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돈과 재능이 쏟아져-39화 (39/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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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티스트의 눈(2)

코인 거래소, 다운비트를 메인 화면에 올렸다.

“지금 제가 미리 돈을 입금해놓은 상태거든요. 자, 여기 보이시죠?”

입출금 메뉴에 들어가자 금액이 보였다.

[원화 : 280,000,000]

자투리 없이 정확하게 2억 8천이었다.

“오늘 딱 3시간만 이걸로 단타를 해보려고 합니다.”

격렬한 환영이 이어졌다.

알탕 : 이야, 개꿀ㅋㅋ

쥄미니 : 오, 이건 재밌겠는데요?

개미꾼 : 솔직히 지금까지 너무 장투 위주라서 루즈하긴 했음

하한가 : ㅎㅎ과연?

재벌남 : 이거 링크 홍보좀 하고 와도 됨?

마지막 채팅이 눈에 들어왔다.

이런 고마울 때가.

비록 시청 시간이 거의 없을 사람들이라 연계퀘스트에서 얻게 되는 점수는 낮겠지만 그게 어디인가.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시청자가 단타를 따라 하면서 수익을 내야만 퀘스트 클리어로 얻게 될 포인트가 증가한다. 그러니 거절할 이유가 조금도 없었다.

“네, 마음껏 홍보해주세요.”

대답하는 것과 동시에 사람들이 늘어났다.

아니, 이렇게 빨리?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재벌남이 다시 채팅을 올렸다.

재벌남 : 사실 이미 했음ㅋㅋ

“아이고, 말하자마자 시청자분들이 늘어나서 깜짝 놀랐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실시간 시청자 289명.

이윽고 300명을 돌파하더니 순식간에 350명에 이르렀다.

“어어, 이건 최초인데요?”

그럼에도 멈추지 않았다.

320명, 335명.

계속해서 증가하더니 350명대에서 증가세가 주춤거렸다.

늅늅이 : 아, 여기가 그 가면남 주식방송이구만?ㅋㅋ

아재요 : 하회탈 정들것네ㅎㅎ

헬창 : 아, 놀래라ㄷㄷ

들어오는 사람마다 가면을 보며 놀라워했다. 나름대로 반응해주던 와중 재벌남의 채팅이 다시 올라왔다.

재벌남 : 제가 나름 네임드라ㅋㅋ

정말 능력 있는 시청자였다.

참으로 고마운 시청자기도 했고.

“새로 오신 분들 모두 반갑습니다. 이야, 그리고 재벌남님은 진짜 엄청난 분이셨네요. 너무 고마우니까 오늘 제가 제대로 단타하는 법 보여드리겠습니다. 더도 말고 딱 한 마디만 하겠습니다. 저 따라 하세요, 그럼 돈 법니다.”

재벌남: 와우, 믿어도 되나요?

“네, 믿고 따라오세요.”

부디 한 명이라도 더 따라오기를.

그래야만 시청자는 돈을 벌 것이고 류성은 포인트를 벌 수 있을 테니까.

재벌남 : 알겠습니다ㅎㅎ

채팅을 읽은 류성은 비트코인 차트를 화면에 띄운 채로 재능을 썼다.

<차티스트의 눈>

그러자 배운 적도 없는 지식이 떠오르더니 그것들이 시각적인 형상을 이루기 시작했다. 해당 차트는 1분봉이었는데 그 위로 가상의 선인 지지선이 그어졌다.

오직 류성의 눈에만 보이는 선이었기에 시청하는 이들에게는 보이지 않을 터였다.

“일단 선을 하나 그어보죠.”

시청자들이 보면서 따라올 수 있도록 실제로 차트에 선을 그려줬다.

“지금 제가 그린 선이 바로 지지선입니다. 비트코인은 주식과는 달라요. 주식은 해당 기업의 가치가 실재하거든요. 실적이란 숫자로 표현이 되고는 하죠.”

킹고수 : 고러치, 주식은 실적이지!

