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돈과 재능이 쏟아져-191화 (191/277)

돈과 재능이 쏟아져 191화

125. 실루엣

3월 31일, 퀘스트 보상을 받았다.

[연계 퀘스트 ‘어서 와, 정기후원은 처음이지?’가 갱신됩니다.]

[선행 포인트 37점을 획득합니다.]

[상한선에 도달했습니다.]

[후원금액이 초기화됩니다.]

[소아병동의 키다리 아저씨!]

[소아병동 아이들 치유 진행 정도를 파악합니다.]

[파악 완료.]

[하급 랜덤카드를 습득합니다.]

[최하급 랜덤카드를 습득합니다.]

[선행 포인트 23점을 획득합니다.]

[착한 프랜차이즈!]

[2, 3호점까지 존재합니다.]

[파악 완료.]

[중하급 랜덤카드를 습득합니다.]

[하급 랜덤카드를 습득합니다.]

선행 포인트 60점에 랜덤카드를 무려 네 장이나 습득했다.

아주 훌륭한 보상이었다.

아이들이 어떤 성과를 달성할 때마다 선행 포인트 상자까지 얻으니 실질적으로 획득하는 보상은 훨씬 더 좋았다.

“아무튼, 이번 달도 끝이네.”

이렇게 보상을 받으니 확실히 3월이 끝났다는 게 실감이 되었다.

내일이면 4월이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하락장의 초입이자 러시아의 참전으로 인플레이션 징조가 나타나는 공포의 한 달이 될 터였다.

“흐음, 일단 카드는…….”

당분간 묵혀두기로 했다.

지금은 주가 하락에 모든 재산을 사용한 상태라 자금도 없었고 혹시나 투자 정보권이 나와서 시기가 겹치면 카드만 날리는 꼴이 될 테니까.

오늘은 생방송도 쉬기로 했다.

마무리 지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웹소설.

이제 완결이 코앞이기에 조금 무리를 하기로 했다.

2만 5천 글자.

편수로 따지면 5화 분량만 더 작성하면 끝이었다.

“써볼까.”

글근육 재능을 사용해 막판 스퍼트를 이어갔다.

타닥, 타다다닥-

엄청난 속도로 키보드를 두들겼다.

[이제 주인공은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스타가 되었다. 매니지먼트 대표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키워온 아이돌과 배우, 골라온 작품과 투자한 모든 것들이 그를 최고로 만들었다.]

그의 마지막 이야기가 소설 속에서 그려졌다.

끝을 향해 나아가는 걸음.

모든 이들에게서 환호와 찬사를 받는 모습과 끝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에 올라 인터뷰를 하는 모습까지.

-저는 앞으로도 별처럼 빛나는 이들을 찾아다닐 겁니다. 매니지먼트 대표로서 누군가의 반짝이는 스타성을 만개시키는 것. 그게 제가 걸어온 길이고 또 앞으로도 걸어갈 길이니까요. 언제까지고 그들과 그리고 여러분들과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카메라 셔터 세례를 받는 것으로 웹소설 ‘별품매’의 끝을 맺었다.

충분히 퇴고하고.

내용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서 이메일을 보냈다.

“후아, 끝났네.”

조금 무리하게 재능을 썼더니 머리가 지끈거렸다.

어후.

엄지로 관자놀이를 문질러 줬다.

몇 분이나 지났을까.

S북스 대표에게서 연락이 왔다.

“네, 대표님.”

-이메일 확인했습니다. 완결 축하드립니다, 작가님.

“아아, 감사합니다.”

-하지만 아직 웹툰은 시작이라는 거, 아시죠?

“그럼요.”

-그리고 서점 출간도 서둘러 진행하겠습니다. 번역 출간까지 병행하려다 보니 시간이 조금 걸렸거든요.

“동시에 진행하나요, 그러면?”

-네, 국내랑 해외에 동시 발간될 예정입니다.

“위험부담이 크실 텐데…….”

-재밌는 글은 팔리게 마련이니까요.

“아하하…….”

너무 띄워주는 것 같긴 하지만.

-그럼 표지 작업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아, 네.”

-그리고 말이죠.

“네, 말씀하세요.”

-크흠, 혹시나 다음 작품 쓰게 되면 다시 한번 계약할 기회를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물론이죠.”

-하하, 그럼 편히 쉬십시오.

“네, 대표님도요.”

통화를 종료하고 기지개를 켰다.

“끄으으으!”

무거운 몸을 일으켜 침대로 향했다. 털썩, 쓰러지듯 누우니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흐아, 좋다.

그대로 잠이 들었다.

* * *

인원이 보충되면서 한결 여유가 생겼다.

“이제부터는 천천히 규모만 키워가면 되겠군요.”

“네, 이사장님.”

