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돈과 재능이 쏟아져-142화 (142/277)

< 비트코인 단타(1) >

기다리는 동안 여러 가지 수다를 떨었다. 당연하게도 럭키 이야기는 빠질 수 없었다. 사실상 요즘 시청자가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는 중요한 화젯거리기도 했고.

"아, 전에 누가 해먹을 추천해주셨는데요. 그거 진짜 잘 쓰더라고요. 여기 사진도 있는데 보여드릴까요?"

알탕 : 당연하죠!

주린잉 : 허억, 어서... 빨리...!

단타왕 : 엌ㅋㅋ 기대기대!

클라웅 : 어서요, 하앍!

집사님 : 제발, 빨리, 서둘러요!

류성은 사진을 노트북에 옮기고서 화면에 띄웠다.

"귀엽죠?"

치즈떡처럼 늘어진 럭키가 보였다.

클라웅 : 우왓 미친ㅋㅋㅋ

집사님 : ㅠㅠ너무 귀엽!

알탕 : 떨어지겠어요 저러다ㅋㅋ

주린잉 : 냥이특, 액체...!

클라웅 : 진짜 흘러내릴듯ㅎㅎ

두부 : ㅋㅋㅋ안 떨어졌나요?

다들 난리가 났다.

귀엽긴 하지.

류성은 속으로 흡족하게 웃으며 자랑을 이어갔다.

"네. 떨어지진 않더라구요. 어제는 해먹에 누워 있는 걸 제가 억지로..."

한참 떠들다 보니 매도벽을 세워놓은 물량이 상당수 팔려나간 상태였다.

"어라, 꽤 많이 팔렸네요."

현재 시각 3시 5분.

장이 끝날 때까지 25분이란 시간이 남은 상태였다.

알탕 : 크, 오늘 매수세 장난 아니긴 함

반도체갓 : 이게 반도체인기라!

성삼짱 : 국내 최고 기업답다ㅋㅋㅋ

주린잉 : ㅎㅎ좋다, 좋아!

"네, 아주 기세가 좋습니다."

그렇게 3시 10분 정도가 되었을 무렵이었다.

갑자기 매수세가 폭발했다.

"어어...?"

류성의 매물을 단번에 삼키기 시작했다.

25,117주

30,991주

2주

53,113주

37주

3,217주

33,001주

10초도 되지 않아서 그 거대했던 매도물량이 삭제되었다. 매도벽을 전부 지워버리더니 이제는 그보다 더 위로 솟구치기 시작했다.

156,500원

157,000원

157,500원

알탕 : 오, 오오! 간드아아아!

짝발 : 와씨, 제대로네ㅋㅋ

주린잉 : 힘이 진짜 좋은데요?

모래사장 : 미쳤네ㅋㅋ

바다 : 16만 돌파하고 20까지 갈듯!

확실히 반도체 슈퍼사이클 다웠다.

물론 16만 원을 돌파하지 못하고 하락하겠지만 그건 단기 흐름일 뿐이었다. 어느 정도 횡보한 뒤에 20만 원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컸다.

"자, 모두 수익 축하드립다! 저는 이렇게 성삼전자 주식을 전부 매도했습니다."

원금 1,000억 원.

수익 228억 원.

더해서 1,228억 원이라는 거금이 고스란히 증권사 계좌에 들어왔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라 기세가 엄청나네요. 한동안 분위기가 좋을 거 같습니다. 다만 차트만 보자면 다음 주는 살짝 흘러내릴 가능성이 보이거든요. 그렇다고 실망하진 마시구요.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한다면 지금도 상당히 좋은 가격으로 보입니다."

알탕 : 역시 성삼전자ㅋㅋ

짝발 : 하지만 이미 매도했지...ㅠ

바다 : 가즈아아앜!

생수통 : 다음 주 하락이라? 지켜보겠습니다!

