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원투자 지주회사 -- >저녁을 먹고 거실에서 잠시 유진이가 노는 것을 지켜보는데 잘 놀고 있던 아이가 TV를 보더니 마구 소리를 지른다.“아빠다. 아빠.”TV를 가리키며 손짓하는 작은 손끝을 따라가니 8시 뉴스에 내 사진이 보였다. 뉴스를 시작하자마자 첫 꼭지에 속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것이다.‘헐.’배우 뺨치게 잘 생긴 김영만 앵커가 뉴스를 진행하고 있었다.-뉴욕타임지가 밝힌 우리나라 최고 부자의 정체가 마침내 밝혀졌습니다. 그것도 다름 아닌, 구글의 래리페이지 회장의 인터뷰에서였습니다. 문제의 장면을 보시죠.CNN의 에드워드 채리린 기자가 래리 페이지에게 묻고 있었다. -지난 몇 년 동안 가장 인상적인 기억에 남는 인물은 누구입니까?-최근에 만난 사람으로는 한국의 이열 킴이 생각납니다. 그는 우리가 안드로이드를 회1/12 쪽등록일 : 12.03.19 00:28조회 : 16546/16568추천 : 278평점 :선호작품 : 6582※ 당신의 응원 한마디 한마디가 작가분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욕설/비방글은 삼갑시다.아아어덕큐브: 사실 대주주의 기준은 보유주식이 1%이상이냐 미만이냐의 차이 (2012.05.01 11:10): 14조 미쳤어 (2012.04.16 20:24)참좋은아침: 건필하세여~~ (2012.04.07 07:50): 지금 한국최고부자가 90조때인걸로알고잇는대 (2012.03.24 22:17)동춘댁: 내가 14조원의 부자라면 내조카들도 용돈 일이십만원 주면 뒤에서 엄청 욕할거다.에이! 돈이뭔지. (2012.03.20 19:11)남도유랑자: 잘보고 갑니다.. 건필요 (2012.03.19 22:18)단군놀자: 음...박쥐떼는 안몰려들어야 하는뎅..ㅠㅠ (2012.03.19 14:50)마신의추억: 14조.... 으흐..;;;; (2012.03.19 12:54)능력부족: 아,기아차를 이때 산다면 13배 이익이 됩니다.(에구 망할줄 알고 안 산 기아차가 이렇게 비싸게 되니 배가 얼마나 아프던지.) 능력부족: 2008년 말이라면 선물매도를 할순 없고 2009년도 자문사 열풍이 불게한 호남석유(7배)lg화학(9배)엔씨소프트 (9배)를 1달이내에 매수한다면 어마어마한 이익을 2년내에 거두게 되겠네요,물론 애플은 5배 정도가 되고요.. (2012.03.19 10:05)
6천만 달러에 매입하려고 할 때 중간에 나타나 2억 달러에 팔게 만든 장본인이죠. 그리고 그 후에 또 한 번, 유튜브를 인수할 때도 만났습니다. 아마 다른 미국의 기업에도 투자를 한 모양인데 다시 만날까 겁이 납니다. 얼마 전 한국 최고의 부자가 되었다고 하던데 그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며, 그는 조만간 아시아 최고 부자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다시 화면이 바뀌면서 김영만 앵커가 나와 이야기를 한다.-그뿐만 아닙니다. 그는 여배우 서현주 씨의 남편으로도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졌는데요, 그가 이렇게 부자가 된 시간은 불과 6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채리 기자가 보도합니다.장면이 바뀌며 화사한 얼굴의 여자 기자가 나왔다.-얼마 전 뉴욕타임지가 발표한 문제의 인물, 대한민국 최고의 갑부에 오른 김이열 씨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여배우 서현주 씨의 남편입니다. 그런데 그가 이룬 부의 대부분은 주식투자로 이루어졌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주식투자를 했기에 그런 어마어마한 돈을 벌 수 있을까요?김이열 동원산업 상무이사이기도 하며 ‘열’투자회사의 사장이며 그리고 우리에게는 너무나 잘 알려진 커피숍의 사장이기도 한 그는 불과 6년 전만 해도 평범한 회사원이2/12 쪽
