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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포인트(1)
각종 정보가 눈을 통해 흘러들어왔다.
무서울 정도의 능력이었다.
그 모든 정보를 해석하여 내린 결론이 류성의 입에서 정리되어 나왔다.
“지지선 5,595만 원에 매수 걸어보겠습니다.”
생각보다 더 빨리 체결되었다.
[매수가 체결되었습니다.]
[매수가...]
지지선에 맞은 주가는 이후 거짓말처럼 반등했다. 선을 그은 것과 너무나 흡사하게 움직이는 차트를 보면서 소름이 돋을 법도 했건만 류성의 눈빛은 그저 고심으로만 가득할 뿐이었다.
이제 곧 큰 저항선에 맞을 시기가 다가오기 때문이었다.
“아까도 말했듯이 5,700만 원이 큰 저항선이거든요. 위아래로 흔들면서 우상향을 하는 상태긴 하지만 큰 저항선에 맞으면 그만큼 크게 내려갈 수밖에 없어요. 아마 저기서 적잖게 하락할 거 같네요. 그러니까 이번에 매도하고 나면 잠깐 지켜보겠습니다.”
머지않아 목표로 했던 가격대에 접근했다.
[매도가 체결되었습니다.]
[매도가 체결되었습니다.]
이윽고 비트코인이 전부 팔렸다.
“매도됐네요. 잠시 정산이나 해볼까요? 제가 처음 들고 왔던 돈이 2억 8천이었죠?”
지금은 얼마가 되었을까.
입출금 메뉴에 들어갔다.
그러자 현재 들고 있는 돈이 보였다.
[원화 : 369,901,844]
약 3억 7천에 달하는 거액이었다.
“음, 2시간 동안 대충 9천만 원 정도 벌었네요.”
재능의 남은 시간은 1시간.
아직 충분했다.
“오늘 4억 5천까지 한 번 채워보죠.”
그 말에 시청자들이 열렬히 환호했다.
돈벌자 : 쏴리질러어어어!
단타충 : 예헤! 시드 다 때려부어서 쫓아가즈아!
알탕 : 돈 추가 입금 완료^^
단타만한다 : 신에게는 아직 4.5억까지의 기회가 남아있사옵니다
주린이1 : 고러치, 이거거든!
소고기각 : 다들 가면남 4.5억까지 단타친다니까 좋아서 난리났네ㅋㅋㅋ
돈벌자 : 님은 안 좋음?
소고기각 : 개좋음ㅋㅋㅋ
돈벌자 : 빨리 지지선 그어주세요, 현기증 나요ㅠㅠ
올인러 : 저도 따라갑니다!
코인인생 : 가즈아아아!
시청자들의 성화에 일단 지지선을 그렸다.
현재 가격 5,698만 원.
그보다 한참 아래인 5,307만 원을 확대했다.
“제가 보는 지지선입니다. 저항을 크게 맞은 터라 일단 여기까지는 떨어져야 다시 올라갈 힘이 강하게 발생할 것 같네요.”
그때 채팅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알탕 : 한참 걸리겠네요, 저 위치까지 떨어지려면?
“알탕님, 눈썰미가 좋으시네요.”
알탕 : 저기까지 내려가려면... 어우ㄷㄷ
각설탕 : 아, 시간 날리는 거 아까운데...!
짝발 : 차라리 대형주 단타 어떰?
주린이1 : ㅇㅇ, 어차피 대형주도 차트 잘 맞는다고 하지 않았음?
단타충 : 가즈아아아!
소고기각 : 뭐라도 합시다ㅋㅋ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충분히 단타를 할 수 있다고 '차티스트의 눈'이 알려주고 있었다.
“괜찮습니다. 이런 역경 속에서도 단타를 해내야 진정한 차티스트 아니겠어요?”
소고기각 : 하앍, 반할 거 같애...!
단타충 : ㅋㅋㅋ쓸데없이 멋진 말인 듯?
알탕 : 이게 된다고요...?
짝발 : 어이, 내 동료가 되어라급 아님?
“자자, 진정들 하시고요. 분명 하향세는 맞아요. 제가 그은 지지선까지 떨어지려면 1시간 이상이 걸릴 수도 있죠. 근데, 그렇다고 단타를 하지 못하는 건 아니에요. 내려가는 동안에도 자그마한 반등은 나오기 마련이거든요. 전 그걸 캐치해서 돈을 벌어들일 겁니다.”
장투러 : 반할 지경임ㅋㅋㅋ
우상향 : 오늘부터 단타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알탕 : 근데 차티스트는 머에요?
“차티스트는 차트만 보고 매매하는 사람을 말한답니다.”
알탕 : 오, 그런 직업이 있었다니...!
“아무튼, 이제 시작해보죠. 지금 내려가는 힘이 강한데요. 큰 지지선 위에 자그마한 지지선을 그려보겠습니다.”
