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을 위하여, -- >전후반 질풍같은 경기가 끝나고 연장전마저 득점없이 0:0으로 마쳤다. 득점은 없었지만 정말 재미있었다. 이제 승부차기로 넘어가 우리 대표팀이 먼저 차게 되었는데 홍선홍의 공이 카시야스의 손에 막혔다가 그대로 골 안으로 빨려들어 갔다. 카시야스가 몸을 날린 방향은 제대로 잡았는데 한 템포가 늦었던 것이다. 환호성이 터졌다. 현주가 내입에 뽀뽀를 해댔다.“와, 황선홍! 황선홍!”그 다음에는 이에로 성공, 박지성은 카시야스가 그대로 서서 바라보고 말 정도로 절묘하게 차서 성공, 설기현도 성공, 안정환은 대담하게 가운데로 차서 성공, 만약 골기퍼가 몸을 날리지 않았다면 실패했을 정도로 심리적인 킥이었다. 다음은 스페인의 호아킨의 킥을 이운재가 막았다. “와!”“만세!”“이운재, 이운재!”호아킨의 킥을 막은 이운재의 모습이 화면에 다시 비치고 다음에는 홍명보가 나왔다. 가볍게 홍명보가 성공하자 광화문이 난리가 났다. 사람들이 서로 얼싸안으며 기회1/11 쪽등록일 : 12.02.01 12:38조회 : 22757/22790추천 : 232평점 :선호작품 : 6582※ 당신의 응원 한마디 한마디가 작가분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욕설/비방글은 삼갑시다.아아어덕참좋은아침: 건필하세여~~ (2012.04.06 08:39)천마뢰자: 바보는 병에 걸린적이 없죠!! 루피,상디,우솝을 보면 알겁니다~크하하하 (2012.03.20 00:57): 매일 마시지 않는다면 괜찮습니다. 원액을 드신다면 좀 나아지겠으나 중독은 몸을 망칩니다. 잘 봤습니다. (2012.03.11 안녕안해요: 진짜 사람 사는 이야기 같아서 좋네요. (2012.03.04 21:14)살기때문에: 악풀다면 안되는데, 주인공 그렇게 배신당하고 다시사는데... 참 머랄까.. 먼가 제 신경을 거슬리네요. 절이 싫으면 중이떠나야겠죠? (2012.02.12 22:32)로또1등: 담배도 마찬가지..담배잎 씻어서 말리나요 (2012.02.09 14:32)로또1등: 커피콩을 수확..농약은 주면서 카웟겟지요.이걸 ㅁ말려야 하는데 세척하고 말릴까요 말리는데 사간도 더걸리도 물세.안건비도 더 드는데..말리고 볶고..이걸 물에 우려서 마십니다...몸에 조을까여 (2012.02.09 14:25)서비스: 커피나 담배같은 것은... 너무 많이 퍼져있고 중독성이 강해서 좋게 포장될뿐 몸엔 확실하게 나쁜겁니다...; (2012.02.06 11:21): 그렇게만들어야죠 ㅎㅎ;; (2012.02.02 14:31)시즈플레어: 휴 정주행완료 중간중간 이야기를 그냥넘기는 부분이 간혹있으신거 같은데 일부러 독자들의 상상력으로 매꾸라고 그러신건지 아니면 다른의도가 있으신건지 궁금하네요 (2012.02.02 02:31)
뻐했다. 나 역시 너무 기뻤다. 스크린에는 우리선수의 기뻐하는 모습이 나온 후에 히딩크를 계속 카메라 앵글이 비추었다. 히딩크가 손키스를 관중에게 하고 축구공을 차 관중의 응원에 감사인사를 했다. 호아킨의 망연자실한 모습이 비추이며 희비가 교차되다가 다시 김대중 대통령이 미소를 지으며 좋아하는 모습이 나왔다. 우리는 경기가 끝나도 광화문을 떠나지 못하고 그곳에서 여전히 기뻐했다. 승리만큼 기쁜 일이 어디 있는가. 그것이 나의 승리가 아닌 우리의 승리여도 이렇게 기쁜데. 우리는 그렇게 30여분을 거기에 더 머물다 쓰레기를 수거하고는 떠났다. 온 거리가 흥분의 도가니로 변했다. 차들이 크락션을 누르고 사람들은 거리로 거리로 쏟아졌다.심장이 터질 것 같은 흥분이 끝나고 우리는 손잡고 걸었다. “재미있었다, 그치?”“어. 재미있었어.”“아, 오빠하고 같이 봐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아.”