었습니다. 그는 한국 최고의 대학인 S대 경영학과를 나와 군대에 입대, 그리고 제대 후 얼마 있지 않아 세계 최고의 전자회사인 STL에 입사하게 됩니다. 그는 여기서 기획조정실에서 근무를 하다 서현주 씨를 만났습니다. 서현주 씨가 대종상에서 사랑한다고 고백한 후 그는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에 시달려 회사를 그만두게 됩니다. 그리고 잘 알려진 커피숍의 사장이 되었죠. 그리고 그때부터 그는 주식을 하게 됩니다. 이듬해부터 그는 친인척들의 돈을 위탁받아 본격적인 투자를 하게 되었고 다음해에 그가 엄청난 수익을 거두게 되면서 소문이 나게 됩니다. 그는 첫해 3배, 다음해에는 4배의 수익을 거뒀다고 합니다. 그에 대한 소문이 나자 갑부들은 그에게 돈을 맡기기 위해 줄을 서야 했지만 그때부터 아무나 그에게 돈을 맡길 수 없었습니다. 그는 안드로이드와 유튜브에 투자를 한지 불과 1~2년 만에 투자한 돈의 수십 배를 벌어들였습니다. 아마도 짐작하기로는 그 돈을 바탕으로 김이열 씨는 돈을 불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기에 우리가 잘 아는 바이올린니스트 장진주 씨를 모셨습니다.언제부터 ‘열’투자회사에 돈을 맡기셨나요?장진주 씨가 선글라스를 낀 채 담담히 말을 한다.-사촌오빠가 김이열 사장님의 동창이었어요. 그래서 오빠에게 이야기를 듣고 돈을 맡겼죠. 1년마다 결산을 하는데 믿을 수가 없었어요. 그는 마이더스의 손이에요. 한번은 건물을 판돈을 맡기려고 갔다가 엄청나게 늘어난 돈에 놀라 그냥 온 일도 있었3/12 쪽
어요. 돈을 추가로 맡기는 의미가 없어졌으니까요. 화면이 다시 바뀌며 이채리 기자가 나왔다.-보신 봐야 같이 주식과 엔젤투자로 한국최고의 거부가 된 김이열 씨는 한국이 낳은 천재 투자가입니다. 이상 SBS 이채리 기자였습니다.김영만 앵커가 다시 나와 몇 마디 멘트를 하고 다음 뉴스로 넘어갔다. 그 뉴스를 보고 난 다음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망했다.’다행스럽게도 식구들은 뉴스를 보지 않았으나 아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하아, 어떻게 한다? 뭐 잘난 얼굴이라고 뉴스에 나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단 말인가. 그리고 이렇게 갑자기 언론에 보도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다. 방송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집 전화기에 불이 나기 시작했다. 사돈에 팔촌뿐만 아니라 어릴 때 동창에게까지 전화가 오기 시작한 것이다. 전화기를 꺼놓고 집전화기의 코드도 빼놓았지만 현주와 어머니 아버지의 핸드폰으로 걸려오는 전화는 막을 수가 없었다. 현주가 갑자기 이층에서 뛰어오며 소리를 질렀다.4/12 쪽
“여보, 이게 무슨 소리야. 당신이 뉴스에 나왔다는데?”“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어.”“그럼 그 말이 사실이야?”“뭐가?”“당신이 우리나라 최고의 갑부라는 거.”“아니.”“응?”“개인의 재산으로 보면 그렇겠지만 그게 또 그렇지 않아. 차명계좌로 가지고 있는 돈이나 주식, 그리고 부동산으로 가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아직은 아니지.”“믿을 수가 없어.”현주가 비틀거리며 소파에 주저앉았다. 멍하게 한참을 앉자 있는데 유진이가 ‘엄마!’하고 안긴다.“응? 어머 우리 유진이네.”깔깔거리는 딸아이의 모습을 보며 정신없는 와중에도 놀아주는 현주를 보며 나는 난감해졌다. 돈이 많으면 좋지만 지금처럼 대책없이 많으면 사람들의 쓸데없는 관심만 살뿐이다.나도 그냥 현주의 옆에서 딸아이의 재롱을 보며 망연하게 있었다. 그러면서 머릿속5/12 쪽
으로는 온통 앞으로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뿐이었다.아버지가 갑자기 안방에서 나오시더니 나를 바라본다. 손에 전화기를 들고 계신 것을 보니 누군가의 전화를 받으신 모양이다.“사실이냐?”“네, 아버지.”“끙.”아내도 아버지도 너무 당황하신 나머지 좋다, 나쁘다라는 감정 표현도 하지 못하시고 한동안 넋이 없는 사람처럼 그대로 계셨다.아버지가 소파에 앉으신 후 나지막하게 한숨을 내쉬셨다.“앉아라.”“네.”“네가 능력이 있어 이렇게 된 것이야 누가 뭐라 그럴 수 있겠느냐. 축하한다. 한국 최고의 부자에 등극하게 된 것을 말이다.”“네. 감사합니다.”“그래도 믿을 수가 없구나. 네가 주식을 잘 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6/12 쪽
