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반격, 시작된 싸움 -- >-MBS 이창렬 기자입니다. 저는 지금 국정원에 나와 있습니다. 국정원의 간부가 사사로이 권력을 남용했다는 증언이 나왔으며 국정원이 이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어떻게 된 것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우리나라 대표적인 기업가인 김이열 동원산업 회장은 대한민국이 낳은 세계적인 투자가입니다. 이미 알려진 대로 Youtube와 안드로이드에 투자하여 막대한 수익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주식으로는 수십조나 되는 돈을 벌어들였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3조를 출연하여 동원&현이라는 비영리 재단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서 가난한 대학생에 대한 장학금 지원하고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대학교수의 특허 등록을 돕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중소기업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라고 합니다. 김이열 회장은 우리 사회에 이런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인데요, 누가 왜 테러를 하였을까요?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서로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테러를 자행하는 가문이 있다는 데요, 이는 중동의 테러 단체와 다른 점이 도대체 무엇인가요? 과연 우리 사회를 뒤에서 마음대로 주무르는 검은 손이 있을까요? 동원산업의 발표를 한 것이나 국정원이 인정한 것을 본다면 분명히 있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국정원의 간부들이 누구에겐가 사주를 받았으니 그렇게 했겠지요. 그
러면 우리는 우리 사회를 좀먹는 그들을 용납해야할까요?이창렬 기자가 말하는 도중에 자막에 나오자 그는 하던 말을 정리하고 급하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아, 지금 방금 새로운 속보가 들어왔다는 군요. 저는 잠시 후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데스크 나와 주세요.화면이 바뀌고 MBS 차세영 앵커가 화면에 나왔다.-방금 이창렬 기자의 보도대로 동원산업의 김이열 회장이 작년에 테러를 당했습니다. 그런데 이를 사주한 가문이 중국계 한국인이라는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상당히 믿을 만한 곳에게서 제공받은 정보에 의하면 이 가문은 이미 100년 전에 이 땅에 들어와 일제시대에 우리 민족을 배반하고 일본 기업과 밀월을 즐겼다고 합니다. 그리고 무수한 불법적인 일을 자행했는데요,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이 겉으로는 아주 선한 일을 하는 것처럼 포장했다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를 검은 돈으로 유린한 그들은 과연 누구일까요. 조만간 밝혀지겠죠. 이미 대검의 중수부에서 나서서 조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직까지는 언론들도 민감한 사안이라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 신문들이 떠들면 수면 위로 함흥고씨일가가 나타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2/11 쪽
나는 TV를 끄고 다음 작전을 세웠다. 이번에는 시민단체로 하여금 나를 위해 나서게 만드는 것이다. 시민단체는 우리사회에 부당한 일이 벌어졌음을 말함으로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나는 은근히 시민단체의 대표들에게 소스를 주었다. 그들이 나서 주든 아니든 그것은 이제 그들 자신들의 판단에 달렸다. 물론 나는 적극 협조하는 곳에 마음이 더 많이 갈 것임에 틀림없었다. 지금은 내 목숨을 지키는 일인데 이것저것 따질 계제가 아니었다. 일단 그들의 무력을 먼저 끊어야 했다. 그래서 그들이 있는 곳을 추적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정보와 무력이 끊기면 일단 머리가 아무리 똑똑해도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진다. 나는 차분하게 그들의 행동을 예의주시하며 독하게 마음을 먹기로 했다. 나와 내 가정을 지키는 것이기도 하였으며 사회의 암적 존재를 제거하는 일이기도 했다.여기저기서 밀려드는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며 나는 은밀하게 밤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명을 찾아가 그에게서 정보를 얻고 다른 놈에게서 또 다른 정보를 얻으며 그들의 세력을 약화시켜 나갔다. 함흥고씨 일가가 완전히 이 땅에서 없어진다고 해도 이런 무력단체가 남아 있으면 우리 사회에 도움이 전혀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저기란 말이지?’3/11 쪽