“나도.”우리는 손을 꼭 잡고 거리를 누볐다. 저녁을 먹기 위해 거리를 헤매었지만 사람들로 가득해서 쉽게 빈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오늘 하루 맥주 공짜라는 안내문이 있는 술집을 보고 나는 급히 커피숍에 전화를 해서 오늘 커피값을 받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안내문도 붙이라고 했다. 그랬더니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단다. 거꾸로 경영의 효과가 2/11 쪽
이런데서 나타난 것이다. 뭐 기쁨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면 더 행복하지 않은가. 이제는 정말 커피숍은 내가 신경을 안 써도 될 것 같았다. 뭐 지금도 거의 신경도 안 쓰고 있기는 하다.“그냥 우리, 제 작업실로 가요.”“그럴까?”사람이 너무 많이 몰린 전철도 탈 수 없어 조금 걷다가 복잡한 곳을 벗어나니 차들의 소통이 되는 것을 보고 택시를 탔다. 택시를 타자마자 기사님이 ‘대~한민국’을 외치신다. 우리는 자동으로 ‘짝 짝 짜 자 작’하고 손바닥을 쳤다.“와, 어서 오세요. 정말 우리 대표팀 대단하지 않아요?”“너무너무 멋졌습니다.”“어디로 모실가요?”“서초동으로 가주세요.”“어, 서현주 씨 같은데요.”“맞아요. 서현주예요.”“와우, 그럼 옆의 분은 그때 그 시상식에서 고백하신 분?”“네에~”“아이쿠, 영광입니다.”3/11 쪽
기사님은 현주가 아닌 오히려 나에게 악수를 청한다. 그리고 한다는 말이,“이열님은 우리 모든 남자들의 로망입니다.”“네에?”“아니,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나가고 예쁜 여배우가 공식석상에서 고백하고 사귀어 달라는 게 보통일은 아니죠. 엄청나게 부럽습니다.”“아, 네. 사실 현주가 수더분해서 생각보다 눈이 안 높습니다.”“부디 결혼에 골인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럼 진짜 로팅힐이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이미 일반인과 결혼한 유명연예인 커플들 많아요.”“아, 그런가요? 하하하. 어쨌든 잘되시기를 바랍니다.”“감사합니다.”우리는 기사님의 말을 듣고 손을 더욱 꼭 잡았다.“아참, 직장은 구하셨습니까? 기자들 때문에 그만두셨다는 소문이 있던데요.”“기자들 때문에 그만 둔 것은 아니고요 그냥 제 장사를 하면 어떨까 생각하던 차에 겸사겸사 그만 둔 것이었어요.”“그래도 그 좋은 직장을 그만 두시다니 그 용기가 부럽습니다.”“아, 네.”4/11 쪽
기사님의 말이 끝나자 현주가 내 어깨에 기대어 왔다.“기사님 걱정하지 마세요. 혹시 백수가 되도 제가 먹여 살릴 거예요.”“하하하하. 현주 씨가 그런 결심이면 저라면 정말 놀 겁니다.”“저도 그럼 그럴까요?”하고 현주의 눈치를 살펴도 별로 변하는 게 없다. “그냥 먹고살면 되지, 뭐 별거 있나요?”“그래, 네 말이 맞다.”결혼이 뭐 별건가. 마음 맞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것이지. 그리고 아이가 태어나면 아이 커가는 재미에 살다가 정신 차리면 나이 들고 그러다가 신이 부르면 우리의 인생필름이 끊기는 거겠지.살아있는 동안 서로 아끼고 보듬어주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깨를 통해 들려오는 현주의 평화로운 호흡소리에 나는 행복해졌다.택시가 천천히 가고 길이 막혀도 오늘은 다들 여유로운 모습, 웃는 모습이었다. 평상시 우리가 이렇게 기쁘게 살면 얼마나 좋을까.택시에서 내렸을 때는 이미 저녁시간이 지난 후였다. 동네의 분식집에서 간단히 김밥과 간식거리를 사가지고 들어오는데 현주가 술도 사가자고 한다. 그래서 술과 안주를 사가지고 그녀의 집에 들어왔다.5/11 쪽
