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시의 지배자-69화 (69/148)

< --  힘을 모으다  -- >비행기에서 잠을 잔 덕분인지 공항에 도착하고서도 그다지 피곤한 줄을 모르겠다.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유독 깨끗한 룸에 몸을 던졌다. 침대의 시트가 파닥거리는 물고기처럼 내 몸의 움직임에 따라 출렁거렸다.나는 잠시 누워 있다가 일어나 창밖을 내려다보았다. 도시의 불빛이 이곳에서도 여전히 빛나고 있었다. 나는 마치 귀 안에 가득한 이명처럼 ‘캘리포니아 호텔에 잘 오셨어요 이곳은 아름다운 곳이죠’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나는 혹시나 해서 CD박스를 보니 역시나 호텔 캘리포니아가 있었다.나는 CD를 틀고 조용히 창밖을 바라보며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었다. 현란한 기타음에 부딪히는 젬베의 탁한 음향이 귀에 박히고는 이글스의 노래가 나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회1/10 쪽※ 당신의 응원 한마디 한마디가 작가분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욕설/비방글은 삼갑시다.아아어덕참좋은아침: 건필하세여~~ (2012.04.06 17:56): 잘 봤습니다. (2012.03.11 21:02): 재일나요  아기자기한게   (2012.02.25 22:25)샴푸: 쿠폰 남은거 다 투척합니다 작가님의 연참 너무 좋아요^^ (2012.02.22 18:51)타락한비둘기: 아 따뜻하네요. 다음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좋은글../ (2012.02.22 17:52)남도유랑자: 잘보고 갑니다. 건필요 (2012.02.22 17:22)등록일 : 12.02.22 15:55조회 : 17245/17275추천 : 221평점 :선호작품 : 6582

그리고 이어지는 현란하고도 아름다운 기타의 향연, 잔잔한 기타의 소리는 마음에 와 투닥거리며 박힌다.언제든 떠날 수 있는 호텔 캘리포니아, 그런데 떠날 수 없다는 것은 이곳이 그들이 아름다운 곳이라고 말하는 것 때문인지 아니면 노래가운데 나온 우리가 만든 장치의 노예가 되어서인지 불분명하지만 어쨌든 그 노래만큼 내게 이곳이 매력적인 곳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나는 눈을 감고 다시 한 번 이글스의 노래를 듣고는 포도주를 마시며 잠이 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고 가까운 공원에서 산책을 하고는 간단한 식사를 했다. 그리고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다가 마크 주커버그를 만나러 갔다. 약속장소에는 마크와 그의 동업자 중 한 명인  더스틴 모스코비츠가 함께 있었다.“반갑습니다. 이열 김입니다.”“반갑습니다. 마크 주커버그입니다. 그리고 이쪽은 더스틴 모스코비츠입니다.”“하이. 반갑습니다.”우리는 간단한 음료를 시키고 간단한 안부 인사를 나눴다. 특히 더스틴 모스코비츠는 내 딸에 대해 칭찬을 많이 했다. 역시 아메리칸 스타일은 좀 건조하지만 가정적인 가치를 높이 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일찍 가게문을 닫는 습관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녁은 집에서 보내게 된다. 그러니 알게 모르게 가족이 생활의 중심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한국처럼 늦은 저녁에 아무런 위2/10 쪽

험없이 다닐 수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나는 커피를 마시며 마크 주커버그를 바라보았다. 잘 생긴 얼굴이지만 어떻게 보면 그냥 미국인 같이 평범하게 생겼다. 나는 이 잘 생긴 하버드의 학생에게 잘 보일 필요가 절실하게  있었다.“사실 이열 씨 말고도 몇 군데서 투자제안서가 들어왔었습니다. 그런데 그쪽의 제안도 마음에 들고 해서......”“당연하죠. 그처럼 대단한 사업 아이템에 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눈이 삔 것이죠. 마크와 친구들의 사업은 반드시 성공할 것입니다.”그는 나의 확신에 찬 말에 다소 기분이 좋아진 듯 했다. 아무리 성공가능성을 자신이 확신한다고 하더라도 남의 입에서 나온 소리와는 또 다르다.“그렇습니까?”“네. 그러니 제가 13시간을 비행기를 타고 날아왔지요. 아주 대단한 사업아이템입니다.”“고맙습니다. 그럼 본론을 이야기 하죠. 전에 주신 내용 그대로 변함이 없습니까?”“그렇습니다. 저는 가능한 많은 지분을 획득하기를 원하지만 경영권에 관해서는 일체 관심이 없습니다. 마크와 친구들이 아주 잘 할 것을 알고 있거든요. 그 짧은 시간에 하버드뿐만 아니라 아이비리그 모두를 석권했으니 말이죠. 이제는 전국적으로 그3/10 쪽

