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돈과 재능이 쏟아져-30화 (30/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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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시(1)

류환이 류성을 빤히 쳐다봤다.

너무 노골적인 시선이라 무시할 수가 없었다.

“뭐, 왜?”

“의외라서.”

“뭐가?”

“형, 원래 싫은 소리 안 하잖아.”

“크흠, 그랬지.”

“웬일이야?”

“아니, 뭐. 그냥 눈에 너무 보이니까.”

모르면 모르겠는데, 너무 대놓고 알려주니까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단지 그뿐이었다.

어쨌든 간에, 보상도 받았고 마음에 드는 차량의 출고일만 기다리면 되니 기분은 좋았다.

"슬슬 집에 가자."

오랜만에 동생이랑 둘이서 뭔가를 한 것 같았다. 가끔은 이런 것도 썩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학교는 재밌냐?"

"뭐, 그냥 그렇지. 그래도 내가 하고싶은 거니까 열심히 하는 중이야."

"오올."

"크흠..."

실없는 대화를 나누는 사이 집에 도착했다.

냐아아.

반갑게 맞이하는 럭키를 류환이 품에 안았다.

"심심했지? 오구구."

이젠 녀석도 집사가 다 된 모양이었다. 류성은 웃으며 방으로 들어가 샤워부터 했다. 깔끔한 몸으로 침대에 누운 뒤 퀘스트 보상으로 습득한 카드를 뽑았다.

촤르르륵.

원을 그리며 돌아가는 카드.

손을 뻗어서 하나를 선택하자 해당 카드가 빠르게 확대되었다.

큰 기대는 없었다.

그간 뽑은 최하급의 카드 대부분이 꽝이었으니까.

[최하급의 ‘능력’을 택했습니다.]

[보상으로 ‘미래시(소모성)’를 습득합니다.]

[능력을 떠올리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꽝이 아니었다.

한눈에 봐도 범상치 않은 미래시라는 능력이 뽑혀버린 것이다.

[미래시(소모성)]

일종의 특별한 이능으로 돈과 관련된 분야의 미래를 3초간 확인할 수 있다. 한 번 사용하면 능력이 소모되어 사라진다.

미래에 벌어질 일을 확인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다만 유지시간이 짧았다.

3초, 그 짧은 미래를 봐서 얻을 수 있는게 뭐가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그래도...”

돈과 관련된 분야의 미래를 보는 거니까.

어쩌면, 대박이 터질 수도.

이건 마음의 준비를 하고 봐야 할 것 같았다. 심호흡을 통해 한층 더 안정을 되찾은 뒤 눈을 떴다.

느낌 좋고.

집중력이 최고조로 올라온 순간이었다.

지금, 본다...!

미래시 능력을 사용했다.

[미래에 벌어질 무수한 사건을 탐색합니다.]

[...탐색 완료.]

[해당 사건을 확인합니다.]

순간 시야가 암전되었다.

어둠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저 아래, 자그마한 빛이 보였다.

빛은 빠르게 확대되었다.

급속도로 접근하던 빛이 류성을 집어삼키는 순간.

“...!”

그는 미래에 도착했다.

[파워에디슨]

6,174원(-29.97%)

노트북의 모니터를 빤히 바라보며 경악하는 스스로가 되어있었다.

1초, 2초, 3초.

짧은 시간이 흐르고 세상이 반전되었다.

“헙...!”

황급히 주변을 돌아봤다.

화장실 변기에 앉아있던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음을 깨달았다. 과정 자체의 비현실적인 느낌을 떠나서, 류성이 봤던 파워에디슨 주식의 가격이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았다.

6,174원이라니.

“미친...!”

현재 2만 원에 가까운 가격이니 거의 70프로가 빠져버렸다.

뭔가 있어...!

어떤 큰 사건이 벌어질 게 틀림없었다.

저 가격이 도래할 미래가 정확히 언제인지도 봐버렸기에 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

이번 주 금요일이었다.

