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시의 지배자 -- >나는 촬영을 마치고 집에 온 다음 날에 온가족이 함께 외식을 하는 것을 제안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좋아하셔서 다행이었다. 어머니는 요리는 잘 하시지만 하시는 것을 별로 좋아하시지는 않으신 편이었다. 그래서 한국에 있을 때에도 음식을 하시는 분이 따로 있었다. 미국에서는 아직 사람을 구하지 못해 어머니가 음식을 하시고 계셨기에 어머니는 외식하자는 말에 쌍수를 들고 환영을 하셨다. 옆에서 그러시는 어머니를 보고 아버지가 껄껄 웃으셨다.예약을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가서 여러 가지 음식들을 보며 우리는 원하는 음식을 시켰다. 난 웨이터에게 모든 음식을 짜지 않고 달지 않게 해달라고 주문을 했다. 서양 음식은 짜거나 달아 동양인이 적응하기가 쉽지는 않다. 물론 맛은 좋지만 살찌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미국음식이다. 이렇게 먹으니 미국사람들이 비만에 쉽게 걸리는 것이다.애피타이저로 푸딩과 샐러드가 나왔지만 아이들만 푸딩을 조금 먹었을 뿐 나도 현주도 별로 먹지 않았다. 어머니가 바다가제를 좋아하셔서 메인 요리로 그것을 시켰다. 요리가 나오고 스테이크와 파스타, 그리고 바다가제를 서로 나눠먹으며 즐겁게 식사를 했다. 바다가제의 무척이나 커서 한 마리로 두 사람은 배부르게 먹을 수 있어 보였회1/11 쪽등록일 : 12.05.04 00:59조회 : 10867/10890추천 : 219평점 :선호작품 : 6583※ 당신의 응원 한마디 한마디가 작가분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욕설/비방글은 삼갑시다.아아어덕: 시비의 시작은 론스타일 지도 모르지만... 너무 약을올리면 구석에 몰린 쥐는 고양이를 물텐데요... 어찌보면 주인공은 적을만드는 성격인지도 모르겠음 ㅇ_ㅇ (2012.05.25 10:31): 짝짞짝 (2012.05.09 22:41): 잘 봤습니다. (2012.05.08 09:11)다이린: 나쁘게만 안흘러갔으면 좋겠ㅇ어요! 잘보고갑니다^0^ (2012.05.06 16:34): 어찌 막판에 이상하게 흘러가는 경향이 드는군요 지배자가 이상해요 (2012.05.06 10:51): 재밌습니다. 뭔가 계기가 있어서 주인공이 눈 돌아가서 도시를 지배할 듯 (2012.05.06 00:41)개고생: 소설처럼 그렇게 기부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멋지긴 하지만 나부터 못할것 같군요..먼진 글입니다.. (2012.05.05 13:29)큐브: 가제→가재 (2012.05.04 21:00)남도유랑자: 잘 보고 갑니다. 건필하세요 (2012.05.04 17:12)대체로: 잘 보고 갑니다 (2012.05.04 10:40)
다.유진이와 현진이는 특히나 외식을 좋아했다. 아이들은 일단 집을 나와 뭐를 한다는 것 자체가 좋은지 집을 나설 때부터 기분이 좋아보였다. 게다가 음식이 아이들 입맛에 맞는지 엄청 많이 먹었다.“엄마, 맛있어요.”유진이가 바다가제의 다리를 집고는 입 안 가득 먹으면서 말한다. 이 레스토랑이 좋은 점은 음식을 먹기 좋게 나온다는 것이다. 딱딱한 바다가제의 껍질도 아주 쉽게 꺼내 먹을 수 있게 손질이 되어서 요리가 나오기에 현주가 옆에서 아이들을 챙겨줄 수 있었다. 어머니는 모처럼 저녁거리에서 해방되었다고 행복한 표정이시다. 현진이는 할머니 옆에서 볼이 미어터지도록 먹어대고 있었다.모처럼 만의 나들이라서 그런지 온 가족이 집을 나섰다는 것 자체가 즐겁고 행복했다. 그리고 제법 맛이 좋은 음식을 먹으니 더 좋았고. 저녁을 먹고 나와 거리에서 아티스트들의 연주를 잠시 들었다. 사람들이 노래가 끝나자 1달러나 동전을 작은 박스 안에 넣는 것을 보고 유진이와 현진이에게 1달러씩을 주어 통에 넣게 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거리의 공연을 조금 보시다가 먼저 들어가신다고 하셔서 운전사가 모시고 갔다.2/11 쪽
