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재능이 쏟아져 221화
144. 흘러가는 시간(2)
조회수가 3만이 넘어갔다. 영상을 보는 5분가량의 시간 동안 달성한 수치였다.
“허, 대표님. 벌써 3만이 넘었는데요?”
“이거 빠른 거죠?”
“그럼요! 엄청난 거죠!”
아리, 나라, 연서도 눈이 동글해졌다.
“사, 삼만 조회수요?”
“그래!”
“와, 부대표님! 저희 데뷔곡 뮤비 첫날 조회수가 1만 아니었어요?”
“……정확하게는 9,711이었지.”
“그걸 5분 만에 넘은 거잖아요!”
“그렇지.”
“꺄아아아아악!”
“고맙습니다!”
별것도 아닌 수치에 세 사람 전부 환호를 내질렀다.
그간 얼마나 관심이 고팠을지.
류성은 시선을 올려 다시 스크린을 눈에 담았다.
“그럼 댓글도 조금 볼까?”
“으으, 제발……!”
“욕만 없기를!”
“나는 악플 있어도 되니까 댓글 몇 개라도 달려 있으면 좋겠어……!”
나라의 말에 잠시 숙연함이 느껴졌다.
“괜찮을 거야, 다들.”
“네에!”
그녀들을 다독이며 댓글 개수를 확인했다.
“호오. 132개라.”
생각보다 댓글이 많았다. 확실히 사전에 열심히 홍보한 보람이 있었다.
딸칵.
마우스 버튼을 누르자 아래로 댓글이 나열되었다.
[댓글]
애브브 : 오, 신인인가? 노래 좋은데?
억제기 : 와? 뭐야, 기대 안 했는데!
과제왕 : 에에에?ㅁㅊ 퀄리티 먼데?
휴식킬러 : 노래 너무 좋음... 아니, 실력도 미친 듯 신인 맞음?
└소화 : ㄴㄴ찾아보니 신인은 아님
└휴식킬러 : 아, 고렇군요? 암튼 좋은데요?
클락션 : 헐? RS엔터?ㅋㅋ 이건 무조건 봐야지!
└가족사랑 : RS엔터였군요^^
└마니또 : 거기가 어디임?
└가족사랑 : RS재단이라고 있는데 상당히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곳이에요 그쪽 계열사인 거 같네요
└희망 : 아, 거기 이사장이 투자하는 사람 아님?
└클락션 : 맞음ㅋㅋㅋ
└희망 : 거기구만. 이야, 제대로 이를 갈았는데요?ㅋㅋ
커버링 : 꺄아아악>.< 노래 최고!
댓글 내용에 류성이 미소를 머금었다.
슬쩍 카타르나를 쳐다봤는데.
그녀들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었다.
“어, 그…….”
“지, 진짜예요? 저거?”
“부대표님, 댓글 알바 쓰신 건 아니죠?”
“어휴, 뭔 소리야. 절대 아냐.”
“그럼…… 진짜인 거죠?”
“그래, 진짜야.”
그제야 세 소녀가 환호를 내질렀다.
“꺄아아아아아악!”
서로를 끌어안고 만세를 하는 둥, 아주 난리가 나버렸다.
“감사합니다, 진짜 감사합니다!”
“대표님, 부대표님! 사랑해요!”
“어어, 그래.”
류성은 그녀들의 활발함에 괜스레 류현아가 떠올랐다.
녀석도 좋아했었지.
오디션에 합격했을 때 말이다.
“저, 댓글 더 볼래요!”
“그래, 여기 와서 보든가.”
“네!”
그때 마침 배달시켰던 초밥이 도착했다.
“먹으면서 해, 먹으면서.”
“잘 먹겠습니다!”
아리, 나라는 오물거리며 초밥을 열심히 먹었는데 연서는 의외로 깨작거렸다. 그러더니 절반 정도 먹고 나서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걱정되었는지 부대표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입맛에 안 맞아?”
“아뇨, 그건 아니고요.”
“그러면……?”
“복귀 준비도 해야 하잖아요. 살이라도 찌면 어떻게 해요.”
“아니, 그래도…….”
“괜찮아요. 저 생각보다 위가 작거든요.”
순간 부대표의 눈이 반짝였다.
먹잇감을 포착한 매의 눈동자로 변모한 것이다.
“아래는 안 작고?”
“네……?”
“……재미없나? 아재 개그였는데.”
“아, 위가 작다고 해서 아래도 안 작냐고 하신 거예요?”
“크흠, 그렇지.”
“와, 부대표님! 진짜 재미없어요!”
“완전 노잼!”
“아니, 이게 재미없을 줄이야…….”
유일하게 류성만이 뒤에서 홀로 웃음을 참고 있었다.
* * *
카타르나의 뮤비 조회수가 빠르게 증가했다. 오픈 당일 10만 조회수를 찍더니 다음 날에는 갑자기 35만까지 올라갔다.
