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사냥꾼-27화 (27/242)

던전 사냥꾼 27화

던전을 빠져나와 곧장 길드로 향했다.

고작 일주일 자리를 비웠을 뿐인데 김용우가 많이 서운하다는 눈빛을 던졌다.

“주인님, 제가 비록 종이지만 연락 한 번이 어려운 건 아니지 않습니까?”

길드 마스터의 사무실 안에서, 나는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나는 가고 싶을 때 가고, 하고 싶을 때 한다. 연락을 하는 것도 내 자유 의지지 네게 뭘 해야 할 때마다 보고를 할 의무는 없다.”

김용우가 입맛을 다셨다.

“……예, 맞는 말씀입니다. 마치 바람과 같이 언제 떠나도 이상하지 않을 분이시지요. 벽이 있다면 깨부술 힘이 있는 것이 주인님이시니까 말입니다.”

각성자의 수준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지만 그날 김용우가 본 장면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것이었다. 상급의 마수를 압도적으로 깔아뭉개는 그 모습은 전신(戰神)이라 불러도 무방할 수준이었다.

가고자 한다면 가지 못할 것이 없고, 얻고자 한다면 얻지 못한 것이 없으리라. 김용우는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 확신했다. 그가 자신의 길드에 있는 것만으로도 크나큰 행운이라고.

그러니 아쉬운 소리도 조심스럽게 할 수밖에 없었다.

나도 그런 김용우의 마음을 모르진 않았다. 다른 건 몰라도 김용우는 처세가 아주 뛰어난 이였다. 기회를 보면 불같이 달려드는 성정도 가졌다.

피식 웃으며 말했다.

“네 걱정이 뭔지 안다. 허나 걱정 마라. 네가 내 등을 찌르지 않고, 내 공격대가 이곳에 존재하는 한, 나는 천명회의 일원으로서 행동할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말이다.”

“하하…… 물론입니다. 그리고 주인님, 저번 때도 말했듯이 제가 등을 찌르니 하는 무서운 이야기는 제발 그만둬 주십시오. 들을 때마다 아주 경기가 납니다.”

김용우가 신음을 내뱉곤 팔목에 자란 닭살을 쓰다듬었다.

거짓은 없었다.

적어도 나보다 강한 존재가 접촉해 오지 않는 한 김용우의 태도는 일관적일 터였다. 하지만 그런 존재는 마족 중에서도 거의 없으니 도리어 안심할 수 있었다.

“내가 없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진 않았겠지?”

내 물음에 김용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있긴 했습니다. 다수의 외국인 각성자가 던전에 들어갔다가 한 명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는 소문, 나머지 네 길드에서 공격대가 출발했다는 이야기, 국회에서 각성자에 관한 법률 하나를 제정하고 있다는 뉴스…… 뭐가 궁금하십니까?”

“딱히 궁금한 건 없군.”

하기야 천 명이 넘는 외국인 각성자가 던전의 문을 두드렸다. 제아무리 조심스럽게 행동해도 소문이 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그중 500명은 내가 직접 쓸어버렸다. 당사자인 내가 모를 리가 없었다. 하지만 내가 입을 열지 않으면 영원히 묻힐 비밀이었다.

김용우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럴 줄 알았습니다.”

“이걸 받아라.”

나는 품 안에서 네모 모양으로 접힌 양피지 한 장을 꺼냈다.

양피지를 받아 들고 펼친 김용우가 살짝 눈썹을 찌푸렸다.

“이게 웬 똥 그림입니까?”

“잘 봤다.”

“허, 진짜 똥이었군요. 설마 예술 작품이니 하는 건 아니겠지요? 그쪽 사람들은 선 하나만 그려도 예술이라 해서……. 저도 잘 모르는 분야입니다만.”

“예술품은 아니다.”

예술품도 아닌데 이런 것을 양피지에 그렸단 말인가!

김용우의 얼굴에 감탄이 스쳐 지나갔다.

이 사람은 역시 다르다는, 역시 주인님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김용우가 진중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럼 무엇입니까?”

“마수들이 침범하지 않는 안전지대. 매혹적이지 않나?”

“예……?”

김용우가 눈을 깜빡였다.

무슨 반응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던전에 안전지대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처음 알려진 일이었다.

가볍게 받아들일 사항은 아니었다.

나는 감안하며 가볍게 말했다.

“던전 3층에 그와 같은 구조물이 존재한다. 그 구조물 주변으로는 마수들이 침범하지 않지.”