아버지는 말씀을 하시면서도 여전히 불신이 가득한 표정이셨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주식으로 14조의 재산을 불과 6년 만에 이루어 낼 것이라고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사실 미래를 알지 못했다면, 그리고 운이 좋지 않았다면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나도 믿어지지 않는데 믿으라고 강요할 수도 없는 법. 하지만 현실은 내가 그만큼 부자라는 것이고 미안하지만 내년에는 더 큰 부자가 될 것이다.“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어쨌든 부자가 나쁜 것은 아니니 축하한다. 하지만 이제 너는 세상 사람들의 온갖 관심을 다 받게 생겼구나.”“그렇겠죠. 하아~”TV에서는 내가 이룬 기적에 놀라워 떠들지만 반대로 우리 집은 차분하였다. 너무 놀라면 오히려 차분해진다는 말이 있듯이. 그냥 몇 백억이나 몇 천억이었다면 분명 축하한다고 난리를 피웠을 가족들이다. 그런데 14조라니.어머니도 뒤늦게 아시고는 놀라시며 축하해주셨지만 우리 집에서 충격을 받지 않은 사람은 딸아이인 유진이와 현진이밖에 없었다.그래도 기분 좋게 보내자고 샴페인을 터트렸지만 기쁨 속에 밀려드는 걱정이 태산이7/12 쪽
었다. 그리고 이런 염려는 다음날 바로 나타났다. 어떻게 알았는지 집 주변을 기자들이 에워싸기 시작한 것이다. 로또복권도 1등으로 당첨되면 달라붙는 수많은 날파리가 생기는데 나의 경우에도 벌써부터 이상한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했다. 경호원들을 충분히 고용했지만 이제는 그 숫자로는 턱없을 정도가 되었다. 어떻게 경호원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회사에 나오니 회사에는 더 많은 기자들이 모여 있었다.회사의 변호사가 달려오고 홍보실 직원들이 나가 기자들에게 따뜻한 차를 대접하면서 따로 기자회견이나 인터뷰는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돌아가는 기자는 별로 없었다. 나는 이전과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는데 TV뉴스에 나온 것 하나로 내 삶은 예전과는 완전히 다르게 되었다.좋은 점도 몇 가지는 있었다. 이전에는 반신반의하던 주주들이 내가 대주주가 되는 것에 적극 찬성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없던 권위도 생겨 말 한마디만 해도 모두가 설설 기었다. 이것은 노련한 나동태 회장조차도 예외가 아니었다. 아예 그는 대주주들과 협의해 원래 내게 넘기기로 한 지분을 배로 늘렸다.동원산업이 투자지주회사로 변신을 시도하는 것도 너무나 쉽게 이루어졌다. 회사에서는 투자의 신으로 불리어졌다. 6년 만에 주식으로 14조를 만들었으니 모두 이의가 없었던 것이다.8/12 쪽
웃기는 것은 내가 사정연의 후원자라는 것이 알려지자 이전에는 미적거리던 국회의원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징벌적 보상제도가 바야흐로 뜨거운 논제로 우리 사회에 정면으로 등장한 것이다. 그리고 그 제도를 대한민국에서 가장 부자인 사람이 지원하는 일이라 하니 대기업들도 이제는 함부로 반대하지 못했다. 14조라는 돈은 대한민국에서 비록 적대적 M&A는 힘들어도 어떠한 기업이라도 곤란하게 만들 수 있는 돈이었기 때문이다. 동원산업에 이틀을 출근한 이후로는 집에만 있었다. 소나기가 내릴 때에는 굳이 나서서 비를 맞을 필요는 없다. 지나갈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며 내 할 일을 하면 되는 것이다.내가 집에 있자 신난 것은 딸아이였다. 유진이에게는 강아지와 노는 것도 신이 나는 일이지만 아빠와 같이 노는 것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유난히 아빠를 따르는 아이를 보며 기쁜 마음으로 아이와 함께 뛰며 놀았다.유진이는 요즘 단어를 배우고 있다. 같은 것을 묻고 또 물었다. 처음에는 딸아이의 기억력이 나빠서 그런 줄 알았는데 표정을 보니 그게 아니었다. 그래서 두 번째 질문을 할 때는 그것이 무엇이며 어떤 기능을 하는지 설명해주자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테디베어 인형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곰은 동물이며 귀엽게 생겼지만 힘이 세고 물고기를 잡아먹는다고 하니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백과사9/12 쪽
