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돈과 재능이 쏟아져-192화 (192/277)

돈과 재능이 쏟아져 192화

126. 방송 출연(1)

최근 기록을 단번에 뛰어넘는 숫자였다.

“이야. 시청자가 급증하고 있네요?”

잠깐 사이에 7,200명이 되었다.

“무슨 일 있나요? 아, 물론 무슨 일이 있기는 있었죠. 아시겠지만 결국 중국이 보복성 관세를 부과했더라고요. 미국도 대응했고요. 덕분에 3대 지수가 크게 하락하는 중입니다. 그래서 오시는 건가……?”

아직 본장이 열리려면 30분이 남은 상태였다.

“일단 와주셔서 감사하고요. 증시 이야기나 조금 해볼까요?”

알탕 : 기다렸습니다!

경제위기 : 으으, 오늘은 또 어떤 뉴스가...?

불빛 : 벌써 살이 파르르하고 떨리네요ㅋㅋ

앙탈 : 요즘 젤 기다려요^^

주린잉 : 닉넴이 비슷하시네ㅎ

알탕 : 얼라리?

앙탈 : 음?ㅎㅎ

알탕 : 에에?ㅋㅋ

비슷한 닉네임에 잠깐 실소가 터졌다.

“두 분, 재밌네요.”

잠시 생각을 가다듬었다.

흐음.

증시는 사실 하락할 수밖에 없었다.

인버스에 투자하긴 했지만 수익 좀 보고 있다고 생방송에서 티를 내봐야 길게 보면 부정적일 뿐이었다. 누군가는 따라서 돈을 벌겠지만 쫓아오지 못한 누군가는 소외감을 느낄 테니까.

“증시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는 사실 저도 모릅니다.”

그렇기에 최근에는 본장이 시작되면 최대한 생방송을 짧게 하고 끝내는 편이었다. 대신 본장이 오기 전에 이렇게 정보를 푸는 것으로 시청자들의 호기심과 흥미를 끄는 중이었다.

“누구도 함부로 예측할 수 없는 영역이죠. 다만 반드시 알아두고 주목해야 할 부분은 있습니다.”

알탕 : 어떤...?

고도리 : 자자, 집중하시라구요ㅋㅋ

유과청 : 뭘까요? 궁금쓰!

짝발 : 주목! 다들 주목!

“추가적인 악재가 등장하는지, 등장하지 않는지에 관한 정보를 수시로 찾아보는 겁니다. 혹시나 추가 악재가 등장하면 생각보다 더 오랫동안, 더 많이 하락할 수 있거든요. 그 부분만 유념하면서 투자해도 훨씬 안정적일 겁니다.”

반도체갓 : 추가 악재라...?

호양TV : 예를 들면요?

케찹 : 전에 그 러시아 같은?

“네, 맞습니다. 만에 하나라도 러시아가 갑자기 끼어들면 이제 난리 나는 거죠. 낌새라도 보인다 그러면 밑에서 주우신 분들은 매도하시고 인버스에 투자한 분들은 즐겁게 지켜보면 됩니다.”

알탕 : 뭐, 망상이라고 하셨으니ㅎㅎ

주린잉 : 설마...ㅋㅋ

무뇌 : 생각만으로도 소오름ㅠㅠ

짝발 : 가능성 지극히 낮은 일이긴 하죠?

“그렇죠. 일어나기 힘든 일이죠.”

문제는 그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는 거겠지만.

그걸 밝힐 순 없었다.

그래도 나름 정이라도 든 걸까. 시청자들에게 애정이 생긴 만큼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기는 했다.

“참고로 말씀을 드리자면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사실 달러만 사놓고 구경하는 게 최고입니다. 어디까지 올라갈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싸다고 생각하거든요.”

먹물한바가지 : 환율ㄷㄷ

우상향 : 뭔 벌써 1238원이냐ㅋㅋ

알탕 : 킹달러ㅇㅈ

우산왕 : 언제 1200언 넘엇대요?ㄷㄷ

고요한상승 : 와 개무섭네ㅠㅠ

짝발 : 환율 얼마나 가려나요? 1250원?

“적어도 1,300원은 찍지 않을까 싶네요. 추가적인 악재가 등장하면 더 오를 가능성도 있고요. 자, 추측은 여기까지 하고 팩트 기사나 몇 개 보여드릴게요.”

류성은 이후 중국과 미국의 내부 기사를 보여줬다.

[미국, 선을 넘었다!]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이대로 두고 보지 않아!]

중국은 미국을 비난하고.

[중국의 망상이 과하다!]

[이번 기회에 완전히 중국을 억눌러야……]

미국은 중국을 비판했다.