리고 전 세계를 석권하는 일만 남았죠.”“아~”마크와 더스틴은 내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도 이제 좀 더 사업을 확장하려고 하는 중이었던 것 같았다.“제 친구 가운데도 IT사업을 한 사람이 있는데 생각보다 많은 돈이 들더군요. 단순한 교육 사업이었는데 아, 한국은 좀 교육열이 높아서 사교육이 심한 나라입니다. 그런데 예를 들면 수학의 공식을 엔진을 달아 처리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더군요.”“엔진요?”“별거 아닙니다. 이차함수의 그래프가 있으면 마우스로 그래프를 당기면 그 당긴 움직임에 반응하여 수식이 변하는 것이죠.”“굿 아이디어네요.”마크와 더스틴은 서로 마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창조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 같군요. 모든 문제를 그렇게 처리하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접속자가 많으면 과부하로 다운도 심할 것 같고요.”“하하, 맞습니다. 그 친구는 500만불을 투자하고도 실패를 하였습니다. 상품화하기전에 라이벌에 의해 방해를 받았거든요.”“지저스.”4/10 쪽

“갓뎀.”두 사람 다 공정하지 못한 이야기에 대해서는 기분이 안 좋은 듯 했다. 이게 미국식 룰에 익숙한 사람들의 전형적인 반응이지, 라고 생각하며 우리는 이야기를 계속 해나갔다. 유튜브의 채드 헐리와 달리 마크는 자신의 사업을 정확히 보고 있었다. 때문에 많은 지분을 확보할 수 없었다. 그는 가능한 자신의 지분을 팔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1천만 달러의 투자를 하고 지분 5%를 획득하는 것으로 했다.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들어가 있었다. 다만 나중에 상장을 했을 경우 우선주가 아닌 일반 주와 동일한 가치를 가진다는 항목에는 모두 동의 했다.우리는 변호사 사무실에 가 서류를 작성하고 사인을 마쳤다. 나는 은행에서 1천만 달러를 마크의 통장으로 송금했다.나는 너무 기분이 좋아 하늘을 날 것 같았다. 우리는 저녁을 같이 먹으며 기분 좋게 이야기를 했다. 마침 마크와 더스틴 뿐만 아니라 마지막 동업자인 크리스 휴스도 참가하여 대대적인 저녁을 먹었다. 그러다가 현주 이야기가 나왔다. 알고 보니 크리스가 나와 강하게 계약하기로 주장한 이유는 현주의 밝은 표정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어디서 본 것 같다고 했다. 2004년이면 아직은 한류가 붐을 이루지는 않았지만 제법 알려지기 시작하던 때라 한국에 관심이 많은 때였다.“제 아내는 영화배우입니다.”“오, 마이 갓. 어쩐지 어디선가 본 얼굴이었는데 영화에서 보았던 것이구나!”5/10 쪽

“아, 네. 한국영화를 좋아하시나 봅니다.”“아니 뭐 그다지.”“......?”“크리스 여자친구가 한국인이랍니다. 하하하.”“아, 그렇군요.”한국 여자들은 미국에서도 잘 먹히고 있지. 가정적이고 헌신적이니. 딱딱한 서양여자들과는 달리 다정다감하니 인기가 있을 수밖에. 물론 그것도 외모가 좀 받쳐줘야 하지만.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나머지 돈을 모두 애플과 구글의 주식을 사버리고는 나머지 위탁한 투자금으로 국내 증시에 투자하기로 했다. 위탁자금도 그동안 수익률이 좋아 600억 가까이 되었다. 증시가 활황장이면 어지간한 것은 다 올라간다. 업종 대표주를 사놓고 올라가면 팔고 내리면 다시 되사는 반복적인 매매형태만으로 거든 소득이었다. 이 역시 마법사의 직감과 뛰어난 나의 머리가 한몫을 한 것이지만 결정적으로는 대체적으로 주가가 안정적이어서 그런 것이었다. 나는 애플과 구글의 주식을 매입하면서 예전에 로타그룹의 신인만 회장의 집에서 뺏은 돈도 투자하였다. 대체적으로 내가 알고 있기로는 이 두 기업들은 모두 해마다 주가가 두 배씩은 올랐던 것 같았다. 6/10 쪽

