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독코인(2) >
정보꾼에 관한 이야기는 꾸준했다.
횟수는 당연히 줄어든 상태였다.
그러나 여전히 무시하지 못할 수준인 것도 사실이었다.
제목 : 정보꾼님, 요즘 뭐함?
제목 : 단타 또 안하나...ㅠ
이제 얼마간 모습이 드러나지 않더라도 그의 이름에 새겨진 무게감이 완전히 사라질 일은 없었다. 웬만한 충격으로는 쓰러트릴 수 없는 거목이 되었으니까.
제목 : 다들 현금 준비 중이죠?
본문 내용 : 정보꾼님 언제 돌아올지 몰라요. 바이오 주식 매도하고 현금 놀리는 중일 텐데ㅋ 현생 보내느라 바쁜 거 감안해도 1주, 그 안에는 무조건 올 겁니다. 단타는 아니더라도 일단 따라서 매수만 해놓으면 수익 100퍼라니까요ㅋㅋ 다들 적당히 단타하고 놀면서 대기하라고요!
[댓글]
그랑조 : 그럴듯하네ㅋㅋ
축석 : 하긴, 돈 계속 놀게 두긴 좀 그러치ㅋㅋ
캘리폼 : 진짜 정보꾼 단타는 아직도 생각남. 구독 해놨으니까 생방 뜨면 바로 달려가야지ㅋㅋ
ㄴ그랑조 : 크흐, 그때 진짜 돈복사가 뭔지 제대로 경험했었는데ㅠㅠ
ㄴ캘리폼 : 하아, 이거 마약보다 더 중독성이 심한 거 같다, 진짜 아직도 머릿속에서 떠나지가 않아ㅋㅋ
ㄴ그랑조 : 너도냐?ㅠㅠ
ㄴ캘리폼 : 당근ㅋㅋ 제발, 제발 돌아와서 단타 좀 해줘요, 정보꾼님! 가면남님!
ㄴ그랑조 : 장투여도 좋으니 제바류ㅠ
그들이 그렇게나 기다리던 소식이 들려온 것은 바로 그때였다.
제목 : 어라, 생방 켜졌다!
본문 내용 : 미친, 빨리 어서! 모두 돌겨어어어억!
이후 정보꾼에 관한 게시글이 조금씩 늘었다.
제목 : 정보꾼 오랜만이네ㅋㅋ
제목 : 정보꾼, 코인 매매 한댄다!
제목 : 뭐 사려나?ㄷㄷ?
제목 : 빨리 정보꾼님 너튜브 보러 오세요!
제목 : 근데 단타 안한다면서?
제목 : 아, 몰라! 일단 고고!
덕분일까.
시청자가 어느새 500명을 돌파했다.
*
솟구치는 채팅과 늘어나는 시청자. 어디에 숨어 있다가 나타났는지 모를 다양한 아이디가 시야를 어지럽혔다.
“자자, 일단 진정하시고요.”
간신히 시청자를 달래고서 말을 이어갔다.
“최근 닉콜라 CEO가 비트코인이 좋다고 언급했더라고요.”
알탕 : 그런 일이 있었어요?
단타의신 : 덕분에 비트코인 상승추세임ㅋㅋㅋ
돈벌자 : 닉콜라? 첨 들어봄ㅋㅋ
“저도 이번에 알게 된 곳인데 뭐, 나름 세계적인 대기업이긴 한 모양이더군요. 비트코인이 아니라 알트코인 하나만 제대로 언급해줬더라면 참 좋았을 텐데 말이죠.”
남은 시간은 2분 남짓.
다운비트를 메인 화면으로 띄우면서 현재 지닌 시드를 이야기했다.
“좋은 코인이 많이 보이긴 하는데 확하고 끌리는 게 없달까요.”
단타의신 : 진짜 뭐 없음ㅋㅋ
알탕 : 얼마나 사려고요?
“일단 8억까지 매수할 의향이 있습니다.”
이번에 시민단체에 후원하면서 현금이 조금 줄어들었다.
그래도 엄청난 거금이었다.
알탕 : 와씨, 8억...!
짝발 : 시드가 점점 늘어나는 걸 내가 다 봤음ㄷㄷ
알탕 : 전 완전 첫방부터 봄ㅋㅋ
반도체갓 : 형님, 처음 주식할 때 시드가 얼마였나요?
반도체갓 시청자의 질문이 눈에 들어왔다. 덕분에 첫 방송의 날을 오랜만에 떠올려볼 수 있었다.
“파워에디슨 매수할 때는 시드가 대충 2억 6천만 원이었던가, 그 정도 될 겁니다.”
알탕 : 생각나네요ㅋㅋㅋ
짝발 : 저두 기억남ㅎㅎ
“알탕님이랑 짝발님은 정말 초기 멤버긴 하죠. 특히 알탕님은 처음에 제 말 안 듣고 매수했다가 하한가까지 떨어졌었죠?”
알탕 : 맞음ㅋㅋ 기억하고 계셨네요!
“앞으로는 저랑 같이 가보자고요.”
반도체갓 : 형님, 무조건 따르겠습니다!
