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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재능이 쏟아져-164화 (164/277)

< 새로운 목표(1) >

아무래도 강한 지지선까지 가격이 내려오길 기다리다 보니 시간이 꽤 소모되었다. 무려 10분이 넘어갈 즈음에야 겨우 매수가 체결되기 시작했다.

[매수가 체결되었습니다.]

[매수가 체결……]

그로부터 3분이 더 흐를 즈음, 100억 원 전액이 매수되었다.

“13분 만에 전액 체결되었네요. 약한 저항선 한두 개 맞고 살짝 올라갔다가 다시 빠지면서 시간이 좀 걸리긴 했습니다. 하지만 매수 잘됐고요. 이제 강한 지지선에 닿고 올라가는 만큼 약한 저항선들은 쉽게 뚫어낼 겁니다. 길거리 나뭇잎이나 나뭇가지 같은 장애물을 쉽게 넘어갈 수 있듯이요.”

이후 저항선을 깨고 조금 더 아래로 가격이 흘러내렸다.

그것도 잠시.

순식간에 매수세가 들어오더니 가격이 상승했다.

5,919만

5,921만

5,923만

5,924만

“순식간에 5,930만 원 돌파했습니다.”

생각보다 더 빠른 속도였다.

계속해서 올라갔다.

이윽고 약한 저항선 하나를 뚫고 또 하나를 꿰뚫었다.

묵묵함 : 오오, 가, 가자!

기세 : 캬, 조금만 더 오르자, 제발!

주린잉 : 와, 벌써 50만 원!

알탕 : 6천 가즈아아아아앜!

짝발 : 쏴리질러!

“네, 제가 보기에도 아주 기세가 좋습니다. 약한 저항선에 부딪혔는데요, 큰 저항 없이 바로 위로 올라가네요. 5,990만 원이고요. 아직 괜찮아요. 저는 6,100만 원까지 보고 있거든요. 일단 그거보다 조금 아래에 매도 걸어둘게요. 다들 잘 따라오고 계시죠?”

대화하는 사이 6,000만 원을 돌파했다.

“6,000만 원은 그래도 꽤 강한 저항선이었거든요. 그거 통과한 이상, 제가 말한 가격까지 무리 없이 올라갈 거 같습니다. 힘들게 매수했으니까 느긋하게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고요.”

기세가 붙었다.

지금 당장 떨어질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러니 매도하지 않는다.

조금 더 끌고 가면서 기회를 노렸다.

최소한 6,100만 원.

정말 강하게 솟구치면 그 이상도 가능하지만 그건 욕망의 영역이었다.

“과한 욕심은 자제하겠습니다. 딱 6,100만 원까지만 보자고요. 더 올라가면 그냥 제 돈이 아닌 겁니다.”

하지만 꽤 가격이 남은 상태.

류성은 시청자와 수다를 떨면서 시간을 보냈다.

냐아아아-

당연히 럭키랑도 놀았다.

“아니, 또 들어왔네.”

녀석이 직접 방문을 열고 들어온 것이었다.

“그래, 와라, 와.”

이번에도 시청자에게 자랑 아닌 자랑 시간을 갖게 되었다. 최근 동물병원에서 있었던 일도 언급했다.

“수의사 선생님이 진짜 예쁘거든요. 근데, 이 녀석이 진찰받고 나더니 바로 수의사 선생님 앞으로 달려가서는 애교를 부리더라고요. 저한테는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조금 슬펐습니다.”

시청자들의 반응이 비슷했다.

밤나라 : ㅋㅋㅋㅋㅋㅋㅋ

미모 : 응, 세상은 외모지상주의!

알탕 : 아...^^;

떡상 : ㅋㅋㅋㅋ웃기네

고양이짱 : 고양이도 눈이 있죠ㅋㅋㅋ

수익률갑 : 나도 남자다옹!ㅋㅋ

전부 큭큭거리며 웃어댔다.

냐아아?

물론 럭키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다. 그러다 간간이 모니터를 향해 냥냥펀치를 날리고는 했다.

냐아!

마치 조용하라는 듯이.

“흐흐, 아, 잠깐 노는 사이에 가격이 꽤 올랐네요.”

머지않아, 목적지에 도달했다.

[매도가 체결되었습니다.]

[매도가 체결……]

원하던 가격대에 접근한 것이었다.

“이야, 전부 팔렸네요.”

5,919만 원에 매수.

6,097만 원에 매도.

수익률 3.01%.

수익금은 대략 3억 원이었다.

“자, 다시 진입할 구간 찾아볼게요. 오늘은 한 3시간 정도 할 거니까 느긋하게들 따라오시면 됩니다.”

