 한다. 나는 깁스가 된 왼손목을 바라보며 이거를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와 아이들 중 하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어보니 그 아이의 엄마가 받아 자초지정을 이야기 해준다. 옆을 지나가는데 개를 무서워하는 애 하나가 큰 개를 보고 넘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그랬다는 것이다. 아이는 지금 방에 누워 무섭다고 계속 소리를 지르고 있다고 하며 아주머니가 한숨을 내쉰다.8/13 쪽

저녁 늦게 경찰서에서 연락이 와 가보니 아니나 다를까 개의 주인이 경찰서 안에서 방방 뜨고 있었다. 그래, 저런 놈일 줄 알았어. 그러니 그토록 무서운 개를 방치하고 돌아다녔겠지.“당신이야?”그는 나를 보자마자 소리를 질렀다. 이사람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나는데..... 아, 저번 국회의원 선거에 나왔다가 떨어졌던 사람이었다. 나는 그 모습에 더 어이가 없었다. 어떻게 이런 사람이 국회의원을 하려고 나왔다는 말인가. 자초지종을 다 들었을 텐데 만나자마자 삿대질로 막말을 한다.“저 잠시만 앉아서 이야기를 하시죠.”“뭐야, 너 이 새끼. 너 찰스가, 내 자식이나 마찬가지인데 그런 소리가 감히 나와?”남자는 도리어 말리는 경찰관에게 화를 내며 막말을 해댔다. 한국 사람은 공권력을 우습게 여긴다. 미국이라면 이런 사람 바로 수갑에 채워져 유치장으로 직행한다.“이거 안보이십니까?”나는 한심한 그를 보며 깁스한 왼손을 그에게 보여주었다.9/13 쪽

“찰스는 죽었어. 내 아들이 죽었단 말이야.”속에서 부화가 치밀었다. 나는 뼈에 금이 가고 목이 물릴 뻔 했는데 개타령이라니. 사람이 죽을 뻔 했는데 말이다.“유감입니다. 그런데 당신은 그렇게 귀한 자식을 길거리에 방치해 놓고 목에 줄만 걸어놓으면 아들에 대한 당신의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합니까? 아이들이 비록 잘못을 하기는 했지만 내 팔뚝이 부러지지 않았으면 아이들의 목은 그냥 뜯겼을 겁니다. 당신 아들인 그 개새끼가 내 목을 물려고 한 것을 이 팔로 막은 것이었죠. 계속 그럴 겁니까?”“뭐야, 너 이 새끼. 너 나이 몇 살이야? 네 애비에게도 이렇게 싸가지 없게 말해 처해?”“물론 아니죠. 하지만 제 부모님은 당신처럼 말을 아무렇게나 하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당신 개에게 다친 제게 얼마나 다쳤냐고 물어는 봐야 하는 거 아닙니까? 내가 당신 개를 때린 게 아니라 내가 아끼는 아이를 당신 개가 물어 죽이려는 것을 온몸을 대해 막아 겨우 살린 거란 말입니다. 개가 중요합니까, 아니면 사람이 중요합니까?”“뭐야 너 이 새끼.”남자는 내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나는 몸에 힘을 빼고 그가 흔드는 대로 흔들려줬다, 가능한 아주 크게. 그러자 경찰이 말린다.10/13 쪽

“이사장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뭐가 안 돼. 너 나한테 죽고 싶어? 여기 서장이 내 친구야.”나는 그가 잠시 호흡을 고르는 동안 화장실로 가서 라이터형 몰래카메라를 작동시키고 돌아왔다.친구가 서장이라고 하니 아무래도 내가 불리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스파이 카메라를 카메라 렌즈만 남겨놓을 정도로 왼손에 꽉 쥐었다. “너 어떻게 할 거야. 내 찰스 살려내란 말이다.”“개가 죽었으니 개값 물어드리면 되겠죠.”“내 아들을 죽이고 뭐 개값?”그러면 어쩌란 말이냐. 개는 죽었는데, 내가 무슨 전능한 신이나 된단 말인가. 개를 살려내게. 그리고 내가 신이라도 그런 똥개를 살리는 데 힘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더 이상 그와 대화하는 것을 포기했다. 나는 품에서 진단서를 꺼내 경찰에 제출하였다.“저 분 고발합니다.”“아니 선생님 이러지 마시고 원만하게 합의를 좀 하시도록.....”11/13 쪽

시간이 지나도 남자의 진상을 부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나는 말없이 그 남자를 몰래카메라로 찍었다. 조서를 쓰던 경찰이 내가 앉은 위치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는 다시 조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 옆에서 남자가 다시 끼어들면서 말을 하기 시작했다.“그런데 당신 어떻게 개를 그렇게 잔인하게 죽일 수 있었지?”“이 주먹으로 그냥 때려 죽였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손목이 그런 미친개에게 잘릴 위기에 처하면 그 정도의 초능력은 나오기 마련입니다. 원한다면 한 대 때려드릴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머리가 수박처럼 쪼개지고도 그 잘난 입이 계속 떠들 수 있을 지 궁금하군요. 사람이 죽을 뻔 했는데 당신은 그놈의 개타령만 하시는 군요.” “뭐야.....”우리의 우울한 대화는 계속되었고 나는 법에 근거하여 배상할 것은 배상하고 받을 것은 받았다. 그리고 나는 촬영한 동영상을 적당히 편집하여 인터넷에 올렸다. 아무리 죽은 개 때문에 애통하다고 해도 제대로 된 대화조차 시도하지 않고 화부터 내는 이런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면 안 그래도 막장인 국회가 더욱 암울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나는 이번 일을 통해 더 빨리 내가 마법에 집중해야 함을 알았다. 1서클의 마법에 좀 더 익숙하였다면 마법으로 위기를 쉽게 벗어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나는 자꾸 내게 이전과는 다른 사건들이 발생하는 것을 느끼며 힘을 가진 자에게는 그만한 시련이 12/13 쪽

온다는 것을 느꼈다. 아마도 내가 더 큰 힘을 가지면 가질수록 어려운 일들이 많이 터질 것이라는 느낌도 받았다. 그럴지라도 내가 이렇게 살아있고 남들이 가지지 못한 능력을 소유하게 된 것에는 숨겨진 신의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나는 점점 사소한 일상에서 나에게 주어진 소명을 의식해가기 시작했다. 신의 뜻인지 아니면 운명 그 자체인지 내게 더 큰 힘을 가지라고 속삭이고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나는 마법을 익히기 위해서 이제는 회사를 그만 두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물론 회사에서 더 배워야 할 내용이 많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미룰 수는 없었다. 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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