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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재능이 쏟아져-92화 (92/277)

< 200억 매수 완료(2) >

이대로 '공매도 일지'에 나온 역사적 고점인 24만 7,500원까지 기다렸다가 매도하면 수백억의 수익을 챙길 수 있으리라.

수백억이라...

아직은 상상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머지않아 다가올 현실이기도 했다. 이번 공매도 사건으로 정말 말도 안 되는 돈을 벌게 될 터였다.

"으음."

생각만으로도 신음이 새어 나올 정도였다.

다급히 정신을 차렸다.

지금은 생방송을 하는 중이었으니까.

"마침 10만 원 돌파했습니다."

환호하는 채팅이 솟구쳤다. 많은 이들이 수익을 즐기는 시기였다. 그러나 매도세는 반드시 존재하기 마련이었으니 아마 저들 중 일부도 이미 매도를 시작했으리라.

그들을 탓할 이유는 없었다.

투자는 결국 개인의 선택이었으니까.

"수익 내신 분들도 축하드립니다. 언제까지 올라갈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안전하게 투자하길 바라고요. 저는 조금 더 매수하면서 지켜보도록 할게요."

류성은 그날, 장이 끝나기 전 10억 치를 더 매수했다.

오후 3시 20분.

주가는 11만 원을 돌파했다.

*

정보꾼에 관한 이야기가 안 나올 수가 없었다.

제목 : 정보꾼 따라서 매수한 나! 칭찬해!

제목 : ㅋㅋㅋ정보꾼이 갓이지

제목 : 이야, 공매도랑 싸워서 이긴거네?

제목 : 이건 예상못했다...!

제목 : 솔직히, 공매도 전쟁에서 이길 줄은 몰랐지

제목 : 허, 허허ㅋㅋ

제목 : 의심한 내가 등신이어따!

제목 : 역시, 정보꾼ㅋㅋㅋ

제목 : 돈복사 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많은 이들이 아쉬움에 울부짖었다.

공매도.

그 이름이 주는 무게에 짓눌려 정보꾼을 쫓아가지 않은 이들의 절규. 그리고 모든 것을 뒤로한 채 정보꾼만을 쫓아간 이들의 환호. 두 세력이 서로 부딪히면서 게시판이 달아올랐다.

제목 : 근데, 다들 진정 좀! 아직 기회는 있어!

본문 내용 : 확실한 건 말이야, 여전히 숏스퀴즈가 진행 중이라는 거지! 게다가 정보꾼은 아직도 하루에 10억 이상씩 추매하고 있다는 거 알고는 있냐?

나 그거 보고 매일 따라서 사고 있는데 가만히 보고 있으면 저절로 느껴진다니까. 아, 숏스퀴즈. 이거 장난이 아니구나. 정보꾼 말대로 이제 겨우 시작이구나.

영혼까지 끌어서 매수하고 싶은데... 그건 참는다ㅠㅠ

만에 하나라는 게 있으니까ㅋㅋ

그래도 들고 있는 현금은 전부 매수하는 중이다. 다들 의심 그만하고 따라오라고! 돈복사 기회 놓치면 두고두고 후회한다, 진짜!

[댓글]

울상 : ㅠㅠ이미 늦은 거 아니냐?

ㄴ작성자 : 전혀, 네버!

삼악 : 에라, 모르겠다. 나도 산다!

ㄴ작성자 : 가즈아아아ㅋㅋ

연어회 : 그래봐야 15만 원 정도가 한계 아닐까?

ㄴ작성자 : 음, 그런가?

ㄴ연어회 : ㅇㅇ, 기대 수익에 비해 위험도가 너무 큰 거 같기도

ㄴ작성자 : 아, 몰라. 그냥 정보꾼 따라 갈래!

그 아래로 무수한 댓글이 달렸다.

긍정하는 이들.

혹은 부정하는 이들도 보였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핵심은 정보꾼이라는 이름이 끝없는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덩달아 젤트리온과 숏스퀴즈가 꾸준히 언급되면 뒤늦게 누군가 관심을 가질 테고 자연스럽게 매수로 이어질 것이다. 그런 일련의 과정이 숏스퀴즈를 한층 더 가파르게 만들 터였다.

*

11월 24일, 화요일.

숏스퀴즈 3일차.

오늘도 장이 열리자마자 가격이 솟구쳤다.

"오늘도 조금 매수하겠습니다."

10억 치를 매수했다.

[매수가 체결되었습니다.]

매일 꾸준한 매수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이어갔다. 특히 류성이 매수를 하면 이상하게 매수세가 가파르게 오르고는 했다. 아마도 많은 시청자가 따라서 사는 것 같았다.

노벨스 : 매수 가즈아아아!

쿨쿨이 : 100주 더!

전문가 : 저도 월급 박습니다ㅋㅋ

연어당 : 오늘도 가면남님 따라서 1주!

각잡고 : 좋다, 좋아ㅎㅎ

주가는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솟구쳤다.

