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해도 되나요? -- >나는 직원들에게 커피를 내리는 법을 배워서 가끔 내가 내린 커피를 마시곤 했다. 내가 커피숍을 열자 가장 먼저 반긴 사람은 현주였다. 그녀는 그 예쁜 얼굴로 ‘와, 잘됐네. 역시 오빠야.’하고는 커피숍에 출근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그녀의 출현에 직원들은 무척 놀랐다.“와, 제가 현주 씨 팬입니다.”“저도요, 언니. 너무 예쁘세요.”하다못해 꼬맹이 소연이도 같이 나서서 사인을 받는다고 난리였다. 오직 나와 강아지 베티만이 가만히 있었다.“그럼 사장님이 그 유명한 이열 씨셨군요.”직원들이 모두 나를 새삼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직원들의 의식에서 그저 그런 사장에서 뭔가 있는 사장으로 순식간에 변했다. 이래서 남자들이 미인을 사귀려는 건지도 모른다. 나는 변한 것이 전혀 없는데 자기들이 뭐라고 속닥거리고 멋대로 판단해버린다. 어차피 나야 이들에게 마음 좋은 사장으로 보이면 만족이니 가만히 있회1/12 쪽등록일 : 12.01.26 12:20조회 : 25563/25604추천 : 226평점 :선호작품 : 6582
었다. 현주가 바리스타에게 커피를 내리는 법에서부터 믹싱에 이르기까지 차분하게 배운다. 나는 내가 아메리카노만 마시니 다른 것은 배울 필요가 없다고 해도 직원들의 꼬임에 빠져 결국 월급도 받지 못하면서 일을 해주고 있었다. 직원들이야 ‘언니 너무 멋져요’, ‘언니 너무 맛 있어요.’ 등등 달콤한 말에 그녀는 너무나 쉽게 넘어갔다. 나도 현주가 칭찬에 저렇게 빨리 무너지는 지 처음 알았다. 여자들은 유난히 칭찬에 약하다. 사귀고 싶은 아름다운 여자를 보면 칭찬을 해보길 권유한다. 물론 외모를 칭찬하면 별 소득이없다. 높은 콧대를 올려줄 뿐이다. 그녀의 재능을 성품을 칭찬해보라. 어지간하면 넘어올 것이다. 그러면 남자는? 걱정하지 마시길, 더 잘 넘어 온다. 그런데 현주가 언니가 맞나? 내가 알고 있기로는 직원들의 나이가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나는 직원들의 프로필을 다시 볼까하다 피식 웃고 말았다.뭐 인간은 남녀 무론하고 대부분 격려나 칭찬에는 약하지만 격이 없이 대해주는 직원들, 특히 전지나 씨의 노련한 화술에 현주는 꼴까닥하고 넘어간 것이다. 그녀가 바리스타로 커피를 만들자 소문이 어떻게 났는지 갑자기 손님들이 늘어났다. 그 대부분이 그녀를 보기 위해 온 것이다. 나는 직원들에게 현주에 대해 말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리고 내가 그녀가 대종상에서 언급한 그 사람이라는 사실까지 포함해서 말이다.“아잉, 커피 만드는 것이 재미있었는데.”2/12 쪽
내가 커피를 만들지 못하게 하자 여전히 아쉬운지 매장을 힐끔거린다. 현주가 커피를 만드니 손님이 늘어서 좋긴 하였는데 그런데 문제는 너무 손님이 몰려와 잘못하면 언론에 노출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커피는 기계가 알아서 다 만들어준다고. 걱정하지 마. 네가 만들어 주는 커피가 난 제일 맛이 있으니까.”“정말?”“응, 무척 맛이 있어.”커피를 좋아하지만 내가 무슨 신의 혀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대충 맛이 있으면 되었는데 현주는 자꾸 더 맛있는 커피를 내리기 위한 물의 양이나 온도 등을 연구하였다.“하아, 그런데 그것보다 커피는 로스팅이 더 중요해. 물론 네가 하려는 그런 연구가 아주 불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말이야.”“정말?”“흠, 정말 몰랐던 거야? 스타벅스가 왜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는지 몰라?”“응, 이야기 해봐.”“스타벅스는 원래 원두소매점이었어.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는 그 4개의 가3/12 쪽
