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돈과 재능이 쏟아져-190화 (190/277)

돈과 재능이 쏟아져 190화

124. 나스닥 폭락(3)

미국 부통령의 기자회견 영상을 보고 있는데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개미도 수익을 낸다의 김진후 피디입니다! 잘 지내고 계시죠?

“아, 네.”

-하하, 너무 늦게 연락을 드려서 죄송하네요. 1주일 넘게 지체된 부분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립니다. 아무튼, 지금은 모든 준비 마쳤고요. 마지막으로 스케줄 확인하고 있습니다. 4월 3일, 촬영 괜찮으실까요?

“4월 3일이요?”

-네. 3일입니다.

하필이면 4월 3일이라니.

슬쩍 메모장 어플을 열어서 그 전날에 벌어질 일을 눈에 담았다.

[4월 2일, 중국은 크게 반발하며 미국 제품에 보복성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은 지지 않겠다는 듯 관세를 30%로 상향하며 무역전쟁을 가열시켰다.]

중국의 보복성 관세 부과.

미국의 관세 상향.

어마어마한 폭풍이 몰아친 다음 날이었다. 미국 증시가 폭락했을 텐데 그 여파가 휘몰아치는 국내 주식과 코인으로 단타를 해야 한다니.

“뭐, 저야 괜찮습니다만.”

그렇다고 또 스케줄을 미룰 순 없는 일이었으니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난이도가 대폭 상승하긴 하겠지만 그렇기에 더 실력이 도드라질 테니까.

솔직히 말하자면.

오히려 흥미가 조금 더 강해진 상태였다.

-감사합니다! 그럼 3일 날에 뵙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통화를 종료하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뭐, 재밌긴 하겠네.

말도 안 되는 하락장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하는 단타라니.

“기대되네, 나름.”

이후 다시 부통령의 기자회견을 시청했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하네요.]

[연설은 이걸로 끝입니다.]

[번역 해설 여기까지만 하겠고요. 음, 일단 보니까 아무래도 미국이랑 중국 무역전쟁이 쉽게 가라앉진 않을 거 같네요. 다들 조심스럽게 투자하시고요. 이럴 때는 돈을 지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랍니다.]

그의 말에 동의하며 영상을 종료했다.

시간을 확인해 봤다.

저녁 10시가 넘어선 상태였다.

슬슬 준비해야겠지.

먼저 사람들에게 알려줄 내용을 차분하게 정리했다.

“오케이, 이 정도면 충분하지.”

슬쩍 계좌현황도 살폈다.

종목명 : SQQQ

보유주식 : 6,800,001주

매입금액 : 170,000,026달러

수익률 : 24.73%

평가손익 : 42,041,006달러

총평가 : 212,041,032달러

종목명 : SOXS

보유주식 : 5,666,667주

매입금액 : 170,000,031달러

수익률 : 27.25%

평가손익 : 46,325,007달러

총평가 : 216,325,033달러

정말 어마어마한 수익률이었다.

“8,800만 달러라.”

억 소리가 절로 날 정도였다. 머릿속에서 달러를 원화로 환산하는 순간 이미 신체가 흥분에 물들며 뜨겁게 달아올랐다.

후아, 엄청나구만.

이 정도 거금을 벌어들이는 건 꽤 오랜만이었기 때문이었다.

굳이 냉정해지고 싶진 않았다.

있는 그대로의 즐거움을 온전히 만끽했다.

“크흐흐……!”

배를 뒤집고 누워 있던 럭키를 데려와 함께 만세를 외치기도 했다.

“나중에 맛있는 거 사줄게.”

냐아아아.

“오구, 그래.”

그렇게 즐거움에 취한 10분이 흐르고. 류성은 충분히 가라앉은 마음으로 생방송을 시작했다.

<생방송 on>

시청자가 속속 들어왔다.

“반갑습니다, 가하!”

새롭게 들어오는 이들이 인사를 하면서 울기 시작했다.

솜사탕 : 안녕하세용ㅠ_ㅠ

눈물 : 방가요ㅠㅠ

무궁화 : 하, 눈물 나네요...ㅋㅋ

주가가 하락하니 확실히 다들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기존 시청자들은 류성을 따라서 하락에 투자한 모양인지 웃음꽃이 만발했다.

알탕 : 가하ㅋㅋㅋ

주린잉 : 가면남님만 따라가면 삶이 평온하리라

짝발 : 흐흐, 오늘은 얼마나 떨어지려나!

