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시의 지배자-30화 (30/148)

< --  사랑을 위하여,  -- >직장이 돈만 버는 곳이 되면 삶이 팍팍해진다. 깨어서 활동하는 시간 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직장인데, 이곳에서 우리가 웃으며 일할 수 있다면 그 얼마나 우리의 삶이 행복할까, 이렇게 생각하니 나 역시 입가에 미소가 어린다.나는 민정 씨의 재능을 모두에게 말해주고 서비스로 손님들에게 쿠키를 대접할 것이라고 말하자 전지나 매니저를 비롯하여 직원들이 케이크의 판매가 줄어들 것을 걱정했다.“걱정하지 말아요. 손해를 봐도 내가 다 볼 테니까요. 손님들은 충분히 돈을 지불하고 있으니, 거기에 케이크를 팔아 돈을 더 남기려고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먹고 싶은 사람은 여전히 케이크를 먹게 되겠지요. 케이크가 덜 팔려도 커피는 더 팔릴 터이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아니면 말고요.”내가 ‘아니면 말고요.’하자 직원들 중에 두 명이 웃었다. 나는 직원회의를 마치고 전지나 매니저를 남게 해서 직원들의 재능을 파악하도록 했다.나는 영국의 수리업체인 팀슨사의 사장 팀슨이 기억났다. 전국에 850개의 가게에서 직원들이 마음대로 운영하게 한 거꾸로 경영의 귀재. 그의 지론은 끊임없이 변하는 회1/10 쪽등록일 : 12.01.30 03:14조회 : 23212/23247추천 : 260평점 :선호작품 : 6582※ 당신의 응원 한마디 한마디가 작가분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욕설/비방글은 삼갑시다.아아어덕참좋은아침: 건필하세여~~ (2012.04.05 21:43): 잘 봤습니다. (2012.03.11 17:23)암향인: 주인공 성격 관련해서는  해적님께서 전적으로 알아서해야 하는 부분이기에 제가 드릴 말씀이 없네요.  거기에 대한 참견은 작가분에 대한 무례겠지요.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겠지요....   (2012.02.16 04:41)dk아라곤: 사람냄새 나는 글... 사열님하고 비교하면 실레지만.. 두분 모두 정말 좋아요 (2012.02.11 13:46)음하하음: 주인공과 주변인물들이 실제로 있을 법한 이야기, 소 설 같아 좋음....  (2012.02.01 02:54)알트아이젠리제: 주인공의 적당한 고민과 우유부단함은 글에서 인간 냄새가 나게되죠, 무베듯이 단칼에 일처리를 하고 고민없는 주인공은 보기엔 시워해 보일지 몰라도 글에 매력이 떨어져요. 그냥 작가가 만들어낸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깽판만 치고 긴장감 없이 사건 전개 시키면 무슨 재미일까요 (2012.01.31 19:16): 주인공이 제생각엔 찌질하지 않다고 봅니다만.. 마스터 루이도 그렇고 주인공이 참 마음에 듬니다 ㅎㅎ (2012.01.31 시골고구마: 잘보고감 건필 하세요 (2012.01.30 22:14): 잘보고갑니다. 건필하세요 (2012.01.30 14:42)다크사이드: 연참이 필요한시점...-- (2012.01.30 14:27)

고객을 가장 잘 아는 것은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종업원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받은 고객들의 입소문에 의해 매출이 증가하는 이상한 회사. 고객의 불만을 없애기 위해서라면 500파운드까지 직원이 자유롭게 쓸 수 있을 정도로 직원들에게 모든 결정권을 준 회사. 나도 한 번 그렇게 해보고 싶었다. 카페베네의 틀만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가 뭘 하든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이렇게 되기 위해선 교육이 필요하다. 그리고 목표가 있어야 한다. 이익이 나면 그 이익을 공유하고 직원의 행복을 위해서 사장이 복지에 신경도 써야한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렇게만 된다면 나는 더 이상 커피숍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뭐 지금도 거의 신경을 안 쓰기는 하지만 말이다.나는 차분하게 계획을 세워 전지나 매니저와 상의를 하고 다음 달부터 거꾸로 경영을 해보기로 했다. 직원들이 서비스, 매장진열, 할인마케팅 등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대박이 나면 좋고 안 나도 뭐 어떤가. 나는 애초에 커피숍에서 큰돈을 벌 생각이 없었다. 이렇게 내 일터에서 커피를 마시며 글을 쓰면 족하였다. 돈이 조금이라도 벌리면 더 좋은 일이고. 이렇게 생각하고 하는 일이지만 이곳이 독특한 개성이 있는 매장이 된다면 매출은 자연히 늘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고객에게 더 주고 서비스를 최고로 한다는 데 싫어할 손님은 없는 법이니까.아침마다 갓 구은 쿠키와 아메리카노를 항상 민정 씨가 가져왔다. 말없이 조용히 책상에 놓고 갔는데 가끔 눈이 마주치면 얼굴을 붉히는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들2/10 쪽