게에서 만드는 커피를 좋아해서 동업을 하게 되었고 나중에는 그 매장을 인수하여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켰어. 그는 두 가지에 특별히 신경을 썼는데 바로 생두와 원두의 로스팅이야. 그는 좋은 생두를 고르고 그리고 그 생두를 어떻게 볶는가 하는 방법에 거의 광적인 집착을 했어. 그만큼 로스팅을 어떻게 하느냐에 커피의 맛이 아주 달라졌던 거야. 그리고 나머지는 알고 있는 대로지. 나도 스타벅스가 하는 원칙에 착안을 해서 아르바이트생을 쓰지 않고 정식 직원들을 고용하는 거야. 안정적인 수입이 없다면 직원의 서비스도 불완전할 테니까. 직원이 마음 깊이에서 만족해야 그들이 베푸는 친절도 마음으로 느껴지게 되는 것이야.”“아하.”내 말에 감동을 했는지 현주는 내게 다가와 입술을 덮친다. 이런, 시도 때도 없는 애정표현에 난감하지만 가끔 직원들에게 들키면 그녀들은 즐거워하며 웃곤 한다. 직원들은 이미 내가 현주에게 꼼짝 못한다는 것을 다 파악한 것 같았다. 뭐 눈치가 아무리 없어도 척보면 아는 것이니 나는 그저 아무 말도 안하는 것이 사장의 권위를 그나마 지키는 것이었다.나는 하루 종일 있는 소연이를 위해 어린이 동화책을 선물해줬다. 두뇌개발을 위해 예쁜 그림퍼즐도 사주고 스도쿠도 사줬다. 스도쿠는 스위스의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가 고안한 마방진 게임에서 유래되었다. 숫자가 겹치지 않고 가로세로의 수의 합이 같아지도록 하는 게임으로 어릴 때 할수록 두뇌개발에 도움이 된다고 하여 한질 샀다.4/12 쪽
이런 나의 선물 공세에 가장 신난 건 물론 꼬마 소연이었다. 그리고 무한한 신뢰의 눈빛을 담긴 전지나 씨의 마음을 얻은 것은 덤이었다. 사실 나는 이 커피숍을 직접 운영할 생각이 없었으므로 이 매장을 총괄할 그녀에게 이런 배려는 반드시 필요했던 것이다. 어린 나이에 커피 매장에서 강아지와 놀다가 멍하게 있는 꼬맹이를 보며 마음이 짠했었다. 그래도 소연이는 엄마와 하루 종일 있게 되어서 행복한 표정을 자주 짓곤 했다.‘그래 넌 두 번째로 내가 도움을 준 아이야. 부디 행복해라.’나는 슈퍼맨처럼 하늘을 날 수 있는 능력이 없으니 이렇게 아주 작은 데서 만이라도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다.나의 소중한 나날들이 공기처럼 가볍고 햇빛처럼 찬란하게 지나갔다. 어떤 날은 행복하고 어떤 날은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새로운 육체와 새로운 사랑에 잠겨 나름 만족스러웠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연예가 중계입니다. 이번엔 핫이슈 중 하나인 JM엔터테인먼트가 재벌 그룹의 HMT엔터테인먼트에 인수합병 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JM엔터테인먼트에는 가수 루나, DJ박, 커리, 영화배우로는 서현주, 장동연, 박상욱 등 쟁쟁한 스타들을 보유한 회사인데 이번에 이례적으로 합병되었습니다. HMT엔터테인먼트는 5/12 쪽
작년에 영화배우 장영선 양의 자살과 관련된 의혹이 여전히 남아있는 기획사입니다.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성상납의 의혹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공격적인 행보를 하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습니다.뉴스를 보던 현주가 고개를 갸웃하며 ‘이상한데’하고 중얼거린다. 내가 ‘왜?’하고 묻자 ‘삼촌은 회사를 안 넘긴다고 했거든요’한다.그녀의 삼촌 김승우 이사는 JM엔터테인먼트의 상무였다. 오너는 아니었지만 실질적인 회사의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임에 틀림없는데 오너가 안 넘긴다는 회사가 넘어간 것을 보면 뭔가 야료가 있는 것 같았다. 현주가 소속된 회사가 아니었으면 그냥 관심도 없을 회사였으나 나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일이었다. JM엔터테인먼트는 현주와 나를 만나는 것에 아무런 관여를 하지 않는다. 오히려 김칠복 매니저는 번번이 우리를 도와주고 있었다. 그런데 HMT엔터테인먼트로 합병되면 그런 협조가 불가능하게 될 지도 모른다.나는 마법사다. 아직 마법의 경지는 낮지만 마나의 영향으로 머리가 예전보다 엄청나게 좋아졌다. 드래곤의 마나를 흡수한 것이 여러 방면에서 능력이 나타나곤 했다. 가장 두각을 나타난 분야는 생명력과 광포함이다. 감정의 조절에 실패하면 눈이 붉게 변한다. 살의를 동반한 분노는 거의 핏빛으로 보인다. 붉은 눈동자가 이상하여 감정을 조절하면서 실험을 해본 것이기에 확실하였다. 그리고 생명력은 회복력과 에너지가 다른 사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왕성하다. 예민한 여자들이 나의 생명력에 6/12 쪽
