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시의 지배자-77화 (77/148)

< --  사람사는 이야기  -- >나는 가지고 있던 대부분의 돈으로 애플 주식을 샀다. 그리고 그것도 모자라서 국내 주식을 모조리 처분하고 그 돈의 반 이상을 애플주식을 샀다. 작년부터 애플주가가 무섭게 꿈틀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유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아마도 아이팟의 매출 때문이 아니었나 짐작할 뿐이었다. 2001년에 아이팟이 처음 나왔을 때도 판매량은 엄청났지만 후속작인 아이팟 미니가 2004년에 나왔으니 아이튠스의 영향 아래 이제 대세는 애플이라는 인식을 확인시켜 준 것 같았다. 작년에 사둔 애플 주식이 거의 배 가까이 올랐다. 그러니 뭘 더 망설이겠는가. 매해마다 폭발적으로 오르고 있는 주식을 사두면 골치 아프게 단기 매매를 하지 않아도 된다. 가지고 있던 돈의 거의 전액인 240억과 위탁된 투자금 800억 중 500억을 과감하게 애플 주식을 산 것이다. 투자사무실의 직원인 이미나 씨와 조형진 씨는 계속 한국의 기업들을 분석하는 일을 하였다. 한국의 상장기업 모두가 그 대상이었다. 증권사에서 발행하는 상장사회계보고서를 참조하여 아주 세밀하게 분석하고 때로는 기업을 탐방하기도 했다. 삼송전자가 IMF때 주당 4-5만원이었다. 이 때 샀다면 10년 만에 약 20배의 수익률을 거두었다면 2004년에 애플 주식을 샀다면 40배의 수익률을 거두게 된다. 올해의 애플 주식은 작년보다 더 올라갈 전망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팟나노가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회1/12 쪽등록일 : 12.03.01 13:02조회 : 16994/17022추천 : 231평점 :선호작품 : 6582※ 당신의 응원 한마디 한마디가 작가분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욕설/비방글은 삼갑시다.아아어덕노블정복자: 조아라에서 보기드문 따뜻한 소설이네요! 지식도 상당하시구요! 앞으로도 건필하세요^^ (2012.05.08 13:27)참좋은아침: 건필하세여~~ (2012.04.06 18:55): 잘 봤습니다. (2012.03.11 21:48)적야a: 편안하고 재미있게 보고갑니다... 건필하세요..^^ (2012.03.02 09:09)남도유랑자: 잘보고 갑니다. 건필요 (2012.03.01 23:12)라돌이: 아이고 뭐하러 문피아에 글을 올리셨습니까? 어짜피 사람은 보고 싶은 면만 봅니다. 걍 신경 끊으시고 여기서 글에 집중하시는게 심신의 안정에 도움이 되실 겁니다. 아무튼 힘내세요.. (2012.03.01 21:43)산돌이: 정말 부럽고 아름다운 부부네요........ (2012.03.01 21:02): 잘보고 가요 (2012.03.01 17:34): 재미있게 봅니다 근데 쥔공과 쥔공 주변이 너무 무방비 아닌지 수천억을 굴리면은 신변 안전도 생각 해야죠   (2012.03.01 고장난휴지: 이런 모습들이 현대인들이 생각할수있는 궁극의행복이 아닐까싶네요 (2012.03.01 15:05)

애플의 주식이 오르는 만큼 올해가 지나면 또 더 많은 투자위탁금이 들어올 것이 틀림없다. 이렇게 몇 년이 지나면 나비효과처럼 위탁금은 날마다 늘어날 것이다. 역시 사업을 할 때 자신의 돈으로 하지 않고 주식을 발행하거나 은행에서 차입한 돈으로 하듯 투자자금도 마찬가지인 듯 했다. 나는 불과 1년 만에 수수료로 250억을 벌었다. 워렌 버펫이 자신의 돈만으로 투자를 했어도 여전히 엄청난 부자가 되었겠지만 세계적인 부자가 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나도 그를 따라 부자가 되어가고 있었다. 세계적인 부자는 아니지만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많은 돈을 벌었다. 무엇보다 올해 기대하는 것은 안드로이드를 구글이 얼마에 인수하느냐다. 구글은 계속적으로 입도선매의 전략을 펼쳐왔다. 검색엔진을 제외한 대부분의 분야를 구글은 M&A를 통해 채워왔다. 구글은 2년 전인 2003년에 Applied Sementics를 1억 2천만 달러에 인수했다. 이 투자로 후에 구글은 AdSense를 통하여 엄청난 수익을 가져오게 된다. 구글은 광고로 벌어들이는 천문학적인 돈으로 필요한 기업과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기업은 무작위에 가깝게 M&A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기업들이 흑자를 기록한다. 유튜브의 경우는 한해 10억 달러를 벌어들인다. 유튜브가 나오기 1년 전부터 구글에는 동영상을 올리는 구글비디오가 있었다. 그런데 2006년에 구글이 유튜브를 인수할 때는 구글비디오의 시장점유율이 10%인데 반해 유튜브는 45%였다. 구글은 빠르게 패배를 인정하고 유튜브를 인수했던 것이다. 2/12 쪽