어 조금 낌새가 이상했다. 미련한 내가 느낄 정도니 예민한 현주가 못 알아차릴 리가 없었다. 뭐 사실 그녀가 나를 좋아할 만한 호의를 내가 베풀기는 했지만 그것은 인간에 대한 평소의 나의 신념에 기인한 것이었다. 문제가 생겼다. 우리 커피숍의 대부분의 여자들이 나의 팬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광팬은 당연히 민정 씨였고 전지나 매니저도 내 팬을 자처했다. 뭐 그래도 이렇게 아름다운 영화배우가 지키고 있으니 나에 대한 애정은 우정보다 더 진해졌다. 그것은 신뢰였다. 이것은 사실 불공정했다. 나는 사장이니까, 내가 가진 조그마한 부분을 포기하고 베푼 것에 불과했는데 돌아온 것은 태산 같았다.‘나에겐 직원도 고객이다. 이들이 만족하지 못하면 고객들은 더 만족하지 못한다.’이제 조금씩 까페베네의 직원들이 식구가 되어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럴수록 나는 나 자신을 경계하고 이들은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난 이들보다 조금 더 가진 자이니까.프랑스와의 평가전은  멋졌다. 전반 앙리의 센터링을 받은 트레제게가 가볍게 슛으로 연결한 것이 골, 동점골은 상대수비 뒤쪽으로 찔러주는 스루패스를 받은 박지성이 수비를 제치고 왼발로 강슛, 그리고 이어지는 이영표의 프리킥을 설기현이 헤딩 역전골 이후 2실점해서 3:2로 패했지만 한국 사람들은 이제 해볼만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3/10 쪽

신문선 해설위원과 아나운서가 ‘이런 실력이면 16강 8강 4강 우승도 할 수 있겠어요.’하며 농담 반 진심 반으로 했던 것이 이루어진 월드컵. 모든 응원자들의 소망이 이루어진 날, 나는 그 날을 다시 보고 있다. 그때는 그다지 관심이 없어 경기를 집에서 보았지만 다시 보는 경기는 나의 피를 뜨겁게 하고 있었다. 왜 일까? 왜 다시 보는 월드컵이 내 피를 뜨겁게 만드는 것일까? 이미 결과를 알고 있는데.생각해보니 나는 그때 거기 없었다. 경기에 이기는 우리 대표팀을 보며 나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 당연히 기뻐했지만 그게 다였다. 온 국민이 누렸던 그 광기와도 같았던 열정의 그늘 뒤에 나는 숨어 있었던 것이다. 그때 난 맞선본 김미영과 결혼하기 위해 온정신이 거기에 몰두해 있었다. 그녀가 그 남자와 경기를 보고 침대에서 뒹굴고 있는 줄도 모르고 말이다. 그런데 그녀는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그녀를 생각하니 갑자기 마음이 우울해졌다. 그녀는 내 마음에 깊은 상처다. 보면 쓰리고 보지 않으면 궁금한 이상한, 물론 거기서 더 나아가지 않지만 말이다.지이잉. 핸드폰이 창가의 책상위에서 부르르 떤다.“여보세요?”[아, 이열. 미안 바빠서 연락 못했네. 자료는 다 분석했고 결과는 대박이다.]“뭐 나온 거 있어?”[그 재무제표 다 가짜야.]4/10 쪽

