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을 위하여, -- >4월 초부터 커피숍이 있는 건물의 2층에 계약한 사무실 공사가 진행되었다. 나는 이 공사를 하기 위해 연예인 사무실을 몇 군데 방문한 후에 그중에서 가장 실용적인 디자인을 채택하였다. 아직까지 소송이 끝나지도 않았고 또 현주의 매니저 일을 봐줄 사람도 구해야 해서 사무실에는 가능한 돈을 적게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김칠복 매니저가 계속 해주면 좋은데 쉽게 결정을 못 내리는 모양이었다.민사소송은 단기간에 쉽게 끝나지 않는데 일단 일이 돌아가는 형세는 우리가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현주는 전JM엔터테인먼트사로부터 계약금을 받지 않은 상태여서 계약파기의 위약금 자체가 없는 상태였고 계약기간도 2년밖에 남지 않았다. 그리고 이 계약이 조카와 삼촌이 이사로 있는 회사라는 독특한 상황 때문에 다른 조건들이 무시되고 신의성실의 의무만 남은 상태였다. 이게 가능한 것은 조카를 사랑하는 삼촌의 배려도 있었지만 이 시기에 현주를 영입하려는 기획사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그런 상황에서 합병한 HMT엔터테인먼트사는 부당한 방법으로 계약연장을 강요한 증거가 드러나면서 확실하게 현주가 유리해졌다.회1/13 쪽등록일 : 12.01.29 00:02조회 : 23986/24023추천 : 231평점 :선호작품 : 6582
‘이럴 때 하나 터트려줘야 하는데.’나는 스파이캠코더로 그 때 찍은 이미지들을 편집하는데 자꾸만 결정적인 부분에서 현주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와 애를 먹었다. 할 수 없이 대학 후배인 장종철에게 전화를 걸어 집으로 오라고 했다.장종철은 영상미디어 쪽으로 일가견이 있어 이런 영상을 편집하는 것을 프로 못지않게 아주 잘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입이 무겁고 인간성이 좋은 편이라 내가 아끼는 후배 가운데 하나였다. 2시간 후에 도착한 녀석은 나와 인사도 하지 않고는 아래층에서 어머니에게 밥까지 얻어먹고 내방으로 올라왔다. 하여튼 인사성이나 친화력 하나는 끝내주는 녀석이었다.“요즘 뭐하고 지내?”“뭐하긴요. 취업준비를 하느라 죽겠어요.”“후후. 고생한다.”“아니 형은 왜 그 좋은 회사를 그만 두셨어요? 요즘 STL이 얼마나 잘나가는지 거의 뭐 독보적이던데요.”STL이 한국투자를 결정하고 한국에 쏟아 부은 돈은 어마어마했다. 들리는 말로는 벌써 3조가 넘는다고 알려졌다. 그러면 뭐하는가, 나는 이미 그만 두었고 회사의 주인도 내가 아닌데.2/13 쪽
“편집을 하는데 무척 어려운 것이 있어서 네 손을 좀 빌릴까 하고서.”“뭐에요?”“이거. 어떻게 현주 씨 드러나지 않게 편집할 수 없냐?”그는 내가 찍은 이미지들을 한번 보면서 감탄을 여러 번 했다.“와우, 이 여자 장백희네요. 참 연예인 해먹는 것도 쉬운 것이 아닌가보네요.” 종철은 금방 등장인물을 알아차렸다. 이렇게 되면 더 곤란해진다. 현주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만드는 동영상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으니 말이다.종철은 내 표정을 한번 쳐다보더니 피식 웃었다.“그러니까 저 여자나 형수님의 내용은 안 나와야 한다는 말이죠?”“응. 그런데 그게 쉽지가 않네.”“참 내, 뭐가 힘들다고 그래요. 비켜보세요.”종철은 번개같이 손을 움직여 편집프로그램인 RealPlayer를 조작하기 시작하더니 내가 그렇게 힘들게 고민한 부분들을 단 30분 만에 완벽하게 편집해놓았다.“그런데 이거 어떻게 구하셨어요?”“힘들게.”3/13 쪽
