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돈과 재능이 쏟아져-214화 (214/277)

돈과 재능이 쏟아져 214화

139. ETF 상장

시나리오 공모전이 끝났다.

시상식도 깔끔하게 마무리를 지었다.

영화 제작도 순조로웠고.

물론 아직 제대로 시작되진 않았지만 영화 제작 자체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었기에 서두를 생각은 없었다.

느긋하게 가야겠지.

그리고 오늘, 드디어 액티브 ETF가 공개되었다.

“얼마나 자금이 들어오려나.”

류성은 개인 방송실에 앉아 컴퓨터를 틀었다.

생방송 on.

이제 가면을 쓰지 않아도 되기에 준비할 것도 없었다.

알탕 : 오옷, 갑작스러운 생방! 가하!

엉뚱이 : 오, 개이득!

“참, 알탕 님은 볼 때마다 신기하네요. 어떻게 매번 최초로 접속하시는 건지.”

알탕 : 후훗, 저만의 비법이 다 있죠!

“궁금한데요?”

알탕 : 비밀입니다, 크하핫!

류성은 웃으며 시청자와 수다를 떨었다.

순식간에 흐른 10분.

그사이에 접속한 이들이 무려 1만7천 명이었다.

“자, 많이 오셨으니까 알려드려야겠네요. 드디어 오늘, 액티브 ETF가 상장되었습니다. 국내 주식장에서 RS ETF라고 검색하면 나올 거예요. 지금 당장은 우량주 위주로 아주 소액만 담아놓은 상태고요. 6월 초부터 가볍게 단타 시작할 생각이니까 그 전에 조금이라도 사두시면 수익에 도움이 될 겁니다.”

시청자들이 환호했다.

물컵한잔 : 오, 나왔구만!

알탕 : 바로 사야겠네요ㅋㅋ

짝발 : 드디어...!

반도체갓 : 형님, 기다렸습니다!

“네, 다들 감사합니다. 그리고 요즘 미국 증시가 횡보하고 있죠? 이 상태로 이어지다가 사건 하나 터지면 솟구치거나 하락할 가능성이 큰데요. 아직 매수해야 할 타이밍 같지는 않아요. 전 여전히 인버스 ETF만 들고 있으니까 참고만 하시고 일상생활하면서 시드 모아가면 좋을 거 같네요. 아마 늦어도 두어 달 내로 뭔가 나오긴 할 겁니다.”

알탕 : 믿고 기다릴게요!

주린잉 : 그 시드 RS ETF로 만들면 되겠는데요?

키큰애 : 맞네ㅋㅋㅋ

리모컨 : 정보꾼님은 계획이 다 있으셨군요?

깔끔하게 인사를 하고 마무리 지었다.

“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이어서 투자사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로그인하고.

RS ETF 내역에 접속했다.

[투자자금 현황]

15,508,011,532원.

실시간으로 투자자금이 상승하는 중이었다. 투자자는 RS ETF를 매수하고 류성은 해당 자금을 활용해 주식을 매수하거나 매도한다. 그러면 거기서 발생하는 수익을 모든 투자자가 누리게 되는 것이다.

추가로.

류성은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까지 덤으로 얻게 되는 거였다.

“아직은 소소하네.”

RS 투자사에서 직접 넣어둔 초기자금이 150억 원이었다. 미국 증시에 넣어둔 돈을 제외하고 단타로 활용하고 있던 여유 자금 중에서도 극히 일부였다.

아무튼.

개인투자자의 자금은 현재 5억이 조금 넘는 수준밖에 안 되는 것이다. 물론 지금도 실시간으로 자금이 늘어나고 있기는 했지만.

“흐음.”

생방송의 위력이었다.

잠깐 사이에 5억 원이 더 늘어났다.

이제 160억.

1초마다 숫자가 바뀌었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지.”

해당 자금은 사용하지 않은 채 두기로 했다.

애초에 공지했던 대로.

6월 1일부터 매매를 시작할 생각이었으니까.

[퀘스트 ‘미래의 꿈나무를 위하여!’가 갱신됩니다.]

[아이가 꿈에 한 발 더 다가섭니다.]

[전국 수학경시대회 동상!]

[시스템의 판단에 따른 보상을 지급합니다.]

[선행 포인트 상자를 습득합니다.]

그러던 와중에 떠오른 홀로그램.

이제는 익숙했다.

미래 꿈나무를 위하는 퀘스트는 생각보다 자주 클리어되고 있었으니까.

“수학경시대회라. 똑똑한데?”

먼저 아이의 성장에 기쁨을 느꼈다.

추가로 상자를 오픈했고.