"저는 이제 일하러 가야 해서요. 지금 방송은 여기서 종료하겠습니다. 음, 근데 매도만 하고 끝내면 조금 아쉬우니까 오늘 저녁 9시에 비트코인 단타를 1시간 정도만 짧게 해보도록 할게요. 그럼 조금 있다가 뵙겠습니다. 가하!"

인사를 마치고서 생방송을 종료했다.

*

정보꾼의 단타만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당연하게도 그들은 주기적으로 단타에 관한 소식을 검색하고는 했다.

그러다 오늘.

뒤늦게 검색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제목 : 흐아,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제목 : 결국 기회가 오는군요

제목 : 저녁 9시라, 시간도 딱 좋네요ㅎㅎ

제목 : 심지어 비트코인ㅋㅋ

그저 들어오기만 해도 그와 관련된 무수한 소식들이 게시판을 점령한다는 걸 깨달았으니까.

제목 : 드디어 코인이다, 가즈아!

제목 : 전처럼 욕심쟁이들 없기를ㅎㅎ

제목 : 그리고 가면남 좋은 일도 하던데, 돈 벌면 적당히 후원도 좀 합시다

제목 : 수익 인증!

제목 : 전 예전에 단타로 돈 번거 중에 일부 후원했어요

제목 : 돈복사 해주세요!

제목 : 오늘 저는 번 돈의 반만 가져가겠음!

제목 : 가쥬아아아앜ㅋㅋ

시간이 참으로 더디게 흘렀다

할 일이 없는 이들.

기다리기 지루한 사람들이 시간이라도 떼울 겸 해당 정보를 사방팔방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제목 : 그냥 확정 수익이다, 와라!

제목 : 오늘도 돈복사^^

제목 : 후아, 심장이 두근거린다ㅋㅋ

제목 : 다들 대기!

제목 : 근데 오늘 짧게 한다고 햇음

제목 : 아쉽ㅠㅠ 겨우 1시간ㅠㅠ

제목 : 그게 어디냐ㄷㄷ

웃고 떠드는 사이 시간은 1초, 1분씩 흘러갔다.

쌓이고 쌓여.

그렇게도 기다리던 9시가 찾아왔다.

제목 : 돌겨어어어억!

제목 : 생방 틀었다!

제목 : 제군들이여, 나를 따르라아아악!

해당 게시글을 마지막으로 게시판이 쥐죽은 듯 고요해졌다. 1초마다 몇개씩 올라오던 게시판 화력이 거짓말처럼 죽어버린 까닭이었다.

*

류성은 시청자와 가볍게 인사한 뒤 바로 비트코인 단타에 돌입했다.

시드는 500억.

전부 쓸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그 정도는 들고 온 상태였다.

"그럼 매수부터 할게요."

1차 지지선에 닿으려는 낌새가 보여 매수를 걸었다.

일단 100억만 사용했다.

사실 이것도 전부 매수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시청자가 많았으니까.

"시청자 여러분도 시드 30퍼센트 미만으로만 사용해주세요. 혹시라도 1차 지지선이 깨지면 추가로 매수해야 하니까요."

주의사항을 알려주면서 차트를 분석했다.

"지금 비트코인이 1개당 7,300만 원이거든요. 1억 찍고 하락한 상태고 나스닥 올라가면서 저점 5천만 원 부근에서 지금까지 잘 상승하고 있네요. 아직 추세는 상승으로 보이니까 겁먹을 이유는 없어 보이네요."

곧이어 매수가 체결되었다.

0.7개

23.13개

17.5개

6개

15개

1.13개

35개

거래량은 확실히 많았다.

미국 대기업에 못지않은 수준이었다.

"이야, 방금 35개 보셨나요? 25억 넘는 물량을 그냥 던져버렸네요. 근데 아직 매수벽이 워낙 두꺼워서 깨질 거 같지가 않거든요?"

그 말을 하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매도세가 급증하더니 100억이 넘는 매수벽을 지워버렸다.