주식광인 : 실적따라 장투하기만 해도ㅎㅎ

류성은 일부 사람들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 실적이 존재하기에 미래를 추측해서 장기적인 투자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단타의 기준에서 보자면 차트의 정확성이 떨어진다고 할 수도 있거든요. 예를 들어 해당 분기에 실적이 안 좋다? 그럼 차트상 지지가 되어야 할 구간이어도 연두부처럼 뚫려버리곤 하죠. 차트가 의미가 없어지는 겁니다.”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그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물론 주봉이나 월봉으로 보면 얘기가 좀 다르긴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지금은 단타를 기준으로 하는 말이거든요. 1분봉, 3분봉, 5분봉을 기준으로 하는 거니까 그 부분은 참고해주세요.”

알탕 : ㅇㅈ, 초대형주면 또 몰라도 그 아래 중소형 기업만 되어도 차트가 무쓸모ㅋㅋ

하한가 : 차트는 걍 참고아님?

개미꾼 : 차트만 보고 매매하는 사람도 있긴 함

하한가 : 거, 참. 신기하네ㅋㅋ

날라뤼 : 코인은 뭐가 다른가요?

좋은 질문이 보였다.

“네, 날라뤼님. 좋은 질문입니다. 비트코인은 조금 다릅니다. 말이야 가상의 금이라고 하지만 사실 블록체인 기술을 제외하곤 당장은 볼 게 하나도 없거든요. 그 덕분이라고 해야 할까요? 부차적인 요소 없이 오직 기대감 하나만으로 움직이다 보니 재밌게도 차트의 유효성이 주식보다는 매우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침 타이밍이 왔다.

“가격이 내려가고 있죠? 제가 그은 지지선에 닿기 직전이니까 일단 매수를 미리 걸어두겠습니다.”

현재 지닌 2억 8천만 원이라는 거금을 한방에 쏟아부었다.

알탕 : 헐, 가면남님 괜츈?

아재요 : 실화냐...?ㅋㅋ

늅늅이 : 와씨, 2억 8천을 풀매수 때린다고요?

돈벌자 : 클라스 미춋네ㄷㄷ

류성은 덤덤히 기다렸다.

“조금 있으면 체결이 되겠네요.”

그 말대로였다.

정말 지지선에 닿으면서 전액 매수가 되었다.

[매수가 체결되었습니다.]

[매수가 체결되었습니다.]

직후 비트코인의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지지선 맞고 나니 오르죠? 차트상 너무 당연한 부분이거든요. 실적이니 뭐니 아무것도 신경 쓸 게 없으니 이런 점에서는 아주 편하고 좋습니다. 이제 저항선을 좀 보죠. 으음. 어제랑 오늘까지의 변동을 보고 어디에서 막히는지 체크부터 할게요.”

재능 ‘차티스트의 눈’ 덕분에 사실 고민할 것도 없었다.

모두 보였으니까.

“여기네요. 비트코인 가격 5,317만 원. 딱 여기서 어제만 수십 번을 맞고 가격이 내려갔네요. 오늘도 이미 다섯 번이나 저항선에 맞고 하락한 상태고요. 뭐, 덕분에 제가 지지선에서 잘 받아먹었죠.”

선을 긋자 명확하게 보였다.

알탕 : 이야, 그럼 저기서 팔면 되나요?

하한가 : 과연?ㅋㅋ 궁금하긴 하네

늅늅이 : 뭘 보고 선을 긋는거임?

아재요 : 차트 보는 건 너무 어려움ㅠㅠ

류성은 그들의 질문에 전부 대답해줬다.

“지지와 저항은 한 끗 차이거든요. 그러니까...”

수다를 떨며 3분 정도 기다렸을까.

정말 저항선이라고 언급했던 가격대까지 올라왔다.

5,317만 원.

미리 걸어뒀던 비트코인 물량이 천천히 팔려나갔다.

[매도가 체결되었습니다.]

[매도가 체결...]

“쉽네요. 1.7퍼센트 수익 감사합니다.”

5분도 채 걸리지 않은 그 한 번의 단타로 1.7%의 수익을 실현했다.

원화로 4,760,000원을 벌어들인 것이다.

채팅창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쥄미니 : 미친, 정확히 3분 17초 만에 470만 원 벌었네?

알탕 : 현타 온다ㄷㄷ

늅늅이 : 돌았네, 따라해도 됨?