뭔지 모를 그 사건으로 패닉셀이 발생하고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내리 하한가를 맞을 것으로 예상이 되었다. 한 번이 아니라 세 방 정도는 맞아야 6,174원이라는 가격까지 내려가는 게 가능했으니까.

지금이 월요일이었으니 최악의 경우 오늘 장이 종료된 이후에 사건이 터질 것 같았다. 시간적인 여유를 최대한으로 잡아도 내일 장중이었고. 그것도 아니라면 오늘과 내일 15프로씩 내려가고 목, 금에 하한가를 칠 수도 있는 일이었다.

다급히 증권 어플에 접속했다.

"후우."

일단 가격은 변동이 없었다.

아직 사건이 터지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서둘러야만 했다.

조금만 늦어져도 매도 자체가 불가능할 지경에 이를 수도 있었다.

그 순간이었다.

패시브 스킬 '침착함'이 발동되었다.

"후읍, 후우..."

심호홉 한 번으로 마음에 평정이 찾아왔다. 이미 계산을 모두 끝마친 상태였으니 당황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조금 늦어도 괜찮아."

장이 종료되기까지 2시간 이상이 남은 상태였다. 엄청나게 여유를 부릴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이성을 잃을 정도도 아니었다.

지금 당장 사건이 터지더라도 하한가를 찍을 일은 없었다. 최대한으로 잡아도 15프로 가량 마이너스를 칠 뿐이었다. 심지어 그렇게 되더라도 엄청난 수익권이었다.

그러니까 하나씩, 차분하게.

해야 할 일을 해가기로 했다.

*

먼저 이신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왜?)

“주식 빨리 팔아야겠더라.”

(파워에디슨? 잘 나가고 있던데.)

“그거 조만간 큰 거 하나 터질 거야, 엄청나게 나쁜 소식으로.”

(헐, 그래?)

“어, 나도 지금 바로 팔 거야.”

(어어, 오케이! 고맙다!)

통화를 종료하고서 하회탈 가면을 썼다.

너튜브 생방송을 틀었다.

생각보다 빠르게 몇 명의 방청자가 접속했다.

"알탕님, 항상 제일 먼저 와주시네요. 감사합니다."

알탕 : 흐흐, 알람이 뜨더라구요. 그보다 이 시간에 무슨 일이래요?

“장 종료되기 전에 파워에디슨 주식을 전부 매도하려고 합니다.”

사실 생방송을 하기 전에 조금 걱정되던 부분은 있었다.

너무 타이밍이 절묘하다는 점.

그래서 이것저것 검색을 하면서 찾아봤는데 다행스럽게도 문제가 발생할 소지는 없었다.

일단 돈을 벌어들인 경로가 명확했다.

대출, 빌린 돈.

그걸로 코인을 통해 금액을 불렸고 그 돈으로 이번 주식에서 수익을 내는 중이었다.

두 번째로 금액이 많지 않았다. 수십, 수백억 원을 굴리는 것도 아니었고 이 정도 금액으로 주식을 하는 개인투자자는 상상 이상으로 많았다. 국세청이 한가한 곳도 아니었고 이런 얼마 되지 않는 금액에 일일이 반응할 수준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세 번째.

류성은 모두 증명할 수 있었다.

불법은 조금도 없었다.

세력이니 뭐니 그런 외부와 소통한 흔적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었다.

그는 오직 퀘스트의 도움만을 받았을 뿐이니까.

알탕 : 허얼, 지금 분위기 좋지 않나요?

짝발 : 꾸준한 우상향에 내 남은 짝발 하나를 걸지.

귀욤탱 : 짝발, 미친 놈ㅋㅋ

재벌남 : 근데, 많이 아깝긴 함

모르는 이들의 시선에서는 당연히 그럴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미래를 봤다고 설명할 순 없는 일이었다.

