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시의 지배자-53화 (53/148)

< --  나아가다  -- >양아치들은 경찰서로 잡혀갔고 나는 경찰에게 신분을 밝히고 먼저 병원부터 들리겠다고 했다. 찢어진 옷과 터진 코피로 범벅이 된-사실 내가 코피를 일부러 얼굴에 묻힌 것이었다.-나는 급히 성욱 씨의 도움으로 병원에 도착해 장칠도에게 부탁했다. 가능한 진단서가 5주 이상해달라고 하니 그 친구가 웃으며 말한다. “자동차 사고야 아무렇지도 않아도 2주는 기본으로 나오지만 이런 경우는 그렇게 안 돼. 어디 부러진 것도 아니고 말이지. 그냥 여기저기 아프다고 해. 그러면 이것저것 검사한다고 돈은 좀 나오겠지만 확실히 효과는 있어.”“어, 그래?”“그런데 너 같은 샌님도 맞을 때도 있나? 하하, 좀 웃기는 군.”내가 생각해도 웃기다. 너무 튼튼해진 몸이라 양아치들에게 무자비하게 맞았는데도 생생한 몸이라 허위 진단서를 끊으려고 하는 이런 상황이 너무 웃기다. 하지만 녀석들에게 교훈을 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 이러는 거다.나는 검사를 하는 담당의에게 여기도 아프고 저기도 아프다고 하니 CT와 MRI만 쓸데없이 찍었다. 다행한 것은 소변검사는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혈액 검사를 한다는 것은 내가 말렸다. 해봐야 엄청 튼튼하다는 것만 나올 터이니. 담당의사가 사진판독을 하며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한다. 회1/11 쪽등록일 : 12.02.12 00:01조회 : 20780/20811추천 : 229평점 :선호작품 : 6582※ 당신의 응원 한마디 한마디가 작가분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욕설/비방글은 삼갑시다.아아어덕피아노의바다: 메세지를 던져보고 싶은게 오지랖 넓은거 같은데... (2012.04.15 15:25)참좋은아침: 건필하세여~~ (2012.04.06 12:14)동쪽의성공: 이 일에 참가한 이들 중에 일부는 이미 감옥에 갔다 사람도-> 감옥에 갔다온 사람도 (2012.03.18 06:58): 잘 봤습니다. (2012.03.11 19:40)전설의유저: 조폭들이 같이 붙잡히면 하는 말. 조직아닌데요. ㅋㅋㅋ (2012.02.13 12:26): 부족하긴 철철 넘쳐요 (2012.02.12 21:04)파이넨시아: 너무 흔들리시지는 마세요 ㅎㅎ 화이팅입니다... 재밌는 글 잘 읽고 가는데.... 가면서 연참 요구...하면.... 안될까요 ㅎㅎㅎ 다크사이드: 다음편을.  (2012.02.12 14:58): 억~ 갈증이 난다 글을 더 읽고 싶어서 쿠폰 쏩니다. (2012.02.12 14:14)남도유랑자: 잘보고 갑니다. 건필요 (2012.02.12 11:49)

“사진 상으로는 별 이상이 없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그렇게 아픈 것을 보니 신경이 좀 상한 것 같군요.”결국 나는 3주 진단이 나왔다. 몸이 너무 튼튼해서 이것도 간신히 받은 거라 진단서를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나는 진단서를 가지고 바로 경찰서로 갔다. 그 사이 나머지 양아치들도 붙잡혀 와 있었다.“아, 어서 오세요.”경찰관 하나가 나를 보고 말했다. 나는 그에게 다가가 이 양아치들을 어떻게 상대할까 생각했다. 이들 무리 중에서 일부는 이미 유치장에 들어가 있고 늦게 잡혀온 양아치들이 조사를 받고 있었다.“몸은 좀 괜찮으십니까?”의자에 앉은 나를 보며 남자가 묻는다.“괜찮아 보입니까?”겉으로 보는 내 몰골은 사실 좀 그랬다. 병원에서 씻으라는 것도 거절하고 그대로 온 것이다. 즉 나의 이 모습은 이 양아치들이 나를 폭행한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말2/11 쪽