철옹성처럼 견고한 성채가 눈앞에 우뚝 서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그냥 바라만 보았다. 빨리 끝내고 싶었지만 숨겨진 발톱이 어디에 있는지 아직은 몰라 나로 하여금 머뭇거리고 만들었다. 결국 직접 잠입해서 알아보는 수밖에 없었다.간단한 도움닫기만으로도 몸이 허공으로 5미터 이상 떠올라 가볍게 담을 넘었다. “컹컹.”거대한 사냥개가 뛰어왔지만 슬리핑 마법에 의해 중간에서 잠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역시 후각이 예민한 개는 속이기 힘들었다. 나는 지붕으로 올라가 인터넷 선을 찾았다. 그리고 내 스마트폰에 연결했다. ‘이걸 클릭하면 바이러스가 뿌려진다고 했지?’조용히 시간을 기다렸다. 나는 연결한 인터넷 선으로 바이러스가 침투해 갔을 것이다.잠시 후에 집안 곳곳이 스마트폰에 보이기 시작했다.‘성공했군,’4/11 쪽
나는 조심스럽게 스마트폰에 비치는 곳을 피해 집안 곳곳을 뒤졌다. 정보분석팀이 강화되면서 특수한 능력을 가진 기술자들이 대거 영입되었다. 나는 그들에게 프로그램을 받아서 써먹고 있는 중이었다. 틈틈이 그들에게 정보통신 기계를 다루는 방법을 배우기도 하였다.아무리 좋은 CCTV로 감시를 한다 해도 피해버리면 그만이다. 몇몇 곳은 열화상카메라가 있었다. 만약 예전처럼 돌아다녔다면 큰일 날 뻔 했다.아무리 봐도 감탄이 나온다. 청와대보다 더 호화로운 저택을 보며 이들은 진짜 황족처럼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고작 이렇게 살려고 사람을 죽이고 약자를 억압했는가 하는 생각을 하자 화가 났다. 죽으면 싸가지고 못가는 돈을 위해 이렇게 아옹다옹하는 이들에게 화가 나면서 동시에 가엽기도 했다. 행복의 가치를 물질에 둔 사람들. 그래서 물질에 노예가 되고 탐욕으로 자신들을 망치는 사람들.문을 열자 늙은 남자가 손녀보다 어린 여자와 한창 드잡이를 하고 있었다. 부러웠다. 저 나이에도 여자와 할 수 있는 정력이. ‘그러고 보니 고씨 가문의 최고령자 중의 하나였군.’말상의 긴 얼굴과 완고해 보이는 입, 그리고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남자였다. 나는 두 남녀의 행위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잠든 그의 얼굴은 평화로워 보였다. 여자5/11 쪽
에게 슬립을 걸고 남자의 심장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마나를 손을 통해 그의 심장으로 집어넣어 아주 가늘고 길게 감쌌다.“위크니스.”“컥.”그는 잠을 자다가 심장을 움켜잡았다. 어차피 나는 저들을 다 죽일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었다. 위크니스가 발현되었으니 시름시름 앓게 될 것이다. 이 늙은 남자의 이름은 고명화이다. 고씨가문의 최고령자 중의 하나이며 실질적으로 가문을 운영하는 사람 가운데 하나였다.나는 이 집을 뒤지면서 이들이 나에 대해서 치밀한 정보를 모으고 있으며 나를 죽이기 위한 계획을 다시 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놀랐다. 참으로 끈질긴 놈들이었다. 일단 노리면 끝을 보는 족속들인 것 같았다. 최근 언론이 너무 많이 떠드니 잠시 유보가 된 상태였다. 이렇게 담을 넘지 않았다면 나는 또 한 번 더 어이없게 테러를 당할 뻔 했다.이들은 나와 철전지원수라도 되는 듯 나를 노리고 또 노렸다. 나는 피식 웃었다. 이제는 내가 이들을 죽여도 눈 하나 꿈쩍을 하지 않을 것 같았다. 사람은 한번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으면 죄책감을 가지는 양심의 잣대가 둔해진다. 나도 요즘 살인이나 폭력에 둔감해지고 있었다.6/11 쪽
내가 저지른 죄로 인해 운다고 하더라도 지금이 아닌 나중에 울 생각이었다. 내 가족을 지킨 후에 내 자신을 비웃어도 늦지가 않았다. 나는 계속 아방궁처럼 호화로운 저택을 뒤졌다. 이런 유서가 깊은 가문은 고전적인 방법으로 그들의 부를 숨겨두는 경향이 있다. 물론 이렇게 무턱대고 뒤진다고 특별한 것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운이 좋으면 의외로 큰 것이 걸리기도 할지도 모른다. 이제 고명화에게 위크니스를 걸어두었으니 점차 달라지는 것이 있을 것이다. 고명화의 심장에 남아 있는 마나들이 고명화의 심장을 서서히 갉아먹을 것이기 때문이다.죽일까 말까 하다가 아직은 좀 더 조사를 해야 할 것 같아서 내버려 둔 것이다. 뭔 놈의 가문 하나가 이리 막강한지 파고 파도 만수산에 얽힌 드렁칡처럼 사람과 사람이 가문과 가문이 얽혀 무엇이 원뿌리인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투명화 마법을 펼치고 아방궁을 돌아다니고 있는데 은밀한 소리가 두런두런 들려온다.“그래서 어떻게 하나?”“김이열을 죽여야 합니다. 그는 위험한 자입니다.”“하지만 우리가 이런 상황 속에서 어떻게 그것을 한단 말인가. 그리고 언제까지 우리가 이렇게 강하게만 나간단 말인가? 그리고 그는 굉장히 여론이 좋은 자아닌가? 그런 자를 왜 자꾸 건드린단 말인가?”“그러나 우리는 계속 우리의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7/11 쪽