매혹되는 것은 다 이 드래곤의 마나 때문이다.나의 촉감이 조금 이상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조심하라고, 너의 사랑을 지키라고 말한다. 마법사의 예감이 틀림 적이 없기에 나는 이 일의 배후를 알아볼 생각을 했다. “소속사가 바뀌면 현주는 어떻게 되는데?”“아마도 지금처럼 자유롭게 움직이지는 못할 거예요. 그리고 원하지 않는 영화나 CF도 찍게 될지도 몰라요.”현주는 말을 하면서도 마음이 불편한지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녀도 HMT엔터테인먼트가 어떤 회사인지 알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그쪽 업계에 있으니 누구보다도 기획사들의 은밀한 소문을 들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끝내 말을 하지 않았다. 아마도 내가 걱정할까봐 그런 것 같았다. ‘나의 소중한 행복을 빼앗으려는 자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야.’어쩌면 나의 과민 반응일지 모른다. 하지만 조심해서 나쁠 것이 뭐가 있겠는가. 나는 현주와 헤어지고 난 뒤 김칠복 매니저에게 전화를 해 만나기로 했다.나의 커피숍의 집필실에서 김매니저를 만났다. 그는 현주를 집에까지 바라다 주고 다시 온 것이다.7/12 쪽
“HMT엔터테인먼트에 대해서 알고 계십니까?”나의 말에 그는 잠깐 생각에 잠긴 후에 결심을 한 듯 입을 열었다.“뉴스를 보신 모양이시군요. 사실 회사에서 며칠 전부터 분위기가 매우 안 좋았습니다. HMT엔터테인먼트는 연예인을 성상납하는 악덕기획사입니다. 저희 매니저들 사이에서는 거의 확신합니다. 기획사를 차린 이유 중 하나가 오너에게 맘에 드는 연예인 상납하려고 만들었다는 말이 분분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재벌이 뭐가 아쉬워서 연예기획사의 일을 하겠습니까?”“무력이 개입된 것 같습니까?”“그럴 수도 있고요. 제 짐작으로는 대표이사님이 도박을 좋아하시는데 이번에 아주 제대로 걸린 듯합니다.”“도박요?”“예, 평상시에는 별로 하지 않으시는데 1년에 한두 번 하시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이번엔 타짜에게 걸린 모양입니다.”김칠복 매니저가 알 정도면 대표이사의 도박이 심각한 모양이다. 사기도박이나 타짜에게 걸리면 일반인은 그냥 녹아내린다. 빠져나갈 구멍도 없이, 자기가 당했는지도 모를 정도로 완벽하게 당한다. 괜히 프로이겠는가.곤란하게 되었다. 재벌이 개입되었으면 돈으로 어지간한 추문을 막았을 터인데도 언8/12 쪽
론에 흘러나왔다는 것은 그만큼 그 회사가 시궁창이라는 것이다.“또한 HMT엔터테인먼트는 소속 배우를 인정사정없이 돌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주야 계약금을 안 받았으니 다른 연예인보다 낫겠지만 지금처럼 자유롭게 돌아다니지는 못할 것입니다.”“그 기획사를 나올 수는 없는 겁니까?”“힘듭니다. 괜히 계약서가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하긴 그렇죠.”계약금을 받지 않았어도 계약은 계약이다. 계약금을 받으면 계약조건이 조금 더 까다로워진다는 것 말고는 별 차이가 없다. 다만 계약을 파기할 경우에는 계약금을 받지 않았을 때가 유리하긴 하다.아마도 현주의 경우에는 삼촌이 있었으니 계약서상의 불이익을 될 조항을 기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일단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았다.