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돈과 재능이 쏟아져-199화 (199/277)

돈과 재능이 쏟아져 199화

128. 불어나는 수익(3)

류카월드의 너스레는 우스웠고.

“좋구요. 이야, 벌써 수익이 얼마죠? 와, 이러다 여러분들 전부 부자 되겠어요? 저야 시드 제한이 있다지만 시청자 여러분은 아닐 텐데. 와, 너무 부럽다구요! 으악, 미치겠네, 정말! 이거 따라 해도 기분이 안 살잖아!”

단타에 열중하는 주식대마왕TV는 놀라웠다.

“네, 지지선에서 매수 걸겠습니다. 어, 근데 매수벽이 갑자기 엄청나게 늘었는데요? 시청자분들이 전부 부자신가요? 이 정도 금액은 좀 말이 안 되는데……?”

류카월드가 따라한다는 걸 모르는 상태기에 그 대비가 흥미로웠다.

뭐랄까.

둘 사이에 흐르는 기묘한 케미에 자꾸 눈길이 갔다.

“아니, 시청자 여러분들. 적당히 하셔야죠. 지금 주식대마왕 님이 의심하고 있잖아요. 여기랑 저기랑 합치면 시청자가 7만 명이 넘는데 전부 거금을 굴리면 어쩌자는 겁니까! 적당히 금액 줄이세요. 아시겠죠?”

김진후 PD는 둘의 장면을 번갈아 확인했다.

“아니, 뭐죠? 매수 금액이 자꾸 늘어나네요? 이러면 단타가 좀 힘들어지는데…….”

마치 티키타카가 되는 착각마저 들었다.

“힘들다잖아요, 여러분들! 빨리 줄여요, 빨리!”

“흐음, 지지선이랑 저항선을 다시 봐야겠어요. 늘어난 시드만큼 수익률은 줄어들 겁니다.”

“아니, 여러분. 바보예요? 수익률 높여야죠!”

“뭐, 어쩔 수 없죠. 이렇게 금액이 클 줄은 예상하지 못했으니. 제 불찰입니다.”

“전부 시청자님 탓입니다, 어휴!”

이내 피식하고 웃고 말았다.

옆에 있던 FD도 큭큭거리고 있었다.

“크흐흐, 이거 진짜 웃긴데요?”

“그러냐?”

“네. 피디님, 완전 대박 날 거 같아요!”

“그래, 재밌긴 하네.”

그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와, 근데 볼수록 놀랍네요. 진짜 실력 하나는 끝내주는데요?”

“나도 놀랍다, 인마.”

“결국…….”

“결국? 뭐.”

“저 사람 덕분인 거죠?”

“……그렇지.”

류카월드의 갑작스러운 난입.

사실 멈췄어야 옳다.

하지만 지켜본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었다.

“참, 대단해.”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수익률을 차곡차곡 쌓아나가는 주식대마왕TV의 압도적인 실력이 이 모든 장면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컨텐츠로 만든 것이다.

어쩌면…….

내심 그 사실을 믿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 *

너튜브 생방송이 끝나고 마무리 촬영이 시작되었다.

-네, 오늘도 아주 대단했는데요? 놀랍게도 오늘은 네 사람 전부 플러스 수익률입니다! 대단하죠? 이게 바로 실력자들의 모임 아니겠어요? 아, 물론 류카월드 님은…… 크흠, 시청자 여러분이 더 잘 아시겠지만 재미를 위한 상황이라 여기고 편안하게 즐기셨기를 바랍니다.

-크흐흐.

-류카월드 님, 뭐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실까요?

-오늘 너무 재밌었어요!

-아하하, 그렇군요.

-다음 주가 벌써 기대됩니다!

-네, 좋습니다. 저도 마찬가집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탈락자는 정해지기 마련이죠. 오늘의 탈락자를 발표하겠습니다. 탈락자는……!

잠깐의 침묵 이후.

-탈락자는 바로! 꾸준한경제 님입니다!

-아아…….

탈락자가 발표되었다.

이미 알고 있음에도 꾸준한경제가 아쉬운 탄성을 내뱉었다.

-아쉬운 모양이군요.

-네, 오늘 느낌이 정말 괜찮았거든요. 수익률도 나쁜 편은 아니었는데 설마 4위를 할 줄은 몰랐네요.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뭐, 다음에 또 기회가 오겠죠. 즐거웠습니다.

-좋은 소감 잘 들었습니다.

곧바로 1위가 발표되었다.

-자, 이번에는 누가 1위를 했을까요? 주식대마왕TV님과 황인구 소장님이 초반에 치열하게 경합을 벌였었는데요! 결과, 공개하겠습니다! 수익률 101.7퍼센트를 달성하며 압도적인 차이로 1위를 거머쥐었습니다! 주식대마왕TV님, 축하드립니다!

류성이 자리에서 일어나 세트장 중앙으로 이동했다. 그 뒤에서 류카월드는 해맑은 표정으로 박수를 쳤고 황인구 소장은 일그러진 표정을 애써 숨기며 팔짱을 꼈다.