“호오. 혹시 직접 찍으신 거 아녀요?”“쓸데없는 호기심은 위험을 자초하는 거야. 이게 인터넷을 탈지도 모르는데 네가 편집했다고 하면 네 취업에 영향을 줄 수도 있으니 입조심하고.”“젠장, 그럴 수도.....있으려나?”물론 그럴 확률은 거의 없지만 이게 만약 잘못되어 경찰이 수사에 들어가면 귀찮은 일을 당할 확률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었다.“소희에게도 이야기하면 안 돼. 무슨 말인지 알지?”“네.......알아 모시겠습니다.”움찔하는 게 소희에게 방금 본 장면을 자랑할 모양이었던 것 같다. 소희는 종철이 2년을 쫓아다녀 사귄 그의 애인이다. 이렇게 다짐을 해놓으면 종철은 어떤 상황이 와도 말을 하지 않는다. 이게 이 녀석의 장점이다.“형, 한턱 내셔야해요.”“소희하고 같이 갈 수 있는 풀 패키지를 하나 선물하면 되겠지?”“와, 형 정말이에요?”“소희에게 변명거리 잘 생각해놔. 괜히 어디서 구한 거냐고 추궁 받다가 털리지 말고.”“아, 참. 그렇군요. 그 앙큼한 것이 의심은 많아가지고.”4/13 쪽
종철은 기분이 좋아져 연신 싱글벙글한다. 녀석은 나의 일에 항상 적극적으로 나서곤 했는데 그때마다 내가 대가를 섭섭하지 않게 했기 때문이다. 나는 예전부터 후배들이나 동료들에게 일을 부탁하면 반드시 보상을 했다. 한두 번이야 친분 때문에 해줄 수도 있지만 거듭된 부탁은 지인조차도 이런 저런 이유를 대고 피하기 때문이다. 일의 효율성을 생각하면 이게 싸게 먹혔다. 지금도 30분 작업을 위해 적지 않은 돈을 쓰는 것도 다른 전문가에게 일을 부탁하면 보안에 문제가 생길뿐만 아니라 돈은 동일하게 들기 때문이다. 일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게 절대 손해는 아닌 것이다. 종철은 내가 사장으로 있는 커피숍에서 커피까지 얻어먹고는 갔다. 나는 녀석이 보는 앞에서 인터넷으로 도심을 연인과 함께 구경할 수 있는 패키지를 끊어서 바로 그에게 주었다. 연인을 위한 주말데이트 코스로 여행사와 호텔이 조인한 프로젝트 상품이었다.나는 종철이 편집한 영상에 만족했다. 이것 한방이면 게임 끝이다. 어차피 HMT엔터테인먼트사는 사장인 이삼열이 경영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 되어 지금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나는 혹시 몰라 우체국 근처의 길에서 어영부영하는 남자에게 돈을 좀 집어주고 우체국 택배로 변호사 앞으로 보내게 했다. 다음날 바로 변호사에게 결정적인 제보를 받았으니 승소는 확실하다는 전화를 받았다. 나는 그 소리를 듣고 미소를 지었다. 승소는 무슨, 바로 백기를 들고 나오겠지. 나는 현주와 함께 장승주 변호사에게 소송을 맡긴 다른 연예인들이 그냥 땡잡은 것5/13 쪽
이라고 생각했다. 그 정도의 증거자료면 사실 재판도 필요없고 바로 HMT엔터테인먼트와 직접 협상할 수도 있는 카드였다.톱스타를 강간한다고 협박을 하는 장면이 찍혔는데 그들이 무슨 수로 재판에서 이길 수 있다는 말인가. 오히려 서둘려 합의금을 짊어지고 와도 부족할 판이었다.나의 예상대로 HMT엔터테인먼트는 바로 항복하고 말았다. 그리고 적지 않은 합의금을 현주에게 지불해야 했다. 다른 연예인들은 동영상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 그냥 계약을 해지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다. 현주의 계약이 마무리를 짓자 현주의 외삼촌인 김승우 이사가 몇 명의 연예인을 모아 사무실을 찾아왔다. 오랜만에 사무실에 사람들로 꽉 찬 것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이번 일에 현주가 가장 먼저 용감하게 소송을 제기해서 계약해지를 이끌어내었고 그 덕을 본 면이 있었고 또 그동안 김승우 이사와의 정리도 남아 있어 연예인들이 그와 함께하기로 했다. 나는 차라리 잘 되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외삼촌이니 적어도 그녀에게 해가 되는 일을 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 것이다. 여기에 몇몇 매니저마저 붙으니 나는 더 이상 신경을 쓸 일이 없어졌다. 사무실이 협소한 편이긴 했지만 김승우 이사는 당분간 이곳을 사용하기로 했다. 다른 연예인도 소송에 지쳐 다른 생각을 할 여지가 별로 없었다. 가수 중에서는 루나와 6/13 쪽