부어라 : 와, 엄청 싸우네ㄷㄷ

심판 : 무섭네요ㅠㅠ

마셔라 : ㅎㄷㄷ

핑크족 : 장난 아닌데요?

감정이 더욱 격화되는 모습이었다.

“뭐, 이런 상태입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본장이 열렸다. 예상대로 3대 지수가 모두 크게 하락했다. 덕분에 류성은 오늘도 엄청난 수익을 보는 중이었다.

“매도세가 강하네요.”

언제까지 하락할지 의문이었다. 정확한 일정은 악재 정보권에도 나와 있지 않은 내용이었기에 앞으로 계속 증시를 주시할 수밖에 없었다.

“힘든 4월이 되겠어요. 꾸준히 시장 상황 보면서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이제 적당히 방송을 종료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이었다.

표범 : 근데, 가면남님? 혹시 내일 방송 출연하시나요?

이어폰왕 : 아, 맞다! 이거 물어보려고 했는데ㅋㅋ

불빛 : 저도 궁금해요!

알탕 : ㅋㅋ궁금 궁금

짝발 : ㅋㅋㅋ꾹 참고 있었는데

난감한 질문이 눈에 들어왔다.

“방송 출연이요?”

갑작스러운 질문에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태연스러움을 가장했다.

어떻게 안 거지?

어디서 유출이 된 건가 싶은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알탕 : 개미도 수익을 낸다에서 영상 하나 올렸는데 거기 실루엣에 가면 쓴 사람이 보임. 그게 가면남님이 아닌가 싶은 거죠ㅋㅋ

시청자 덕분에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아아. 그랬어요?”

이걸 밝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내일이 되면 어차피 알려지겠지만 일단은 숨기기로 했다.

비밀 조항도 있었으니까.

그래도 자그마한 힌트 하나 정도는 괜찮겠지.

“뭐, 그건 내일 보시면 알겠죠? 근데 개미도 수익을 낸다? 그거 엄청 재밌을 거 같네요. 여기 계신 시청자분들은 꼭 보셨으면 합니다. 자자, 그럼 오늘은 여기서 마칠게요. 가바!”

서둘러 인사하고서 생방송을 종료했다.

알탕 : ㅋㅋㅋ나온단 거군요

주린잉 : 꼭 보러 갑니다ㅎㅎ

수학자 : 다들 내일 봅시다!

시청자들도 하나둘씩 자리를 떠났다.

* * *

다음 날, 약속했던 시간에 맞춰 방송국 앞에 도착했다. 가방에서 마스크와 선글라스, 그리고 모자를 꺼내어 착용했다.

“이 정도면 되겠지.”

여기서 가면을 착용하면 오히려 시선을 더 끌 수밖에 없을 테니까.

“어, 저기…….”

마침 막내 작가가 류성에게 조심스레 다가왔다.

“그, 가면남님……?”

“네. 혹시 최민정 작가님?”

“아앗, 맞아요!”

“반가워요.”

“네, 반갑습니다! 우와, 근데 제 이름 기억하고 계셨네요?”

“당연하죠.”

김민정 작가와는 생각보다 통화를 많이 했었다.

끈질기기도 했었고.

뭐, 덕분에 퀘스트를 얻은 상태에서 방송에 나오게 되었으니 류성에겐 큰 이득이었다.

“실제로 뵙는 건 처음이네요.”

“그러니까요.”

“뭐, 지금도 마스크랑 모자 때문에 제대로 못 보시겠지만.”

“궁금하긴 한데 어쩔 수 없죠. 참, 가면은 챙겨 오셨죠?”

“그럼요.”

“그러면 일단 이쪽으로 오세요.”

“네.”

김민정 작가가 류성을 안내했다.

도착한 곳은 대기실.

다행스럽게도 개인실이라 아무도 없었다.

“원래 개인실을 내어주진 않는데 아무래도 얼굴을 감춰야 하는 특별한 상황이다 보니…….”

“고맙습니다.”

“헤헤, 뭘요. 그럼 푹 쉬고 계세요. 녹화 준비 끝나면 제가 바로 데리러 올게요.”

“네.”

류성은 한쪽에 놓인 소파에 앉았다.

넓고 괜찮네.

생각보다 소파도 편안했다.

“으차.”

느긋하게 스마트폰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너튜브도 좀 보고.

오랜만에 OTT 어플에 접속해 예능이나 드라마, 인기 영화로 어떤 게 있는지도 슬며시 훑어봤다.

똑똑.

그때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문이 열렸다.

“지금 들어갈게요.”

“아, 네.”

류성은 옆에 준비해 놨던 가면을 착용했다.