양파맨 : ㅋㅋㅋ아 재밌다

류성은 적당한 시점에 기사 하나를 인터넷에 띄웠다.

“오늘 미국 부통령 연설 들으셨나요? 혹시나 못 들은 분들을 위해 정리된 기사 내용을 가져왔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회담. 그곳에서 들은 협박성 이야기에 분노한 미국. 그리하여 결국 중국에 관세를 부과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알탕 : 저거 보고 진짜 충격받음!

짝발 : 뭔 세계를 반으로 나눠서 관리하냐고

외출 : 어휴, 할 말이 없다 진짜ㄷㄷ

우상향하자 : 짱깨ㅅㅋ들 답이 없다니까?

“자자, 흥분하지 마시고요. 우리는 그냥 이런 경제 상황 속에서 이득을 보면 그만인 겁니다. 상황을 잘 활용할 줄 알아야 진짜 투자자겠죠? 한동안은 계속 증시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인버스 투자를 이어가겠습니다. 일단 오늘 있었던 이슈부터 정리를 해보자고요.”

오늘은 미국이 중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한 날이었다.

1,700억 달러 규모.

25%의 관세 부과.

그야말로 충격의 하루가 될 게 분명했다.

증시도 반응할 테고.

이미 본장이 열리기도 전이지만 시장은 크게 휘청거리는 중이었다.

“근데 이게 시작이라는 거죠.”

알탕 : 시작이라...ㅠㅠ

스마트경제 : 하, 중국 대응이 남은 거니까요. 맞죠?

“맞습니다, 스마트경제님. 중국에서 그냥 당하고만 있지는 않겠죠. 지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을 봐도 그렇거든요. 제가 볼 때는 며칠 내로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짝발 : 미국, 중국이 서로서로 관세 부과하는 거네요

주린잉 : 근데 진짜 저 이유로 싸우는 건가요? 회담에서 협박성 이야기를 들어서?

순간 주린잉의 채팅이 눈에 들어왔다.

“주린잉님, 저 사건으로 지금 상황에 이른 건 맞습니다만 저게 전부는 아닙니다. 일단 제1차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한 이유가 중국이 미국에 도전했기 때문이거든요. 자, 여기 기사 하나 볼까요? 2008년 중국 내부 기사인데요, 미국에 찾아온 경제 위기를 분석하는 내용이에요.”

기사가 화면에 보였다.

[미국 경제, 대단하지 않다?]

[미국에 찾아온 경제 위기를 보고 있으면 생각보다 미국의 경제가 탄탄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은 몸집이 불리기 위해 과하게 행동해왔으나 내부적으로는 크고 작은 문제가 많아 부실한 국가, 그 자체...]

“말이 분석이지, 그냥 조롱하는 거죠.”

다른 기사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미국보다 든든한 중국 경제!]

[중국은 멀쩡하다!]

[미국만 흔들리는 상황!]

류성이 슬쩍 질문을 던졌다.

“중국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알탕 : 어, 음. 글쎄요?ㅋㅋ

짝발 : 중국은 위대하다?

주린잉 : 미국 별거 없다?

“다 맞는 말입니다. 2008년 경제 위기를 보면서 중국은 생각한 거죠. 이거, 미국 경제가 그리 대단하지 않은 게 아닐까? 그때부터 중국은 조금씩 미국의 신경을 건드리기 시작했던 거죠. 그게 절정을 이룬 게 바로 2013년입니다. 그때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기사 하나가 화면에 떠올랐다.

“네, 시진핑이 국가주석에 오른 시기죠. 그 당시에 중국이 밝힌 하나의 목표가 있었죠? 바로 중국몽입니다. 미국을 뛰어넘어 중국이 세계에서 1위가 되겠다는 목표를 공개적으로 밝힌 사건이 있었죠. 그 세부 계획이 일대일로 사업이고요. 뭐, 이거저거 복잡하긴 한데요. 결론은 해당 사업을 통해 위안화를 아시아 내의 공용화폐로 만드는 걸 목표로 하고 있죠. 한 마디로 아시아를 지배하겠다, 이겁니다. 여기까지 들어보니 무슨 상황인지 감이 잡히시나요? 네, 미국은 기분이 당연히 나쁠 겁니다. 감히 미국을 무시한다고 생각했겠죠. 그때부터 이미 싸움은 시작된 겁니다.“

꽤 흥미로운 역사였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생수한잔 : 와, 생각보다 재밌는데요?ㅋㅋ

연결끈 : 이야, 진짜 오래전부터 이미 뭔가 쌓여가고 있었네요

알탕 : 2008년부터...ㅋㅋ

얼죽아 : 다 원인이 있었군요ㄷㄷ

의외의 반응이었다.