선이 몇 개 그어졌다.
그러자 자그마한 지지선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보이시죠, 여기? 5,590만 원에 매수 걸겠습니다.”
하락하던 비트코인이 5,590만 원 부근에서 멎었다. 매수세가 갑자기 증가하면서 잠깐 솟구치는 것 같더니 다시 하락했다. 그렇게 힘겨루기를 하는 듯한 느낌을 물씬 풍기더니 이윽고 5,590만 원에 닿았다.
[매수가 체결되었습니다.]
하지만 반등은 없었다.
가격은 그 아래로 조금씩 하락했다.
“5,570만 원 깨지면 손절할 거니까 라인 잡아두시고요.”
아무래도 하락하는 분위기가 그런지 매도세가 강했다.
5,580만 원이 깨졌다.
5,578만 원.
5,576만 원.
빠른 속도로 가격이 내려갔다.
“기다리세요, 아직이에요.”
그러나 류성의 목소리는 덤덤했다.
한 점의 흔들림도 없었다.
알탕 : 크으, 신뢰가 간다!
짝발 : 그저 기다릴 뿐!
각설탕 : 그냥 믿고 따라오라고ㅋㅋ
가격이 조금 더 하락했다.
5,572만 원.
어느새 손절라인 부근이었다. 1만 원이 더 떨어져 5,571만 원이 되는 순간이었다. 숨겨둔 힘을 드러내듯 강한 매수세가 고개를 치켜들었다.
양봉이 솟구쳤다.
그것도 꽤나 강력한 힘과 속도로.
“힘이 좀 있네요. 저항선 잡아볼게요.”
선 하나가 그어졌다.
“기세가 강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게 전부 착각이거든요. 하락하는 추세에서 오는 반등은 짧게 먹는 게 좋습니다. 5,630만 원에 매도 걸어놓을게요.”
거짓말처럼 정말 5,630만 원까지 올라갔다.
[매도가 체결되었습니다.]
3억 6,990만 원어치 매수.
저항선에서 매도.
수익률 1.05%.
수익금 3,883,969원.
“나쁘지 않네요.”
물론 시청자는 열광의 도가니였다.
찐이다 : 이 와중에도 결국 1프로의 수익을 내고야 마는 정보꾼...!
줜나 : 멋있어ㅋㅋ
황송하오 : 나쁘지 않은 게 아니라ㅠㅠ 개이득, 돈복사잖아요!
알탕 : 천만원 굴리는 중인데 10만 원 수익, 너무 좋아ㄷㄷ
재벌남 : 라떼보다 달아요^^
“재벌남님, 라떼보다 달다니 표현이 좋네요. 감사합니다. 다시 지지선 잡을게요.”
류성은 집중해서 단타를 이어갔다.
3억 7,378만 원어치 매수.
저항선에서 매도.
수익률 0.87%.
수익금 3,251,936원.
“좋군요, 아주 좋습니다.”
3억 7,703만 원어치 매수.
저항선에서 매도.
수익률 0.61%.
수익금 2,299,833원.
수익은 차곡차곡 쌓였고 그 사실이 또 한 번 각종 코인관련 카페에 언급되었다. 적지 않은 숫자의 시청자가 새롭게 유입되었다.
내가고순데 : 코인 단타방이람서요?
떡상 : 가면? 컨셉질인가ㄷㄷ
반도체갓 : 이 사람 장투하던 사람 아닌가? 전에 함 봤는데 갑자기 단타?ㅋㅋ
우상향 : ㅉㅉ, 뻔하다 뻔해
가즈악 : 실력이 없으니 가면이나 쓰지ㅋㅋ
새로 유입된 이들 몇 명이 분위기를 흐렸지만 무시한 채 단타에만 집중했다.
0.95퍼센트 익절.
0.71퍼센트 익절.
1.13퍼센트 익절.
0.93퍼센트 익절.
계속되는 단타의 성공이 결국 그들마저 감화시켰다.
초장투 : 나도 단타나 해볼까?ㅋㅋ
떡상 : 가면이 너무 멋지십니다^^
반도체갓 : 아까 무시해서 ㅈㅅ합니다 형님!
내가고순데 : 이건 ㅇㅈ이지! 존경합니다ㄷㄷ
우상향 : 스승님으로 모실게요! 부디 저를 제자로 받아주세요! 제바류ㅠㅠ
가즈악 : 아, 나도 가면 쓰고싶다ㅋㅋ
처음과는 180도 달라진 분위기였다.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어느새 시청자는 1,231명.
인사를 하면서도 류성은 단타를 멈추지 않았다.
그로부터.
얼마나 더 시간이 지났을까.
“드디어...!”
4억 4,403만 원어치 매수.
저항선에서 매도.
수익률 1.37%.
수익금 6,083,211원.
총합 450,113,211원.
“목표에 도달했습니다.”