“하아, 썩었어. 너무 오래 해먹더니 가문 자체가 썩었어. 남을 등쳐먹으려면 밑밥을 깔아야지, 이건 날로 먹으려는 것이네. 나는 강력하게 중지를 원하네. 그를 죽여 봐야 우리가 얻는 게 뭔가? 그는 3조나 사회에 기부한 자야. 이미 우리 가문이 그를 건드림으로 이제는 표면으로 드러났네. 게다가 그는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더 강한 자야. 만약 그를 제거하려면 이런 식으로는 곤란해. 그는 수많은 경호원들 사이에 있어. 두 번이나 그를 죽이려고 했는데 실패했네. 그런데 두 번째에 동원되었던 아이들은 소리도 흔적도 없이 사라졌네. 그는 우리가 모르는 힘을 가진 자야. 가문은 도대체 뭘 하겠다는 것인가?”이 소리까지 들리고는 더 이상의 말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무슨 밀담을 나누고 있는지 소곤거림은 어렴풋하게 들려왔다 사라졌다.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은 문이 없어서 침투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였다. 100년이 된 가문이다. 이들은 치밀하게 지금까지는 잘 해왔다. 하지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는데 실패함으로 무리수를 던지고 있었다. 마치 일본기업들이 과거의 영광에 취해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 때 준비를 하지 못해 모든 기회를 잃어버린 것과 비슷했다. 과거의 영광이 화려하면 할수록 사람들은 현실에 적응하기가 힘들다. 막말로 ‘내가 옛날에는 말이야 잘 나갔었어’,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결코 그 상황을 벗어나지를 못한다. 과거야 어떻든 지금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실을 바로 인식하고 문제를 헤쳐 나가려는 의지와 노력이 중요한 것이다.8/11 쪽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하는지 몹시 궁급했지만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벽을 뚫고 들어갈 수는 있지만 그렇게 되면 저들이 눈치를 채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그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바로 나에 대한 것이었기에 더욱 궁금하였다. 아마도 나를 치자는 의견과 그러지 말자는 의견이 갈리는 모양이었다.광오한 자들이었다. 온 나라가 들끓고 있음에도 끄떡하지 않고 기존의 방법을 고수하는 자들이 가지는 교만함은 그 끝이 없었다.오늘은 이만 철수해야 할 것 같았다. 더 이상 얻을 것이 없어보였다. 나는 다시 밖으로 나와 지붕으로 올라가 좀 전에 꽂아 두었던 장비를 회수하였다.‘자, 복원.’나는 장비를 사용하여 내부에 침투시킨 흔적을 완전하게 지워버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방에는 현주가 아이들을 안고 잠들어 있었다. 나는 서재로 가 마나수련을 하고 그곳에서 잠을 잤다.오랜만에 딸이 다니는 유치원에 가보았다. 나는 내 딸만 예쁜지 알았는데 유치원에는 너무나 예쁘고 귀여운 아이들이 많았다. 새로 인수한 유치원에서 아이들은 신나게 뛰어놀았다. 유치원비는 기존의 금액에서 조금 내린 반면 아이들의 식사나 간식, 그리고 시청각 교육 등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당연했다. 내 딸이 먹을 것들이니 말9/11 쪽
이다. 교사들이 보강되고 월급도 올랐다. 무엇보다도 사회적 문제가 되는 왕따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교육를 했다.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진 사회이지만 어릴 때만큼은 협동을 배우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짝 칭찬하기, 예쁘게 웃어주기, 친구가 힘들 때 도와주기 등등을 교육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쉽게 배우고 또한 배운 것을 잘 잊어버리지 않는다. 한번 어른이 약속한 것은 아이들이 기억한다. 그러니 어릴 때 올바른 교육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잠시 아이들을 보고 회사로 출근했다. 오늘 밤에도 나는 또 다시 그곳으로 가야 한다. 피곤하고 지루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이제는 함흥고씨 일가의 사람들이 대부분 파악되었으니 이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만 남았다. 다 죽이느냐, 아니면 수뇌부 몇 명만 죽이느냐 하는 점 말이다.문제는 이들을 죽이면 무너지는 기업이 꽤 많다는 것이다. 사회적인 파장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한번 악마가 되느냐, 끝까지 인내를 가지고 저들이 변화할 때까지 기다리느냐를 결정해애 했다. 그런데 정말 저들은 변할 수 있을까?내 사건 다음으로 요즘 전국을 강타하는 것은 마늘밭 사건이다. 인터넷 카지노를 불법으로 운영했던 자가 검거되기 전에 110억이나 되는 돈을 마늘밭에 숨겨두었다는 10/11 쪽
것이다. 나는 뉴스를보고 웃었다. 참 사람도 여러 종류다. 피곤하다고 느끼며 잠시 눈을 감았다.============================ 작품 후기 ============================야구이야기를 가볍게 쓰려고 했더니 좀 조사를 해야할 것 같네요. 책도 주문해서 봐야 할 것 같고. 역시 쉬운 것은 없나 봅니다. 11/11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