“뭐어?”나는 놀라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얼핏 보면 맞는 것 같지만 사실은 하나도 안 맞아. 게다가 공금횡령에 페이퍼컴퍼니로 주문한 흔적이 보여. 누군가 내부에 동조자가 있었겠지.]“재무제표로 그런 게 나와?”[물론 나오지 않지. 따로 알아봤거든. 워낙 조그만 회사라 정보를 얻기 힘들었는데 서해주물이지? 하도 서류가 개판이라  회사의 이름을 안 지웠어. 너무 이상했거든.]“그럼 누가 서류 조작에 참여했을 것 같아?”[일단 작성자는 100%고, 회사에서 사장말고 다음으로 힘센 놈이겠지. 사장이 절대적으로 믿는, 그러니 이런 게 가능하지. 그런데 사장이 누구야. 이정도로 해먹을 때까지 모르고 있었다는 게 말이 안 돼.]“......”할 말이 없었다. 나는 어느 정도의 부정과 비리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했는데 이정도로 완벽하게 가짜일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도대체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모르겠다. 어떻게 이런 일을 하고서도 하늘아래 태연히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할 정도였다.인간이 인간의 신뢰를 이렇게 저버릴 수 있는 그 이유가 뭔가, 도대체 뭐가 있기에 이5/10 쪽

러한 일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다. 이건 뭐 전생에 내가 당한 것보다 더 심한 편이었다. 나야 내부 동조자는 하나도 없었다. 이걸 다행으로 여겨야 하나, 하아~ 그냥 대기업이 자금을 막고 직원 빼가고 이러기를 몇 달 반복하다보니 회사는 자연 부도가 난 것이다.그런데 왜 이런 짓을 할까?아~ 땅이구나. 개인의 재산이면 방법이 없지만 회사의 땅은 이렇게 저렇게 근저당이 잡혀있을 것이다. 서울 시내에 그렇게 넓은 땅을 가지고 있으면 어지간한 돈으로는 물을 먹일 수 없다. 그래서 주문이 없으면서도 물건을 허위로 만들어 재고를 쌓아놓게 하고, 물론 그 물건들은 다른 장소에 있겠지만, 유동성을 압박하면 목줄을 끊는 것은 일도 아니다. 그런데 이미 쓰러져야 할 회사가 현주의 돈으로 가까스로 연명이 되고 있었던 것이다. 회사의 규모가 작아 무한정 물건을 찍어낼 수 없었던 것이 오히려 지금까지 회사가 망하지 않은 이유였다. 한국의 톱스타가 광고를 찍어 메꾸고 있으니 그들도 쉽지 않았던 것이다. 아예 회사가 커버리면 돈의 단위가 엄청 커 현주가 감당을 못할 텐데 말이다. 이론상으로 벌써 부도가 나도 두 번 이상은 나야 할 상황이었지만 나지 않은 것이다.나는 소름이 돋았다. 인간이 어떻게 이렇게 사악할 수가 있단 말인가. 아무런 원한도 없이 오직 돈을 벌기 위해 멀쩡한 회사를 내부자와 공모를 해서 부도를 내게 만드는 6/10 쪽

악랄함에 치가 떨린다.‘하아, 아버님도 참 사람을 너무 믿으시는구나.’팀슨사의 팀슨은 29살에 아버지 사촌의 반란으로 회사에서 쫓겨난 뒤 그는 2년 후 다시 팀슨사를 인수한다. 그리고 그는 사람을 믿지 않고 단 1%의 주식도 다른 사람에게 주지 않고 100%를 소유하게 된다. 사업을 하면서 사람을 믿는 것은 힘든 일인가보다. 나는 이번 일에 여러 가지 의문이 들었지만, 그러나 어쨌든 이제 행동해야 한다.나는 다시 왕십리에 있는 서해주물을 방문해 현주의 아버지를 뵈었다.“결과가 나왔나?”아버님은 나를 보자마자 궁금한 듯 물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일단 먼저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했다. 이 일은 생각보다 복잡하여 증거가 없다면 오히려 상대에게 당할 수도 있는 일이다.“아직 분석 중입니다. 생각보다 까다로운 모양입니다. 아무래도 그 친구가 회사일과 병행하면서 하다 보니 시간이 걸리는 모양입니다. 그 친구의 말도 조금 이상한 재무제표라고 하더군요. 작성자가 누구입니까?”“김혜영 경리이네. 물론 그 위에 상무이사인 박무영이 있네.”7/10 쪽