이었다.“그렇지는 않아 보입니다만......뼈가 골절된 부분은 없어 보입니다.”“3주 진단 나왔습니다. 그런데 저놈들 집단폭행죄로 형량이 늘어나겠지요?”나의 말에 형사가 잠시 나를 쳐다본다.“법에 대해 많이 아시는 가 봅니다. 야, 이 새끼들아 들었냐? 니들은 이제 좆된 거야.”그는 나에게는 정중한 태도를 말하고는 양아치들에게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나는 형사의 말을 듣고는 한 마디 덧붙였다.“이놈들 범죄단체결성도 한 것 같은데요. 한 놈이 소리치니 모두 달려들었거든요.”“어, 그랬어요? 니들 큰 일 났다. 집단구타에 범죄단체결성죄까지 걸리면 니들은 쉽게 못 빠져나온다.”양아치들이 어이가 벙벙한 모양이다.“제가 알고 있기로는 범죄단체결성죄는 형법에 의하면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되어 있지요.”“그렇기는 하죠.”3/11 쪽

얼마 후 직원 중 한 명이 찍은 동영상을 민정 씨가 USB에 담아가지고 왔다.“증거물이랍니다. 우리 직원이 찍었나본데 한번 보시죠.”내가 USB를 건네주자 형사가 ‘호오~’하고 놀란 표정이다. 그는 컴퓨터에 USB를 넣고 돌려보았다. 내가 다가가 뭐라고 하는 장면이 잠깐 나오더니 일방적인 구타가 시작되는 장면이었다. 사실 이들은 나를 둘러쌌었지만 구타는 두세 명이 하였는데 동영상에는 한꺼번에 폭행을 하는 것처럼 찍혔다. 아무래도 성능이 좋지 않은 핸드폰으로 멀리서 찍어서 우리의 행동을 정확하게 포착하지 못한 듯 했다. 그림상으로는 몸을 구부리고 움직이기만 해도 폭행에 가담한 것처럼 보였다.“이렇게 맞고도 3주밖에 안 나왔다는 것이 신기하군요.”그는 타이핑을 하다가 옆에 있던 서류철로 양아치들의 머리를 때렸다.“니들 조폭이 멋있어 보이지. 니들 앞에서는 개폼을 잡아도 여기에 오기만 하면 손이 발이 되도록 사정을 하지. 왜인지 알아? 감옥에서 하루라도 덜 있고 싶어서야. 피해자의 말대로 니들은 집단폭행에 범죄단체구성이 성립되고 게다가 피해자의 진단이 3주면 결코 쉽지 않을 거다. 그래서 요즘은 조폭들도 일반인들은 안 건드려. 일반인 건드리면 무조건 중형이야. 2명 이상이 가담하면 그냥 자신의 인생에서 관심을 끊어야4/11 쪽

지.”형사의 말에 겁을 잔뜩 집어 먹은 양아치들의 얼굴이 그제야 창백해졌다. 조서가 끝났는지 놈들은 유치장으로 직행하고 형사는 이제 피해자 진술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고발하시겠습니까?”“이야기를 좀 해보고요.”“그렇게 하십시오. 저놈들 있을 때는 겁을 주긴 했지만 그렇게 나쁜 놈들은 아닙니다. 말 그대로 양아치죠. 할 게 없으니 저러고들 있는데 이번 기회에 정신들을 차려야 할 텐데요.”나는 형사의 말을 듣고는 웃었다. 놈들은 그냥 푼돈이나 얻어 쓰려고 가게 앞에서 손님을 막으라는 명령에 아무 생각없이 나섰다가 이렇게 일이 심각하게 꼬일 줄은 몰랐을 것이다. 나중에 들어간 놈이 다른 놈들에게도 이야기를 전할 것이니 이제 시간이 좀 지난 다음에 놈들과 이야기를 해볼 생각이었다.이 일에 참가한 이들 중에 일부는 이미 감옥에 갔다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앞으로 뭐가 되었든 법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알아야 범죄를 저질러도 덜 하게 될 것이다. 뭘 모르니 용감할 수 있는 것이다. 무리를 이루어 일반인을 폭행하는 것이 얼마나 중범죄인지를 알면 앞으로는 조심할 것 아닌가.5/11 쪽