-지난주에 이어서 또 우승이군요. 게다가 마지막에는 시청자도 2만 5천 명을 넘어섰죠?

-네. 그렇게 되었네요.

-무엇보다 애초에 목표로 했던 100퍼센트의 수익률을 달성해 버렸죠? 아니, 오히려 넘어서 버렸군요. 정말, 진심으로 놀랍기만 합니다. 다시 봐도 기가 막히는군요. 하하, 죄송합니다. 설마 진짜로 달성할 줄은 몰랐거든요.

-괜찮습니다.

-아무튼, 축하드립니다. 그럼 상금까지 확인해야겠죠? 보겠습니다!

전광판에 숫자가 떠올랐다.

[원금 2,000,000원]

[수익률 101.7%]

[수익금 2,034,000원]

[최종 상금 : 203,400,000원]

상금만 2억 원이었다.

-대단하군요. 다음 주에도 기대해도 될까요?

-네, 물론입니다.

-마지막으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음, 다음에도 오늘 못지않은 수익으로 많은 시청자 여러분께 행운을 안겨 드리겠습니다. 안 그래도 글로벌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국내에도 여파가 올라오기 시작하고 있는데요. 힘든 시기일수록 이런 선물 같은 하루가 그리워지는 법이죠. 그러니 다음 주에는 더 많은 분이 찾아오길 바랍니다. 여러분에게 선물 같은 하루를 전해드리고 싶으니까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상패를 받고서 시청자에게 가볍게 소감을 전했다.

-좋은 소감이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녹화가 종료되었다.

* * *

녹화도 일이라고 생각보다 피곤했다.

“그럼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예, 살펴 가세요.”

“네, 피디님도 수고하시고요.”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갔다. 도착하자마자 옷부터 갈아입고 소파에 누웠다.

으차.

어느새 다가온 럭키의 턱을 만져줬다.

갸르르릉-

골골송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줬다.

“흐아, 좋다.”

피로까지 풀어주는 느낌이랄까.

이 온기, 최고였다.

느긋하게 TV도 보고 스마트폰을 하며 나름의 여유를 즐기고 있으니 남동생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어라, 형? 오늘은 쉬나 보네.”

“어. 좀 피곤해서.”

“그래, 쉬면서 해.”

“오냐, 고맙다.”

녀석의 걱정에 가볍게 손을 흔들어줬다.

“근데 오늘따라 말이 예쁘다?”

“크흠, 내가 뭐 언제는 욕이라도 한 것처럼 얘기하네.”

“그건 아니지만. 근데 뭐 필요한 거 있냐?”

“그건 아니고…….”

“그래?”

“뭐, 그냥 궁금한 건 있는데.”

“뭔데, 말해봐.”

“그, 디자인 공모전 같은 건 안 하려나?”

“디자인 공모전?”

“응.”

“오호. 디자인이라.”

류성의 긍정 어린 태도에 용기를 얻은 걸까. 슬쩍 다가와 옆에 앉더니 럭키의 미간을 문질렀다.

“그, 사실 디자인 공모전이 잘 없거든.”

“그래?”

“응. 근데 형이 운영하는 재단이 여러 가지 공모전을 주기적으로 열어볼 거라고 했었잖아. 디자인 공모전도 하는지 궁금해서.”

“사실 구체적인 계획은 없긴 한데.”

“아…….”

실망하는 듯한 류환의 표정을 보며 말을 이어갔다.

“말은 끝까지 들어야지, 인마.”

“아, 으응.”

“없긴 하지만, 한번 진지하게 검토해 볼게.”

“진짜?”

“어. 괜찮을 거 같아서.”

“크흠, 고마워.”

류환은 조금 머쓱한 듯 뒷머리를 긁으며 방으로 들어갔다.

짜식.

이어서 도착한 류현아.

“오빠 수고!”

“오냐.”

그리고 아버지.

“다녀오셨어요?”

“그래, 다들 집에 있고?”

“네.”

“좋구나. 같이 저녁 먹으면 되겠어.”

“좋죠.”

이미 부엌에 있던 어머니는 어느새 저녁을 모두 차린 모양이었다.

“다들 밥 먹자!”

“네에!”

온 가족이 모여 식사를 시작했다.

가벼운 대화가 오고 갔다.

예전과는 사뭇 다른 따스한 분위기였다.

“그래서 공개 고백받더라고.”

“아니, 이 자식아! 내가 얘기하지 말라고 했잖아!”

“아, 그랬지. 미안.”

류환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건성으로 사과했다.

난리가 난 건 부모님이었다.

“어머, 현아. 고백받았어? 어머머.”

“아니, 엄마. 그게 아니라.”

“허허, 고백했다는 녀석. 얼굴이나 한번 봐야겠는데? 감히 어떤 녀석이……!”

“아빠아아아!”

류성도 한마디 거들었다.

“근데 그 친구 눈이 안 좋은가 보다.”

“뭐? 왜? 안경 안 쓰던데?”