구글은 기업을 인수할 때 주식교환방식으로 하기에 유뷰트의 인수에 한 푼의 돈도 쓰지 않았다. 유튜브는 구글 주식의 1.8%를 받았는데 이것은 주가가 오르면 하루만에도 복구되는 액수였고 실제로 유뷰브를 인수한다는 소식에 주식이 올라가 거저 유튜브를 주웠다.올해는 안드로이드가 매각되는 해이다. 원래는 5천만 달러라고 알려졌지만 내가 투자를 한 후에는 어떻게 달라질지는 모르는 일이다. 지금의 나는 누구나 애플이나 구글에 투자하면 돈 버는 것은 누워서 떡먹기다. 그러니 사람들로부터 투자금을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많은 돈을 버는 것은 자명해진다. 그래서 투자금을 위탁해오는 족족 다 받았다.오후 한시가 조금 넘어 투자회사에서 업무를 보고 나오는데 장인어른에게 전화가 왔다.“네, 장인어른. 저를 보자고요?”[바쁘지 않으면 회사로 오늘 중에 오게.]“알겠습니다.”나는 전화를 끊고 나서 왜 장인어른이 나를 찾는지 궁금했다. 별다른 일이 없었기에 스케줄상으로는 곧장 왕십리의 서해주물로 갔다. 정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는 데 회사 분위기가 예전과 같지 않아 보였다. 사장실로 들어서자 장인어른이 반갑게 맞3/12 쪽

이하신다.“어서 오게.”“잘 지내셨습니까?”“그럼, 그럼. 자주 놀러오지 그랬나. 아내가 유진이를 보고 싶어 하네.”“죄송합니다. 조만간 유진이와 함께 찾아뵙겠습니다.”비서가 타다 준 커피를 마시며 장인어른의 이야기를 들었다. 장인어른은 사업을 접으시려고 직원들을 순차적으로 내보내고 계셨다. 믿었던 상무와 공장장이 배신하였으니 사업에 오만정이 떨어졌던 것이다. “그래서 말인데 나도 자네처럼 커피숍을 하나 해볼까 하는데 어떤가?”“뭐 커피숍을 하시는 것은 괜찮습니다. 그런데 큰 사업을 하시다가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건데 괜찮으시겠습니까?”“이제는 은행 찾아다니는 것도 지겹고 단가 후리치는 기업에게 고개를 수그리는 것도 쉽지가 않네. 할 것이 없었으니, 그리고 지금까지 해왔으니 한 것이지. 이제는 정이 없네.”“그럼 제가 좀 알아보겠습니다.”“그렇게 해주게.”하긴 나이 드신 장인어른이 의뢰인들의 비위를 맞추려면 쉽지 않았겠다. 일반 기업4/12 쪽