음원도 마찬가지였다.
공개한 당일 실시간 순위에 진입하더니 결국 다음날 차트 89위에 안착했다.
상승 분위기가 10일 넘게 꾸준히 이어졌다. 뮤비 조회수는 500만을 넘어갔고 음원 순위 역시 꾸준히 증가해 결국 1위에 오르고야 만 것이다.
“정말…… 감사합니다!”
“너희가 잘한 거지. 앞으로 바쁠 거야.”
“네! 열심히 할게요!”
이후 음방에도 출연했고 추가로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 나가면서 인지도를 쌓았다.
-가사가 정말 좋더라고요.
-네! 그렇죠? 우리 대표님이 써주신 거예요!
-대표님이요?
-네!
-어, 그러니까…… RS재단 이사장님 말이죠?
-어, 네. 아, 이거 말하면 안 되는 건가……?
-어휴, 괜찮아요.
-그, 그렇죠? 괜찮은 거죠? 저, 혼나는 거 아니죠? 대표님, 죄송해요오오!
얼떨결에 류성이 작사가라는 것도 밝혀졌다.
잠깐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재단 이사장에, 투자 전문가에, 작사가까지. 아직 숨기고 있는 게 또 뭐가 있을지 많은 사람이 궁금해했다.
[어떻게 저런 재능을 한 사람한테만 몰빵한 거냐?ㅠ]
[신의 실수지...!]
[나한테도 재능 하나만 달라고오오오!]
[부럽다 진짜ㅋㅋ]
[근데 심지어 좋은 방향으로 쓰고 있잖아?]
[ㄹㅇ뭐라고 할 수도 없네]
[RS재단 이사장 욕하는 새끼 누구냐? 나와라!]
[ㅋㅋㅋㅋㅋ]
[실제로 내 지인도 도움 많이 받았더라고ㄷㄷ]
[무슨 도움?]
[그, 애가 아프거든. 소아병동에 있는데]
[와씨, 그럼 은인이지ㄹㅇ]
[진짜 내 친구는 그렇게 생각하고 살더라]
[멋지네 크으...!]
네티즌의 힘이 정말 대단하다고 해야 할까. 사진작가 공모전 시상식에서 찍은 사진 하나가 갑자기 등장했다.
[이 사람, 이사장 맞지 않냐?]
[얼레? 맞는 거 같은데?]
[맞네ㅋㅋㅋ]
[비교하니까 딱이구만ㅎㅎ]
[부정할 수가 없다ㅠ]
해당 사진과 류성을 여러 방면으로 비교하면서 동일 인물임을 알아낸 것이었다.
[사진 공모전 대상까지?]
[심지어 성삼전자 주최네ㄷㄷ]
[와, 뭐냐고ㅋㅋㅋ]
[인간이 아닌데...?]
[저 사람은 방송에 출연 안 하려나? 뭔가 제대로 썰 듣고 싶다!]
[나도, 도대체 어떻게 살았을까?ㅋㅋ]
[레알 궁금...!]
그러나 조용히 시간은 흘러갔다.
어느새.
류성 개인 신상에 관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사그라들었다.
[얼레? RS ETF 오랜만에 봤더니...]
대신 RS ETF 소식이 이어졌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운성, 한월사료, 미래사료가 매일 조금씩 그 비중을 낮춰가더니 결국 제로가 되어버린 과정과 그 결과까지도.
[인플레 수혜주 매도했네요]
[수익 진짜 제대로 내버렸네요ㅎㅎ]
[멋지네ㄹㅇ]
[이제 뭘 사려나?]
[근데 지금 증시 하락이 너무 심해서...ㅠㅠ]
[뭐 딱히 살 수 있는 게 없는 듯?]
[하긴, 지금 뭘 사겠음?]
[그래도 수익률은 올라가고 있음ㅋㅋㅋ]
RS ETF의 수익률은 꾸준히 상승했다. 다른 종목을 길게 들고 가지 않더라도 단타를 통해 수익을 불리는 중이었으니까.
[크으, 역시 믿음의 ETF라니까!]
[절대 믿음!]
[의심하지 말지어다!]
그러다 가끔 몇 개의 종목을 매수하면서 장기적으로 들고 가기도 했다. 그때마다 RS ETF의 수익률이 껑충 뛰었고 해당 ETF를 사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미쳤다, 진짜ㅠㅠ]
[감사합니다!]
[이 와중에도 올라갈 기업을 찾는 게 진짜 어마어마하네ㄷㄷ]
[RS재단은 후원을 안 받으니까 개인적으로 좋은 일에 썼습니다!]
[저두요!]
[저는 제가 어려워서, 빚부터 갚을게요ㅠㅠ]
[다들 파이팅!]