“너한테 고백했잖아. 눈이 안 좋다는 증거지. 안과에 가보길 추천한다고 전해주고.”

“아오, 진짜!”

류현아를 놀릴 때가 류성은 제일 즐거웠다.

흐흐, 타격감이 있다니까.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지나가고 어느새 깊은 저녁이 찾아왔다.

밤 10시 40분.

부모님은 잠이 들었고 동생 녀석들은 각자의 방에서 쉬고 있으리라.

“우리도 준비해 볼까.”

냐아아아?

“모르는 척하기는.”

류성은 럭키를 침대에 올려놓은 채 옆에서 생방송을 준비했다. 사람들의 반응도 궁금했고 무엇보다 이제 곧 프로그램 ‘개미도 수익을 낸다’의 왕중왕전 1화가 방영되기 때문이었다.

“역시 같이 봐야지.”

시청자들과 함께 말이다.

일단.

생방송을 켜기 전에 계좌부터 확인했다.

종목명 : SQQQ

보유주식 : 6,800,001주

매입금액 : 170,000,026달러

수익률 : 77.16%

평가손익 : 131,172,020달러

총평가 : 301,172,046달러

종목명 : SOXS

보유주식 : 5,666,667주

매입금액 : 170,000,031달러

수익률 : 87.31%

평가손익 : 148,427,027달러

총평가 : 318,427,058달러

나날이 불어나는 수익이 보였다.

특히나 SOXS ETF.

반도체 3배짜리 인버스의 상승률이 심상치 않았다. 그만큼 최근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많이 내려간 상태였다.

“허, 이건 진짜…….”

물론 아무리 그래도 수익금이 이 정도가 되니 현실감각이 사라질 지경이었다.

수익금만 3천억인가.

지금까지 큰돈을 자주 벌어온 류성으로서도 이런 숫자 앞에서는 살이 떨렸다.

“분명 증시는 더 하락할 텐데.”

그럼 수익률은 훨씬 더 오를 테고.

상상이 되지 않았다.

이번 하락장에서 도대체 얼마나 벌어들이게 될지.

“그래도…….”

가슴이 격하게 뛰긴 하지만 버텨보기로 했다. 그래야 더 많은 이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후원의 범위를 전국적으로 넓혀나가야 할 때였으니까.

“후읍, 후우.”

마지막으로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고서 생방송을 틀었다.

<생방송 ON>

생각보다 시청자의 숫자가 빠르게 늘어났다. 아직 본방송은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류카월드 덕분에 홍보가 제대로 되었다.

알탕 : 가하! 아싸 1빠!

닭갈비 : 오오, 구독해 놓길 잘했네요ㅎㅎ 뉴비입니다!

생각하는의자 : 류카업!

히스토리 : 류카업!

주린잉 : 이야, 류카월드 님 효과가ㅎㅎ

허기 : 류카업ㅋㅋ 아까 오후 2시 생방 진짜 재밌어서 쫓아왔어요!

수율 : 단타 실력도 최고시고ㅎㅎ

벌써 5,500명이나 접속했다.

5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이 정도였다.

엄청나네, 정말.

류성은 화면에 모습이 나오도록 조절한 뒤에 인사부터 했다.

“반갑습니다, 가하! 예고도 없이 방송을 틀어서 놀라셨겠네요. 별건 아니구요. 마침 왕중왕전 1화가 시작할 시간이라 시청자 여러분이랑 같이 보는 게 어떨까 싶어서요. 보면서 가볍게 증시에 관해서 이야기도 좀 나누려고요.”

알탕 : 오오, 좋죠ㅋㅋ

짝발 : 하긴, 요즘 경제가 나락이니ㅠ

히스토리 : 궁금하긴 하네요ㅜㅜ 언제까지 하락할는지

주린잉 : 같이 본방사수할게요!

“좋습니다. 화면에는 안 잡히겠지만 지금 스마트폰 옆에 두고 방송 틀어놨거든요. 이제 곧 시작하겠네요. 그 전에 잠깐 얘기나 해볼까요? 지금 러시아 때문에 에너지랑 원자재가 급등하면서 난리잖아요. 증시는 또 한 번 가파르게 하락하는 상태고요. 제가 볼 때, 이거 해결 못 하면 인플레이션 위기 올 수도 있습니다.”

아니, 분명하게 온다.

악재 정보권에 그렇게 적혀 있었으니까.

“징조가 아직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뭐라도 드러나는 순간 증시가 지금보다 더 무섭게 빠질 수 있어요. 일부러 겁주는 거 아니구요. 제 방송 보는 분들이라도 최대한 몸을 사리면서 조심스러운 투자를 했으면 싶어서요. 돈을 잃지 않는 게 우선이니까요. 제 마음 아시죠?

알탕 : 알죠 알죠ㅋㅋ

얼죽아 : 킹정하는 부분!

밥줘요 : 글쵸, 돈 지키는 게 우선!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마침 방송 시작했네요.”

함께 보기 위해 침대에 누워 있는 럭키를 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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