“잠깐만요. 3층이라니요?”

나는 오히려 김용우가 이해되지 않았다.

던전에서 보여 준 내 힘이라면 3층에 오르는 것 정도야 간단하다.

그런데도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는 건 내 힘을 간접적으로만 판단하고 있다는 뜻이다. 나는 짧게 혀를 찼다.

“뭘 그리 놀라지?”

“그, 그럼 3층으로 향하는 길을 찾았다는 겁니까? 오크들과 싸우면서요?”

“길이 복잡하진 않더군.”

“허어, 정말 대단하십니다. 괜찮다면 길을 알려 주실 수 있겠습니까?”

“싫다면 아예 말도 꺼내지 않았을 거다.”

“아!”

김용우가 한 차례 손뼉을 쳤다.

이내 미소를 지으며 급히 계산에 들어갔다.

가장 먼저 3층에 올라 보물을 쓸어 담고 안전지대를 선점한다.

얼마만큼의 이득을 얻을 수 있을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반드시 잡아야 하는 기회였다.

“선점해라. 그러면 많은 이득을 취할 수 있을 테지.”

“당연합니다! 이건…… 또 한바탕 난리가 날 겁니다.”

던전의 안전지대는 그만한 파급력이 있었다.

던전 내에서 마수들의 위협에 떨지 않으며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장소.

그곳을 중심으로 길드의 영향력이 다시 개편될 가능성이 농후했다.

선점만 한다면 천명회 길드는 지금의 자리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출발은 일주일 후. 유은혜를 데려가겠다. 나머지 10명은 알아서 채워 넣어라.”

2층을 공략할 인원을 짜라는 말이었다.

정예로만 편성될 테지만 나는 그 안에 유은혜를 포함시켰다.

유은혜는 성장 단계다. 여러 가지 경험을 시켜 주고 싶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구조물의 형태가 보면 볼수록 거시기하군요.”

나는 말을 아꼈다.

구조물을 디자인 한 것은 이히였다.

과연 이히의 센스는 이해하지 못할 구석이 있었다.

‘언젠가 이해받을 날이 올 수도 있겠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이가 없으라는 법은 없으니까.

김용우는 양피지에 그려진 그림을 보며 감탄을 하다가, ‘아무리 그래도 이 생김새는…….’ 하며 한숨을 내쉬다가, 다시 열망에 가득 찬 눈빛을 보였다.

* * *

일주일 후.

나와 유은혜를 포함하여 12명의 공격대가 갖춰졌다.

1층을 공략했을 때와 비슷한 인원 구성이었으며 출발하고 고작 5일 만에 2층을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금은보화와 보물, 레어 등급의 아이템, 마법이 걸린 도구들, 그리고 안전지대의 존재가 알려지며 각성자들은 또다시 큰 소란에 휩쓸렸다.

담비와 미스릴 길드를 비롯한 네 개의 길드가 줄지어 1층 공략에 성공했지만 천명회가 이룩해 낸 업적이 너무나도 뛰어나 묻혀 버린 감이 있었다.

안전지대.

마수의 침략을 받지 않는 장소.

생사를 걸고 던전에 들어가는 각성자들에게 있어서 그 장소의 의미는 무엇보다 특별했다.

적어도 그 안에선 마음 놓고 쉴 수 있다는 뜻이었다.

던전은 넓었고, 휴식은 절대적이었다. 무거운 짐을 맡겨 둘 수도 있을 것이었다. 안전지대를 중심으로 무언가가 변화할 것이라는 믿음이 자연스럽게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도 이대로 묻힐 수는 없다고 생각한 네 길드가 공격적인 전략을 짰다. 각종 영상 매체를 통해 자신들이 이룩한 것들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위치를 굳힐 수 있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천명회는 여전히 대한민국 최고의 길드였으며 이 소식을 통해 해외의 각성자들이 더욱 많이 몰려오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순식간에 잃어버린 포인트를 복구하고, 고작 2개월 만에 150만 포인트를 보유하게 되었다. 아마도 이만한 포인트를 보유한 마족은 없을 것이다.

공작, 대공들도 마찬가지였다.

기껏해야 내 절반쯤이나 될까?

보유한 포인트의 양에 있어서 내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다.

이걸 당장 사용해도 엄청난 일을 일으킬 수 있을 터.

그럴 필요가 없어서 포인트를 아껴 두었다.