김밥과 떡볶이를 먹으며 맥주를 마셨다. 시원한 맥주가 목구멍에 넘어가자 알싸하면서도 약간 탁한 맛이 시원함을 더해주었다. 우리는 맥주를 마시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다.그러고 보니 우리는 한 번도 안 싸웠군. 이거 징조가 안 좋은데. 애인은 적당히 싸워야 서로의 좋아하는 점, 싫어하는 점을 알게 되고 서로 인내와 배려를 배우게 되는데 우리 둘 다 성격이 그만그만해서 싸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독하지도 않아 그냥 넘어가는 일이 많았다.나는 나를 한없이 좋아해주는 현주를 보며 우리가 나이 들어도 이렇게 살 수 있도록 하려면 더 많이 서로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나이가 조금 들었으니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안다. 서로에 대한 배려가 신뢰와 존경 그리고 우정을 키우는 영양제라는 것을.우리는 서로 안고 침대에 누워 창밖에 반짝이는 별빛 같은 네온사인을 보며 이 밤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 여자와 함께 늙고 싶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나는 현주가 좋았다. 오늘 같은 날은 굳이 섹스를 하지 않아도 기분 좋은 날이다.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이 무적함대 스페인을 침몰시킨 날이니. 대한~민국이다.다음날 커피숍으로 출근하니 나미가 기다리고 있었다. 어제가 토요일이었으니 오늘은 완전히 꼬맹이들의 노는 날이었다.6/11 쪽
“완소미남 오빠, 안녕!”“헐~”나는 미나의 말에 깜짝 놀랐다. 완소미남은 아이돌에게나 쓸 말이지 나에게 할 말은 사실 아니지. 이 나이에 물론 얼굴은 좀 젊어 보이지만 나이로는 저 꼬맹이에게 들을 말은 아니 것이다. 미나 주위엔 원조 꼬맹이 소연이와 베티가 꼬리를 흔들며 나를 반긴다.“오빠!”내 손을 잡는 소연이를 보며 ‘넌 또 왜 그러니?’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그 맑은 눈을 보자 차마 그 말이 안 나왔다.“나 엄마하고 놀면 안 돼?”“나한테 묻지 마라. 내가 여기 사장이긴 하지만 대장은 소연이 네 엄마이니까, 엄마하고 이야기를 해봐.”“그래도 엄마는 일해야 한다고 하셔요.”울 듯한 표정을 보며 나는 ‘에휴~’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적당히 알아서들 쉬라고 해도 악착같이 일들을 하겠다는 데 욕을 할 수도 없고.7/11 쪽
“어디 가고 싶은 데가 있니?”“응. 나 엄마랑 놀이공원 가고 싶어.”“그래. 네가 오늘은 왕이다. 들으셨어요, 매니저님?”“네.....죄송해요.”옆에서 작업을 하던 전지나 매니저가 얼굴을 붉히며 말한다.“가정이 제일 중요해요. 매일 커피냄새 마시며 있는 소연이 보기도 안스러우니 오늘은 이만 퇴근하세요. 사장의 명령입니다.”“네....”“와아, 오빠 너무 좋아요.”신나하는 소연이를 바라보며 나는 미소를 지었다. 나왔다가 금방 퇴근하는 전미나 매니저는 직원들에게 미안해하며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나란히 길을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나는 마음이 따뜻해졌다.그 모습을 보고 부러워하는 직원들을 보며 나는 말했다.“부러우신 분은 아이 하나 만들어서 데려오면 생각해볼게요.”나의 말에 모두 ‘말도 안 돼!’하며 웃는다.8/11 쪽