알탕 : 저도! 가면남님만 쫓아갑니다!
주린잉 : 오늘도 기대중ㅎㅎ
“다들 정말 감사합니다. 그보다...”
10시 59분 57초.
58초, 59초.
그렇게 기다리던 11시가 되었다.
“지금 당장 투자하기 좋은 알트코인 없으려나요?”
아무것도 모르는 척 연기를 하면서 손을 재빠르게 움직였다.
“흐음.”
서둘러 별스타그램을 확인했다.
떴다...!
정보에 나왔던 대로 닉콜라 CEO가 올린 새로운 게시물 하나가 보였다. 반짝거리는 ‘new’가 오늘따라 참으로 반가웠다.
“어라, 뭔가가 올라왔네요. 일단 한 번 보죠.”
번역기를 사용해 내용을 확인했다.
시청자와 함께.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독독코인이라는 이름이 귀엽다, 뭐 이런 내용인 거죠?”
채팅창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칼링 : ㅋㅋㅋㅋㅋㅋ
캔버스 : 겁나 웃기네ㅋㅋ 뭐임 저게ㅋㅋ
알탕 : 코인 이름이 귀엽다니ㅋㅋ
짝발 : 뭐, 귀엽긴 한데...ㅋㅋ
반도체갓 : 진짜 뜬금없는 게시글이네요ㅎㅎ
하지만 그중에도 눈치 빠른 사람은 존재하기 마련이었다.
주린잉 : 엥, 이거 호재 아니에요?
알탕 : 이게 호재가... 될 수 있어요? 코인을 안 해봐서ㅋㅋ
단타의신 : 단타하기엔 좋을 듯? 단타 가시죠ㅋㅋ
반도체갓 : 뭐 저런 말을 누가 못해요?
설탕 : 맞음, 개나 소나 언급하면 다 오르게요? 심지어 그냥 귀엽다는 말에...?
주린잉 : 완전 호재 같은데...
짝발 : 호재는 오버인 듯ㅋㅋ
분위기가 나쁜 쪽으로 빠지는 중이라 어느 정도는 방향을 잡아주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래야 시청자들이 혹해서 매수에 참여할 테니까.
“제가 볼 때는 상당한 호재인 거 같은데요? 어차피 코인이란 게 이런 이슈 하나로 폭등하는 시장이니까요. 자자, 일단은 독독코인이 뭔지나 한 번 보자고요.”
다운비트에서 검색하자 독독코인이 나왔다.
“거래량은 낮은 편이고.”
시총 또한 볼품이 없었다.
현재 시각 11시 02분.
주가는 아직 지지부진했다. 그러나 류성은 알고 있었다. 이 코인이 내일 오전 9시까지 13%나 올라갈 것임을.
“차트는 나쁘지 않은 거 같아요. 이번에 닉콜라 CEO가 언급하기도 했으니까 매수해도 괜찮을 거 같은데요? 나름대로 세계적인 대기업의 CEO면 그래도 영향이 없지는 않을 거 같습니다.”
알탕 : 으으, 가면남님이 그러케 말한다면야!
대화하는 사이 주가가 꿈틀거렸다.
살짝 반등한 것이다.
“잠깐 사이에 1%가 올랐네요.”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
“저의 감이 외치고 있습니다. 이거 크게 오를 놈이라고요. 더 늦기 전에 매수 한 번 해볼게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8억 원이라는 거금을 매수에 사용했다.
[매수가 체결되었습니다.]
[매수가 체결되었습니다.]
[매수가 체결...]
거래량이 낮은 코인이라 류성이 혼자 매수했음에도 0.7%가 올라버렸다. 그래도 크게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괜히 아래에서 대기했다가는 상승 타이밍을 놓칠 우려가 있었으니까.
코인 일지는 정확했다.
이후 계단을 밟듯 독독코인의 가격이 우상향했다.
*
코인 카페가 정보꾼에 관한 이야기로 떠들썩해졌다.
제목 : 오늘 독독코인 매수했던데...
본문 내용 : 다들 어케 생각함? 그래도 정보꾼이니까 따라서 일단 매수하긴 했거든? 믿고 기다리면 되겠지?ㄷㄷ?
[댓글]
우상향 : 무려 정보꾼이다, 믿고 버텨라!
히히 : 지금 그래도 오르는 추세 아님?
ㄴ뉴봇 : 맞음, 느리긴 한데 벌써 5%정도 올라갔음
ㄴ히히 : 뭐, 너무 가벼워 보이긴 한다만ㅋㅋ
ㄴ뉴봇 : 넌 샀냐?
ㄴ히히 : 난 아직ㅋㅋ 정보꾼이 유명한 건 아는데 따라서 사려니 영 내키지는 않네
ㄴ뉴봇 : 안타깝구만, 돈 벌 기횐데ㅋㅋ
ㄴ히히 : 이번에도 수익 나면... 믿어 보지, 뭐ㅎ
그래도 확실히 네임드가 되면서 영향력이 상당해진 모양이었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따라서 매수를 했다.
제목 : 정보꾼이라고, 이 사람들아! 정신차려!
제목 : 지난 번 단타, 벌써 까먹음?