"어?"

지지선을 깨트리고 아래로 크게 하락한 것이다.

"1차 지지선이 쉽게 깨졌네요. 괜찮습니다, 조금 아래 7,227만 원에 2차 지지선 보이거든요? 거기에다가 추가 매수 걸어보겠습니다."

류성은 아무렇지 않았다.

400억이 남은 상태.

추가 매수를 통해 평단가를 낮추고 2차 지지선에 닿고 오를 때 수익을 내면 되기 때문이었다.

시청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똑같이 따라만 한다면 절대 손해 볼 일은 없었다.

"아까 30퍼센트 미만만 쓰라고 했었죠? 70퍼센트 이상의 시드가 남았을 텐데요. 남은 시드에서 다시 35퍼센트 정도 사용하면 되겠네요."

류성은 150억을 사용했다.

7,227만 원에 매수벽을 세워놓고 채팅을 확인했다.

알탕 : 예헤, 더 싸게 살 기회!

주린잉 : 35퍼센트, 확인!

철저하게 룰을 지키는 이들도 보였고.

찬물마렵다 : 엇, 시드 다 썼는데ㅠㅠ

불빛 : 아, 돈 없음!

아닌 이들도 종종 눈에 들어왔다.

당연하게도.

그런 사람들까지 신경 쓸 여력은 없었다.

"잘들 쫓아오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2차 지지선도 깨지면 3차 지지선에서 나머지 시드 올인하면 됩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정말 2차 지지선이 깨지더니 아래로 흘러내렸다.

[매수가 체결되었습니다.]

[매수가 체결되었습니다.]

엄청난 물량이 체결되었다.

27.5개

3.17개

19.1개

5.32개

39.1개

순간적으로 무슨 일이 생긴건 아닌지 잠깐 의심이 들었다. 강한 악재가 존재한다면 아무리 차트를 잘 본다고 해도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었다.

"잠시만요."

서둘러 인터넷 기사를 검색해봤다.

"흐음, 악재로 여겨질 소식은 없어 보이는데요. 고래 한 명이 던지는 모양인데 3차 지지선은 일봉상으로 봐도 강력한 지지라인이거든요. 여기에 나머지 시드 전부 사용할게요. 3차 지지선 가격은 7,118만 원입니다."

여전히 덤덤하게 차트를 분석했다.

그에겐 재능이 있었다.

상점에서 구입한 '차티스트의 눈'이 지금도 차트를 분석하는 중이었다.

3차 지지선은 확실했다.

단타로 보나 스윙으로 보나 최고의 자리였다.

"매수벽 세웠습니다."

남은 금액 250억을 전부 사용했다.

계산기 : 흐으ㅠㅠ

낭만 : 내 돈...!

일부 불안을 느끼는 시청자가 앓는 소리를 했지만 대부분은 흔들리지 않았다.

알탕 : 응, 아무렇지 않아요ㅎㅎ

짝발 : 더 큰 수익률 가즈아!

뚜껑 : 캬, 시작부터 전액 다 썼네요. 오늘 돈복사 제대로 할 듯!

가면남의 실력을 믿었으니까.

단타 승률 85%.

한 번 삐끗해도 결국에는 돈을 벌게 해주는 사람이었다.

"걱정하지 마시고요, 느긋하게 기다려보겠습니다."

3분 정도 지났을 무렵이었다.

7,121만

7,120만

7,119만

7,118만

마지막 3차 지지선까지 가격이 하락했다.

"체결되고 계시죠?"

그에 시청자가 대답했다.

알탕 : 체결 중!

단타왕임 : 매수되고 있네요ㅎ

머선일이냐 : 시드 100퍼 올인!

아이i : 다 사졌습니다^^

그제야 류성도 매수가 체결되기 시작했다.

[매수가 체결되었습니다.]

[매수가...]

하지만 아쉽게도 250억 물량이 전부 체결되진 않았다.