전을 꺼내 곰이 어떤 동물인지 같이 살펴보았다.아이는 끊임없이 물었지만 자세한 설명을 들은 것은 두 번 다시 묻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유진이의 머리가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기자들이 극성을 부리지 않았다면 딸아이의 지능을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다. 이게 그 어떤 것보다 기쁜 일이었다. 그래서 더욱 블록 쌓기와 같이 손을 움직이는 장난감을 가지고 유진이와 같이 놀았다. 그리고 고무찰흙이나 밀가루 반죽으로 사자나 돌고래 등도 만들었다. 돌고래를 만들면서 나는 유진이에게 인어공주 이야기를 해주었고 사과를 만들며 백설공주 이야기를 해줬다. 아이는 그때마다 그 긴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어디선가 아이들은 손을 많이 쓰면 지능이 개발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지능이 발달되는 시기에 아주 어린아이들의 호기심을 귀찮아하여 억누르면 더 이상 두뇌개발이 되지 않는다 하니 아이들이 원할 때마다 계속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는 그것이 귀찮고 곤혹스러운 일이었지만 아이는 아닌가 보다. 내 설명을 들을 때마다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도 말로 표현하기 힘든 따뜻한 것으로 가슴에 가득 해지기 시작했다.나는 당분간 회사에 출근하는 것을 하지 않은 대신 시간이 나면 현주가 감독해서 만드는 연예기획사를 보러갔다. 사무실은 같은 건물 3층에 100평을 얻었고 이후에 비는 장소가 생기면 계약하기로 했다. 그래서 1층은 커피숍이 2층은 SN엔터테인먼트사가 3층은 우리 기획사가 자리를 잡게 되었다.10/12 쪽
사무실이 생긴다고 하니 좋아서 자주 찾아오던 아이들이 나를 보고는 무작정 맛있는 것을 사달라고 때를 쓴다. 현주가 부자라고 했는데 그냥 부자가 아니라 우리나라 최고의 부자라고 하니 이 앙큼한 것들이 이제는 소갈비나 꽃등심 먹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벌써 오늘로 3일 째 아이들 점심을 산다. 6명의 아이들과 매니저와 경호원을 포함하니 거의 20여명의 사람들이 고기를 먹는데 다들 얻어먹으면서도 고마워하는 기색들도 없다. 이전에는 돼지갈비만 사도 고마워하고 미안해하던 아이들이었는데 말이다.“엄청 부자 오빠, 이제 우리도 사무실 생기면 거기서 있으면 되는 거지?”나미가 내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묻는다.“그렇지. 좋으니?”“그럼, 사실 SN사무실을 쓰면 알게 모르게 눈치를 많이 보게 되거든요. 그러면 우리 연습실도 생기나요?”“지하실이 비면 그곳을 얻을까 하는데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다.”“오빠, 그러지 말고 건물 하나 사요. 오빠 돈도 많잖아요.”“어, 그 방법이 있었네. 왜 난 그 생각을 못했지?”“아하하하. 그것도 몰랐다니, 바보네.”11/12 쪽
배를 부여잡고 웃는 나미의 모습은 귀여운 악마였다. 비록 6명밖에 안 되는 아이들이지만 이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이들의 노래와 연기를 통해 사람들이 용기를 얻고 위로를 받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들어가는 돈 따위는 전혀 아깝지 않았다. 세상에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직업이 그다지 많지 않은데 연예인은 그 중 하나다. 그러니 나도 이러는 것이다. 아내가 연예인이라서 더 각별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작품 후기 ============================오늘은 조금 늦었네요. ^^12/12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