아재요 : 와, 나도 단타나 해볼까ㅋㅋ

재벌남 : 오, 따라했더니 정말로 수익 났는데요?ㄷㄷ

판다 : 팬티 좀 갈아입고 올게요

류성은 재차 언급했다.

“처음부터 말씀드렸죠? 따라오세요. 돈복사 해드린다니까요.”

이게 또 입소문을 탄 걸까.

시청자가 계속 늘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400명을 넘어간 상태였다.

아주 좋았다.

더 많은 시청자가 수익을 낼 수 있을 테니까. 그들의 수익은 선행 포인트와 동일한 가치를 지녔으니 좋을 수밖에 없었다.

“자, 다시 흐름을 좀 보겠습니다.”

차트를 바라보니 재능이 알아서 모든 것을 분석하고 정립시켜줬다. 거기서 발생하는 지식 역시도 배운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머릿속에서 마구잡이로 튀어나왔다.

그것들이 질서정연하게 자리를 잡으며 조금씩 더 ‘차티스트의 눈’에 적응해갔다.

“한 번 더 내려올 것 같네요.”

일봉의 흐름을 체크했다.

1분봉, 3분봉을 관찰했고 5분봉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내려진 결과.

“똑같은 가격에 매수하겠습니다.”

전과 같은 지지선에 매수를 걸었다.

*

2억 8476만 원치 매수.

저항선에서 매도.

수익률 1.1%.

수익금 3,132,360원.

“다시 매수합니다.”

2억 8789만 원치 매수.

저항선에서 매도.

수익률 1.79%.

수익금 5,153,273원.

“저항선에 닿았죠? 매도하겠습니다.”

2억 9304만 원치 매수.

저항선에서 매도.

수익률 1.63%.

수익금 4,776,605원.

“다들 잘 따라오고 계신가요?”

30분간 다섯 번의 단타를 성공시켰고 한 번은 손절했다.

성공률은 무려 80퍼센트.

알탕 : 이게 말이 되냐고오오오!

짝발 : 허, 30분에 2,500만을 번다고?ㅋㅋ

킬리만자로 : 와, 지렸고요! 오졌고요!

눈크게떠라 : 소름이 쫘아악...!

신들린 듯한 단타 덕분인지 시청자가 470명을 넘어갔다.

대다수가 환호했고 감탄했다.

30분에 2,500만 원.

3시간을 쉬지 않고 매매한다고 가정하면 복리계산할 경우 대략 2억 정도 되는 거금을 벌어들이게 될 터였다.

겨우 3시간에 2억 원이라니.

정말 엄청난 액수였다.

만약 지니고 있던 시드가 처음부터 10배였다면? 그럼 3시간에 20억을 벌어들일 수도 있었으리라.

“대단하긴 하네요, 제가 봐도.”

더불어 지금은 연계퀘스트까지 걸려있는 상태였다.

대략 15포인트.

혹은 그 이상을 단번에 얻을 수 있을 절호의 기회였다.

1분 1초가 아쉬웠다.

“자, 다시 보겠습니다.”

집중력을 끓어 올렸다.

분봉 차트를 보다가 일봉의 흐름을 체크했다.

전과 다를 게 없었다.

그러다 주봉 차트를 보는 순간 놓치고 있던 게 눈에 들어왔다.

흐름이 생각보다 강했다.

주봉상으로는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추세였던 것이다. 조금 더 차트를 유심히 살피면서 선을 그어봤다.

“어, 이거...”

그러자 더욱 확연하게 눈에 들어왔다.

가격상승의 흐름이 말이다.

이건 마치 폭발하기 직전 마지막으로 힘을 모으는 듯한 형상이었다.

“삼각수렴이네요. 이제 곧 저항선 뚫겠는데요?”

차티스트의 눈이 차트를 분석한다.

높은 확률로 미래의 주가를 예측하는 압도적인 재능이 길을 제시했다.

“지금 매수하겠습니다. 다들 쫓아오고 계시죠?”

비트코인 가격 5,235만 원에 3억 500만 원어치를 매수했다.

[매수가 체결되었습니다.]

전액이 체결되었다.