음, 다행이네.

꽤 준비했는데 반응이 별로면 조금은 슬펐을 테니까.

“자, 그러다가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고서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되었죠. 사실상 미래는 IT, 그러니까 기술의 시대 아니겠어요? 트럼프는 IT랑 반도체에 있어서만큼은 중국이 따라오지 못하게 막고 싶었던 겁니다. 그렇게 시작된 무역전쟁이 결국 3차까지 이르렀네요. 그러므로 이 무역전쟁 자체가 5년, 어쩌면 10년 이상 이어질 수도 있는 겁니다. 미국은 중국이 쓰러질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거고 중국은 미국이 포기할 때까지 버틸 테니까요.”

설명하는 사이 본장이 열렸다.

“문제는 앞으로 중국의 대응입니다. 그냥 있지 않을 거란 말이죠. 중국이 강하게 대응할수록 미국 역시 강하게 반응할 겁니다. 미국과 중국이 그렇게 싸우면 자연스럽게 세계 경제는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요. 그러니 조심스러운 투자 이어가길 바라면서 본장 살펴보겠습니다.”

잠깐 사이에 증시가 가파르게 하락했다.

알탕 : 미친ㄷㄷ

설레임 : 나스닥 벌써 2퍼 하락!

허걱 : 에센피도 1.7퍼 하락ㅠㅠ

바닥이 어디인지 모를 만큼 내리꽂혔다.

하락하고 또 하락했다.

“음. 관세 부여가 확실히 컸던 모양이네요.”

하락에 투자한 류성의 계좌는 당연히 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그것도 3배짜리 인버스였으니 엄청난 속도로 돈이 불어났다. 잠깐 사이에 일, 이백억이 늘어나고 줄어들기를 반복했다.

상승장 : 아니, 뭔ㄷㄷ 너무 빠르게 하락하는데요?

어색 : 나스닥 벌써 마이너스 2.5퍼네ㅋㅋ

나스닥 지수와 반대로 3배씩 움직이는 SQQQ는 오늘만 7.5퍼센트가 상승했다. SOXS는 8퍼센트가 올라버렸다.

투자금 4천억 원.

그러니까 오늘만 300억 이상을 벌어들인 상태였다.

정말 엄청난 금액이었다.

당연하게도 피가 머리에 쏠렸다.

후아……!

하지만 애써 흥분을 억눌렀다.

지금은 생방송 중이니까.

“으음. 당분간은 올라갈 이유가 없으니까 지금 상태로 관망하도록 할게요. 미국이나 중국 관련해서 새로운 소식이 나오면 그때 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전해드릴 소식은 다 전해드렸으니 여기서 마치도록 할게. 다들 성투하시고요, 좋은 밤 보내시길 바랍니다.”

인사를 하고 생방송을 종료했다.

류성이 사라진 시각.

투자 관련 카페 및 게시판은 한층 더 타올랐다.

제목 : 지금이라도 인버스 사라!

제목 : 정보꾼만 따라오세요!

제목 : 올라갈 이유가 없다니까요, 다들 인버스 투자ㄱㄱ

제목 : 하락에 베팅해서 돈 불립시다^^

제목 : 돈 벌 기회ㄷㄷ

제목 : 아, 그래도 전 그냥 밑에서 물탈래요

제목 : ㅇㅇ, 인버스는 뭔가 무서움

제목 : 강심장만 돈 버는 거지뭐ㅋㅋ

제목 : 전 매일 조금씩 분할매수중!

제목 : 언젠간 오른닼ㅋㅋ

제목 : 제발 가쥬아아아아!

제목 : 주식은 대응하는 겁니다, 이럴 땐 하락에 베팅하는 게 맞죠

제목 : 어차피 우상향! 밑에서 줍줍!

하락에 베팅하는 자.

밑에서 주우려는 자.

분할매수 하려는 자.

각자의 판단대로 움직이는 무수한 사람들이 본인의 생각을 글로 남겼다. 누군가는 맞추고 누군가는 틀릴 것이다.

그러나 결국.

살아남는 것은 극소수일 뿐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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