커피숍은 예상보다 잘 되고 있었다. 난 현상유지만 해도 될 것 같았는데 삼 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을 뿐만 아니라 상당한 금액이 남았다. 내가 뭐 큰돈을 벌려고 커피숍을 하는 것이 아니고 그냥 백수로 놀 수 없어서 연 가게였다. 나도 월급쟁이 생활을 해봤으니 누구보다 그들의 심리는 잘 알고 있었다. 그나마 나는 외국계 회사에 있었으니 연봉이라도 조금 높았지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생활이 빠듯했다. 9/12 쪽
나는 이번 달의 순수익 중에 일부를 전지나 씨에게 주면서 보너스라고 말했다.“이렇게나 많이요?”그녀는 내가 내민 돈을 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생각보다 돈이 더 많이 들어왔네요. 다 지배인님이 열심히 하신 탓입니다. 직원들 불러주세요. 자주는 못하지만 아주 가끔 실적이 좋으면 이렇게 하겠습니다.”“고맙습니다. 사장님.”“뭐 직원들이 노력하여 번 돈의 일부를 나누는 건데요. 월급이 많은 것은 아니잖습니까?”“그렇긴 하지만 다른 곳은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기도 하는데요.”“전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직원들이 마음으로 기뻐하지 않으면 친절도 가식일 수밖에 없습니다. 직원들이 행복해지면 저도 덩달아 행복해지겠죠.”나는 직원들에게도 작지만 돈을 주었다. 원래 예상하지 못한 돈이 더 기쁜 법이다. 환하게 웃는 직원들의 웃음을 보니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급에 따라 차등 지급을 했는데 일반 직원은 20만원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이 돈이 사실 큰돈인 것을 알고 있다. 월급에서 통신비, 보험료 등등 꼭 필요한 것을 제하고 나면 사실 쓸 수 있는 돈이 얼마 안 된다.20만원에 행복을 샀으니 성공한 것이다. 나는 나에게 찾아온 큰 행운의 업을 이렇게 10/12 쪽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다. 오늘은 어쩐 일로 현주가 정장을 입고 왔다. 나는 웬 일이야 하고 물었다.“나 어때?”약간 긴장한 표정의 그녀를 보며 나는 이상하다 싶었지만 사실대로 이야기 해주었다.“응, 오늘도 예뻐.”“정말?”“응.”“그럼 우리 저녁에 이열 씨 부모님 뵈러가요.”“응?”“우리 사귀잖아요. 그럼 인사를 드리는 게 마땅하죠.”“그렇긴 하지만 좀 이르지 않아?”“흥, 자기는 나랑 섹스까지 해놓고 이러기에요?”“아니 그런 게 아니라 여자들이 남자의 집에 인사를 드리면 부모님의 눈치도 봐야 하고 불편해 하는 것 같더라구.”“난 괜찮아요. 그리고 난 빨리 결혼할 거예요.”11/12 쪽
현주는 이상하게 일찍 결혼하는 것을 원하였는데 사실 나도 같은 생각이었다. 항상 당당하고 당돌하기까지한 현주가 오늘은 굉장히 긴장을 한다.“오빠, 부모님이 나 싫어하지 않으시겠지?”“너를 싫어할 이유가 없잖아. 너처럼 밝고 상냥하고 예쁜 여자를.”“그렇겠.....지?”“응, 걱정하지 마.”나의 말에 약간 긴장을 늦추고 안도를 하는 그녀였다. 이렇게 긴장을 하면서 인사를 드리겠다고 자처를 하다니. 그만큼 나를 사랑한다는 말이겠지. 나는 그녀를 품에 꽉 안고 입술에 가볍게 키스를 했다. 그러자 한결 마음이 안정이 되는지 예전처럼 밝은 표정이 나타났다.“어머니, 우리 10분이면 도착할 거예요.”[알았다.]어머니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쳐흘렀다. 아마도 어머니는 상아제약의 김미영과 맞선을 본 결과라고 생각하시는 모양이시다.‘서현주라고 말씀드리지 않았는데 괜찮을지 모르겠네.’12/12 쪽
을 본 결과라고 생각하시는 모양이시다.‘서현주라고 말씀드리지 않았는데 괜찮을지 모르겠네.’나는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12/12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