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재능이 쏟아져 189화
124. 나스닥 폭락(2)
시청자가 가파르게 증가했다.
알탕 : 가하!
알탕 : 아싸, 오늘은 내가 1위!
호양TV : 앗, 늦었네요ㅠ
짝발 : ㅋㅋㅋ가하요!
주린잉 : 무서워요, 오늘은ㅠㅠ
우상향 : 증시ㄷㄷㄷ
얼죽아 : 와, 그 망상이 현실이 되어가는 중이네요
럽러브 : 미쳤다...ㅠㅠ
인사를 하는 이들이 증가함에 따라 채팅이 빠른 속도로 올라갔다.
“네, 반갑습니다, 가하. 적당히 오셨으니 시작해 보자고요.”
먼저 현재 선물 시장을 화면에 띄웠다.
“전에 말했던 거 기억하시죠? 미국이랑 중국 기류가 심상치 않다고 했던 거요.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네요.”
이어서 인터넷 기사를 보여줬다.
하나같이 부정적이었다.
번역을 완료한 중국 내부 기사와 미국 내부 기사가 전부 그런 분위기였다.
“어딜 봐도 안 좋습니다. 아마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질 거 같군요.”
29일이 오기 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경고를 해줬다.
퀘스트도 있으니까.
부디 많은 이들이 함부로 덤비지 않기를.
알탕 : 현실이 될 줄은...
짝발 : 설마 러시아까지 진짜 나서진 않겠죠?ㅠㅠ
두부맘마 : 살려주세요...ㅠㅠ
음색 : 뭔 일?ㅋㅋ
두부맘마 : 어제 샀어요ㅠㅠ 뒤늦게 망상 게시글 보고 오늘 기사까지 확인하고서야 부랴부랴 들어왔네요
호양TV : 저런
류성이 손뼉을 쳤다.
짜악.
잠깐 채팅이 줄어든 사이에 분위기를 바꿨다.
“그래서 저는 오늘! 인버스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한동안 증시가 하락하는 거에 돈을 투자하겠다는 얘기죠. 위험한 투자니까 이번에는 쫓아오라고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나스닥 지수가 떨어질수록 가격이 올라가는 SQQQ ETF를 먼저 매수하도록 하겠습니다.“
본장이 시작되었다.
11시 30분.
기관의 개입으로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증시가 천천히 아래로 꽂히기 시작했다.
“더 늦기 전에 매수부터 하겠습니다.”
SQQQ ETF를 매수했다.
[매수가 체결되었습니다.]
[매수가 체결되었습니다.]
그간 꾸준한 단타로 현재 모인 자금의 50퍼센트를 사용했다.
1억 7천만 달러.
원화로 2천억에 달하는 거금이었다.
물론 단번에 체결되진 않았다.
“생각보다 가파르게 증시가 하락하고 있네요. 그 탓에 반대로 움직이는 SQQQ도 빨리 상승하고 있고요. 체결되지 못한 건 위로 긁으면서 사도록 하겠습니다. 조금 손해를 보긴 하겠지만 어쩔 수 없겠네요.”
가격을 수정해서 다시 매수했다.
[매수가 체결되었습니다.]
[매수가 체결…….]
여전히 전액이 체결되지는 않았다. 그 정도로 시드가 거금이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미국이랑 중국이 싸우기 시작하면 중국에 수출을 많이 하는 반도체 기업의 실적도 악화가 되겠죠. 반도체 지수가 하락할수록 가격이 상승하는 SOXS도 매수하도록 할게요.”
나머지 자금 절반 1억 7천만 달러를 사용해 SOXS ETF를 매수했다.
[매수가 체결되었습니다.]
[매수가 체결되었습니다.]
이 또한 모두 매수되진 않았다.
“매수까지 시간이 꽤 걸리겠네요.”
시청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주기적으로 매수를 이어갔다. 꾸준히 위로 긁으면서 사들인 덕분에 새벽 1시가 오기 전에 모든 금액을 사용할 수 있었다.
“와, 드디어…….”
총 매수금액 3억 4천만 달러.
원화로 환산할 경우 약 4천억 원이었다.
알탕 : ㅋㅋㅋ도대체 돈이 얼마죠
호양TV : 헐, 형님 클라스가...?!?!
짝발 : 흐흐, 올만에 거금 쓰시네요
주린잉 : 조금 무섭지만... 저도 인버스 투자 완료! 책임은 저의 몫!
물통 : 와ㅋㅋㅋ
얼죽아 : 진정한 투자자...!
컬렉션 : 본인의 생각을 그대로 실천하다니ㄷㄷ
시간이 많이 늦은 상태였다.
피곤하기도 하고.
류성은 일단 오늘 방송은 끝내기로 했다.
“자, 일단 오늘은 매수를 끝냈으니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시간도 늦었고 다들 피곤하실 테니 내일, 아니. 새벽이니까 오늘인가요? 아무튼, 저녁에 다시 뵙는 거로 하자고요. 그때는 미국이랑 중국의 내부 상황도 조금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그럼 밤 10시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가면남의 모습이 사라졌다.
생방송 OFF.