의 실무자들은 30대 전후인데 그 어린 사람들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생각하며 회사를 나왔다.중소기업의 비애는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잘 나가던 회사도 조금만 삐끗하면 망하는 건 한순간이다. 나이가 들면 그런 모험을 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일을 찾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게다가 장인어른은 배신이라는 쓴잔을 마셨으니, 그것도 회사의 가장 중요한 사람 셋이 그랬으니 당한 사람이야 얼마나 어이가 없으며 억울하겠는가.서해주물을 나오는데 입이 썼다. 배신당한 사람의 감정을 누구보다 잘 아니까. 나도 20년 가까이 속아왔으니. 아, 과거는 생각하지 말자, 아픔과 그리움이 교차되는 애한만 남았으니. 행복했고 그리고 절망했다. 한없이 민우가 그립지만 이제는 잊어야 한다. 내 마음 가장 깊은 방에 아들 민우를 남겨두고 나와 이제 현실의 아내와 딸을 위해 열심히 살아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현주를 사랑하고 결혼을 한 것 아닌가.머리를 흔들고 차에 타 시동을 걸었다. 창문을 내리자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스치며 지나가고 그 차가운 바람에 얼굴이 닿으니 기분이 나아졌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여기에 있나. 내 삶은 과연 괜찮은 것인가. 행복하다고 내 삶은 가치있는 것인가. 이런 질문들이 차가운 공기와 함께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이러한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살아야한다. 내가 철학자는 아니지만, 그리5/12 쪽

고 철학자라 하더라도 인생의 답을 아는 것은 아니니, 느리더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내 인생의 방향은 어디로 가야 올바르단 말인가.갑자기 울컥해지고 기분이 이상해져 차를 고속도로로 몰았다. 아무 생각없이 차가 잘 다니지 않는 곳으로 오다보니 외곽고속도로를 탔고 어디로 갈까 생각하는데 아내와 아이의 얼굴이 어른거린다. 내참, 내가 뭐하는 짓이지. 현주가 우울증 걸려 위로를 해줘야 할 내가 감상에 젖어있으니 차를 다시 돌려 집으로 오는데 현대백화점이 보인다. 차를 무작정 그리로 몰아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여성용품을 파는 층에 가보니 현란한 옷들이 보인다. 아내가 좋아할 만한 옷들을 고르다보니 대부분 단정하거나 심플한 디자인이다. 아내는 청바지나 티셔츠와 같은 가벼운 옷을 즐겨 입는다. 그래도 선물인데, 하고 생각하고 과감하게 여성스러운 옷을 골랐다. 명품관에도 들려 이것저것 사다보니 어머니와 아버지가 마음에 걸린다. 어머니가 좋아할 것들을 사고 아버지 것도 사고 아기 것으로는 살게 없었다. 아직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아이에게 이 백화점의 비싼 옷을 입히는 것은 반대지만 그래도 양심에 걸려 아기용품 하나사고 집으로 돌아왔다.집으로 들어오니 현주가 뛰어나오며 반긴다.“뭐야?”“응, 당신 선물.”“정말?”6/12 쪽

현주가 양손에 가득한 쇼핑백을 보고 함박웃음을 짓는다. 역시 여자는 선물에 약하다. 아니, 대부분의 인간은 선물에 약하다. 그리고 공짜에도 약하고.어머니가 현주의 선물을 보며 부러워하면서도 섭섭해 하는 표정이 선연하다. 나는 그 모습이 더 웃겼다.“이거는 어머니 겁니다.”“뭘, 이런걸.”내가 내민 구찌 백을 들고 좋아하시는 모습이 보인다. “열어보세요.”“알, 알았다.”어머니는 입가에 미소가 가득 머금고 작은 가방을 열어본다.“어머나, 이게 뭐니?”“선물이에요.”어머니는 보석상자를 여시고는 깜짝 놀란다.7/12 쪽

“아니, 아니 이게 왠 거니?”어머니의 손에 든 다이아몬드반지를 보며 어리둥절해 하셨다.“사랑해요, 어머니.”나는 뻣뻣하게 서서 작은 소리로 말씀드렸다. 갑자기 어머니와 현주가 굉장히 놀란 표정으로 바라본다.“진심이에요.”“안, 안다.”평생을 통해 이런 고백은 아주 어릴 때 외에는 없었으니 어머니가 들으시고 당황하신다. 아, 난 몹쓸 놈이구나. 어떻게 사랑한다는 말에 어머니가 이런 반응을 하실 수 있단 말인가. 이렇게 나이 들었고 내가 부모님을 잘 모셔야 하는데 뭐가 바쁘고 뭐가 쑥스럽다고 마음이 담긴 말 한마디를 하지 못하고 살아왔던가.내가 어머니께 사랑을 표현하는 말을 하는데 채 3초도 걸리지 않았다. 나의 50년의 인생동안 내게 모든 것을 주신 부모님에게 3초도 내 마음을 표현하지 않았구나 하니 슬퍼졌다. 물론 나는 항상 부모님을 사랑하고 존경했으며 내 삶의 태도와 행동에서 분명히 그것이 나타났을 것이다. 그러나 표현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8/12 쪽