커리, 배우 중에서는 박상욱이 참여하였다. 이들 모두 톱스타는 아니어도 제법 먹히는 연예인들이라서 새로운 연예기획사를 새우는 데에 어려움은 없을 것 같았다. 그들 모두 이전의 계약기간이 지날 때까지는 따로 계약금을 받지 않기로 하였으니 말이다.그 사람들이 그렇게 할 정도로 JM엔터테인먼트사는 연예인들에게 많은 배려와 편의를 제공했다고 할 수 있었다. 여가수가 둘이나 온 것은 성상납을 은근히 조장하는 HMT엔터테인먼트사의 처사에 치를 떤 탓이 컸다.현주의 일이 무사히 마무리 되고 나는 다시 커피숍으로 돌아왔다. 올해가 2002년으로 월드컵이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공동개최 되는 해였기에 TV와 거리는 벌써부터 붉은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이미 결과를 알지만 다시 경험하게 되는 월드컵 경기도 사뭇 관심이 있었다. 히딩크 감독은 2000년 12월에 대표팀을 맡은 이후 2001년 5월말 컨페드컵에서 프랑스에 5:0으로 대패하고 2001년 8월 에는 체코에 0-5로 패하고 나서 별명이 오대영이 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는 조금도 주눅이 들지 않았었다. 우리는 제대로 가고 있다고 오히려 강팀과 붙어 적응력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그가 유럽의 강호들과 평가전을 가지지 않았다면 홈어드밴티지를 감안하더라도 우리나라 대표팀의 월드컵 4강은 불가능했을 것이다.우리의 인생도 히딩크처럼 5:0으로 져도 ‘창피하지 않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할 7/13 쪽
수 있으려면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목표가 분명하지 않으면 5:0은 정말 수치스러운 숫자가 된다. 히딩크가 지고도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던 것은 분명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월드컵이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몇 일전에 영국과의 평가전에서 한국은 1:1로 비기는 쾌거를 달성했다.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제 해볼만 하다는 의견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었다. 이틀 후에는 세계 최강 프랑스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있고 사람들은 모두 월드컵에 관심을 가졌다.월드컵 열기가 고조되어 가는 와중에도 나는 여전히 차분하게 주식에 대해 공부했다. 나는 특히 선물 옵션에 대해 열심히 공부 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를 일으키는 몇 가지 사건을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확실한 소스가 있는데 그 이익을 극대화 하지 않는다면 이는 바보라고 고백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나는 선물과 옵션의 포지션에 대한 확실한 이해를 가지고 증권사의 창구에 가서 담당직원에게 보조설명을 들으며 콜매수와 풋매도를 가상으로 여러 번 해보았다. 나는 날마다 선물과 옵션의 개념을 세심하게 잡으며 하루하루 보내고 있었다. 그 와중에 가끔 현주의 부모님 집에 들려 따님을 달라고 했다.정원의 붓꽃과 목단에 물을 주시던 아버님이 난처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8/13 쪽
