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시의 지배자-103화 (103/148)

졌다.이를 어쩐다. 집으로까지 찾아올 줄은 몰랐다. 그렇다고 그냥 맥없이 물러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미 각 언론사에 배포한 내용이 있어 물러나기도 힘들었다. 그전에 찾아왔으면 선택의 폭이 훨씬 더 넓었을 텐데 말이다. 나는 기업사냥꾼이 아니다. 원래의 왔으면 선택의 폭이 훨씬 더 넓었을 텐데 말이다. 나는 기업사냥꾼이 아니다. 원래의 목적은 이익실현에 있다. 하지만 조금 성질이 났었다. 혼을 내주고 싶었다. 이때 부린 < --  동원투자 지주회사  -- >나는 그에게 차를 대접하고 정중한 어조로 말했다.“회장님, 저도 이미 언론에 발표한 것이 있어서, 그전에 찾아오셨다면 몰라도......좀 곤란합니다.”“물론 그것도 압니다.”“그런데, 제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물론 궁금합니다. 도대체 왜......?”정망성 회장은 정말 이유가 궁금한 듯 내 얼굴을 뚫어질 듯이 바라보았다.“얼마 전에 영대차의 주주총회에 참석했었습니다. 제가 투자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주주총회를 참석했는데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아니, 왜요?”“저는 거기서 모욕을 받았습니다. 주주를 이건 뭐 귀찮은 거지취급을 하더군요. 마침 제가 주식을 구입한 것이 올해부터라 기준일을 적용하면 얼마 안 되는 주식을 가진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주주들에게 회사가 어떻게 그렇게 대우하는지 상당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주식을 투자하는 사람으로서 모욕감까지 느꼈으니까요. 그런 식으로 하실 것이면 영대자동차의 상장을 폐지하십시오.”“그게 무슨......말인가?”회1/12 쪽등록일 : 12.03.21 00:12조회 : 15359/15380추천 : 255평점 :선호작품 : 6583※ 당신의 응원 한마디 한마디가 작가분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욕설/비방글은 삼갑시다.아아어덕과인디: 드라칸 JK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2.08.20 22:43)퓨전대체: 잊을만 하면 나는 누구인가 이건 뭔뜻인가요 이젠 빼요  (2012.05.03 20:45)참좋은아침: 건필하세여~~ (2012.04.07 08:08): 잘 보고 있어요. (2012.03.27 10:30)단군놀자: 돈의 위력이란 대단한 거군요.. (2012.03.21 14:08)갑바만땅: 오후에 한편 올라오면 좋겠따 ㅋ (2012.03.21 12:39)시루(떡): 힘들어두 힘내세요...요세 이거 보는 낙으로 사는대.....(봄 우울증...............중) (2012.03.21 11:30)당근덮친토끼: 가요계도 먹는건가!!!!~ (2012.03.21 09:57): 세상에 들어나고 싶지 않아하는 주인공이군요. ^^ (2012.03.21 06:44)막간라스: 이 소설에선 강도국해가 등장하지 않는 점이 맘에 드는군요. 현대물에서 어처구니 없는게 쥔공이 기업을 세워 돈 좀 벌면 거의 반드시 부패국해가 등장해 협박으로 돈을 강탈하려 들고 쥔공이 초현실적 힘을 사용해서 상대를 몰락시킨다는 전개였거든요.

화가 났는지 정망성 회장은 순간적으로 말이 높아졌다가 소리를 죽였다. 명백하게 화가 난 듯 보였다.“한국의 기업들이 은행이자 없는 돈을 차용하기 위해 주식시장에 상장한 것이라면 그런 회사는 상장폐지를 해야 합니다. 주주들은 회사의 주인입니다. 그런 푸대접을 받을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그리고 죄송하지만 그날 저는 안타깝게도 회장님의 얼굴을 뵙지 못한 것 같습니다.”“그날은 무척 바쁜 일이 있었지요.”“주주총회보다 더 중요한 일은 제가 생각하기에 없다고 봅니다. 미국에서는 워렌 버핏이나 래리 페이지, 하워드 슐츠, 그리고 빌 게이츠 등 평상시 얼굴보기 힘든 사람들도 주주총회는 꼭 나옵니다. 주주들을 자신들과 동일한 회사의 주인이라고 보기 때문이죠. 하지만 한국의 기업가들은 귀찮은 빚쟁이 취급을 하지요. 제가 지분이 작아 무시를 당한 것이라면 지분을 늘려 저를 그렇게 만든 회사를 없애버리든지 아니면 회사의 대표를 바꿔버려야죠.”“......그건 너무 과한 생각입니다. 물론 회사의 잘못을 인정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기업들이 저지르는 실수입니다. 그러니 그 점을 참작해주시오.”장사꾼이 무섭다고 하더니 칠순의 그가 삼십대 중반의 나에게 고개를 숙이고 들어온다. 그 모습을 보니 이 사람을 쉽게 보아서는 절대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남들이 가지지 못한 뭔가 대단한 것이 있으니 회사를 이렇게 키웠겠지 하는 생각2/12 쪽