그러고 보니 전지나 매니저님이 가게를 열고 닫고 하니 쉬는 날을 가지지 못한 것이었군. 전의 직장보다야 대우도 좋고 근무환경도 좋지만 사랑하는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빼앗으면 곤란할 것 같고. 다른 직원들은 일주일에 한번은 돌아가면서 쉬는데, 내가 미처 그 생각을 못했다. 얼마나 엄마하고 같이 시간을 가지고 싶었으면 그 꼬맹이 소연이가 그런 말을 했을까. 악덕 사장이 괜히 되는 게 아니었다. 조금 더 가게가 잘되면 부매니저를 두게 해서 전지나 매니저님을 편하게 해드려야 할 것 같았다. 민정 씨가 구은 맛있는 쿠키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매출이 급신장했다. 커피 매니아인 내가 봐도 커피는 비싸다. 물론 하루에 커피 한잔만 마신다면 그다지 부담이 되는 금액은 아니지만 나같은 경우에는 두세 잔은 거의 항상 마시는 편이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하루 한잔 이상을 마시니 부담이 가는 액수인 것은 맞다. 가격이야 매출과 연동되어 함부로 내리기 힘들고 또 까페베네의 요금정책을 따라야하니 이렇게라도 하는 수밖에 없다.나는 나를 빤히 쳐다보는 나미를 바라보며 말했다.“너는 커피 마시로 오지는 않았을 거고 아침부터 무슨 일이야?”“그게..... 나 완소미남 오빠랑 계약할 거잖아. 그럼 계약금도 받는 거야?”“왜 돈이 필요하니?”“돈이야 항상 필요하지. 돈이 얼마나 좋은데.”“흠, 네 나이가 몇이냐?”9/11 쪽
“왜 숙녀 나이를 묻고 그래요?”새침하게 나를 노려보는 미나를 보며 내가 무슨 소리를 하랴.“계약은 미성년자하고는 못하게 되어 있단다. 하면 네 부모님들하고 해야지.”“어, 그런 거야?”“그런 것도 안 알아보고 왔니?”“쳇, 좋다 말았네.”“말 나온 김에 네 부모님을 만나보자.”“와, 그럼 정말 계약할 거예요?”“응, 부모님이 허락해주신다면 해야지.”“그럼 엄마 아빠 이리로 오라고 할게요.”“그래라.”나는 매장의 전화를 이용해 집에 전화를 거는 미나를 뒤로하고 집필실로 들어갔다. 오랜만에 책상에 앉아보니 새삼 기분이 이상했다. 오늘도 역시 민정 씨가 아메리카노를 가져다주고는 수줍은 미소를 짓는다.“아프셨다면서요?”“네. 저도 사람이니까요, 당연히 아파야죠.”“네?”10/11 쪽
“그런게 있어요.”“네에.”나는 커피를 마시며 그 진한 향을 음미했다. 사실 커피는 써서 그 뒷맛을 느끼지 않으면 먹기 거북하다. 좋은 커피는 마치 입안을 맑은 물로 헹궈주는 느낌을 준다. 나중에는 이런 느낌보다는 그냥 카페인에 중독되어서 먹고. 프림을 넣지 않은 커피는 건강에 좋으니 걱정할 바는 아니다. 커피는 노화나 암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알려진 반면, 커피는 소변으로 미량의 칼슘을 배출하게 한다니 노인들에겐 커피가 권할 바는 아니다. 뭐 그렇다는 거지 그것도 사람마다 다르고, 또 커피가 무슨 인삼이나 산삼도 아니고 다만 그다지 몸에 나쁘지 않은 것이라는 것만 알면 되는 것 아닌가. 나는 햇살이 충만한 아침에 한없이 싱그러운 삶의 충만함을 느꼈다. 삶은 살아가는 자에게는 축복의 연속이다. 아니, 우리가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11/11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