“나도 자네가 좋네. 올 때마다 그 비싼 루이13세를 가져오는 것은 어지간한 열정이 아니면 힘들지. 사실 조금 부담이 되기는 하지만 우리 현주의 가치가 그만큼이라는 것을 자네가 인정해주는 것이니 기껍게 마실 수는 있네. 그리고 나는 자네의 진지함도 좋네. 하아~하지만 말일세, 내게 좀 문제가 있네. 그래서 안 된다는 것일세. 자네와 아무 관계가 없네. 그러니 좀 기다려 주게.”‘뭘까?’처연한 표정으로 붓꽃을 어루만지시는 아버님의 모습을 보고 더 이상 곤란하게 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좀 전에 해주신 말도 아버님께는 큰 자존심을 다치면서까지 해주신 말이리라. 나는 현주의 집에서 나오면서 직감적으로 아버님에게 무슨 일이 있음을 알아챘다. 눈치가 그다지 빠르지 않은 내가 알 정도면 아버님에게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그것이 뭘까? 전생의 나의 아들과 같이 출생의 비밀이라도 있나?’그렇게 보기에는 너무 화목한 가정이었다. 뭐지, 뭐지, 뭘까? 너무 생각을 해서 머리가 아파오자 나는 일단 생각하는 것을 포기하고 자료 조사를 먼저 하기로 했다. 사무실은 2층이지만 거의 1층의 커피숍에서 지내는 현주에게 조심스럽게 이것저것 물어9/13 쪽
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출생의 비밀은 아닌 것 같았다. 일단 현주의 외모가 어머님의 얼굴 형태에 아버님의 눈썹과 코 등이 너무 닮았다.“자기야.”“응?”내 말에 은근하고 따뜻한 말로 대답하는 현주다. “집안에 요즘 들어서 어려운 점이 없었어?”“글쎄? 별로 없는 데. 아.....아버지가 요즘 돈이 좀 필요하신 것 같아서 내가 가지고 있던 돈을 드렸어. 원래 관리는 엄마가 했었거든.”“응? 얼마나?”“있는 거 다.”“그게 얼마인데?”“12억 정도 되나?”“.......”“아버지가 사업하시는 데 급전이 필요하셨나봐. 흑자이긴 한데 좀 회사가 갑자기 어려워졌나봐.”“그래?”나는 의아했다. 사업을 하다보면 돈이 필요할 때가 있기는 하지만 집에 손을 벌릴 때10/13 쪽
는 이미 갈 때까지 가고 난 후라는 것이다. 대부분 사업을 하는 사람은 제1금융권에서 돈을 빌리고 그것이 안 되면 제2금융권으로 넘어가고 친구와 집에 손을 벌리면 거의 막장까지 간 것이다.그런데 흑자라? 흑자라도 물론 돈이 일시적으로 필요할 수는 있지만 그런 돈은 어지간하면 은행에서 대출이 가능한 것이다. ‘뭔가 이상한데.’나는 의아해서 계속 현주에게 물었다. 나의 성격을 아는 그녀가 처음에는 잘 대답해주다가 내가 너무 꼬지꼬치 묻자 화를 냈다.“오빠,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이상해서 그래.”“혹시 아빠가 내 돈을 갖다 써서 그러는 거 아냐?”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노려보는 것이 여차하면 또 한바탕해댈 심사인 것 같았다.“아버지가 딸의 돈을 갖다 쓴 게 뭐가 어때서. 그거야 당연한 것이지. 내가 자꾸 의문이 드는 것은 뭔가 찜찜해서 그래. 아버님의 마음은 우리 결혼을 반대는 하시지 않는 것 같은데 그럼에도 계속 반대를 하시는 것은 앞으로도 네가 버는 돈이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판단하신 것이지. 지금이야 부모 자식 간이라서 말하기 편하지만 결혼을 11/13 쪽