이 들었다. 그래서 일단 그를 존중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좋습니다. 바쁘신 회장님이 제 집까지 찾아오셨으니 빈손으로 돌아가시게 할 수는 없지요. 그러나 회사도 제 체면을 조금은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그야, 물론 이지요.”“그러면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하청업체의 부품단가는 매년 국내 물가지수에 상응하는 만큼 올려주십시오. 둘째는 생산되는 자동차의 안전기준을 유럽의 것에 준하여 해주시기를 바랍니다.”“그렇게 되면 생산원가가 많이 올라갑니다.”“바로 그것입니다. 그만큼 직원들의 생산성을 올려야 합니다. 제가 볼 때 한국기업의 생산성이 너무 형편이 없습니다. 그리고 정 회장님, 저는 개인적으로 영대자동차의 국내 점유율을 적어도 5년 내에 10%는 떨어뜨릴 수 있는 방안도 가지고 있습니다.”“어떻게.....?”그는 나의 말에 놀라 눈이 커지고 입이 벌어진 채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 영대자동차가 내수 시장에서 절대적인 강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나 다른 경쟁업체도 요즘은 선전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특히 삼영르노 자동차는 규모만 작을 뿐이지 한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시장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었다.“국내적으로 보면 영대자동차는 좋은 차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외제차도 영대자동차외 비교를 하면 별로 비싸지도 않습니다. 관세를 내고 들어왔는데도 3/12 쪽

말이죠. 그럼에도 사람들이 영대자동차를 사는 이유는 단 하나 AS때문이지요. 수입차는 수리비가 너무 많이 나온다는 겁니다. 하지만 제가 AS공장을 세워 수리비를 국산자동차와 엇비슷하게 만들어 놓는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지금도 영대자동차에 불만을 가진 고객들이 많은데 그들은 영대차보다 수입차를 사지 않겠습니까? 저는 1년에 1조 정도의 손실은 제 개인적으로 감당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적자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이익이 날 것이라고 보여집니다.”“끙.”그는 내가 이런 말을 할 줄 전혀 예상을 못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그도 영대자동차에 국민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으리라. 모르면 바보다.“하지만 김 사장은 투자가가 아닙니까? 그렇게 이익이 되지 않는 곳에 돈을 사용하지 않을 것 아닙니까?”“그래서 저도 고민이 되긴 합니다.”“후, 졌습니다. 김 사장님의 말대로 하지요.”“감사합니다.”“그러면 주식은?”“약속만 이행한다면 회장님의 우호지분이 되겠지요.”“허허허, 뭐 잘 해결되었지만 머리가 무겁습니다.”4/12 쪽

그는 이야기가 끝났음에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끝까지 남아 앞으로의 자신이 어떻게 사업을 할 것인지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영대자동차를 세계 일류기업으로 만들고 말겠다는 굳은 의지와 열정을 보여주는 그를 보며 영대자동차에 가졌던 악감정이 약간은 줄어드는 것을 느꼈다. 그가 이런 것을 의도하고 말을 하는 것이라면 그의 의도는 성공했다.그리고 나는 수익을 바라보고 하는 전문 투자자이니 감정대로만 할 수는 없었다.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영대자동차에 대한 배신감이나 불만을 그냥 그대로 둔다면 오히려 장기적으로 더 큰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FTA가 되어 수입자동차들이 이전보다 많이 들어오게 되면 분명 내가 말한 대로 수리와 서비스 비용이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질 것이다. 그렇게 되는 날 영대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은 상당 부분 잠식당할 것이다. 정망성회장의 말을 들어주는 이유는  한꺼번에 완벽하게 항복시키는 것은 좋은 방법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치밀한 사람에게 원한을 가지게 하는 것은  왠지 뒤끝이 좋지 않을 것 같았다.일주일 후에 영대자동차와 기안자동차는 회사의 발전을 위한 미래혁신안을 발표했다. 내용은 내가 말한 내용을 그대로 수용한 것을 혁신안으로 포장하여 발표한 것이다.그러자 신문과 방송에서는 이 일을 대대적으로 방송하기 시작했다. 일의 발단과 과정 그리고 결과에 이르기까지 세밀하게 취재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상장회사의 아킬레스건은 바로 소유하고 있는 주식의 지분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영대자동차가 5/12 쪽