“어머, 혹시 서현주 언니 아니세요?”뒤를 돌아보니 귀여운 여자 아이가 현주를 보고 반갑게 말을 걸었다.“아, 한국인이세요?”“네에. 저 언니 팬이에요. 어머, 언니 딸들이에요?”“그래요. 호호.”“안녕!”“안녕하세요.”“안녕.”나는 말없이 현주의 팬이라고 자처하는 어린 소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를 보고는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김이열 회장님 안녕하세요.”“네, 반갑습니다.”어린 소녀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동원산업의 회장이었던 것을 아는지 정중하게 인사를 해왔다.3/11 쪽
“우리 아빠가 그 회사 다녀요.”“......?”“동원산업요.”“아, 난 이제 그만 두었는데.”“그래도 아빠는 여전히 회장님, 회장님 하시면서 오빠 이야기를 해요. 아 참, 오빠라고 해도 괜찮죠?”“물론이지. 나야 뭐 예쁜 숙녀가 그렇게 불러주면 고맙지. 그런데 이곳은 어쩐 일이니?”“아, 아빠 휴가여서 여행 왔어요. 아빠가 엄마하고 요즘 사이가 안 좋거든요. 조금 전에도 엄마가 아빠에게 화를 내고는 호텔로 돌아간다고 해서 지금 따라갔어요. 조금 있으면 올 거예요.”“아, 참. 그렇군. 즐거워야할 여행인데 조금 안되었네.”“늘 보는 모습이니까 이제는 신경도 안 써요. 죽일 것 같이 싸우다가도 다음날은 서로 껴안고 막 그래요.”“아, 참 다이나믹하게 사시는군.”“히힛.”소녀의 이름은 차윤희, 중학교 2학년인데 학교는 현장학습으로 처리한다고 하는데 그게 될지는 나도 모른다. 한참 후에야 두 부부가 다가오더니 남자가 깜짝 놀라면서 ‘회장님 여기는 웬일이십니까?’한다. 참 이런 우연이 또 있나. 그는 동원산업 선물팀의 차인석 과장이었다.4/11 쪽
“반갑습니다. 세상이 참 좁긴 하네요.”“그러게 말입니다.”“어머, 안녕하세요, 회장님. 그리고 사모님.”“네 안녕하세요.”“사모님......?”현주는 사모님이라는 소리를 처음 들어서인지 어색해하면서도 좋아하는 것 같았다.“그런데 여기는 어떻게?”차인석 과장이 눈치를 보며 물었다. 회사를 그만두었지만 동원산업에서의 나의 영향력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그것은 동원&현 재단의 자금 대부분을 동원산업에서 관리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나는 재단의 일에는 관여하지는 않지만 이사로 있기에 동원산업과 완전히 무관한 것은 아니었다.“여기서 가족 모임을 가졌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먼저 들어가시고 저희는 남아서 거리의 공연을 보고 있었죠.”“아, 네.”나는 회사에 있을 때에 직원들과 그다지 친하게 지내지 않았기에 이국의 땅에서 만난 차인석 과장과는 서먹서먹했지만 윤희가 아이들과 함께 놀아준 덕분에 급격하게 5/11 쪽