나는 유치장에 가서 놈들을 단체로 면회했다. 놈들은 이야기를 들었는지 기가 죽어 있었다.내가 유치장 앞에서 그들을 바라보았다. “들어서 알고 있겠지.”이들 중 두목으로 보이는 남자가 내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일부러 이들에게 말을 놓았다. 어디선가 이런 부류의 사람들에게 얕보이기 시작하면 끝도 없어진다는 말을 들어서였다.“내가 조폭이면 나도 너희같이 어정쩡한 놈들을 이용할 거야. 집단폭력죄가 7년에 범죄단체결성은 10년 도합 17년의 형을 언도받을 수 있는데 니들은 연장을 사용하지 않았고 내 피해가 적어 17년 다 선고 받지 않을 거야. 그럼 얼마나 형을 언도받을 것 같나?”“......”“솔직히 증거가 하나 제출되었는데 너희들에게 상당히 불리해. 너희들에게 이 일을 하라고 시킨 조폭은 결코 앞으로 안 나설 거야. 왜인지 알아?”“.......”“이 일을 사주한 놈은 재벌  2세거든. 그놈이 지나가는 말로 한 것을 안 들어주기도 6/11 쪽

뭐하고 직접 나서기도 뭐해서 너희들을 쓴 것이지. 즉 너희들이 어떻게 되든 놈들은 나서지 않을 거야. 뭐 그 재벌 2세 놈이 다시 어떻게 되었냐고 확인하면 어쩔 수 없이 나설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그놈은 확인을 안 할 가능성이 많지. 그냥 내가 싫어서 지나가면서 던진 말일 터이니 말이야.”“저희가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앞으로 이런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으면 그냥 맞아. 어차피 너희들은 혼자 일을 안 할 터이니 말이지. 무슨 말인지 알아?”“예, 알겠습니다.”“일반인은 너희를 패지도 않겠지만 말이다.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선처해주십시오. 물론 치료비도 드리겠습니다.”“이게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야. 만약 내가 팔 하나 부러졌으면 어떻게 되었을까?”“......”“6주는 충분히 나와. 그러면 너희들은 그냥 가는 거야. 무슨 말인지 알겠어? 너희들 나중에 조폭이 되더라도 몸을 사리란 말이지. 감옥에 5년 가 있으면 조직이 가족들을 돌보아준다고 하던가? 정말 보살펴 줄 것 같아? 자기들도 자기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든 하루살이 같은 놈들이?”천하를 호령했던 김태촌과 조양은과 같은 조폭두목도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되고 나서 바로 검거되었다. 조폭들은 자신들이 한 일을 경찰이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7/11 쪽

그 것은 그들만의 착각이다. 경찰이 조폭을 검거하지 않는 이유는 그들이 질서유지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어차피 조폭을 검거하고 나면 얼마 후에 또 다른 조폭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럴 바에는 자신들에게 협조적인 조폭들은 용납하고 조폭도 이에 부응하여 가능한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 상부상조의 관계가 형성된다. 물론 이것도 한시적이다. 상부에서 일제 소탕령이 내려오면 그동안의 밀월관계고 뭐고 싹 다 잡아들인다.내가 어떻게 이들을 모두 갱생시키겠는가. 양아치가 대한민국에 한둘도 아니고. 조폭을 선망하는 어린 양아치들은 적당히 이용되다가 젊음을 탕진한 후에야 그 세계에서 벗어나게 된다.나는 이들의 인생이 안타까웠지만 별 수 없다. 나는 오지랖이 넓은 편도 아니고 내 사업장을 방해하려던 이들에게 무슨 선의를 베풀 정도로 선하지도 않다. 다만 이들에게 뭔가 메시지를 던져보고 싶은 것은 내 성격 탓이다. 이렇게 해서 이들과 연이 닿으면 그때는 다음 문제고, 지금은 단지 가해자일 뿐이다. 그런데 이들을 동정해서 누군가 일반직장을 잡아준다고 해도 버티지 못할 부류다.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절대 변하지 않는 게 인간이다.“나중에 의뢰한 놈에게 이렇게 말해.”“.......네?”“나를 거의 반병신 만들어 놓았다고.”8/11 쪽