항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7.4%에 이르는 나의 지분율과 앞으로도 얼마든지 추가로 매입할 총알이 나에게는 무궁무진하다는 것이었다. 단일 기업으로는 재계서열 2위의 영대자동차가 무릎을 꿇게 된 배경이 무성의한 주주총회라는 것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회사들은 너도 나도 ‘앗, 뜨거워라’ 했다. 대한민국에서 주주총회를 제대로 하는 곳이 거의 없다시피 하였으니 자신들이 안 걸린다는 보장이 없었다.영대자동차가 굴복하자 재계는 큰 충격을 받았다. 정재계를 아우르는 재계서열 2위의 회장이 무릎을 꿇은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인지 대기업마다 혁신프로그램을 앞 다퉈 발표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봤자 눈 가리고 아옹이지만 안하는 것보다야 훨씬 낫다.이쯤에서 나는 호흡조절을 할 필요가 있었다. 이유 없이 적을 많이 만들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이미 세상에 드러났으니 이전보다는 훨씬 더 몸을 사려야 했다. 나에게는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으니 슈퍼맨처럼 대책없이 활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업들과 연결된 조폭이 하나둘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가만히 있는 그들을 자극할 필요는 없었다. 태산을 향해 한걸음을 이제 떼었는데 첫술에 배 부르려고 하면 그것은 도둑놈이나 할 짓이다. 사회가 변화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혁명이 실패하는 단 하나의 이유는 혁명가들의 이상이 허황된 것이 아니라 그들이 사회가 변화하는 시간을 기다리지 못한 탓이었다. 6/12 쪽

원래 돌을 던지면 호수의 표면은 파문이 일게 마련이다. 돌은 가만히 있어도 주변이 저절로 움직인다. 대한민국 최고의 부자라는 무게가 주는 중압감은 가만히 있어도 사람들이 알아서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있는가 보다.  눈을 처음 만들어 굴릴 때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일정한 크기 이상이 되면 그때부터는 크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이 되면 혼자의 힘으로는 굴릴 수 없게 된다. 그때부터 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야 눈덩이는 굴러가게 된다. 이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서 더 많은 동료들이 필요하게 된다는 말이다.정망성 회장은 과연 대단한 사람이었다. 이후에 다시 찾아와 위탁투자를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아마도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에 대비하여 투자수익으로 그 자리를 메울 생각인 듯 했다.  나는 그런 그에게 직접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이 수익면에 있어서 낫지 않느냐고 묻자 고개를 흔들었다.“현금자산을 그렇게 사용하면 외국인 주주들이 반대할 겁니다. 그들은 주식이 올라가는 것도 신경을 쓰지만 배당금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니까요. 자사주 매입을 하면 단기적으로 이익금이 줄어들어 배당금이 작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그들이 원하는 것은 아니지요. 하지만 김사장에게 자금을 위탁하면 아마 매우 좋아할 것입7/12 쪽

니다.”“뭐 그런 면이 없지 않겠군요.”“그럼 얼마나 맡기실 생각이십니까?”“6천억 정도를 맡길 생각입니다. 다만 우리 회사가 맡기는 돈으로 구입한 주식은 회사의 소유로 해주시기를 바랍니다.”“흠, 매매대행만 원하시는 것이군요.”“그렇습니다.”“어려울 것 없지요.”잠재적인 적을 우군으로 만들고 회사의 수익을 더 높이려는 방법은 괜찮은 전략이라는 생각이 드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외국인 주주들도 대한민국 최고의 부자에게 돈을 맡겼다면 반대를 못할 것이다.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 영대차는 작년에 7조에서 8조 가까운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에 각 기업들은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현금자산을 선호하였다.영대차로부터 자금을 넘겨받자마자 조용하게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영대차뿐만 아니라 기안자동차 주식도 매입을 하였다. 자사주 매입이나 마찬가지인데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었다. 나야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다만 수수료가 조금 저렴했다. 수익금의 15%를 내가 가지기로 했다. 이미 다른 고객들의 수수료도 20%까지 내려왔기에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8/12 쪽