119,000원.

120,000원.

121,000원.

122,000원.

머지않아 전고점을 돌파했다.

"크으, 오랫동안 물리셨던 분들 드디어 수익권에 돌입하셨겠네요. 모두 축하드립니다. 근데 제가 볼 때는 이제 시작이에요. 원래 저항이어야 할 자리였는데 그냥 바로 뚫어버린 거 보이시죠? 숏스퀴즈, 끝나려면 멀었습니다. 공매도 현황을 보면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죠."

곧바로 공매도 사이트에 접속해 현황을 검색했다.

"젤트리온 현황입니다. 아직도 공매도 1위에요. 전부는 아니어도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환매수해야 하는 상황이란 말이죠."

알탕 : 상황이 딱 그거네요, 올매수!

"알탕님. 올매수라는 표현이 좋은데요? 네, 지금은 매도하는 사람이 없어요. 개미도 매수하고 공매도를 했던 투자사나 기관도 매수하고 있어요. 모두가 매수하는 상황인 겁니다. 물론 일부 개미는 매도하고 있긴 하겠지만요. 환매수를 위해 그 얼마 되지 않는 물량을 사들여야 하는 만큼 가격은 더 무섭게 올라갈 겁니다."

주린잉 : 크흐!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

짝발 : 돈 놓고 돈 먹기!ㅋㅋㅋ

오컬트 : 이게 바로 돈복사라는 것이다!

냠냠 : 다들 추매 가즈아아아악!

가격은 쉼 없이 올라갔다.

차근차근, 계단을 밟는 것처럼.

*

숏스퀴즈가 시작된 이상 게임은 끝났다.

"팀장님, 더 사들일까요?"

"...후우, 그걸 질문이라고 하는 거야, 이 새끼야!"

젤트리온에 공매도를 치던 외국 투자사 전부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었다.

모든 투자사와 기관이 환매수를 하는 중이었으니 여기서 가만히 기다려봐야 답이 없었다. 어디까지 주가가 올라갈지 알 수 없는 일이라 지켜보기만 하면 손해가 누적될 뿐이었다.

20만 원, 30만 원까지 오른다면?

그때가 되면 주가를 떨어트리는 건 더 어려워질 게 분명했다.

개미도 똑똑해졌으니까.

이번 사태로 이미 경험을 했으니까.

그러니 매수해야만 했다.

"그래도, 가격대가 너무 높아져서..."

"하아, 매수해, 매수하라고!"

"알겠습니다..."

계속해서 환매수가 이어졌다.

일종의 손절이었다.

더 큰 손해를 막기 위한 전략이기도 했고.

그렇게 찾아온 금요일.

"뭐? 이런, 미친. 그게 진짜야?"

팀장이 누군가와 통화를 하며 고함을 질러댔다.

"아니, 하아, 젠장...! 알았어, 아무튼 정보는 고맙다."

다가온 팀장이 굳은 표정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8시 50분이었다.

"팀장님, 오늘도 평소처럼 매수하면 될까요?"

"후우, 아니."

"그럼 어떻게...?"

"남은 공매도가 몇 주 정도나 되지?"

"95만 주 정도 됩니다."

"...30만 주."

"예?"

"오늘 최소한 30만주 이상은 환매수할 거니까 그렇게 알아둬."

직원들의 표정에 경악에 서렸다.

"티, 팀장님! 30만주면 500억이 넘습니다!"

"알아! 그래도 어쩔 수 없어. 오늘부터 해외 유명 투자사 몇 곳에서 맘 먹고 가격 올릴 거라는 정보가 들어왔으니까."

"아..."

"빌어먹을 새끼들, 우릴 죽이겠다는 거지. 근데 내가 쉽게 당할 거 같아? 손해가 커져도 상관 없어! 그러니까 무조건 빠르게 매수한다. 다들 알겠어?"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오전 9시가 되었다.

*

같은 시각, 류성은 가면을 쓴 채 방송을 진행하는 중이었다.

"장 열렸네요. 음, 오늘은 남은 금액이 이제 많지가 않아서 매수부터 하고 시작할게요."

남은 자금을 전부 사용했다.

대략 13억 정도였다.

"자, 저는 이걸로 자금을 전부 사용했습니다."

알탕 : 와, 드디어...ㅋㅋㅋ

주린잉 : 클라스 끝내줍니다^^

킹딸기 : 미쳤네요, 진짜ㅋㅋ

무려 200억이라는 거금을 젤트리온 종목 하나에 투입한 것이다.

"현재 가격 14만 2,000원이고요. 아직도 상승 여력은 충분해 보이네요. 다만 저는 이제 돈도 없고해서 한동안은 생방송을 못 할 거 같습니다."

알탕 : 아니, 왜요ㅠㅠ

짝발 : 이보시오, 그건 아니지!

초코레이트 : 언제 매도할 건가요?ㅠㅠ

프렌드왕 : 아, 재밌었는데...