대략 100억 정도가 남았다.

"아, 올라가네요."

그래도 400억 정도는 매수했으니 나름 성공적이었다.

잠깐 계좌를 확인했다.

종목명 : 비트코인(BTC)

매입금액 : 40,305,651,790

수익률 : -1.39%

평가손익 : -560,248,559

총평가 : 39,745,403,231

대략 5억 6천만 원을 손해 보는 중이었다. 그나마 2차 지지선과 3차 지지선에서 물을 탄 덕분에 상황은 그리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자, 이대로 쭉쭉 올라갈 겁니다. 기대해보자고요."

그리고 류성의 말대로 주가가 상승했다. 세 걸음의 후퇴가 마치 열 걸음의 전진을 위한 것처럼 말이다.

7,119만

7,123만

7,127만

7,135만

눈에 보일 정도의 상승이었다.

알탕 : 간다, 간드아아아아!

산책러 : 그래, 이거라고!

팔토시 : ㅋㅋㅋ역시!

노란색 : 이럴 줄 알았쥐ㅎㅎ

짝발 : 어디까지 갈까요?

류성은 웃으며 저항선을 확인했다.

1차, 2차, 3차.

1차 저항선까지만 올라가 줘도 충분한 수익권이었다.

"기세가 좋거든요? 3차 지지선에 닿으면서 상승에 추진력이 붙었어요. 덕분에 차트가 새롭게 그려졌네요. 자, 그려볼게요."

시청자가 볼 수 있게 1차 저항선을 그렸다.

"7,230만 원이 1차 저항선이네요. 여기 닿으면 하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지금 차트만 보자면 뚫고 올라갈 가능성이 더 커보이긴 하네요. 올라가게 되면 2차 저항선까지 쉽게 닿을 거 같습니다. 그래도 너무 욕심부리지는 마세요. 1차 저항선에서 적당히 20퍼센트 정도는 분할 매도하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저도 매도 조금 걸어놓을게요. 자, 그러면 이제 어디까지 갈지 지켜보겠습니다."

말하는 사이 벌써 7,180만 원을 넘어갔다.

곧 7,200만에 도달할 터였다.

앞을 가로막는 모든 걸 부서트릴 것처럼 질주하더니 상당한 수준의 매도물량을 단번에 삼키며 날아올랐다.

7,201만

7,213만

7,226만

그렇게 1차 저항선인 7,230만 원을 가볍게 넘어버렸다.

"이야..."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비트코인은 2차 저항선을 향해 내달렸다.

초원을 누비는 말처럼.

거침없이 점프하며 매도하려는 이들의 비트코인을 잡아먹었다. 거대해진 기세를 막을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알탕 : 우와, 미친...!

오징어 : 어디까지 가는 거냐!

줌인 : 그래도 20프로 매도했습니다ㅋㅋ

짝발 : 원칙을 가지고서!

문득 궁금해졌다.

"짝발님의 원칙은 뭘까요?"

그에 짝발이 당당하게 말했다.

짝발 : 정보꾼님이 말한대로 하는 게 제 원칙입죠ㅋㅋ

"아아? 좋은 원칙이네요."

짝발 : 최고의 원칙ㅋㅋㅋ

알탕 : 이야, 저랑 똑같으시네ㅎㅎ

주린잉 : 역시...^^

류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인정합니다. 사실상 가장 안전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원칙이죠."

자화자찬이긴 하지만.

뭐, 팩트였으니까.

그러는 동안에는 비트코인 가격은 힘있게 올라갔다.

기분이 한껏 좋아졌다.

"자, 그러면 오늘도 본격적으로 돈복사 시작해보겠습니다!"

신이 난 듯한 그의 목소리에.

알탕 : 돈복사 가쥬아아아!

짝발 : 이게 인생인기라!

오키요 : 오키도키!

엔틱 : 쏴리질러어어엌!

시청자들 역시 뜨거운 호응으로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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