“그게......”“그렇게 해도 괜찮아. 나도 잠시 집에서 나오지 않을 생각이니까.”“그래도 되겠습니까?”“그래. 그런데 누구야?”“네?”“너에게 일을 시킨 조폭 말이야.”양아치들은 서로 눈치를 살핀다. 아무래도 조심스러운 표정이다. “그럼 니들끼리 상의해. 감옥에서 한 5년 살다가 나오면 세상이 변해 있을 거야. 그리고 그 감옥에는 니들이 좋아하는 술과 담배 그리고 여자는 5년 동안 구경도 못하지.”내말에 양아치들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그거 있잖아. 너희들이 잘하는 공범 만들기. 하나 둘 셋 하면 동시에 말하는 건데, 꼬리를 말하면 그냥 안 둔다. 니들이 다 말한 것이니 어디다가 찌르지도 못하니 가장 윗대가리를 말하도록. 알겠나?”“알겠습니다.”양아치는 선선히 대답한다. 비굴하지 않으면 그건 양아치가 아니다. 근성이 있는 놈들은 자신을 건달 즉 깡패라고 부르길 원한다.9/11 쪽

지들끼리 잠시 속닥거리고는 고개를 모두 끄덕인다.“셋 할 때 말하지 않은 사람만 나를 팬 걸로 경찰에게 말할 거야. 무슨 말인지 알지?”“넵.”양아치들이 일제히 대답한다.“하나, 둘, 셋!”“쌍칼입니다.”“쌍칼?”“송이파의 중간 보스입니다.”“송이파면?”“네......강남의 양송이파입니다.”“네놈들이 착실하게 살면 앞으로 니들이 분 거를 그 쌍칼에게 말하지는 않을게.”나의 말에 모두 입을 벌리고 멍하니 나를 바라본다. 이렇게 그들 자신들이 협박을 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한듯하다. 항상 협박만 하고 다니던 놈들이 도리어 협박을 당하니 어이가 없는지 말을 한동안 하지를 못한다.악은 악으로 대항해야 한다. 악은 선의 어두운 그림자이기 때문이다. 악은 선의에 가득한 사람들 사이를 파고들어 그 속에서 기생한다. 그러므로 악의 반대는 선이 아니10/11 쪽

라 같은 악이다.이런 관점에서 보면 조폭들은 경찰을 자신들의 적으로 보지 않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한국에서 80년대 서울의 밤거리를 지배했던 양은이파, 서방파, OB동재파는 강남일대를 근거지로 유혈폭력을 일삼았다. 조양은의 양은이파와 김태촌의 서방파는 서로 적대 관계를 형성하며 강남일대에서 쫒고 쫒기는 유혈사태를 일으키기도 했다고 한다.그러므로 일반적으로 조폭의 적은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조폭이지 결코 경찰이나 일반 시민이 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왜냐하면 빛과 어둠은 이익을 공유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둘은 전혀 다르므로 서로를 의식하지 않는다.그래서 조폭은 한정된 이익을 함께 나눠야 하는 다른 조폭이 적이 될 수밖에 없다. 폭력은 단지 그들이 자신의 목적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사용된 것뿐이다. 폭력은 가장 적극적이고 강력하나 영향력은 가장 적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그래서 우리는 알 수 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감동이지 폭력이 아님을. 그리고 사랑하는 여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우람한 팔뚝이 아니라 마음이 담긴 꽃 한 송이임을 안다면, 그 만큼 더 세상은 따뜻할 것이다.============================ 작품 후기 ============================11/11 쪽

============================ 작품 후기 ============================여러 좋은 의견을 마음에 담고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감사를 드리며, 계속 쓴소리도 부탁드립니다. 제가 가야할 길은 아직 멀기에 잘한다는 소리보다는 쓴소리도 필요합니다. 항상 격려를 해주시는 분들에게는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이게 다 제가아직 부족하기 때문이지요. m(__)m11/11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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