가까워졌다. 역시 부모가 된 입장에서는 아이들은 공통의 관심사였다.이미 나는 퇴사를 했기에 차인석 과장을 마냥 부하 직원으로 대할 수 없어 그냥 서로 편하게 지내기로 했다. 차인석 팀장은 나의 이런 제안에 무척이나 난감해 했지만 그의 부인은 아주 좋아했다.“호호, 그럼 기념으로 사진이나 같이 찍어요.”“그러죠.”사진을 같이 찍고 잠시 이야기를 하다가 그들과 헤어졌다. 유진이와 현진이는 윤희가 마음에 들었는지 계속 그 언니에 대해서 오는 내내 이야기를 하였다. 아이들이란 의례 그러하듯이 쉽게 친해지고 또한 잘 잊는다.집으로 돌아와 며칠을 보내고 나는 미국에서의 생활에 적응하려고 노력해갔다. 레이트쇼가 방영되고 나는 이제 남은 일을 마무리하려고 동원&현 재단에 연락을 해서 담당자들을 미국으로 오라고 했다. 모든 준비를 해서 말이다. 이미 한국에 있을 때에 내 의도를 정확하게 말했기에 즉시 법무팀을 대동하고 나동태 회장과 최경호 이사가 미국으로 날아왔다.“또 뵙습니다. 회장님.”6/11 쪽
나동태 회장이 웃으며 인사를 했다.“어서 오십시오. 이제는 회장은 아니지요.”“제게는 한번 회장은 영원한 회장입니다.”나동태 회장이 손을 꽉 쥐며 말했다. 잠시 커피를 비롯한 차를 마시는 시간을 가지고는 법정대리인을 통한 재산의 기부를 하는 것을 시작했다.모든 주식을 동원&현 재단에 기부를 하며 세금과 관련된 모든 제반 사항은 그쪽에서 알아서 다 처리하기로 했다. 그들이 돌아가고 나서 나는 약간 허탈했다. 그토록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번 돈이 이제는 내게 아닌 것이 되었다. 시원하면서도 섭섭했다.내가 쓸쓸하게 정원에서 있으니 현주가 다가와 안아주며 말했다.“이제 우리 신랑 거지 되었네요.”“당신이 먹여 살려야지. 우리가 연애할 때 택시 안에서 했던 말 지켜야 해.”“걱정하지 말아요. 당신은 마음에 드는 소설이나 쓰세요.”“그래야지.”나는 이제 모든 것이 끝난 줄 알았다. 그러나 데이비드 레터만쇼가 방영되고 나서 또 문제가 생겼다. 론스타가 대변인을 통해 유감을 표하고 자신들의 투자는 정당했다고 하면서 나를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데이비드 레터만이 미국에 기부를 한 것에 대해 7/11 쪽
내 의견을 물었을 때 외국기업들이 외환위기일 때 한국의 기업을 헐값에 사서 되파는 과정에서 탈세를 하는 것에 대해 조금 언급을 했더니 시비를 거는 것이었다. 모든 문제는 혀에서 시작된다고 하더니 끝내려고 했던 싸움이 새로 시작되는 것 같았다.별 다른 말도 하지 않았는데 도둑이 제 발 지린다고 하더니 그들의 행위가 그 짝이었다. 나도 구체적으로 론스타라고 지칭을 하지 않았고 론스타도 두루뭉실하게 말을 했지만 서로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내용은 명확했다. 론스타는 텍사스 주에 설립된 폐쇄형 사모펀드다. 전 세계적으로 180억 달러의 부동산을 가지고 있으며 그 중 아시아에 75%가 집중되어 있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가는데.”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동원&현 재단에 위탁한 재산 중에서 일부를 이용하여 론스타가 하는 일에 방해하라고 했다. 동원&현 재단은 내가 위탁한 주식 중에 일부를 처분하고서 론스타가 하는 일에 경쟁 입찰을 하면서 빠지기를 반복했다. 어떤 경우에는 부동산이나 기업을 사기도 했지만 그런 경우는 몇 번 되지도 않았다. 동원산업이 내가 의도한 것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었다. 내가 말한 것은 론스타를 좀 괴롭혀주되 손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하라고 했더니 동원산업의 자산부가 나서서 적당히 그들을 약 올리고 있었다.8/11 쪽