제목 : 무조건 따라서 사야지, 바보들이냐ㅋㅋ
제목 : 이번에도 돈복사 해주길ㅎㅎ
물론 반대하는 사람도 많았다.
제목 : 그래도 이건 좀 오버 아닌가?
제목 : 일단 지켜보는 게 나을 듯?
제목 : 이게 진짜 호재로 작용할까...?
그런 의문과 함께 하루가 지나갔다.
다음 날.
류성은 눈을 뜨자마자 일지부터 확인했다.
[9월 10일.]
[한국 시각 오전 9시까지 13% 상승함.]
[등락률 리셋 이후 –9%까지 하락.]
[오전 10시에 최저점을 찍고서 우상향을 이어감.]
목표는 오전 9시 전에 매도하는 것이었다. 이후 1시간 뒤인 10시에 다시 매수해놓고 방송을 종료하면 될 것 같았다.
“8시니까...”
아침을 먹고 느긋하게 준비하면 될 것 같았다. 모든 일을 처리하고 방으로 들어왔을 때는 45분이 지난 뒤였다. 적당한 시간대였기에 바로 가면을 착용했다.
[실시간 생방송 on.]
너튜브 방송을 틀자 어제보다 조금 더 빠른 속도로 시청자가 늘어났다.
“어서 오세요.”
맥주한캔 : 이야, 뭔 일이죠? 이틀 연속이라니!
알탕 : 벌써 매도하려고요?
“독독코인을 매매하는 동안은 자주 방송을 할 거 같아요. 아무래도 코인이다 보니 계속 들고만 있기는 불안하잖아요. 비트나 이더리움도 아니고 이런 알트는 조금... 아시죠?”
알탕 : ㅋㅋㅋ잘 알죠
주린잉 : ㅇㅈ합니다ㅎㅎ
설탕 : 흐흐
“그래도 상당히 올랐네요.”
류성은 수익현황을 보여줬다.
종목명 : 독독코인(DDC)
매입금액 : 799,985,620
수익률 : 11.76%
평가손익 : 94,078,308
총평가 : 894,063,928
살짝 어질한 기분이었다.
“어, 음. 엄청나네요.”
순수익이 무려 9,400만 원이었으니까.
단 하루만에 말이다.
알탕 : 저게 바로 돈복사...?
제롱 : 크흐, 역시! 역시 정보꾼! 따라서 사길 잘했네요ㄹㅇ
나이퀴 : 수익 축하요ㅋㅋ 나도 추카추카!
햇살 : 저도 수익중^^
따라서 매수한 이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수익 중인 시청자분들이 좀 있어 보이네요. 다들 축하드립니다. 근데 이제 곧 9시거든요? 다운비트는 오전 9시에 등락률이 리셋되는 거 아시죠? 이게 리셋이 되면 이상하게 코인 가격이 급격하게 흔들리는 경향이 있단 말이죠.”
코인맨 : 맞음!
고구마 : 그래서 9시만 기다렸다가 단타하는 사람도 많죠ㅎㅎ
“아는 분들이 많으시네요. 거기다가 지금은 비트코인이 하락세라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기는 어려워 보이거든요. 아무래도 가격이 어느 정도는 하락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해서, 저는 지금 매도하겠습니다.”
류성이 전액 매도를 걸었다.
어제와는 달리 매수세가 상당해서 2틱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퍼센트로 따지면 0.15% 수준이었다.
알탕 : 으아아악, 나도 매도해야지!
주린잉 : 저도!
짝발 : 매수세가 강해서 급하게 매도할 필요는 없을 듯? 그래도 일단 매도!
“맞습니다, 조금 떨어진다고 해도 어차피 가격은 미국을 쫓아가거든요. 급하게 하지 마시고 9시 전까지만 천천히 매도하시면 됩니다. 어제 이후 그래도 거래대금이 확실히 많이 늘기는 했으니 부담은 없을 겁니다. 저는 9시 지나서 안정이 좀 되면 다시 매수하던가 할게요. 그전까지는 수다나 떨어볼까요? 뭐, 궁금한 거 없으세요?”
깍지 : 영화 투자 현황도 보여주세요!
알탕 : 오, 그것도 궁금하긴 함!
짝발 : 수익률도 나오나요?ㅋㅋ
“예상 수익률이 나오긴 합니다. 한 번 보죠, 뭐.”
곧바로 수익현황을 보여줬다.
1. 서울전쟁
투자금 : 50,000,000원
손익분기점 : 232만 명
예상 수익률 : 78%
예상 수익금 : 39,000,000원
예상 최종금액 89,000,000원
2. 어둠이 드리워진
투자금 : 100,000,000원
손익분기점 : 163만 명
예상 수익률 : 136%
예상 수익금 : 136,000,000원
예상 최종금액 : 236,000,000원
그에 감탄하는 시청자들.
각설탕 : 와, 진짜...ㄷㄷ
흑설탕 : 클라스 돌아버리겠네ㅋㅋㅋ
“또 궁금한 건 없으시고요?”
캘린더 : 음, 그러면...!
류성은 열과 성을 다해 친절히 대답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