다시 15분 정도를 기다려서 매수를 진행했다.

“오래 걸리긴 하네요.”

이후 5분 뒤에 매도에 성공했다.

5,815만 원에 매수.

5,998만 원에 매도.

수익률 3.15%.

수익금은 이번에도 3억 원이 넘어갔다.

“하락 추세라 매매 속도가 조금 느리긴 하지만 수익률은 괜찮거든요. 오늘 돈복사 제대로 해보자고요.”

시청자들이 환호했다.

이제 겨우 35분 정도가 지났을 뿐이었으니까.

“매도 타이밍 좋구요.”

그사이 두 번의 단타를 성공시켰다.

수익은 6%가 넘었다.

그 말인즉슨, 1시간이면 기대 수익률이 10%에 이른다는 의미였다. 그런 단타를 3시간이나 진행한다고 했으니 시청자로선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치유 : 너무 멋있다...!

다섯시 : 리스펙!

알탕 : 3시간이라고 하셨죠?

“맞습니다, 3시간!”

짝발 : 와, 씨ㅋㅋ 오늘 30퍼센트 수익 먹자!

주린잉 : 오랜만에 소고기를...^^

건방진 : 점심 맛난 거 먹으러 갈 거예요!

볶음밥 : 저도ㅋㅋㅋ

“네, 다들 점심 맛있는 거 먹을 수 있게 더 달려보겠습니다.”

단타가 계속 이어졌다.

수익률 1.17%

수익률 4.53%

수익률 2.76%

수익률 3.31%

누적되는 수익률이 어느새 20%에 도달했다.

그러나 멈추지 않았다.

3시간을 가득 채웠을 때는.

“후우, 딱 3시간 지났네요. 수익률은 단리로 계산해도 33퍼센트고요. 목표도 채웠으니 슬슬 오늘 방송은 끝내야할 거 같습니다.”

그러자 후원금이 쏟아졌다.

[펫펫 님이 1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오늘도 돈복사 감사합니다!]

[냥냥이 님이 2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흐흐, 점심 잘 먹을게요!]

[첫투자 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소소한 수익, 고마워요ㅎㅎ]

1만 원부터 50만 원까지 다양했다.

“어, 알탕 님, 짝발 님, 첫투자 님 정말 감사합니다.“

그렇게 쌓인 당일 후원금만 500만 원이 훌쩍 넘어갔다.

“어휴, 후원금이 엄청나네요. 이건 꼭 좋은 일에 쓰도록 하겠습니다. 주기적으로 게시판에 후원금 내역서 올리고 있으니 체크도 잘해주시고요.”

물론 류성에게는 그렇게 크지 않은 금액이었다. 그가 오늘 벌어들인 금액만 30억이 넘어갔으니까. 하지만 이런 건 분위기가 중요했다.

요즘은 수익을 내기만 하면 방송이 끝날 즈음 후원이 쏟아지고는 했다. 나날이 그 흐름에 편승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게 눈에 보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시청자가 더 증가하게 될 것이다.

바로 오늘처럼 말이다.

이건 일종의 흐름이었다.

돈을 많이 벌었으니까 고마움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일지도 모른다. 그러다 나중에 내역서를 확인한다면 어떻게 될까.

정말로 좋은 일에 사용되었다는 내역서를 두 눈으로 직접 보게 된다면? 어느새 그 맛에 중독되는 이들이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알탕 님이 3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이것도 좋은 일에 쓰시는 거죠?]

[주린잉 님이 2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지난번 내역서 보고 울컥했어요^^]

알탕이나 주린잉 같은 사람들처럼 말이다.

“맞습니다, 알탕 님. 그리고 두 분이 후원한 돈으로 힘든 사람들 도운 거니까 울컥하기만 하지 말고 뿌듯한 마음도 가지셔야죠.”

이런 사람들을 보니 괜히 흡족해졌다.

“에이, 기분입니다. 단타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가보겠습니다!”

그렇게 서비스 단타를 진행했다.

수익률 3.51%.

덕분에 35억 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였다.

아주 꿀 같은 시간이었다.

* * *

거실에 잠깐 나와 럭키와 놀고 있을 때였다.

“후아아암.”

류현아가 방에서 나왔다.

얼굴이 엉망이었다.

머리카락은 산발이었고.

“아오, 씨. 깜짝이야.”

“으응……? 뭐가.”

“귀신인 줄 알았잖아.”

“하, 아침부터 진짜.”

“해가 중천인데 아침은 무슨. 어제 늦게 잤냐?”

“으응.”

“또 술 마신다고 그랬구만.”

“아니거든!”

“그럼?”