“물론 시나리오 공모전 접수가 끝나면 다시 바빠지긴 하겠지만요.”

“아, 그렇죠.”

“접수 마감이 5월 12일이니 아직은 여유가 있네요.”

그때까지 증시에 집중하면 될 거 같았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죠.”

“네, 수고하셨습니다!”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맛있고 차칸 치킨집’에 들렀다. 오랜만에 이신우가 꽤 여유로워 보였다.

“음? 안 바쁘냐?”

“어. 이제 직원 쓰거든.”

“오호.”

“한결 편하다, 어후.”

구석진 자리에 앉으며 물었다.

“4호점은?”

“준비 중이야. 5호점까지 동시에.”

“잘하고 있네. 아, 그리고 2호점이랑 3호점도 착한 영향력 스티커 붙였던가?”

“당연하지.”

“오케이, 4, 5호점 오픈하면 얘기해 주고.”

“왜? 또 커피 타주려고?”

“뭐, 시간 나면.”

“흐흐, 그 커피 하나로 대박 났더라고.”

“그래?”

“어. 지금도 2호점은 완전 난리야. 전에 시식할 때 워낙 화제가 되어서 그런지 매출도 장난 아니고. 커피 어디서 마실 수 있냐고 문의도 많다는데…….”

이신우의 마지막 말에 류성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시간 없어, 나.”

“크흠, 알지.”

“뭐, 아무튼 잘되고 있다니 다행이네.”

“잘되고 있기는 한데…….”

“어려운 거라도 있냐?”

“계속 면접도 보고 있는데 사람 보는 게 제일 문제긴 하지.”

“아아, 사람.”

“어. 착한 영향력 스티커 붙여서 제대로 운영할지 의문이라서.”

“흐음. 그럴 수 있지.”

아무래도 다음 상점 구매는 역시 ‘재능 관찰자’가 되어야 할 모양이었다.

“다음 면접에는 나도 좀 보러 가자.”

“그럴래?”

“어. 내가 사람은 좀 보거든.”

“지랄.”

“어허, 진짜라니까. 요즘 재단 운영하다 보니까 그래도 눈이 좀 길러지긴 하더라고.”

“어, 음. 그럴 수도 있겠네.”

대충 그렇게 밑밥을 깔아뒀다.

“일단 치킨이나 한 마리 줘봐. 맥주 한 잔이랑.”

“오늘은 오랜만에 같이 마시면 되겠네.”

“좋지.”

“흐흐, 사람 쓰니까 이런 게 좋구만.”

“근데 원래 쓰지 않았냐?”

“그렇긴 한데 비법 같은 걸 알려주진 않았거든. 근데 숨겨서 뭐하나 싶더라고. 그래서 최근 직원한테는 알려주고 있지. 그렇게 일 좀 하다가 나중에 프랜차이즈 하나 맡고 싶다고 그러면 오래 봐왔으니까 결정하기도 쉬울 테고.”

“그것도 괜찮겠네.”

대화를 나누는 사이 치맥이 나왔다.

직원이 직접 조리한 치킨이었다.

한 입 베어 물어보니 확실히 이신우가 직접 한 것과 큰 차이가 없었다.

“어때?”

“비슷한데?”

“그치?”

“어. 맛있네.”

오랜만에 느긋하게 수다를 떨면서 치맥을 즐겼다.

“참, 요즘 증시 난리던데.”

“아아, 그렇지.”

“최근 뭐 정보 없냐? 요즘 좀 심심하네.”

“흐음. 있긴 한데…….”

그러고 보니 이신우가 프랜차이즈 준비로 바빠지면서 증시에 관한 정보를 주지 않았었다. 그게 벌써 시간이 꽤 되어버렸고.

시청자도 챙기는 마당에 친구를 안 챙기는 것도 이상한 일이었기에 굳이 감출 이유가 없었다.

“미국 주식 할 줄은 알지?”

“알지.”

“그러면 SQQQ ETF 조금만 사둬.”

“아, 그 인버스? 하락에 베팅하는 거 아닌가?”

“맞아. 일단 들고 있다가 4월 말에 원금 정도는 팔고 나머진 들고 있어 봐.”

“오케이. 고맙다, 흐흐.”

“위험한 투자니까 무리하지 말고, 절대로.”

“걱정하지 마. 내가 언제 네 말 안 들은 적 있냐?”

“없지.”

“흐흐, 맥주나 마시자고.”

건배하고서 맥주를 들이켰다.

꿀꺽-

바쁜 와중에 누리는 평화로운 일상이었다.

“크흐, 좋구만.”

확실히 절친과 함께하는 시간이 편하기는 했다.

* * *

4월 2일, 기사가 생각보다 일찍 낫다.

[중국 크게 반발하며 보복성 관세 부과!]

