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재능이 쏟아져 218화
142. 촬영현장
예상대로 7월 13일, 미국 증시가 급격하게 빠졌다.
-나스닥 3.7% 하락.
-다우지수 3.2% 하락.
-S&P 3.4% 하락.
모든 지수가 크게 하락했다.
[어제 일찍 자고 일어났는데 뭔 일이죠?]
[ㅋㅋㅋㅋ어제 CPI지수 발표했잖아요]
[그게 뭐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그런 게 있었어요?]
[주목 못 받고 있다가 정보꾼 덕분에 주목받고 있음ㅋㅋ]
[그리고 새벽에 미연준이 발표했음 CPI보더니 인플레이션 왔다고 인정해 버림ㅎㅎ]
[ㅁㅊ...!]
[진짜 인플레이션 온 거임?]
[ㅇㅇ 왔음]
[돌았네ㄷㄷ 이거 실화 맞죠? 꿈 아님?]
[꿈 아님]
[현실이니 정신 차리셈!]
당연하게도 많은 이들이 국내장을 걱정했다
[미증시가 이렇게 하락하면 오늘 국내장 멸망각일 듯?]
[코스피, 코스닥 어디까지 빠지려나ㅠㅠ]
[으으, 무섭긴 하네ㄷㄷ]
[RS ETF도 빠지려나요?ㅠㅠ]
[하, 이렇게 대형 악재 나오면 RS고 뭐고 답 없지 않겠어요?]
[그렇겠죠...?]
[최근에 산 거 보니까 이상한 사료 기업들이던데]
[사료가 좋은가?]
[모르겟음ㅋㅋ]
[그래도 정보꾼인데 뭔가 생각이 있겠지!]
[난 믿는다! 인플레이션까지 예측한 사람인데 당연히 그거 생각해서 투자를 한 거지 않겠음?]
[오, 그런가?]
누군가가 영상 링크를 올렸다.
[어제 못 본 모양이라 링크 올림]
[오, 영상 보니까 역시 믿음직하구만!]
[저기 보이냐? RS ETF 들고 있는 사람들 기대하라고 말했음 정보꾼이 직접ㅋㅋㅋ]
[와 자신감 작렬!]
[오늘 어케 될지 겁나 궁금하네ㅋㅋ]
이제 곧 국내장이 열릴 시간이었다.
8시 40분.
장전에 시작되는 거래부터 엄청난 하락을 보이기 시작하는 대다수 주식들.
[와ㅁㅊ...]
[성삼전자 장전부터 3.9프로 하락중]
[그간 잘 올랐던 기술주 난리났음]
[소형잡주 마이너스 10프로^^]
[시작한다, 이제ㄷㄷ]
그 상태로 오전 9시가 되면서 본장이 열렸다.
-코스피 2.93 퍼센트 하락
-코스닥 3.67 퍼센트 하락
하락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어려운 시황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주식이 있었다.
[계속 하락함ㅠㅠ]
[어라? RS ETF 들고 있는데 수익률 상승하고 있음]
[나도ㄷㄷ]
[뭔일임?]
[ㅁㅊ운성, 한월사료, 미래사료 떡상중...!]
[와씨, 실화임?]
[거의 다 마이너스 5퍼는 기본인데 RS ETF가 들고 있는 기업 3개 전부 떡상 중이네?]
[이게... 클라스구나]
[차원이 다르다ㄹㅇ]
[와, 머리에 머가 든 거지? 나랑 생각하는 구조가 다른가? 정보꾼은 도대체 뭘 보고 있는 거냐? 몇 수 앞을 보고 있는 거야? ㄹㅇ궁금하네]
[정보꾼 뇌 속에 한 번만 들어갔다 나오고 싶다ㅋㅋㅋ]
[미리 축하한다고 하더니 찐이네...!]
[자만심 ㄴㄴ 자신감 ㅇㅋ]
많은 이들이 RS ETF 수익을 인증했다.
[수익 인증함ㅋㅋㅋ]
[나도 인증!]
[RS ETF 가즈아아아앜!]
[와, 원래는 수익 인증 나오면 고점이라 여기고 매도하는데... 이건 안되게따ㅋㅋ 그냥 계속 들고 가야지!]
[ㄹㅇ 수익 인증이 곧 인간지표인데ㅠ]
[하지만... 정보꾼에 대한 믿음이 더 크다!]
[동의함미다ㅎㅎ]
[나도 수익 인증!]
[지금 놀라운 건 운성, 한월사료, 미래사료 전부 10퍼센트 넘게 오르고 있다는 거ㅋㅋㅋ]
[어디까지 가려나?]
[근데 왜 오르는 거임?]
[이유 모르겠네ㄹㅇ]
[인플레이션 수혜주라도 되는 모양이지ㅋㅋ]
[그런가?]
[암튼 신기하네 진짜...!]