연어회 : 그냥 수다 떠시죠!

웃상 : 맞아여. 걍 와서 수다 떨어요!

"음, 마침 제가 다음 주부터 조금 바빠질 거 같아서요. 아, 초코레이트님. 매도할 때는 당연히 생방송으로 찾아뵐 테니까 걱정하지 마시고요. 젤트리온 덕분에 공매도와 치열하게 사투도 벌여보고 시청자 여러분이랑 같이 싸운 느낌이라 더 즐거웠습니다."

째깍 : 그래도 오늘 장 마감까지는 하는 거죠?

알탕 : 제바류ㅠ

"그럼요. 오늘 3시 20분까지는 할 겁니다. 지금 바로 생방송을 종료하는 건 아니니까 안심하시고요."

알탕 : ㅠㅠ그걸로 위안을 삼아야겠네요

주린잉 : 그나마 다행...!

류성은 가면 속에서 웃으며 차트를 열었다.

"다시 흐름이나 좀 보죠."

그때였다.

어라?

갑자기 가격이 크게 요동쳤다.

"이거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데요?"

류성의 마지막 생방송을 기념이라도 하는 걸까.

갑자기 매수세가 폭등했다.

순식간에 1차 VI에 걸린 것이다. 순간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낀 개미들이 대거 모여들었다.

VI가 풀리자마자 개미들의 매수세가 폭발했다. 그러나 기관과 세력은 역시 대단했다. 매수세보다 더 많은 물량을 순간적으로 매도하면서 개미들을 떨궈내기 시작한 것이다.

종토방은 난리가 났다.

[아니, 사자마자 떡락ㅠㅠ]

[아, 기다렸다가 살 걸!]

[지금 사면 안 되지, 바보들아! 어차피 출렁일 거라고ㅋㅋ!]

[어종상^^ 어차피 종가는 상한가거든요?]

[오늘부터 상한가 시작이다, 얼른 올라타라ㅋㅋ]

[시총 벌써 20조 다 되어가는데 상한가? 웃기고 있네ㅋㅋ 말이 되냐?]

[쉽게 안 오른다, 밑에서 대기!]

[숏스퀴즈 이미 끝난 듯?ㅋㅋㅋ]

그에 휩쓸린 자칭 장기투자자들이 화들짝 놀라며 물량을 내놓았다.

생각보다 덩치가 컸다.

쏟아지는 매물대를 이기지 못하고 가격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거 봐, 내린다니까!]

[밑에서 대기!]

[떨어진다! 다시 떨어진다고!]

[아가리 쩌어어억!]

[12만 원에서 대기중!]

하지만 그것도 잠시.

물량을 충분히 삼켰는지 가격이 또 한 번 솟구쳤다.

[오오오, 가즈아아아!]

[간드아아아악!]

[아, 이게 간다고...?]

[고러치, 이거지!]

[역시...ㅎㅎ!]

[믿음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거대한 양봉이 차트를 수놓았다.

마치 새로운 개미는 절대 태우지 않겠다는 듯이 말이다.

"자, 여러분들. 지금 저도 종토방 보고 있는데요. 아주 난리군요. 근데 충분히 이해는 갑니다. 저도 가슴이 두근거리거니까요. 아무튼 가격 잘 오르고 있습니다. 아, 마침 2차 VI도 찍었고요. 벌써 21퍼센트나 상승하는 중이라 시총이 20조를 훌쩍 넘어섰는데요. 평소라면 매도했겠지만 이번에는 숏스퀴즈라는 특수한 상황이니 아직 매도할 생각은 없습니다. 조금 더 지켜볼게요."

시간이 흘러 VI가 풀렸다.

멈춰있던 주가가 다시 움직였다.

위, 아래.

거칠게 흔들리는 움직임.

[미친, 어떻게든 개미한테 물량 넘기려고ㅋㅋㅋ]

[다 보인다, 이 녀석들아!]

[이 정도면 충분하지, 매도할게요. 저는!]

이번에는 개미가 그렇게 많이 들러붙지는 않았다. 대신, 충분한 수익에 만족스러움을 느낀 기존 투자자가 물량을 내놓기 시작했다.

[많이 먹었네요ㅎㅎ!]

[저도 만족ㅋㅋㅋ]

[여기서 더 올라가긴 힘들 듯해서 매도했어요!]

[수익 인증!]

[와, 진짜 오랜만에 대수익이다ㅠㅠ!]

[숏스퀴즈 마지막 불꽃쇼인 느낌...]

[ㅇㅈ, 막판 쇼임]

[저도 매도했습니다!]

[이제 하락할 게 눈에 훤히 보이는데?ㅋㅋ]

[세력들이 털어내고 있잖아!]

[거래량도 많고, 이건 끝났네ㅎㅎ]

그러나 주식이란.

언제나 개미들의 생각과는 반대로 움직이기 마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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