[미국 그냥 있지 않겠다, 선언!]

[미국 관세 30%로 상향.]

[무역전쟁 가열! 장기화할 전망으로 보여.]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미국, 중국!]

[앞으로 증시의 향방은?]

[미국 3대 지수, 선물 시장에서 가파르게 하락해…….]

각종 투자 게시판이 난리가 났다.

제목 : 하ㅠㅠ 젠장

제목 : 아니, 예상은 했는데... 진짜 보복성 관세를 부과한다고?

제목 : 미국 관세 상향했음!

제목 : 미치것네...ㅎㅎ

제목 : 오예, SQQQ 오늘 떡상가겠네ㅋㅋ

제목 : 밑에서 물타야지...ㅠㅠ

제목 : 인버스 사라니까요, 다들ㅎㅎ

제목 : 캬, 관세 30프로ㅋㅋㅋ

제목 : 아, 숏충이들 다 죽어라!

제목 : 돈 버는 사람 승자죠. 숏이건 롱이건 각자 알아서^^

제목 : 아니, 투자의 신이 인버스 사라잖아요!

제목 : 바보들 많네, 정말ㅋㅋ

각자의 의견 차이로 열기가 더해졌다.

이게 바로 전형적인 하락장에서의 반응이었다.

싸우고 물어뜯고.

서로를 할퀴는 건 예사였다.

그러나 한 가지.

[진짜 나 숏충이 싫어하는데 이번엔 안 되겠다ㅠ]

[어쩌려고?]

[정보꾼 따라가야지]

[아ㅋㅋㅋ ㅇㅈ]

[정보꾼은 무조건 쫓아가야지]

[나도 하락에 베팅한 적 없는데 처음으로 SQQQ샀음ㅋㅋ]

[제발, 오늘도 하락해라!]

[선물 벌써 떡락중]

[오늘만 한 10프로 수익 볼거같은데?]

[ㅋㅋㅋ대박]

[외화 벌어오자^^]

정보꾼에 대한 신뢰도는 어느 곳이나 높았다.

[난 인버스 투자 절대 안 함. 그래도 정보꾼은 ㅇㅈ한다]

[나랑 투자 생각은 다르지만 실력은 확실하지.]

이번 하락장으로 인해 정보꾼 및 가면남의 이름이 더욱 크게 알려졌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재밌는 사건이 하나 생겼다.

[님들 그거 봤음? 개미도 수익을 낸다, 여기 내일 왕중왕전으로 시청자들이랑 같이 실시간으로 단타한다던데?]

[ㅇㅇ, 거기 투표도 하더라고.]

[재밌으려나?]

[요즘 영 별로던데]

[근데 거기 참가자에 가면쓴 사람 있음]

[엥? 리얼?]

[ㅇㅇ, 실루엣이긴 한데 가면 착용했다는 건 알 수 있으니.]

[어라, 보고 옴!]

[헐, 진짜네, 가면 쓰고 있네?]

[설마...?ㅋㅋ]

[정보꾼님 나오나요?]

[실화?ㅋㅋㅋ]

[왕중왕전이면 과거 실력자들로 구성하는 거 아닌가?]

[아님, 과거 실력자+실력이 확실한 새로운 인물이라고 자그맣게 적혀 있음]

[맞넼ㅋㅋㅋ]

[이거 빼박이다ㅎㅎ]

프로그램 ‘개미도 수익을 낸다’에서 올린 영상이 화제가 된 것이다.

가면 실루엣 하나로 인해서.

[확신은 못 하겠지만 진짜 나오면 꿀잼일 듯?]

[그래서 언제 함?]

[내일 너튜버 생방 한다던데?]

[시간은?]

[오후 2시ㅋㅋ]

[개꿀...!]

[무조건 봐야지ㅎㅎ]

[한 마디로 투자 전문가 다 나온다는 거 아님? 전부 다 켜놓고 구경해야겠다!]

[기대기대!]

[소액만 가지고 따라 해봐야지ㅋㅋ]

[오, 확실해지겠는데?]

[뭐가?]

[누가 진짜 단타 잘하는지ㅋㅋ]

[재밌겠다...!]

마침 그 순간, 가면남이 생방송을 틀었다.

[가면남, 생방 스타트!]

[구경하러 고고!]

[요즘 경제 상황도 엄청나게 잘 짚어주던데...]

[보러 가야겠다ㅎㅎ]

[진짜 방송 출연하는지 물어봐야지ㅋㅋ]

[나도ㅋㅋㅋ]

엄청난 숫자의 시청자가 모여들었다.

“어서 오세요. 많이 들어오시네요.”

가면을 쓴 류성이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벌써 7천 명이라니.

정확하게는 7,132명이 방송을 보기 위해 접속한 상태였다.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