내 생각엔 이 두 사람이 짜고 이 큰 일을 진행하지 못한다. 공범이 더 있을 것이다. 적어도 주물을 만드는 공장장이나 그에 상응하는 누가 협조하지 않으면 실무자가 매번 와서 해야 하는 주물의 특성상 이런 일이 발생하기는 힘들다. 주물은 모형을 드는 일이므로 작업을 할 때마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해야 한다. 그러니 누군가 생산파트에서 협조한 직원이 있기 마련이다.이 일을 어떻게 풀어가나? 아버님에게 말씀 드리지 않은 이유는 정보가 너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보를 어떻게 알아본다? 그러고 보니 내가 이런 일에 너무 모른다. 나는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을 떠 올려보았지만 적당한 사람을 찾지 못했다. 나는 결국 만만한 종철에게 전화를 걸었다.“아, 종철아. 너 혹시 정보를 잘 아는 사람 혹시 알고 있니? 내가 좀 알아볼 게 있어서 그래.”그래도 종철이는 발이 넓은 편이라 혹시 하고 물었는데 대답이 걸작이다.[형, 도대체 뭐야? 내가 다 알아서 해줄게. 수고비만 두둑하게 줘.]“정말이니? 그런데 아무도 모르게 은밀히 해야 해.”[형, 걱정하지 마. 내가 아주 그런 일에는 특급인 녀석을 알고 있으니까.]“그래, 부탁하자.”8/10 쪽

[그런데 형. 저번에 그 동영상 편집도 그렇고 형 아무리 봐도 수상해.]“하하, 이제 알았냐? 나 수상한 거.”[젠장, 재미 하나도 없네. 내가 그놈하고 날 잡아서 같이 갈게. 맛있는 거 사줘야 해.]“그런데 그 날 소희하고는 잘 지냈어?”[흐흐흐, 형 덕분에 그날 죽여줬어. 소희 그 애가 완전 뻑이 갔어. 크흐흐흐. ]“그랬다니 다행이다.”[이거 어째 형하고 엮이는 기분인데.]“나야 너하고 엮이면 고맙지.”나의 말에 종철이 기분이 좋은지 전화로 마구 떠들었다. 별로 영양가도 없는 말을 나는 듣고 있었다. 뭐 수화기만 들고 있고 가끔가다가 추임새만 넣어주면 녀석에게 점수를 왕창 딸 수 있으니 마다할 일은 아니었다.나는 종철이와 대화를 마치고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고심했다. 대기업이 중간에 있으므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이건 뭐 대기업이 아니라 조폭보다 더 한 놈들이네.비열한 방법으로 부를 축척하여 자자손손 대를 이어 황제같이 산들 뭐가 자랑스럽겠는가. 그들이 먹고 자고 누리는 것이 가난하고 없는 자들의 눈물과 고통일 텐데. 언젠가 그 업이 돌고 돌아 너희들의 머리를 치리라. 이 세상에는 영원한 것은 없으니까. 9/10 쪽

그러니 부지런히 덕을 쌓아야 한다. 경주의 최부자는 흉년에는 땅을 사지 않는다는 것을 실천해 300년의 부를 이었다. 왜 흉년에 땅을 사지 않았을까? 흉년에 파는 땅은 땅이 아니라 그들의 눈물이고 생명이니 그것을 살 수 없었던 것이다. 오히려 흉년에 곡식을 풀어 사방 100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진정한 귀족정신과 저 돈만 많은 양아치는 어찌 이리도 다른가.신이 만약 내게 힘을 줘 저들을 심판하게 한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나는 잠시 전능의 프레벨을 떠올려보고 고개를 저었다. 저 프레벨만 있으면 지금의 1서클의 마법으로도 응징할 수 있다. 목을 따고 시체를 아공간에 집어넣어 알라스카에 버린다면 누가 알겠는가. 하늘이 눈을 감아준다고 해도, 그래도 나의 양심이 알고 있으니 그런 과격한 방법은 할 수 없다. 그러니 답답하더라도 기다리며 인내하며 천천히, 느릴지라도 정도를 걸으면 어느 새 정상에 올라가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지 않을까.  나는 정의를 그렇게 지키고 싶었다.============================ 작품 후기 ============================저는 글을 좀 느리게 쓰는 편이라 독자님들에게 좀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에공~10/10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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