하게 되면 중간에 내가 끼게 되면 아무래도 껄끄러워 하실 것 같고 말이야.”“......”현주는 나의 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마음이 편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나를 믿어. 나 자기가 버는 거 평생 1원 한 장 안 쓸게. 난 자기랑 결혼하는데 장애물이 과연 무엇일까 생각하는 거야. 그런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퍼즐이 안 맞는 거야. 상식적으로 회사가 흑자면 은행권에서 대출이 가능해. 그런데 은행권에서 대출을 안 받으시고 너에게 말했다는 것은 이미 은행의 대출이 풀로 차 있거나 아니면 흑자가 아니라는 거지. 대차대조표를 보면 흑자처럼 만드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거든. 그러니 실제로는 적자인데 회계장부만 조작해놓으면 흑자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이지. 그래서 내가 이상하다는 거야.”나의 설명을 다 듣고서야 현주의 표정이 조금 풀어졌다. 하여튼 상대방의 부모나 형제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는 항상 부처님이나 예수님 말씀보다 위라고 생각하고 해야 한다. 아무리 부부간에 사이가 좋아도 상대방의 가족을 깎아 내리면 그건 스스로 쥐약을 먹는 행위이다. ‘나 엄마 때문에 미치겠어.’ ‘아빠 돈 거 아냐?’ 이렇게 나와도 ‘어, 그러니?’하고 말아야지 여기서 넘어가면 한방에 훅 간다. ‘맞아, 내가 봐도 그런 거 같아. 당신 식구들 이상해.’ 이러면 그날 바로 각방이다. 12/13 쪽
그러니 남자건 여자건 언어의 겉말에 속으면 안 된다. ‘엄마 때문에 미치겠어.’ 이 말의 뜻은 내가 이런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으니 당신의 위로가 필요하다는 다른 표현이다. 그러니 그런 말이 나오면 ‘우리 시원한 맥주 한잔 하러 갈까. 당신이 좋아하는 그 가로수 길도 걷고 말이야.’하며 이렇게 나와야 한다.언어의 내면을 살피면 그 속에 말하는 사람의 감정이 녹아 있다. 여자가 연애할 때 ‘나 꼭 오늘 당신하고 말할 게 있어요.’, ‘오늘 당신하고 같이 있고 싶어요.’ 이런 말을 하면 위험신호를 그녀가 의도적으로 보내는 것이다. 만약 문제가 해결 안 되면 심각한 문제, 즉 당신과 헤어지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회사에 가지 않아 잘리게 되는 것이 아니면 이때에는 여자의 말에 귀를 기우려야 한다. 인생을 살면서 이런 날이 몇 번이나 있겠는가.내게 헌신적인 그녀도 가족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묻자 바로 경계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피의 끈이 질기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마음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다. 어쨌든 감을 잡았다. 이제 조사를 해보면 무슨 문제가 있는지 알게 되겠지. 아무리 쥐가 은밀하게 숨어 있어도 고양이는 쥐들이 어디 있는지 안다. 그러니 고양이처럼 다가가 ‘야옹’하면 놀라서 튀어나올 놈을 잡아 족치면 된다. 그게 사람이든 상황이든 또는 숫자이든 튀어나오는 놈을 잡으면 된다. 그러면 우리의 결혼을 막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13/13 쪽
가 은밀하게 숨어 있어도 고양이는 쥐들이 어디 있는지 안다. 그러니 고양이처럼 다가가 ‘야옹’하면 놀라서 튀어나올 놈을 잡아 족치면 된다. 그게 사람이든 상황이든 또는 숫자이든 튀어나오는 놈을 잡으면 된다. 그러면 우리의 결혼을 막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13/13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