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돈과 재능이 쏟아져-9화 (9/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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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정보권(4)

다시 기다림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찾아온 오늘.

드디어, 라이어 코인이 목표로 했던 4000원이란 가격에 올라섰다. 그 순간이 찾아오자 류성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모든 라이어 코인을 매도했다.

-매도가 체결되었습니다.

-매도가 체결...

4,000원에 모든 코인이 팔렸다.

수수료를 제하고서 들어온 금액은 279,240,000원.

무려 2억 8천이었다.

그간의 노력으로 감정적으로 크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다. 다만 숨죽이고 있던 희열이 전신을 훑고서 지나가는 것까지는 막을 수 없었다.

짜릿한 전율.

한 번 뚫고 나온 감각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털썩.

침대에 누워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냐아?

그게 이상했던 걸까. 의문의 시선을 보내던 럭키가 침대로 뛰어 올라왔다. 류성은 녀석의 턱을 만져주면서 히죽거렸다.

"흐으, 이상하게 보이지?"

냐아.

"이 오빠가 2억 8천을 벌어서 기분이 너무 좋아서 그래."

냐아아?

"그래, 그래. 럭키도 좋다고? 나도 너무 좋다. 내가 맛난 거 사줄게."

냐아!

왠지 모르게 럭키의 눈이 초롱초롱하게 느껴졌다.

"말을 알아듣나?"

당연히 그럴 리가 없었다.

그냥 헛소리를 한 번 내뱉은 류성은 문득 놓치고 있던 걸 깨달았다.

아, 돈부터 빼야지.

즉시 수익금 전액을 출금 신청했는데 다행스럽게도 10초도 걸리지 않아 승인이 났다.

"좋았으!"

확인을 해보니 거래소와 연계된 계좌로 돈이 정확하게 들어온 상태였다. 해당 금액을 평소 사용하던 코코아뱅크로 옮겨놓은 뒤에야 마음이 놓였다.

"진짜로 끝났네."

다시 기운이 쏙 빠지고 몽롱한 상태가 이어졌다. 형체 없이 흐릿하던 여러 가지의 상념이 한 곳으로 흘러오더니 이윽고 하나로 귀결되었다.

퀘스트.

눈에 힘이 돌아오면서 생각이 이어졌다.

또 언제 나타나려나.

정확한 시기는 모르겠으나 한 가지는 확실해졌다.

욕심이 생겼다는 것.

그동안은 퀘스트 보상으로 과연 어느 정도까지 이룰 수 있을지가 막연했었다.

그런데 이번 사건으로 깨달았다.

상상 그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도 있음을 분명하게 느껴버린 것이다.

퀘스트는 누군가를 도와주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지금까지의 결과로만 판단하자면 더 많은 돈을 사용해서 도와줄수록 보상 또한 넉넉했다. 즉, 남을 도우면 도울수록 더 빨리, 그리고 더 대단한 부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나쁜 짓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그냥 좋은 일만 해도 돈을 준다니. 이건 솔직히 거저 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안 할 이유가 없잖아?

왜 이런 능력이 주어진 건지 모르겠지만 기왕 손에 들어온 이상 제대로 활용해보기로 했다.

끝이 존재한다면.

그 끝에 도달해보리라 결심했다.

*

생각이 어느정도 정리가 되었을 무렵이었다.

[띠링!]

들려오는 소리에 눈이 번뜩였다.

[한정 퀘스트 발동!]

[코인은 결국 세력의 농간일 뿐!]

[내일부터 라이어코인이 급격하게 하락할 뿐만 아니라 끝내 상장폐지에 이르게 된다. 코인 개발자는 처음부터 세력과 결탁하여 이득을 취하려는 목적을 지니고 있었다. 그 탓에 큰 손해를 보게 될 이들이 무수히 존재하는 상황! 그들의 손해를 줄여 차등으로 지급되는 보상을 획득하라!]

[남은 시간 : 24시간.]

[성공 보상 : 선행 포인트.]

[한정 퀘스트는 성공시 랜덤 카드를 받을 수 없습니다. 대신 실패 패널티 또한 존재하지 않습니다.]

가만히 퀘스트를 바라보던 류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이긴 하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퀘스트였다.

한정 퀘스트.

RPG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분이었으니까.

카드 보상은 없지만 대신 패널티도 없으니 이건 일종의 보너스 스테이지인 셈이다. 내키지 않는다면 안 해도 되는 거고 하게 되면 실적에 따른 보상을 얻게 되는 것.

"좋은데?"