그리고 그날.
-운성 11.28% 상승.
-한월사료 13.89% 상승.
-미래사료 9.97% 상승.
3개의 주식 전부 깔끔한 상승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그게 상승의 시작이었다.
[와, 어제도 그렇게 오르더니...ㅋㅋ]
[뭐임, 오늘도 오름?]
[전부 5퍼센트 넘게 오르고 있음]
[RS ETF도 당일 수익률 3퍼센트 달성!]
[현금비중이 높아서 수익률이 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RS다!]
[ㅋㅋㅋ대박쓰!]
[와, 찾아보니 리얼 인플레 수혜주라네요]
[쩝, 그보다 다른 종목 다 급락이라 저 미치겠네요ㅠ]
[RS ETF 하나만 선방하고...ㅠㅠ]
[저도 마이너스로 전환!]
[손절하기도 애매하고 어쩌죠 참...]
[버텨봅시다!]
[지금 다들 손절하세요, 어서!]
[인플레 이제 시작이면 계속 하락만 남은 건데]
[빠른 손절이 승자임!]
[정보꾼 예전 영상 보면 답이 나오는데... 무조건 손절하든가 인버스 투자를 하든가]
[이게 맞지]
손절이냐 존버냐.
해결되지 않을 이야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제목 : 정보꾼 님, 정말 감사합니다.]
장문의 글 하나가 게시되었다.
[본문 내용 :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제 삶은 시궁창이었는데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마지막으로 정보꾼 님한테 투자했습니다. 덕분에 벌써 수익률이 65퍼센트 넘어가고 있네요.
종목명 : RS ETF
보유주식 : 250주
매입금액 : 30,000,000원
수익률 : 65.83%
평가손익 : 19,749,000원
총평가 : 49,749,000원
방금 전에 찍은 스샷입니다. 자랑은 아니고 그냥 이렇게라도 글을 올려보고 싶었습니다. 덕분에 RS 재단도 알게 되었고 정말 좋은 곳이라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저도 RS ETF로 벌어들인 돈의 일부는 항상 좋은 일에 쓰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거짓되지 않은 삶으로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RS ETF는 계속 장투하면서 가지고 가겠습니다. 가끔 필요할 때 조금씩 매도는 하겠지만... 제 삶을 바꾸게 만들어준 ETF니 끝까지 들고 가고 싶습니다. 언젠가 결혼하면 자식한테도 물려주고 싶네요.
그때 힘들었던 시절도 추억처럼 알려줄 수 있겠죠?
주절주절 말이 많았습니다.
고마운 마음 전하려고 왔는데 분위기 망친 건 아닐지.
마지막으로.
다들 부자되길 바라겠습니다.]
상당히 많은 댓글이 달렸다.
[댓글]
리더다 : 축하드려요^^
잉크맨 : 그 마음 변치 않기를!
투자올인하자 : 오, 마인드 좋네요!
꽉꽉 : 감동 먹음. 아, 나도 RS ETF로 버는 돈의 일부는 기부해야지!
마인드맵 : 오랜만에 좋은 글 추천!
상청 : 파이팅이요! 추천 꾸욱!
하나같이 응원의 내용이었다.
좋은 이들이 참 많았다.
해당 글을 보고 있던 류성 또한 미소를 머금었다.
“이래서 게시판을 못 끊는다니까.”
누군가가 RS ETF 덕분에 삶이 달라졌다고 얘기하는 걸 읽고 있으니 기분이 좀 이상하기도 하고. 그걸 응원하는 댓글을 보니 아직 세상이 살 만하구나 싶기도 했다.
“흐음.”
조금 더 게시판을 보다가 매입한 주식의 흐름을 확인했다.
괜찮네.
차티스트의 눈으로 봐도 단기적으로 크게 올라갈 차트였다. 하지만 어디까지 올라갈 것인지 파악하기는 힘들었다.
“언제 급락할지 모르니까.”
그렇기에 애초에 생각했던 대로 분할매도를 이어갈 계획이었다. 고점에서 모든 주식을 단번에 팔아치우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으니까.
매수하려는 주체가 갈수록 줄어들 것이기에 그 전에 조금씩 파는 게 옳았다.
[매도가 체결되었습니다.]
[매도가 체결…….]
운성, 한월사료, 미래사료.
세 가지 종목 모두 각각 20억씩 매도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이제 다시 바쁘게 움직여야 할 시간이었다. 휴게실을 나서 사무실로 들어가 부사장에게 다가갔다.
“부사장님, 전 촬영현장이나 좀 보고 올게요.”
“네, 다녀오세요.”
그녀에게 일을 맡기고 재단을 나섰다.
* * *
오늘은 실내 세트장에서 촬영이 진행되었다.
그 내부로 류성이 들어섰다.