내 목적은 따로 있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회귀한 후 정확히 1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날 저녁. 느닷없이 허공에 메시지창 하나가 떠올랐다.

[30분 후 마계 옥션으로 강제 전송됩니다. 보유 중인 마수 한 마리를 대동할 수 있습니다.]

나는 한쪽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리던 마계 옥션이 열렸다.

* * *

마계 옥션.

마신의 이름으로 주최되는 경매장의 이름이다.

이곳에선 만물상점에서 구할 수 없는 희귀한 마수나 아이템, 스킬 등을 구입할 수 있으며 운만 좋다면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엄청난 것들을 손에 넣을 수도 있었다.

감히 포인트의 축제라 불러도 좋으리라.

마계 옥션에선 하루 동안 정확히 100개의 물건을 경매에 붙인다.

이 100개의 물건 중에는 쓸모없는 것들도 간혹 껴 있지만 대부분이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의 등급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균형을 위해 최저 입찰 포인트가 존재했다.

회귀하기 몇 년 전이던가, 딱 한 번 최상급 5Lv 마수인 발록이 경매장에 나타난 적이 있었는데, 최저 입찰 포인트가 3,900만에 달했다.

그렇게도 갖고 싶었던 마룡도 최저 입찰가가 1,500만 포인트였다. 입이 벌어지는 포인트였고, 발록은 결국 유찰되었다. 그나마 마룡은 공작 한 명이 5년간 모은 포인트를 탈탈 털어서 구매한 걸로 안다.

하여간 은근하게 균형이 잡혀 있었다.

그러나…… 이번은 첫 경매다.

‘최대의 기회지.’

이 게임을 만든 마신 데스브링어는 불친절하다.

전생에서 수도 없이 느껴 본 감상이다.

마계 옥션에 관한 사항은 철저히 비밀에 붙여져 있었다.

강제 소환 메시지가 뜨고 나서야 마계 옥션의 존재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당연히 마계 옥션을 위해 포인트를 모은 마족이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나는 모았다.

150만 포인트를 말이다.

전생에 비추어 보면 아주 많다고는 할 수 없는 양이지만 고작 1년 차임을 감안하면 말도 안 되는 잔액이었다.

마계 옥션도 그 사실을 알기에 최저가가 아주 저렴하게 잡혀 있을 공산이 컸다.

운만 좋으면…… 여기서 확실한 우위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었다.

72명의 마족 중 선두로 달리는 것도 불가능하지만은 않으리라!

내 눈에 열망이 담겼다. 기대감과 긴장감이 최대치로 상승했다.

차원 관문이 열리며 나는 강제 소환되었고, 내가 눈을 뜬 곳은 200평 남짓의 넓은 방이었다.

‘도착했군.’

마계이되 마계가 아닌 곳.

어둠의 정령들이 터를 잡은 마계의 또 다른 이면.

이곳은 그곳의 심장부였다. 마왕 대신 어둠의 정령왕이 다스리는 불모(不毛)의 대지였다.&

히이잉.

내 바로 옆에서 인페르노가 투레질을 했다.

데려갈 마수로 인페르노를 택했기에 같이 소환된 것이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입구에 커다란 문 하나가 존재할 따름이었다. 굵은 통나무를 자르고 엮어서 만든, 조악하기 그지없는 문.

끼이익.

곧 문이 열리며 허리가 굽은 난쟁이 노인이 나타났다.

“랜달프 브뤼시엘 님이시지요?”

“너는 노움인가?”

“키히히, 제가 마지막으로 타락시킨 게 노움이긴 하지요.”

어둠의 정령은 타락시킨 상대의 모습을 취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곳에는 어둠의 정령 외에 다른 정령들도 소수로 존재했기에 물어본 것이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그보다 랜달프 브뤼시엘 님이 맞으시지요?”

“맞다.”

“따라오십시오. 경매장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그 전에 경매 물품을 한번 보고 싶은데?”

원한다면 경매에 들어갈 물품을 미리 볼 수 있었다. 딱히 비밀 경매라고 할 것도 없기에 오히려 공개해 놓고 마족들을 자극하는 게 그들의 일이었다.

어둠의 정령은 마족에게서 얻을 포인트에 목이 말라 있었다. 그들 역시 포인트를 쌓아 격을 올리는 게 목적이었다.

요정왕이 되기 위해 던전 코어에 귀속된 이히와 비슷한 경우였다.