솔직히 카드보다도 선행 포인트를 차등으로 습득할 수 있다는 점이 훨씬 마음에 들었다. 사실상 코인하는 사람들이 손해를 보건 이익을 보건, 류성과는 관계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선택을 바꿈으로써 선행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건 무조건 해야 했다.

선행 포인트는 충분히 모으기만 하면 원하는 걸 확정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최고의 시스템이었으니까. 특히 이번 코인 정보를 얻으면서 그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다.

그보다...

방법을 생각해야겠는데.

“흐음.”

잠깐 고민하다가 스마트폰의 메모장을 열어 생각나는 대로 글을 작성했다.

<알고 있는 정보>

1. 코인 개발자가 코인을 판매한다.

2. 그 흔적은 없는가?

3. 최대한 많은 곳에 동일한 글을 올리면 효과가 있지 않을까.

4. 수익률을 보여주고 고수의 풍모를 풍긴다면?

일단 3, 4번만 해도 적지 않은 이들이 혹할 것 같았다. 아무래도 이런 주식이나 코인 시장에선 수익을 내는 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편이니까.

하지만 부족했다.

조금 더 욕심을 내서 흔적을 찾아내고 싶었다. 그 부분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낼 수만 있다면 생각 이상으로 많은 이들이 호응하게 될 테고 그러면 포인트 역시 만족스러운 수치로 얻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예전에 귀동냥으로 들은 게 있기는 했다.

차트.

거기에 많은 것이 담겨 있다고.

공부의 필요성을 느꼈다.

잘 모르는 분야였기에 차트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먼저 너튜브를 활용해 여러 사람의 강의를 살폈다. 그러다 아주 심플하면서도 몰입되게 알려주는 강의를 보게 되었다.

[자, 여기 차트에 보면 거래량이 보이시죠? 7일 날 거래량이 압도적으로 솟구치면서 상한가를 쳤단 말이죠. 그런데 다음 날 음봉이 뜨면서 거래량이 더 늘어났거든요. 이건 해당 가격을 뚫지 못했다, 즉, 매도세가 강하다고 표현할 수 있는 거죠. 이 정도 거래량이면 세력이 팔고 있다는 의미가 되는 거고요. 물론 나쁘게만 볼 수는 없어요. 손바뀜일 가능성도 있으니까요. 작은 세력이 털고 나가면서 더 큰 세력이 들어온 거라면 다행이지만 사실 그런 경우는 드물거든요. 보통은 세력이 털고 개미가 어거지로 받아낸 거죠. 그러면 한동안은 내리막길만 걷게 되는 겁니다.]

오호, 이런 거였구나.

처음 접하는 부분임에도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수준이었다. 1시간이 넘어가는 강의였음에도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

“이야...”

그러다 어느 한 부분에서 느낌이 왔다.

괜찮을 것 같은데?

해당 내용을 다시금 재생했다.

[자, 다음 날도 볼까요? 이런, 거래량이 조금 줄어들면서 윗꼬리 달고 하락했네요. 하지만 아직은 모릅니다. 조금 더 보도록 할게요. 아아, 2주가 넘도록 우하향중이네요. 거래량도 거의 없고 윗꼬리 달고 내려오는 하락 패턴이 너무 많아요. 이건 이미 세력이 대부분의 물량을 털고 나간 겁니다. 조금 남은 물량을 서서히 털어내는 거라고 보면 되겠네요. 그래도 세력이니 남은 조금의 물량도 적지는 않을 텐데요. 아, 결국 다음 날에 하한가를 쳤군요. 세력이야 워낙 낮은 가격대에서 샀으니 하한가로 짓누르면서 매도해도 이득일 겁니다. 결국에 피해는 개미만 보는 거죠.]

해당 차트의 거래량 움직임이 이번 라이어코인의 상장 이후 흐름과 매우 흡사했다. 더불어 코인에 대한 언급도 있었고.

[주식의 흐름은 이 정도지만 코인은 훨씬 빠르거든요. 하루 만에 세력이 전부 털고 나갈 수도 있는 곳이에요. 언제 상장폐지가 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시장이기도 하고요. 그러니 항상 신중하게 투자하길 바랍니다.]

활용하기 딱 좋은 영상이었다.

충분히 통하겠어.

길이 보이니 힘이 차올랐다. 류성은 즉시 하한가를 친 것으로 유명한 기업의 주식을 하나씩 살펴봤다. 몇 개의 차트 흐름이 너튜버 강의에 나온 차트와 비슷했다.

스샷을 찍고 내용을 첨부했다.