[선행 포인트 7점을 획득합니다.]

포인트를 모으는 소소한 재미까지 만끽했다.

* * *

김철수, 그는 남들처럼 성실하게 대학을 졸업했으며 또한 나름 탄탄한 중견기업에 입사했다. 나쁘지 않은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이 정도면 괜찮지.”

그러나 세상을 살아간다는 건 생각보다 힘든 일이었다.

“후우, 월급이 남아나질 않는구나.”

학자금 대출이 문제였다.

그래도 희망을 품었다.

포기하지 않았다.

얼마 되지 않는 돈을 어떻게든 모았다.

“적금도 50만 원 하고.”

없는 돈으로 궁핍한 한 달을 버텨내면 또다시 월급이 들어오고 대출이 빠져나가고 고정자금이 새어나간다.

그리고 남는 63만 원.

그중에 50만 원을 적금했다.

“13만 원…….”

이걸로 아끼고 아껴 생활을 이어갔다.

충분히 가능했다.

죄송하긴 하지만 아직은 부모님에게 기대어 살아가고 있었으니까.

그래, 이 정도면.

충분히 행복한 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집값은 높아져만 갔고 주변 사람들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나만…… 나만 남았네.”

이렇게 모아서 언제 집을 살 수 있을까.

서울은 꿈도 못 꾸고.

경기도 구석진 곳도 수억 원이 넘었다.

“월 50만 원으로 10년을 모아야 6천만 원인가……?”

서른 살이 넘어가니 현실이 보였다.

암담했다.

그러던 중에 뒤늦게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어딘가에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도, 투자하면 되잖아!”

그러다 쓴맛을 봤다.

힘들게 모았던 수백만 원을 잃고서야 정신을 차렸다.

“젠장, 병신 같은 놈……!”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했고 알아봤다. 그러다 눈에 보인 프로그램 ‘개미도 수익을 낸다’를 시청했다.

1화부터 최근에 나온 영상 전부를 봤다.

대부분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시청한 덕분에 한 사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저 사람이라면…….”

그렇게 찾아간 곳이 바로 주식대마왕TV의 너튜브 채널이었다.

투자계의 네임드.

많은 이들의 돈을 불려주는 마법사같은 사람.

그가 낸 액티브 ETF가 눈에 들어왔다.

“이건…… 이건, 사야 해.”

몇백만 원을 잃고 3년 넘게 다른 곳에 투자하지 않았다.

오직 공부만 했다.

경제 시황에 대해 분석했으며 투자에 일가견이 있다는 사람의 영상을 무수하게 시청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이었다.

이건, 기회라고.

절대 놓칠 수 없는 일생일대의 찬스라고.

“후아…….”

3천만 원이 들어 있는 예금을 깨트렸다.

피땀 흘려 모은 돈이었다.

20대 청춘을 바친 노력의 산물이었다.

그걸 사용했다.

두렵고 무서워서 손이 바들거리며 떨려왔지만, 이 기회를 놓치면 평생 흙수저에서 탈출할 수 없을 거라는 두려움이 더욱 컸다.

[매수가 체결되었습니다.]

공포가 그를 행동하게 만들었다.

“믿자, 그간 공부했던 걸.”

김철수는 애써 해당 ETF를 떠올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어차피 당장은 움직임도 거의 없었으니까. 그렇게 다시 삶을 살아가다 보니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갔다.

“아, 맞다. ETF.”

어느새 6월 중순이 훌쩍 넘어간 시점이었다.

수익은 좀 났을까?

손해가 크지는 않겠지?

고개를 저었다.

정보꾼의 실력은 압도적이었으니까.

괜찮을 거야.

심장의 박동을 느끼며 증권사에 접속했다.

[계좌 현황]

종목명 : RS ETF

보유주식 : 250주

매입금액 : 30,000,000원

수익률 : 19.75%

평가손익 : 5,925,000원

총평가 : 35,925,000원

그리고 밝게 빛나는 빨간 숫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아……!”

인생에 등불이 켜진 순간이었다.

* * *

생각보다 RS ETF에 몰리는 자금이 컸다.

6월 초에 500억 원이 넘어갔다.

단타로 활용하기에는 자금이 거대해서 수익률이 저조했다. 현금은 500억이 넘는데 단타에 사용하는 자금은 몇십억. 많아야 100억 정도 수준이었기 때문이었다.

50억을 굴려 10% 수익을 올리면 5억을 벌게 된다. 그러나 ETF 총자금이 500억이기에 해당 ETF의 최종 수익률은 1%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자금이 많으면 이런 게 문제네.”

그렇다고 투자자들한테 매도하라고 할 수도 없는 일이었으니.