“뭐, 충분히 수익을 냈으니까요. 그리고 열기가 조금 과한 거 같기도 하고요. 혹시 시청자분들 중에 파워에디슨 들고 있는 분이 계시면... 매도를 추천해 드릴게요. 강요할 수는 없지만 지금 정도에는 한 번 빼주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방송을 챙겨보는 시청자를 위한 최소한의 배려를 담았다.

"매도 전에 마지막으로 수익부터 확인하죠."

떠오르는 수익현황.

㈜파워에디슨.

현재 가격 18,000원.

6010주.

총금액 108,180,000원

수익률 100%이상.

아주 만족스러웠다.

오른쪽에 적힌 매도 버튼을 누르자 화면이 전환되었다.

즉시 시장가를 선택했다.

“매도 버튼 누르겠습니다.”

[매도가 체결되었습니다.]

[매도가 체결되었습니다.]

[매도가...]

들고 있던 주식이 전부 매도되기까지 아무런 사건도 벌어지지 않았다.

깔끔한 마무리였다.

그제야 모든 근심과 걱정이 사라지면서 부드러운 미소가 입가에 걸렸다.

“자, 끝났네요. 처음에 제가 2억 6천만 원 치 매수를 진행했고요. 오늘 매도까지 해서 순수익은 2억 정도 달성했습니다. 이 돈은 음, 다른 분야에 사용할까 싶기도 하네요. 사실 요즘 제가 영화 투자에 관심이 생겼거든요. 미리 영화 두 편에다가 투자를 조금 해놓은 상태기도 하고요. 뭔지 보여드릴까요?”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다.

주식에서 영화로.

더불어 투자를 진행한 영화 두 개를 보여주니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알탕 : 이야, 영화라. 참신한데요?

개럽 : 오, 세상 좋아졌군요

리모큰 : 영화 투자는 조금 끌리는데?

주린잉 : 근데 잘못 고른 듯?ㅋㅋ

주식고수 : ㅋㅋㅋ주식이나 합시다!

럽잉 : 영화는 투자 기간이 너무 오래 걸리지 않음?

빠르게 채팅이 올라왔다.

럽잉이란 시청자의 질문이 눈에 들어왔다.

“영화에 투자한다고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더라구요. 제가 7월에 투자했는데 8월에 개봉하면 결과가 얼추 보일 거 같거든요. 물론 정확한 수익은 9월은 되어야 나오겠죠. 그래도 뭐, 두 달 정도야 충분히 기다릴 수 있으니까요.”

알탕 : 그렇게 길진 않네요? 막, 1년씩 걸리는줄!

럽잉 : 결과 나오면 알려주세요! 참고하게요!

짝발 : 영화라, 나같은 인간들이 많이 나오는 작품에다가 한 번 거하게 투자해주쇼!

“알겠습니다, 알탕님. 럽잉님도 고맙습니다.”

짝발 : 나는 왜 무시하는 거...?

“장이나 조금 볼까요?”

짝발 : 저기요, 나 안 보여요?

“어, 코스피, 코스닥 전부 하락세네요.”

짝발 : 아니, 이 사람이...!

알탕 : ㅋㅋㅋㅋ

럽잉 : 무시하는 거 개웃기네ㅋㅋㅋ

그렇게 소소한 재미를 챙기다가 장이 종료되는 시간에 맞춰 방송을 종료했다.

그날 오후 5시.

파워에디슨 기업의 대표가 분식회계 및 횡령으로 적발되었다는 기사가 증권 분야의 메인 뉴스로 떠올랐다. 더불어 류성의 너튜브 채널 또한 종목 토론방에 언급되었다.

제목 : 너튜버, 이거 실화임?

본문 내용 : 와, 씨, 소름! 가면남 컨셉 너튜버인데 오늘 장 종료 직전에 전부 매도를 해버리더라고? 그거 보고 멍청하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멍청한 건 나였던 거라고ㅠㅠ 젠장할, 나 못 팔았는데 어쩌냐 진짜, ㅅㅂ 욕나온다ㅠㅠ 살려주라...