이젠 이 내용을 퍼트릴 차례였다.

“카페부터.”

가상화폐와 관련된 카페 중에서도 가장 인원이 많은 곳에 접속하고서 게시물을 작성했다.

제목 : 라이어코인, 내일부터 급락할 확률이 높은 이유

충분히 자극적인 제목을 지은 뒤 내용을 채워나갔다.

본문내용 : 일단 저는 600원이 되지 않는 낮은 평단가에 진입했었습니다. 그런 제가 왜 매도를 말하느냐? 차트를 보고 의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간단하게 설명을 하자면...

최저점 평단가 스샷을 올리고 신뢰를 줌과 동시에 의문을 던졌다.

이걸로 호기심을 끌어올렸다.

그 아래로 급락한 주식 차트와 라이어코인 차트를 대조하듯이 올렸다. 충분한 설명을 곁들이니 그럴듯한 내용이 되었다.

해당 내용을 복사한 뒤에 작성 완료를 눌렀다.

기다려 볼까.

괜찮은 반응을 보인다면 다른 곳에도 동일한 글을 올릴 생각이었다. 잠깐의 시간이 흐르고 댓글 몇 개가 달렸다.

인생코인 : 와, 진입가격 대박ㄷㄷ

나락 : 차트가 확실히 이상한데? 근데 지금 상황에서 이렇게 털어버릴 세력이 있나요?

ㄴ10년차 : 있기는 하죠

ㄴ나락 : 누구요?

ㄴ10년차 : 개발자요

ㄴ나락 : 아...?!

ㄴ인생코인 : 에이, 설마ㅋㅋ

댓글을 보는 순간 많이 놀랐다.

"와, 이걸...?"

힌트만 준 건데도 거기서 정답을 유추할 정도의 고수일 수도 있었고 아니면 그냥 우연히 맞춘 걸 수도 있었다. 확실한 건 저 10년 차란 사람의 댓글로 인해 해당 게시물에 달리는 댓글의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는 점이었다.

얼룩진인생 : 위에 댓글 보는데 소름이?ㄷㄷ

커피한잔 : 솔직히 너무 올랐어

ㄴ얼룩진인생: ㅇㅈ, 홈피 보니까 아무것도 없음, 로드맵도 이상하고

ㄴ커피한잔 : 실화???

ㄴ얼룩진인생 : ㅇㅇ, 개발자 무친놈인 듯

주린이2 : 상장된 후부터 오늘까지 거래량만 보면 확실히 과하긴 하네요

ㄴ10년차 : 세력이 자전거래 돌린 거 같은데... 아무리 자전거래라고 해도 유통코인 자체가 얼마 안 되는데 이 정도 거래량이라니, 이해가 안 되네, 수수료 낭비 아님?

ㄴ주린이2 : 그르게요, 진짜.

코인하자 : 설마, 진짜 개발자가 던지지는 않겠죠?ㅠㅠ

야발 : 와, 느낌 쌔하다...!

ㄴ밥묵자 : 이거 99퍼 떡락한다!

ㄴ영화꾼 : 팝콘각이다ㅋㅋㅋ

ㄴ야발 : 개꿀잼 예약!

ㄴ주린이2 : 하지마!

ㄴ야발 : 뭘?ㅋㅋ 치맥이나 시켜놓고 구경해야지!

ㄴ주린이2 : 흐즈믈르그... 전재산 올인했다거...!

물론 시기하는 자도 있었다.

초고수 : 그냥 다른 사람들 수익 보는 거 싫어서 이러는 거 아님?

ㄴ주린이1 : 그럼 걍 들고 있으셈, 난 팔아야겠다ㅋㅋ

ㄴ초고수 : ㅂ2

ㄴ주린이1 : ㅇㅇ

내가신 : 오버한다ㅋㅋ

ㄴ나그네 : 평단가 저거보다 좋음?

ㄴ내가신 : 알아서 뭐하게

ㄴ나그네 : 아니면 그냥 아닥. 수익률 높은 사람이 고수임, ㅇㅋ?

ㄴ내가신 : ㅈㄹ

생각 이상으로 반응이 뜨거웠다.

이 정도면 괜찮았다.

아니, 충분했다.

어찌 되었건 시선을 끌기만 하면 되었으니까.

그중에 일부는 분명 두려움을 느끼고 라이어코인을 매도할 것이 분명했다. 그런 사람이 늘어야 보상도 커질 테니 류성에겐 좋은 일이었다. 만족스럽게 웃으며 복사해뒀던 글을 다른 몇 군데의 카페와 갤러리에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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