류현아가 주방을 슬쩍 쳐다보더니 다가왔다.

“연기 연습한다고 늦게 잔 거야.”

“연기 연습을?”

“응, 그, 뭐냐. 오빠가 운영하는 재단 홈페이지에서 봤거든. 공모전…… 맞지?”

“아아, 맞아.”

“역시, 그렇구나.”

“뭐가?”

“내 연기 보고 싶다고 했잖아.”

그녀를 잠깐 쳐다봤다.

“그랬지.”

“그럼 오디션인 거지?”

“어, 실망이냐?”

“응? 왜?”

“표정이 이상해서.”

“아아, 그냥 설렌다고 해야 하나. 오디션이라니……! 좋잖아, 히히. 그동안 열심히 연습했으니까 최선을 다해봐야지!”

류성이 피식하고 웃었다.

혹시나 오디션을 본다는 사실에 실망한 건가 싶었다. 친오빠가 공모전을 개최했으니 인맥으로 넣어달라고 할 수도 있는 일이니까.

그게 아니라 다행이었다.

본인의 실력대로 오디션을 보겠다는 저 마음가짐 자체가 기특했으니까.

이러면, 뭐.

오히려 더 마음이 갈 수밖에.

“그래, 열심히 해봐.”

“응! 꼭 붙어야지!”

그때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붙긴 뭘 붙어?”

“어? 아, 아니. 우리 엄마한테 껌딱지처럼 붙어서 살 거라고.”

“얘는, 뭔 헛소리야.”

“히히, 엄마 최고!”

“됐고, 어서들 와서 점심이나 먹어.”

“응!”

주말 점심, 가족들과 함께 한 상을 맛있게 먹었다.

“조금 있다가 출발할 거니까 준비들 하고.”

“응, 아빠!”

“아버지, 가는 길에 백화점에 들러요.”

“선물 사려고?”

“네.”

“좋지. 그러면 조금 더 일찍 출발해야겠네.”

배만 조금 꺼트린 후에 친가로 이동하기로 했다.

* * *

럭키를 품에 안아 들었다.

냐아아앙.

머리를 쓰다듬으며 낮게 중얼거렸다.

“럭키야, 미안. 며칠만 호텔에서 지내자.”

“으으, 데려가고 싶은데…….”

“낯선 사람이 많아서 불편할 거야.”

“쩝, 그렇겠지.”

집에 혼자 두는 것도 애매했다.

결국 호텔이 정답이었다.

“그래도 투명한 유리라 바깥도 볼 수 있으니 괜찮을 거야.”

“방도 크더라고.”

“고양이 전문 호텔이니, 뭐.”

방에 각종 고양이 장난감은 물론이고 케어도 잘해준다고 하니 믿고 맡길 수 있을 터였다.

가격은 좀 비싸지만.

솔직히 이제 그 정도 돈은 신경 쓰지 않을 정도는 되었으니까.

“자, 그럼 들어가자.”

냐아아앙?

럭키를 전용 가방에 넣고 집을 나섰다.

일단 호텔로 향했다.

럭키와 헤어짐의 인사를 나눴다.

“잘 부탁드릴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매일 영상도 찍어서 보내드릴게요.”

“네, 감사합니다.”

단독VIP룸에 럭키를 맡기고서 근처 뉴세계 백화점에 들렀다. 생긴 지 1년도 안 된 백화점이라 그런지 확실히 구경하는 맛이 있었다.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구경할래!”

“그럼 그럴까.”

여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선물을 구매했다.

“음, 할아버지, 할머니는 신발 어때요?”

“신발이라…….”

“돌아다니실 때 발이 조금이라도 편했으면 좋겠어서요.”

류성의 말에 아버지가 웃었다.

“신발, 좋네. 그걸로 사자.”

“네.”

삼촌은 취향에 따라 명품벨트와 시계를 샀다.

“동호 삼촌은 시계를 안 차니까.”

“그래서 벨트구나.”

“네, 은호 삼촌은 그래도 시계를 좋아하니까 시계로 샀고요.”

“잘했다.”

당연히 외가 쪽 선물도 구매했다.

이모, 숙모, 사촌들.

한 명도 빼놓지 않았다.

“선물이 한가득하구나.”

“좀 많기는 하죠.”

덕분에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류환과 류현아까지 양손에 선물 가방을 잔뜩 들고 움직이게 되었다. 류성의 양손까지 모두 채워졌을 무렵, 드디어 선물 구매가 끝이 났다.

“자, 그럼 가자.”

“출바아아알!”

선물을 트렁크에 예쁘게 넣어둔 채 친가로 이동했다. 친척들을 오랜만에 볼 생각을 하니 벌써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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