다. 어머니는 처음에 무척 당황해 하며 슬쩍 현주의 눈치도 살폈지만 이후에 아버지가 들어오실 때까지 기분 좋게 콧노래를 흥얼거리셨다.2층으로 올라오면서 현주에게 ‘당신도’ 했다.“응?”“사랑한다고.”“풋.”웃고 마는 현주를 보며 나는 얼굴을 붉혔다. 아직 신혼인데 아기 때문에 힘들어 하는 현주를 보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그리고 미안해.”“뭐가요?”“어린 당신을 데려와 아기 엄마를 만들고 무심했던 거. 그래도 나 당신 사랑해.”현주가 내 어깨를 손으로 때린다.“당신 나를 안 믿는구나.”“응?”“내가 어리다고 나 엄마 자격 없다고 생각하는 거 아녀요?”9/12 쪽

“무슨 소리를.”내가 기겁을 하고 놀라자 현주가 웃는다.“나 나이 어리지도 않고 그리고 여자야. 여자로서 엄마가 되고 싶었고 당신 아기 낳아 키우고 싶었어. 엄마의 조건에 나이가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잖아. 그리고 사실 난 보통 엄마들보다 편하고. 엄마가 대부분 낮에는 유진이를 봐주시고 일해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그래서 불평하면 안 되는 거야. 그리고 이렇게 많은 선물도 받고.”현주는 쇼핑백에서 옷들과 가방 악세사리 등을 꺼내 하나하나 입어보고 착용해본다.“마음에 너무 들어요. 나 결혼 잘한 것 같아요.”“그 이야기는 좀 위험한 발언이야.”“네에?”“그 생각을 유지하게 하려면 매일 이렇게 선물 사줘야 할 거 아냐.”“그럼 남들이 욕해요. 아주 가끔 사줘도 되요.”“그리고 이게 진짜 내 선물이야.”나는 작은 카드를 그녀에게 주었다. 옷을 산 곳에서 카드를 준비해 준 것이다. 현주는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글을 읽다가 눈물을 흘린다. 한참을 울다가 내게 기대어 온다.10/12 쪽

“너무 감동적이야. 이거 당신이 썼어요?”“아니, 조금 전에 엘리스에게 대필시킨 거야. 강아지 치고는 잘 썼지?”“치이. 너무 멋지다. ‘별처럼 아름답고 고귀한 여인이 내 품에 날아온 날 나는 인생을 새롭게 살기로 했습니다. 그녀가 행복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야 하니까요.’ 정말 이렇게 해줄 거야?”“응, 잘 될지는 모르지만 온 몸을 다해 할게.”“나도, 나도, 내가 더 사랑할거야.”“그리고 우리 딸 잘 키우자.”“응.”나는 말없이 손을 잡고 아버지가 오실 때까지 침대에 같이 앉아 있었다. 아버지가 오시고 나는 역시 준비한 선물을 드리고 ‘존경합니다, 아버지’ 했다. 아버지는 껄껄 웃으며 돈 필요하냐고 물으셨다.남자는 사랑을 받는 것도 좋아하지만 존경받는 것을 더 좋아한다. 뭐,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으니까.저녁을 먹고 딸아이를 데리고 방으로 돌아오는데 현주의 눈빛이 새롭다. 마치 별빛처럼 곱고 밝다. 아기가 잠에 빠지자 현주가 기대어 왔다.나는 ‘왜?’하고 묻자 작은 소리로 ‘당신하고 하고 싶어요.’한다. 어쩐지 아까부터 나를 보는 눈빛이 은근하긴 했었다. 나는 아내의 옷을 벗기며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아11/12 쪽

내의 아름다운 몸을 깊숙이 어루만졌다. 삶은 창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원하는 대로 만들어갈 수는 있다. 아내의 몸을 만지며 그 부드러운 감촉을 즐겼다. 결혼하기 전보다 약간 살이 올라서인지 섹스를 할 때 더 자극적이고 좋았다. 12/12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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