생각보다 더 바빠 보이는 사람들의 움직임. 그리고 세트 위에서 연기하는 연기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컷! 다음 씬으로 넘어가죠.”
“수고하셨습니다.”
“자자, 스태프들 빨리 움직여 주시고요.”
“예!”
“시간 없습니다, 서두릅시다!”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바빠 보이네.
감독에게 인사라도 할까 싶었는데 조금만 미루기로 했다. 자판기 커피나 한잔 마시고 오면 타이밍이 생기지 않을까 싶었다.
촬영장 외부로 나서자 구석진 곳에 놓인 자판기 한 대가 보였다. 거기에 동전을 넣고 커피를 뽑았다. 뜨거운 연기가 뿜어지는 커피를 천천히 마셨다.
후르릅-
자판기 커피는 역시나 맛있었다.
“하아, 힘들어 죽겠다니까.”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판기 오른쪽에 있는 좁은 골목이었다.
“일하는 거에 비해 돈은 짜고. 아니, 영화 제작비가 한정되어 있다 보니까.”
영화 촬영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음? 스태프인가?
그런데 돈이 짜다는 건 이해할 수 없었다.
최고로 대우하라고 했었는데.
조금 가까이 다가가자 목소리가 한층 선명하게 들려왔다.
“이해야 하지. 뭐, 전부 그렇다고 하니까. 얀마, 열정페이인 건 나도 알거든? 그래도 우리 감독님 알잖아. 다 끝나고 수익 생기면 조금씩 챙겨주시는 거. 그래, 우리 감독님이 그래도 업계에서는 최고지. 그럼, 그렇다니까. 어, 나 이제 들어가야겠다. 그래, 다음에 보자.”
어느 정도 이해는 가긴 하지만.
그래도 그냥 있을 순 없었다. 류성이 애초에 운영하고자 했던 이념과 달랐으니까.
마시던 커피를 단번에 들이켜고서 세트장으로 돌아갔다.
“컷! 연기 좋았습니다. 조금 쉬죠.”
마침 휴식시간이 찾아온 모양이었기에 서둘러 감독에게 다가갔다.
“신형철 감독님.”
“엇? 대표님. 말도 없이 어떻게…….”
“현장이나 좀 보려고요.”
“잘 오셨습니다. 촬영이 아주 순조로워요.”
“네. 잘 보고 있습니다. 근데,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어서요.”
“말씀하시죠.”
굳이 말을 돌리지 않았다.
이런 건 명확해야 했다.
“문득 궁금해져서요. 여기 대표님 사단에 속한 분들, 그리고 단기 아르바이트로 오신 스태프분들 급여가 어떻게 됩니까?”
“급여 말입니까?”
“네. 제가 부대표님 통해서 최고 대우로 맞춰드리라고 얘기했었는데요. 온 김에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파악이나 해두려고요.”
“그게, 참. 저도 얘기를 듣기는 했는데 아무래도 제작비에 금액을 최대한 맞추려다 보니…….”
류성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전부 감안해서 제작비 보내 드린 거로 아는데요?”
“맞습니다. 충분히 여유가 있지만 영화 촬영을 하던 도중에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르니까요. 혹시나 어떤 사고로 주, 조연 배우가 바뀔 수도 있고요. 그러면 처음부터 다시 촬영해야 하니 제작비가 추가로 들어가게 됩니다. 외에도 촬영지를 물색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해외로 로케이션을 돌려야 할 경우도 있고요. 결국 촬영이 끝나기 전까지는 제작비가 얼마나 필요할지 확신할 수 없다 보니 최대한 아끼는 중이었습니다.”
“음, 이해했습니다.”
류성의 말에 감독이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러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그런 일이 발생하면 추가로 제작비를 보내드리도록 하죠. 그러니 열심히 움직이는 만큼 저들이 대우받을 수 있게 해주십시오.”
“괜찮겠습니까……?”
“업계 관례, 그런 거 저는 잘 모릅니다. 제품에 들어왔으면 제가 원하는 기준을 따라주세요. 무조건 최고 대우로 해주십시오. 아니, 잠깐만요.”
주변을 스윽 둘러보자 주, 조연 배우는 물론이고 무수한 스태프들이 이곳을 주시하고 있었다.
“업계 최고 대우라고 해도 열정페이겠죠. 업계 최고 대우의 2배 이상으로 해주세요. 제가 지시한 것들을 주관적으로 해석하지 마시고 전부 객관적으로 고쳐주셔야 합니다.”
그제야 신형철 감독이 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제가 실수했군요.”
“잘 부탁드립니다.”
“예, 걱정하지 마십시오.”
감독의 확답에 지켜보던 조연출과 스태프들이 환호했다.
“우와아아아앗!”
“대표님, 최고예요!”
“사랑합니다!”
“감독님도 알라뷰!”
예상치도 못한 선물에 촬영장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