곧이어 지지선을 살짝 뚫고 내려가는 것처럼 움직이더니 다시 돌파하며 솟구쳤다.

“제가 삼각수렴이라고 말했죠? 그냥 믿고 따라오세요, 비축된 힘이 곧 터질 테니까요. 제가 그린 저항선을 분명 뚫어줄 거에요. 그 이후부터 상당히 많이 올라갈 테니까 늦지 않게 탑승해야 합니다.”

어느새 저항선에 도달했다.

종목명 : 비트코인(BTC)

매입금액 : 305,651,790

수익률 : 1.68%

평가손익 : 5,134,950

총평가 : 310,786,740

이미 수익은 1.68%였다.

매도해도 될 가격대였지만 말했던 대로 지켜보기로 했다.

알탕 : 믿습니다, 가멘!

단무지 : 가멘은 머임ㅋㅋ

알탕 : 가면남 아멘. 줄어서 가멘ㅋㅋ

내가고수 : 따라가는 중^^

개미꾼 : 가즈아, 가즈아아아!

알탕 : 어서, 뚫으라고!

짝발 : 가나요, 가나요!

잠시 후 저항선에 맞고 가격이 아래로 떨어졌다.

“괜찮아요, 아직은.”

조금 흔들리더니 다시 한번 저항선까지 솟구쳤다.

투욱.

맞고 떨어지고 다시 맞고 떨어졌다.

“이제 곧 갈 겁니다, 참고 견디면 됩니다.”

눈을 깜빡이는 찰나의 한순간, 거대한 양봉을 뿜어내면서 저항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후우, 됐네요.”

이젠 저항선이 지지선이 되었다.

살짝 흘러내리며 지지를 받더니 폭발적인 상승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알탕 : 미쳐따!!! 진짜로 간다고?

물줘요 : 허얼...ㅠ 따라할 걸...!

주린잉 : ㅎㅎ 역시

짝발 : 단타의 신이다! 신이 나타났다!

꽤 많은 시청자가 환호했다. 일부는 지켜만 보다가 눈물을 흘렸고.

“제대로 가주네요. 아직 매도하면 안 됩니다. 주봉 차트를 보면 5,700만 원까지 열려있거든요. 물론 단번에 가진 않을 테니까 여기서도 단타 이어서 가보겠습니다. 자, 이제 선을 그어보죠. 추세가 바뀌었으니까 이렇게.”

그러자 1차 저항선이 보였다.

“5,495만 원에서 한 번 흘러내릴 거 같습니다. 그 가격대에 매도 걸겠습니다.”

알탕 : 근데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단타하면 차트 무너지지 않아요?

“괜찮습니다. 비트코인은 어차피 미국 따라서 움직이거든요. 저희 같은 개미들 수천 명이 들러붙어도 아무 문제가 없어요.”

알탕 : 오호...!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길 5분, 예상했던 가격대에 올라오는 게 보였다.

종목명 : 비트코인(BTC)

매입금액 : 305,651,790

수익률 : 4.71%

평가손익 : 14,396,199

총평가 : 320,047,989

벌써 수익이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었다.

“이제 매도하겠습니다. 떨어지면 다시 매수할게요.”

5,495만 원에 걸어둔 비트코인이 속속 팔려나갔다.

[매도가 체결되었습니다.]

결국, 단번에 5%에 이르는 수익을 봤다.

남은 시간은 2시간 10분가량.

그 안에 최대한 많은 수익을 내야만 했다.

*

오랜만에 가상화폐 게시판이 불타올랐다.

제목 : 드디어 가는거냐...!

제목 : 오래 기다렸다, 진짜ㅠㅠ

제목 : 내가 말했제! 했제!

제목 : 아오, 또 햇제충 나오네ㅋㅋㅋ

제목 : 그럼 어떠냐, 오르면 된 거지ㅎ

제목 : 숏충이들 다 뒈져라ㅋㅋ

제목 : 가즈아아아아악!!!!

제목 : 쏴리벗고 팬티질러어어!

처음에는 오른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상승의 힘이 그렇게 강하지는 않아서 다시 조용해졌다.

제목 : 님들, 정보꾼이라고 알아요?

그때, 하나의 글이 시선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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