끝내 4억 5천만 원이라는 금액을 달성하기에 이르렀다.
재능의 남은 시간은 2분 37초.
단타를 이어가기에는 많이 부족한 시간이라 이제는 방송을 끝내야 할 때였다.
“오늘 3시간 동안 단타를 진행해봤는데요. 다들 수익 나셨나요?”
알탕 : 수익ㅎㄷㄷ합니다!
떡상 : 끝내려고요?ㅜㅜ
인생가즈아 : 아니, 방금 따라하기 시작했는데ㅠㅠ
반도체갓 : 조금만 더 해요, 제바류ㅠ
코인만한다 : 며칠 내내 소고기만 먹어도 될 만큼 돈복사했네요ㅋㅋ 역시 그동안 찾아 헤매던 보람이 있었어요!
올인러 : 진짜 매일이 오늘만 같았으면...!
오랜만에 정말 유쾌한 시간이었다. 이렇게까지 아무런 생각도 없이 무언가를 하면서 돈을 벌어들인 것도 처음이었다.
“다행이네요. 저도 정말 재밌었는데요. 아쉽게도 집중력이 깨어져서 여기까지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애니메짱 : 흐에엨, 안 돼에에!
갓갓 : ㅠㅠ어쩔 수 없죠
림보 : 아, 너무 아쉬운데...!
알탕 : 나중에 또 하는 거죠?
올인러 : 믿습니다!
알탕 시청자의 채팅이 눈에 들어왔다.
나중이라.
앞으로 다시 '차티스트의 눈'을 쓰는 날이 올까 싶었다.
가능성은 희박하겠지.
“다음 방송부터는 다시 장투모드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그 말에 후원이 비처럼 내렸다.
전부 말도 안 된다면서.
제발 그러지 말라고 음성채팅으로 애원했다.
알탕 : 아니, 왜요...?
짝발 : 이건 아니잖아요ㅠㅠ
떡상 : 이런 실력으로요?ㄷㄷ?
“저도 현생을 살아야죠.”
어쩌면 가장 와닿을 이야기로 변명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알탕 : 크흡ㅠㅠ
극미미 : 현생이 얼마나 대단하길래 이런 수익을 버리려고 하는 거죠!
짝발 : 아, 현생이여...!
“현생에서 뭘 하는지는 비밀입니다. 가면까지 썼는데 그걸 알려줄 순 없겠죠? 아쉽겠지만 양해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바이오 기업들 각각 1억 5천만 원씩 매수하고 생방송 종료할게요. 다들 수익 축하드리고 다음에 뵙겠습니다.”
2억 8천만 원에서 4억 5천만 원까지 이어진 단타.
소모된 시간 180분.
수익률 61퍼센트.
전설로 남을 역사적인 순간이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
유지시간이 줄어들었다.
3초, 2초, 1초.
0초가 되자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감각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분명 새로운 세상을 알고 있었는데, 그 모든 것들이 마치 꿈처럼 흐려지더니 이윽고 연기가 되었다.
“...끝난건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차트를 봤는데 더는 인지되는 정보가 없었다. 아무것도 읽히지 않는 평소에 보던 그대로의 차트일 뿐이었다.
“쩝.”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정말 재밌었다.
생각 이상의 즐거움이 그곳에 존재했다. 마치 사이버 숫자를 계속 불려 나가야 하는 성장형 게임을 한 기분이었다. 예전 PC방에서 RPG게임을 하며 밤을 새우던 시절이 떠오른다고나 할까.
“으차.”
깔끔한 마무리에 시원섭섭한 감정을 느끼며 의자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켰다.
우드드득.
굳어있던 전신이 경쾌하게 풀어졌다.
“끄으으윽.”
기지개를 켜고 이신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바이오 기업을 매수하면서 이신우가 떠오른 까닭이었다. 방송에서 이미 모든 정보를 오픈했는데 친구 녀석에게 알려주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어, 무슨 일?)
“주식 정보가 또 들어와서.”
(헙, 진짜냐?)
“어. 바이오 기업 중에서 진상과학, 메트리온, 아랑생명 이렇게 세 개만 조금씩 매수해 놔.”
(알았으, 고맙다!)
“늦어도 9월 초에 꼭 팔고.”
(오케이!)
통화를 종료하는 순간이었다.
[한정퀘스트 클리어!]
[시청자가 벌어들인 금액을 측정합니다.]
[시청자의 시청 시간을 측정합니다.]
[두 개의 조건을 더하여 결과를 도출합니다.]
[정산 중...]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다만, 아직 결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짧은 시간이 흐르고.
[정산 완료.]
[선행 포인트 25점을 획득합니다.]
퀘스트가 완료되었다.
“어...?”
엄청난 수치의 포인트를 얻었으나 너무 놀란 나머지 함성조차 지르지 못했다. 한참이나 그렇게 굳어버린 채로 자리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