그들의 투자 열기만큼이나 뜨거웠던 여름이란 계절이 훌쩍 지나가고 수확의 계절, 가을이 찾아왔다.
* * *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미국 중앙은행, 금리 인상 전격 발표!]
금리 인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었다.
[빅스텝! 단번에 0.5%p 인상! 향후 방향은?]
[미 연준 의장, 아직 갈 길 멀어]
[최소 금리 3%까지 인상할 계획이라 밝혀]
[단기적으로 올해 말까지 금리 2.5%까지 목표!]
[증시 일제히 하락!]
[선물 시장 휘청……]
또다시 증시가 하락했다.
어쩔 수 없었다.
여전히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이어지는 중이었고 러시아 역시 미국을 흔들기 위해 에너지와 원자재 공급을 늘리지 않았으니까.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사람들은 매일 하락하는 증시를 봐야만 했다.
“흐음.”
그건 류성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보통의 사람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주가가 하락할수록 류성의 계좌는 두둑해진다는 사실이었다.
높아지는 수익률.
불어나는 복리 수익.
“엄청나네.”
이제는 숫자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종목명 : SQQQ
보유주식 : 6,800,001주
매입금액 : 170,000,026달러
수익률 : 89.51%
평가손익 : 152,167,023달러
총평가 : 322,167,049달러
종목명 : SOXS
보유주식 : 5,666,667주
매입금액 : 170,000,031달러
수익률 : 113.47%
평가손익 : 192,899,035달러
총평가 : 362,899,066달러
두 종목을 지금 당장 팔게 되면 수중에 6억 8,500만 달러가 들어오게 된다.
“원화로 하면…….”
대략 8,800억 원이었다.
1조가 머지않은 것이다.
“후우.”
당장 팔아버리고 싶은 마음이 스멀거리며 피어올랐지만.
그래도, 아직은.
굳이 매도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
“참자.”
금리 인상은 이제 시작되었을 뿐이니까.
* * *
류성이 작사한 노래가 연속으로 차트에 진입했다. 공모전에 냈던 가사가 노래가 되어 흘러나왔고 J엔터에서도 역시 곡이 나왔다. 마이유에게 건넸던 가사들도 멋진 곡으로 완성되었다.
모두 다섯 곡.
류성이란 이름이 음원 차트를 휩쓸었다.
1위, 2위, 5위, 7위, 9위.
정말 놀라운 성과였다.
“계속 늘려가야겠지.”
돈이 들어오는 파이프라인이야 많을수록 좋은 법이니 앞으로도 작사를 멈출 생각은 없었다.
-작가님! 오랜만입니다!
“아, 네. 안녕하세요.”
웹소설도 좋은 성과를 내는 중이었다.
웹툰이야 말할 게 없었고.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양장본이 출판되었다. 생각보다 더 반응이 좋아서 주기적으로 증쇄를 하는 중이었다.
-이번에도 완판입니다!
“멋지네요.”
-네, 아무래도 권당 30만 부씩 증쇄해야 할 거 같아서 연락을 드렸습니다.
“30만 부나요?”
-하하, 네. 나중에는 풀리는 국가가 늘어날 겁니다. 그러면 수백만 부도 꿈은 아닌 거죠!
“어, 그러면…….”
-양장본이라 권당 19,000원이고 5권까지 나간 상태니까 총 150만 부네요. 작가님은 12퍼센트를 받으시니까 대략 34억 정도 받으실 겁니다.
“아……!”
생각보다 더 큰 돈이었다.
-하하, 이게 시작입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예전 타로카드 운세가 떠올랐다.
진짜, 돈방석이구나.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는 중이었다.
“기대할게요.”
-예! 또 좋은 소식 생기면 바로 알려드리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통화를 끊고서 잠시 상념에 빠졌다.
“만약 여기에…….”
이모티콘까지 더해진다면?
당장은 어렵겠지만 여러 분야로 확대해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했다. 전 세계적으로 수백 조에 달하는 규모를 가진 시장이니까. 거기서 탄생할 거대한 돈을 쓸어 담을 기회가 될지도 몰랐다.
“괜찮겠는데.”
일단은 이모티콘부터.
류성은 수 개월간 모아온 포인트를 사용해 그림작가의 창의력을 구매했다.
[재능 ‘그림작가의 창의력’을 습득합니다.]
망설이지 않고 바로 사용했다.
[재능 ‘그림작가의 창의력’을 사용합니다.]
[6시간 동안 창의력이 샘솟습니다.]
구름 위를 밟는 듯한 감각이었다.
조금은 몽롱하기도 하고.
그 상태에서 류성은 태블릿을 활용해 곧바로 이모티콘을 그리기 시작했다.
슥, 스슥-
멈추지 않고 이어지는 작업.
6시간이 지났을 땐.
어느새 2개의 이모티콘 세트가 완성된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