“그 정도는 어렵지 않습니다만…… 키히히. 포인트는 많으십니까? 구입하고 싶어서 안달이 날 텐데요?”

“적당히 있다.”

“알겠습니다. 안내해 드리지요.”

어둠의 정령은 가타부타 말없이 나를 안내하기 시작했다.

나는 인페르노의 위에 올라탔다.

이 성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넓다. 인페르노를 타고 이동해도 충분할 만큼.

어둠의 정령 역시 속도가 빠르다. 그들은 영체. 육신이 없기에 속도 역시 빠를 수밖에 없었다.

어느 정도를 달렸을까.

불현듯 소란이 들려왔다.

“감히 어둠의 정령 따위가 대공 우파 님의 휘하 후작인 나를 능멸하겠다는 것이냐!”

“대공 우파인지 대공 고파인지 제가 알 바 아닙니다. 제가 모시는 분은 오직 정령왕뿐!”

“그럼 날 강제 소환한 이유가 무엇이더냐! 내 직접 정령왕을 만나야겠다. 우리와 척을 지고도 이곳이 무사할 수 있나 보자!”

“그러니까, 마신의 이름으로…….”

“어디서 그 이름을 함부로 파느냐!”

“후! 어쩔 수 없군.”

어둠의 정령이 몸을 부풀렸다. 이어 어마어마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최상급 어둠의 정령!

웬만한 마족도 한 수 접어 줘야 하는 존재 앞에서 마족은 당황했다.

‘그로기인가?’

마계 후작 그로기.

우파 대공의 측근 중 하나며 자멸한 마족 중 하나다. 저놈도 따지고 보면 전생의 나와 비슷한 부류였다. 단지 방향이 달랐다.

향락에 빠져, 향락을 위해 서큐버스로 던전을 채웠다가 각성자들에게 토벌당했다. 가장 꼴불견스럽게 소멸한 마족이었다.

나름 인상적이었던 터라 기억에 남았다.

“제 손님께선 협조적이라 다행입니다, 키히히.”

나를 안내하던 노움 형상의 어둠의 정령이 웃어 댔다.

“너도 최상급 정령인가?”

“저는 상급입니다. 최상급이 되는 게 제 꿈이지요, 키히히!”

심안을 통해 확인한 결과 그 말이 맞았다.

능력치는 나보다 낮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아마도 최상급이라면 공작과 비슷한 수준일 터였다.

적어도 이곳, 어둠의 정령들이 지배하는 세계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후작 따위가 상대하기엔 상당히 버겁겠지.

최상급의 숫자가 많지 않아 소수에게 배정된 모양이지만 그로기는 상대를 제대로 만났다고밖에 할 말이 없었다.

나는 그로기를 관심에서 널리 떨쳐 내고 정령을 따라 계속해서 이동했다.

한참을 지하로 내려가자 족히 20미터는 되어 보이는 높이의 거대한 문이 나타났다.

문은 열려 있었고, 그 안에는 경매에 집어넣을 100개의 경매 물품이 차 있었다.

마수들도 있었다. 마수들 역시 물품 중 하나였다. 던전을 강화하기 위한 도구.

개중에는 내가 바라던 크라스라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나는 인상을 굳힐 수밖에 없었다.

‘저 여자는……?’

경매 물품들을 둘러보고 있는 여마족.

그녀를 본 순간 영혼이 빠져나가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대공 아리엘!’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전생에서 최후의 승자가 된 마족의 이름이었다.

투신이라 불릴 만큼 그 무력은 강하기 짝이 없었다.

설마 이런 곳에서 마주칠 줄이야.

나는 침을 꿀꺽 삼키며 심안을 열었다.

이름: 아리엘 디아블로

직업: 마계 대공(던전 마스터)

칭호 :

* 마왕의 적통(Epic, 마력+10)

* 웨폰 마스터(Ex U, 모든 능력치+2)

능력치 :

힘 73(+2) 지능 74(+2)

민첩 79(+2) 체력 71(+2) 마력 75(+12)

잠재력(372+20/500)

특이 사항: 네 명의 대공 중 한 명. 언더헬을 다스리며 열여덟 마족의 주인이다.

스킬: 웨폰 치트(Ex U), 언령(U), 용오름(Epic)

[상대 비교]

아리엘 디아블로

힘 75 지 76 민 81 체 73 마 87 잠재력(372+20/500)

랜달프 브뤼시엘

힘 81 지 66 민 76 체 82 마 90 잠재력(379+16/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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