하회탈 가면.

누가 봐도 가면남이란 걸 알 수 있으리라.

“일단 가면서 설명해 드릴게요.”

“네.”

“지금 촬영 준비 끝났거든요. 지금 하는 건 사전 녹화라고 보면 돼요. 그냥 간단하게 MC분이 하는 질문에 대답하면 되는 거라 어렵진 않을 거예요. 중간중간 휴식 시간도 있고요. 짧게 리허설을 하기도 하거든요.”

“그렇군요.”

“상황이 정말 급하다 싶으면 잠깐 끊어갈 수도 있으니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구요. 말 그대로 조금 여유로운 녹화라고 보시면 돼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너튜브 실시간 방송을 녹화하는데 그때는 생방송이랑 똑같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너튜버 생방송 많이 해보셨으니까 잘 아시겠죠?”

“네, 걱정하지 마세요.”

“도착했네요. 저기 중앙 의자에 앉으시면 돼요.”

“알겠습니다.”

가면을 착용한 상태로 세팅된 무대 위에 올랐다. 미리 도착해 있는 몇 사람이 류성을 쳐다봤다. 그중에 한 사람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인사를 해왔다.

“이야, 반가워요. 주식대마왕님 맞으시죠? 가면남님이라고 불러야 하려나요?”

“아무렇게나 불러도 됩니다.”

그와 가볍게 악수했다.

“영상 잘 보고 있어요.”

“제가 더 잘 보고 있죠.”

“정말요?”

“그럼요. 워낙 경제 분야 대가시잖아요. 많이 보면서 참고하고 있어요.”

“흐하하, 감사합니다.”

증권사 출신으로 경제 전문 1인 방송 채널 ‘류카월드’를 운영하는 연성재였다. 구독자만 200만 명이 넘어가고 생방송을 틀면 순식간에 시청자가 5만 명이 유입되는 어마어마한 너튜버였다. 한마디로 걸어 다니는 대기업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사실 제가 경제 영상은 많이 보지만 투자 방송은 잘 안 보거든요. 근데 유일하게 생방송 뜰 때마다 보는 사람이 바로 정보꾼님 아니겠어요? 진짜 투자에 한해서는 압도적이더라고요. 항상 감탄하면서 보고 있습니다.”

“영광이네요.”

“자자, 일단 여기로 오시죠.”

“네.”

중앙 자리로 향하면서 다른 이들과도 가볍게 인사를 나눴다.

“반갑습니다. 저는…….”

류카월드와는 다르게 조금 많이 경계하는 모양새였지만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

당연한 일이니까.

탈락자가 나오는 서바이벌 형식에 실력을 감출 수도 없는 실시간 방송까지 더해진 상태였으니까. 누구라도 두근거리고 떨릴 것이다.

확실히 긴장되네.

아니, 설렌다고 해야 할까.

-자, 준비되셨으면 사전 녹화 시작하겠습니다!

메인 피디, 김진후가 외쳤다.

녹화 현장이라 그런지 전에 같이 밥을 먹었을 때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카리스마 있으셨네.

류성은 슬쩍 웃으며 의자를 당겼다.

-네,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투자를 위해 열심히 뛰는 남자! 오늘도 투자를 위해 발 벗고 움직이는 개미들을 위해 찾아왔습니다! 아시겠지만 저희 프로그램은 이름 대신 너튜브 채널명으로 호칭하고 있는 점, 알아두시고요. 그럼 지금부터 시작해보죠! 먼저…….

본격적인 사전 녹화가 진행되었다.

* * *

녹화는 순조롭게 이어졌다.

쉬는 시간도 꽤 되었고.

예상하던 질문이 많아서 오래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그러면 황인구 소장님은 하락장을 짧게 보고 있다는 얘기군요?

-네, 그렇죠. 과거에 이미 두 차례나 미국, 중국 무역 전쟁이 있었잖아요? 이미 시장은 충분히 배웠을 겁니다. 아, 이거 생각보다 뭐 없구나. 그때도 크게 하락했지만 결국 기업 실적은 좋았으니까요. 덕분에 빠른 속도로 주가가 올라갔었죠. 이번에도 잠깐의 흔들림 이후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리라 생각합니다.

-일리가 있군요!

-다들 하락장 크게 걱정하지 마세요. 그저 기업의 가치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기업의 실적이 여전히 잘 나오는데 뭐가 걱정입니까. 주가가 낮을 때 최대한 많이 매수해야죠.

-좋습니다. 그러면 다음은…….

MC가 고개를 틀었다.

-주식대마왕님?

-네.

-똑같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이번 하락장 어떻게 보십니까?

류성에게 질문이 날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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