간단한 설명이 적인 게시글 아래로 엄청난 댓글이 달렸다.

-이야, 타이밍 뭐임?

-혹시 세력 끄나풀 아님?ㅋㅋㅋ

-와, 금액 장난 아닌데?

-강심장이네ㄷㄷ

-매수 타이밍도 너무 절묘하고, 매도 타이밍도 너무 좀...?

-이거 킹리적 갓심 아니냐?ㅋㅋ

-와, 뉴스 뜨기 직전에 사고 뉴스 뜨기 직전에 판다고?ㅋㅋ

-이거, 뭐가 있다!

-근데 이 사람 영화도 투자했더라?

-영화?

-ㅇㅇ, 서울전쟁이랑 어둠이 드리워진? 뭐, 그거 두 개

-서울전쟁은 알겠는데, 어둠이 드리워진은 뭐임?

-모름ㅋㅋ

-암튼, 이거 결과가 괜히 궁금하네ㅋㅋ

의심하는 사람도 많았고 호기심으로 지켜보는 이도 존재했다. 극히 일부는 악의적으로 선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찌 되었건 간에 너튜브의 구독자가 상승하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했다.

*

럭키의 기관지 염증도 전부 나았고 미래를 위해 운동도 시작했다. 헬스장을 끊었는데 하루에 1시간 이상은 할애하는 중이었다. 지금도 열심히 땀을 흘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가면서도 일부러 길을 둘러가면서 최대한 바깥에서 움직이려고 노력했다.

“오늘도 꽝인가.”

며칠째 퀘스트가 나오진 않았지만 예전처럼 조급하다는 감정은 없었다.

손에 쥔 패가 많았으니까.

아직 클리어되지 않은 반려동물 퀘스트도 있었고 매월 포인트를 안겨줄 정기후원 퀘스트도 존재했다.

"정기후원이 끝내주긴 하지."

이번 달은 물론이고.

다음 달도.

그 이후로도 쭈욱.

계속해서 꾸준히 한 달에 한 번씩 포인트를 안겨줄 보물상자였다.

기분 좋게 웃으며 지나가던 길.

놀이터가 눈에 들어왔다.

아이 몇 명이 그네와 미끄럼틀을 타면서 놀고 있었다.

슬쩍 쳐다봤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

다시 길을 나아갔다.

조금 더 이동하자 이번에는 공원에 나타났다. 공원 입구 오른쪽에서 아이 두 명이 나무 앞에서 무언가를 시도하고 있었다.

“맞아라, 쫌...!”

한 아이가 작은 돌멩이를 하늘로 던졌다.

본능적으로 감이 왔다.

어떤 도움이 필요할 거라는 직감.

[퀘스트 발동!]

[요즘 대세는 드론인가!]

[드론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와중에 컨트롤에 실패하면서 나뭇가지에 걸리는 참사가 발생했다. 아이의 신체적 능력으로는 아무리 봐도 해당 드론을 나뭇가지에서 구해낼 수 없을 수준이다. 두 명의 아이가 포기하기 전에, 서둘러 드론을 구출하라!]

[남은 시간 : 10분.]

[성공 보상 : 랜덤 카드, 선행 포인트.]

[퀘스트 실패시 새똥이 날아옵니다.]

감이 정확하게 들어맞는 순간이었다.

저벅.

천천히 아이에게 다가갔다.

“무슨 일이야?”

“드론이 나뭇가지에 걸렸어요!”

“그래? 내가 도와줄까?”

“앗, 네!”

“고맙습니다, 형아!”

참으로 예의 바른 아이들이었다.

아저씨도 아니고 형이라니.

이런 착한 꼬마들이 있었다니 놀라울 지경이었다.

“이 형이 무조건 드론 꺼내줄게.”

원래부터 그럴 생각이었지만 그보다 더 최선을 다해 도와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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