이러한 내용이 공시되자마자 영대차의 주가는 폭등하기 시작했다. 동원산업의 예가 있으니 보나마나 투자수익금이 상당할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모두가 잠든 밤에 나는 깨어 정원을 산책했다. 잔디 위를 걸으며 사박거리는 발자국 소리가 주변의 정적을 깨운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어쩌다 정체가 발각되어 원하지 않는 부자 흉내를 내고 있다. 이것은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었다. 이렇게 남들이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볼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어쩌다가 운이 좋아 과거로 돌아왔고 전생에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주식으로 큰돈을 벌었다. 이것이 다다. 그런데 이게 뭐 대단하다는 말인가. 호화로운 저택에서 잘 정리된 아름다운 정원의 밤은 고요했다. 이전에 살던 집은 사람들의 왁작거리는 소리가 간간히 골목길을 통해 들려왔을 텐데, 이곳은 마치 사람이 살지 않는 곳처럼 조용한 것이 을씨년스럽기까지 하였다.조용한 정원에 장시간 있다보니 나는 누구인가 하는, 지금의 내가 나일까 하는, 의문이 슬며시 들었다. 지금의 내 모습이 너무나 낯설었다. 원래부터 재벌가에 태어났었다면 지금의 모습이 자연스럽겠지만 왠지 잘 맞지 않은 옷을 주워 입은 것처럼 어색하기만 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이 놀라고 부러워하고 대우해주는 것에 익숙해지겠지. 문제는 그런 삶이 별로 내키지 않았다. 어떻게든 흘러가겠지. 그리고 나도 변화할 것이다. 마음속으로 소원하기를, 좋은 쪽9/12 쪽

으로 변화되었으면 했다. 밤하늘을 바라보니 짙은 어둠속에서 희미한 별들이 둥둥 떠 있다. 도시 속에서 있는 별은 아름답지도 선명하게 빛을 바라지도 못한다. 별은, 지금의 내 마음처럼 어딘가 상처를 입은 듯하다. 그렇게 새벽까지 밤을 새우다가 방으로 돌아왔다. 새근거리며 자는 딸아이들의 숨소리를 들으며 나도 잠에 빠져들었다. 내일은 조금 다른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완성되었다는 말을 듣고 가보니 깔끔하게 인테리어가 되어 있었다. 100평의 공간이 사무실과 연습실로 구분되었다. 아이들을 위한 책상과 작은 공간이 주어지자 아이들은 마냥 신나했다. 딸기가 활동 막바지에 있었고 샤방이는 휴식기였고 효주와 미숙이는 데뷔도 안했기에 모두 한자리에 모일 수 있었다.“완전 엄청난 부자 오빠, 사무실을 오픈한 기념으로 우리 밥 좀 사줘요.”“......?”“아잉, 배고프단 말이에요.”“네 배속에는 거지가 세 명은 살고 있는 거 아니니?”“아하하하, 제가 좀 위대해요.”“자랑이다.”10/12 쪽

“뭐 열심히 먹고 살도 안찌는 축복받은 이 몸을 혹시 부러워하시는 것은 아니죠?”한마디도 지지 않는 나미를 보며 어쩔 수 없이 밥을 사줬다. 한창 자라나는 시기의 소녀가 먹고 싶다는데 사줘야지 어쩌겠는가. 안 그래도 아이들의 매니저에게 식사를 거르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난 뒤라 기꺼운 마음으로 밥을 사줬다.밥을 먹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새로 실장으로 임명된 장성찬 씨의 보고를 받았다. 역시나 작곡가 섭외가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왜 그렇게 작곡가가 섭외가 안 되는 것입니까?”“아무래도 가수가 되려는 사람은 많은 데에 비해 실력이 검증된 작곡가는 그 수가 많지 않으니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작곡가도 될성부른 대형기획사의 가수들에게 곡을 주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아이돌이 노래를 불러서 떠야 돈을 벌 수 있으니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흐음.”장성찬 실장이 난감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나는 그런 그를 보며 소형기획사의 애환을 보는 듯 했다.“누가 작곡을 잘합니까?”“아이돌 노래는 ‘논현동 강c’가 잘하고 발라드는 ‘드라칸 jk’가 잘합니다.”“이름들이 뭐 그렇습니까?”11/12 쪽

“물론 곡에는 본인의 이름을 쓰는데 평상시에는 그렇게 불리어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그럼 우리는 드라칸 jk에게 곡을 받아야겠군요. 곡은 잘 쓰나요?”“요즘 뜨는 어지간한 노래는 그가 쓴 것입니다.”“그래요? 아, 그럼 제가 한번 보자고 해요.”“사장님이요?”“네.”내가 보자고 하자 세 시간 만에 그가 달려왔다. ============================ 작품 후기 ============================음, 오늘은 정말 글이 안 써지는군요. 12/12 쪽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