나는 그날 호텔 캘리포니아에 다시 투숙하여 아주 진한 위스키를 마셨다. 내가 해낸 이 놀라운 업적이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았던 것이다. 불과 1천만 달러로 페이스북의 지분 5%를 획득하다니,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벌렁거릴 일이다. 페이스북은 유뷰브와 달리 끝까지 매각하지 않고 독자노선을 걷는데 매해마다 엄청난 수익을 거두었으니 주식을 처분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배당액만 해도 상상을 초월할 액수가 될 것이 틀림없었다.나야 결과를 알고 있으니 이렇게 과감하게 배팅을 하지 엔젤투자가 사실 이렇게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IT기업이 성공확률이 극악하니 투자자금만 날리는 일이 허다하다. 그러니 투자금 대비 지분 요구가 많은 것이 사실인데 나의 경우는 상당히 양호한 조건이었던 것이다. 지분 5%에 1천만 달러를 유치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이니 말이다. 물론 사업이 성공하면 1천만 달러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지만, IT기업에 초기 투자가 이래서 매력적인 분야였다. 물론 대부분은 투자금을 한 푼도 못 건지고 날리는 경우가 더 많지만 말이다.한국으로 돌아와 아버지 어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나서 아기의 행복한 웃음을 보고 현주와 달콤한 키스를 했다. 잠시 후에 딸이 잠든 것을 보고 나는 현주를 욕실로 불렀다. ‘왜?’하는 그녀의 물음과는 달리 그녀의 몸은 이미 달아올라 있었고 조금만 애무를 해도 반응이 왔다. 아기가 깰 것을 염려해 샤워기를 틀어놓고 우리는 서로에게 집중했다.7/10 쪽

달 뜬 신음소리와 함께 행복해 하는 현주를 보며 나는 흥분했다. 현주는 아기를 낳고 나서 한동안 잠자리를 피했었는데 요즘은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변했다. 몸의 반응도 아기를 낳기 이전과는 사뭇 달랐다.“여보, 더 깊이 해줘요.”나는 더 깊이 그녀의 몸 안으로 들어가 허리를 움직였다. 그럴 때마다 생선이 파닥거리듯 그녀는 격렬하게 나에게 반응했다.“아악~악.”깊이 들어가자 약간 고통스러워하면서도 그녀는 그것을 요구했다. 본능적으로 쾌락의 끝을 보고 싶어 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나도 체력적으로는 문제가 없으니. 그래, 내가 힘을 아끼다가 젊은 때마저도 무시를 받으면 안 될 것 같아 내 힘을 다 사용하면 그녀는 그날 죽어났다.섹스를 하면서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었지만 아기가 태어나서는 딸이 깰까봐 이야기는 고사하고 가능한 빨리 끝내려고 했었던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일주일이나 따로 떨어져 있었으니 서로 흥분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할 것이다.“잠깐, 아기가 우는 것 같아요.”8/10 쪽

“그래? 그래도......”현주가 밖으로 나가 딸아이를 데려온다. 그리고 등을 돌리고 수유를 한다. 아기는 아내의 품에 안겨 달콤하게 젖을 먹는다. 나는 이 허망한 상황에 멍하니 있다가 머리를 쥐어뜯을 뿐이었다. 뭐 어쩔 수 없잖아, 하면서도 거의 쾌락으로 정신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도 아기의 울음을 듣고 뜨거워진 몸을 추스르는 것은 모정 아니면 설명할 길이 없었다.“아까 젖을 먹지 않더니 배가 고팠나 봐요.”현주도 난감한 듯 얼굴을 붉히며 이야기를 한다. 나는 그녀를 편하게 변기뚜껑을 닫고 앉게 했다. 그녀가 앉자 그녀의 갈라진 틈 사이에서 흥건한 욕망의 흔적을 보고 나는 무릎을 꿇고 입술을 갖다 대었다.“아이, 진이가 봐요.”“어, 그래도 잠시만.....”움찔거리는 그녀의 몸 때문인지 딸이 젖을 제대로 먹지 못하자 울려고 해서 나는 멈출 수밖에 없었다. 뭐 벌건 대낮에 하려고 했던 우리가 잘못이지. 나는 포기를 하고 욕탕 안으로 들어가 뜨거운 물에 몸을 맡겼다. 잠이 설핏 들려는데 현주가 들어와 입술로 내 몸을 애무한다.9/10 쪽

“진이는?”“자요.”“참 사랑 한번 하기 힘드네.”“후훗, 그래서 더 짜릿한데요.”그녀의 안으로 들어가 서로 안고 있다가 움직였는데 생각보다 일찍 사정을 하고 말았다. 중간에 쉬었으니 더 오래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빨리 마지고 싶었던 마지막의 바람이 남았었는지, 사실 아까는 오공이의 힘을 빌려 배출하고 싶었던 것을 참았었다. “어, 어머 여보 끝이네.”“응, 미안하네.”“피이, 뭐가 미안해. 이렇게 사랑하는 남편하고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이지.”“그래, 그렇게 생각하자.”“내가 미안하지. 아기 때문에 자기 참느라고 힘들었을 텐데.”우리는 마주 보며 웃었다. 이렇게 어이없는 섹스도 가끔 있는 모양이다. 잠시 후에 인터폰으로 저녁을 먹으로 내려오라는 소리에 우리는 서로 몸을 씻어주고는 딸을 안고 내려갔다.10/10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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