하지만 많은 시청자가 쉽사리 채팅방을 떠나지 못했다.
알탕 : 다들 인버스 사셨나요?
호양TV : 소액만요ㅎㅎ
리모컨 : 근데 진짜 찐 호양님이세요?
호양TV : 맞습니다, 찐!
얼죽아 : 그래도 가면남님도 위험하다고 했으니 다들 적당히 하시길!
머리띠 : 무서워서 일단 주식샀던 거 다 팔고 구경만 하고 있어요!
알탕 : 어휴, 그것만 해도 다행이죠ㅎㅎ!
머리띠 : 정보꾼님 덕분...!
그가 잠든 새벽에도 인터넷 공간은 불꽃처럼 타올랐다. 특히나 투자 게시판들은 현재 통곡의 소리가 이어지는 중이었다.
[젠장ㅠ 뭔 나스닥이 3프로나 빠지냐고ㅠㅠ]
[가면남 봤음?]
[하, 생방 봤지ㅋㅋ]
[인버스 겁나 샀던데ㄷㄷ 미친 듯]
[시드가 얼마임, 도대체?]
[얼마나 있는지, 얼마나 산 건지 안 보여줘서 모름]
[근데 매수 체결되는 거 내가 봤거든? 호가창 구경했는데 거의 뭐... 최소로 잡아도 천억은 넘을 듯!]
[천억...?]
[미친, 그 돈을 투자한다고?ㅋㅋㅋ]
[장난 아니네, 진짜]
[투자사 같은 건 안 열어주나?ㅠ 가면남이 하면 무조건 내 돈 전부 넣을 텐데]
[나도ㅋㅋㅋ]
[와, 가면남이 하는 투자사라고?]
[ㅁㅊ, 버핏형님 생각나네ㅋㅋ]
[글로벌 투자사로 성장할 수도?]
[킹능성 있다ㅋㅋㅋ]
새벽이 깊어질수록 하락은 더 강해졌다.
[ㅠㅠ미친, 잠깐 사이에 나스닥 -3.7퍼센트]
[뭔데, 뭐냐고ㅠㅠ]
[난 가면남 따라서 인버스 샀지롱^^]
[ㄱ ㅐ같은ㅋㅋㅋ]
[다들 인버스 안사고 뭐하냐?]
[가면남이 물로 보이냐고ㅋㅋ]
[아니, 여기 다들 가면남 신흥 종교도 만들고 하던데 왜 막상 따라서 사야 할 때는 구경만 하는데?]
[아ㄹㅇ...]
[뼈를 후벼 파네, 이 자식이!]
[먼가, 먼가 인버스는 어렵다고ㅠㅠ]
[무지성 인버스 매수 달린다!]
[가쥬아아아앜!]
결국, 오전 6시가 되면서 장이 종료되었다.
<나스닥 -4.1퍼센트>
<다우존스 -3.8퍼센트>
모든 지수가 대차게 내리꽂혔다.
[가면남은 벌써 수익률 10퍼센트는 되겠네ㅎㅎ]
[3배 인버스니까, 그 정도 되겠지ㅋㅋ]
[그럼 앞으로 나스닥 20퍼 빠지면 3배 인버스는 60퍼 수익 보는 건가?]
[ㅇㅇ, 그렇지]
[양의 복리, 음의 복리라는 게 있어서 수익 더 보긴 할 거임]
[미쳤네! 시드가 최소 천 억이라면서ㅋㅋ]
[ㅇㅇ]
[그럼 이번에 진짜 얼마나 버는거냐고ㅋㅋ]
[지금이라도 안 늦음! 내일 인버스 꼭 사라!]
[설마, 내일도 이러려고ㅠㅠ]
급락의 첫날이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 * *
병원을 옮긴 여정아 선생님이 재검사를 받았다.
걱정과 두려움.
그리고 혹시나 하는 일말의 기대.
“후아…….”
그것들이 뒤죽박죽 섞여 그녀를 괴롭혔다.
제발, 부디……!
마음으로 깊게 빌면서 결과를 기다렸다.
“결과 나왔습니다.”
“어떤…… 가요?”
의사 선생님은 지난 검사와 비교를 하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자그마한 행동에 여정아는 가슴이 철렁거렸다.
“항암치료가 효과가 좋았던 모양이에요.”
“네……?”
그런데 들려오는 말은 예상과 달랐다.
철렁했던 가슴이.
지금은 거칠게 박동하기 시작한다.
두근, 두근.
“곳곳에 번졌던 암세포가 전부 사라졌네요. 원인이 되었던 이 부위, 보이시죠? 여기는 아직 남아 있지만 수술해서 제거하면 됩니다.”
“아, 아아……!”
“이 정도면 난이도가 어렵지 않거든요.”
“그러면…….”
“완치, 충분히 가능해 보입니다.”
하루 만에 세상이 달라졌다.
“그럼 수술 날짜 바로 잡으시죠.”
“네, 네! 그럴게요!”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한 가지가 떠올랐다. 어제 병원에 들렀던 RS재단 이사장의 목소리가 말이다.