답은 하나뿐이었다.

주식 정보권을 구매해서 활용하는 것.

그래서 6월 초.

모아뒀던 포인트를 사용해 정보권을 구매했고 수익이 보장된 기업의 주식을 2주간 분할로 매수할 수 있었다.

“이제 시작인가.”

오늘부터 해당 기업의 주식이 상승하기 시작할 것이다.

자연스럽게.

RS ETF의 수익률 또한 증가할 테고.

“좋아, 지켜보자고.”

현재 수익률은 20%.

나쁘지 않았다.

시간이 날 때마다 소액으로 단타를 치면서 수익률을 끌어 올렸으니까. 이게 어디까지 올라갈 것인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리라.

“오빠?”

그때 문이 열리며 류현아가 얼굴을 빼꼼 내밀었다.

“뭐 해?”

“어, 그냥 증시 좀 보려고.”

“들어가도 되지?”

“언제는 허락 맡고 왔냐?”

“일하는 거 같으니까 그러지.”

그 뒤를 럭키가 따라서 들어왔다.

냐아아아.

류성은 어느새 다가와 애교를 부리는 럭키를 안아 들어 허벅지 위에 올렸다.

“얌전하게 있어야 한다.”

럭키는 곧바로 몸을 웅크렸다.

골골-

붙어 있기만 해도 기분이 좋은지 골골송까지 들려줬다. 잔잔한 힐링 음악 같은 백색소음을 들으며 류현아를 쳐다봤다.

“그래서, 너는 왜?”

“아니, 그냥. 그…….”

“뭔데?.”

“크흠, 오디션은 언제 하나 싶어서.”

현재 계약을 맺은 감독과 사단이 준비 중이니까.

정말 머지않았을 텐데.

“늦어도 7월?”

“진짜?”

“어, 대상이랑 최우수상 작품이니까 꼭 읽어보고.”

“몇 번이나 읽어봤지!”

“알아서 잘하고 있네.”

“크흠, 누구 동생인데.”

“어쭈.”

“히히, 아무튼 땡큐! 학원 가서 연습이나 해야지!”

시끄럽던 여동생이 나가자 마침 장이 시작되었다. 류성이 매수해 놓은 국내 에너지 기업, HH솔루션이 평소와는 다른 거래량을 보였다. 이내 스멀스멀,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분위기 좋고.”

정보권에 나온 그대로의 움직임이었다.

일말의 걱정도 없었다.

그저 은은한 기대감만을 가진 채 주가를 지켜봤다.

* * *

주식 투자 게시판.

예전에는 정말 많이 보이던 정보꾼에 관한 글이 지금은 뜸해졌다. 그래도 주기적으로 RS ETF에 관한 내용이 올라오기는 했다.

[요즘 RS ETF 어때요?]

[솔직히 그 정도면 나쁘지 않은 수익률이긴 한데 기대보다는 별로]

[수익률 20%가 장난은 아니지]

[ㄹㅇ, 1년에 15%만 내도 대박인데]

[근데 아쉽긴 하지ㅋㅋ]

[너무 단타에 물들었어, 인간들이ㅋㅋㅋ]

[암튼 난 그다지 비추!]

[나도, 그냥 테마주 쫓아가는 게 더 나을 듯?]

[그럴 실력이 안 되니 문제지!]

[아, 고럼 ETF 사든가ㅋㅋ]

오전에는 그 정도로 이야기가 끝났다.

하지만.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고 오후 장이 시작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얼레? 나 RS ETF 소액만 들고 있는데 갑자기 수익률 왜 이래?]

[어? 나도 봤는데 뭐임?ㅋㅋㅋ]

[대박, 나 여기 스크린샷!]

[와,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수익률 20%였는데 갑자기 34%라고?]

[미쳤네ㄷㄷ]

[나, RS투자사 홈페이지 들어가서 확인해봤는데 최근 HH솔루션 엄청나게 사들였던데?]

[오ㅁㅊ 오늘 HH수익률 수익률 장난 아니던데]

[캬, 역시 정보꾼은 다 계획이 있구만?]

[주식 초보라 그냥 정보꾼님 믿고 RS ETF 사놨는데ㅠㅠ 하, 눈물 나네요, 너무 행복해서ㅠㅠ 전재산 3천만 원 투자했는데 벌써 천만 원 넘게 수익 중이네요]

[축하드립니다!]

[역시, 난 믿고 있었다고!]

RS ETF의 수익률이 급증했다.

소문은 바람을 타듯 흘렀고.

순식간에 퍼져 각종 게시판과 카페가 RS ETF 이야기로 도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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