동원&현 재단에 위탁한 재산이 45조 정도가 된다. 자산 운용면에 있어서 론스타보다 훨씬 크다. 착하게 보인다는 것이 잔인하거나 괴팍한 이미지보다 훨씬 사람들에게 우습게 보이는 것 같았다.론스타와 같은 사모형 펀드들은 대부분 쓰레기일 확률이 높다.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국제투기자본이 외환보유고가 취약한 나라를 휘졌고 나면 이중대로 들어가는 것들이 바로 폐쇄형사모펀드다. 론스타의 외한은행 인수 같은 경우는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도 않은 주제에 큰소리를 치니 약이나 올려주라고 한 것인데 생각보다 론스타가 곤란한 경우를 당하는 것 같았다.론스타는 수익을 내야하는 다급함이 있지만 동원&현 재단의 자금은 말 그대로 은행 수익만 나와도 아무 문제가 없는 돈이기 때문이었다.악인들은 뻔뻔한 동시에 염치까지 없는 경우가 많다. 국제투기자본은 탐욕의 끝에 이른 자들의 돈이 모인 것이다. 원유와 곡물을 사재기하고 이익을 위해서 남의 나라의 경제를 뒤흔드는 일을 주저하지 않는다.나중에 들은 소식이지만 론스타 때문에 동원&현 재단은 적지 않은 돈을 번 모양이었다. 전문가 옆을 따라다니며 훼방을 놓다보니 적지 않은 노하우를 습득한 것이었다. 그래도 재단에서 투자한 수익에 대해서는 세금만큼은 꼬박꼬박 내고 있었다.9/11 쪽
가을이 되어 가고 있을 때 잠시 한국에 들렀더니 어떻게 알았는지 기자들이 공항에 몰려들었다. 나는 기자회견을 따로 열겠다고 말하고는 공항을 떠났다.역시나 아직은 무리였다. 예감대로 모든 재산을 기부를 해도 사람들의 호기심은 떠나지 않았다. 일단 너무 큰 기부금액에 놀라서인 듯 했다.8개월 만에 보는 서울의 거리는 바로 어제 본 그 모습 그대로였다. 집에 들러 가볍게 샤워를 하고 동원&현 재단에 들렸다. 이제 완전히 서류가 갖추어져서 마지막 사인이 남은 것이다. 너무 큰돈이라 처리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린 듯하였다.“수고하셨습니다.”“그렇군요. 이제는 정말 가난뱅이가 되었군요.”“허허허. 왜 이렇게 하셨습니까? 그냥 발표만 기부한 것으로 해도 될 터인데 말입니다.”“그러면 참 된 자유가 없으니까요. 이제는 나동태 회장님과 차경호 이사님이 이 재단을 잘 이끌어주십시오. 재단이사장은 비록 현주이지만 집사람이나 저는 경영에는 일체 관여를 하지 않겠습니다. 월급을 주시는 거나 받아 챙기겠습니다.”“허허허, 그래도 감사를 할 때는 나오셔야 하지 않습니까?”“시간이 나면 들리도록 하지요.”10/11 쪽
이후의 일정은 한 시간 정도의 기자회견이 있다.회견실로 자리를 옮겨 기자들을 만났다. 100여 명이 넘는 기자들이 모여서 눈을 빛내고 있었다.“안녕하십니까? 김이열입니다. 이제 저도 평범한 사람이 되었군요. 제 전 재산의 기부에 대한 것은 아마도 재단 측에서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몇 가지 질문만 받고 저는 다시 가족들이 있는 미국으로 가겠습니다.”말이 끝나자마자 사진기자들의 플래시가 터졌다. 나는 어서 끝나기만을 원했다. 그래야 완전히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으니 말이다. ============================ 작품 후기 ============================오늘도 파이팅입니다^^11/11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