-내일이면 괜찮아질 겁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어쩐지 모든 걸 알고 있진 않았을까, 싶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물론 그럴 리는 없겠지만.
“……감사합니다, 정말로.”
“저희야, 뭐. 그냥 본인이 잘 극복하신 거죠.”
누구에게 감사한 건지는 여정아 본인도 헷갈릴 정도였다.
하지만 분명한 건.
기적이라 불리기에 충분하다는 사실이었다.
* * *
3월 26일, 어제 약속했던 시간에 생방송을 진행했다.
“다들 반갑습니다, 가하!”
먼저 미국과 중국 내부 기사를 번역해서 함께 상황을 보다 자세하게 파악했다.
알탕 : 어우, 이건...ㅠㅠ
물한바가지 : 생각보다 더 심하네요
규제 : 진짜 관세 부여할 듯?
구름 : 어떤 제품에, 얼마나 부여하느냐가 문제겠네요
“네, 맞습니다. 사실 중국이고 미국이고 서로 패권을 잡으려는 게 목적이다 보니 어쩌면 이런 무역 전쟁이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으로서는 중국이 너무 가파르게 성장하니 무서울 테고, 중국으로서는 미국을 뛰어넘어야 하니 또 독기가 쌓이겠죠. 어느 한쪽도 물러날 수 없는 경쟁이죠.”
조금 더 과열된 분위기를 모두가 느꼈다.
당연하게도.
본장이 열리자마자 증시가 하락했다.
“그래도 어제보다는 소폭 하락이네요.”
마이너스 1% 수준에서 횡보하는 정도였다.
“차트도 한번 보겠습니다. 음, 예전에 파인애플이 최고점에 달했고 이제 하락하는 힘이 강해졌다고 말했었죠? 3대 지수도 마찬가지네요. 그냥 하락해야 할 타이밍이었는데 마침 악재가 터졌다고 할까요. 그런 상황인 거죠.”
지지선과 저항선을 그렸다.
나스닥 지수.
S&P 500.
다우 존스.
모든 차트가 하락을 외치는 중이었다.
“최상단에 맞고 떨어지고 있고 악재까지 겹쳤으니…… 힘들겠네요. 물론 언제까지 하락할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냥 이렇게 신경전만 벌이다가 상황이 끝나면 다시 상승할 여력이 갖춰질 수도 있을 겁니다만. 제가 볼 때는 그냥 지나가진 않을 거 같습니다.”
경고성 멘트를 날려주면서 경각심을 심어줬다.
꾸준히, 지속적으로.
“절대 이번 사태를 쉽게 보면 안 됩니다.”
사람들 또한 류성의 말에 한껏 빠져들었다.
그리고 그날.
나스닥은 마이너스 1.97%까지 하락했다.
* * *
3월 29일, 지옥의 날이 도래했다.
악재 정보권에는 오늘 관세 부여 소식과 함께 증시가 급락한다고 나와 있었다.
“급락이라…….”
3월 25일부터 증시는 하락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악재 정보권에는 하락한다고 언급되어 있지 않았다.
오늘은 달랐다.
29일, 증시의 급락을 확언했다.
“얼마나 떨어지려나.”
걱정과 기대를 동시에 안고서 인터넷 기사를 뒤적거렸다.
[미국 중국산 제품 1,700억 달러 규모에 관세 부여!]
[무려 25%의 관세?]
[중국 크게 반발할 것이라 예상!]
[관세 확정!]
[제3차 미·중 무역 전쟁 시작되다!]
이미 난리가 난 상태였다.
투자 게시판도 마찬가지였고.
제목 : 아니ㅠㅠ 진짜... 진짜라고?
제목 : 1,700억 규모면 거의 200조인데?
제목 : 돌았냐고...!
제목 : 와, 25퍼센트 관세라니
제목 : 끝났네요ㅠㅠ 줄창 하락할 듯
제목 : 하, 2018년 생각나네
제목 : 그때 제1차 미중무역전쟁으로 증시 한 30퍼 빠졌었나요?
제목 : ㅇㅇ, 그 정도 빠짐
제목 : 미쳤네ㅠㅠ
제목 : 지금 미국에서 기자회견 중임! 구경ㄱㄱ!
류성은 기자회견 중이라는 글을 클릭해 링크를 눌렀다.
그러자 너튜브 생방송으로 바뀌었다.
[……맡은 해설자가 말하네요. 미국의 입장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그러자 투자자로 보이는 채널의 주인이 실시간으로 번역을 해주고 있었다.
[어, 지금 부통령이 나왔고요.]
[얼마 전 중국 주석과 회담을 했다. 그곳에서 나는 듣지 말아야 할 말을 들었다. 전 세계를 반으로 나누어 관리하자는 이야기였다.]
[말도 안 되는 황당한 말이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미국에 보복하겠다는 협박성 발언까지 들었다.]
[미국은 절대 그냥 있지 않을 것이다.]
[그런 만행을 좌시하지도 않을 것이다.]
번역하는 채널 주인장의 표정이 썩어갔다.
[하, 미친놈들. 지랄 났네요, 진짜.]
뭐가 진실일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글로벌 증시가 크게 휘청일 거라는 사실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