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재능이 쏟아져 237화
154. 상상을 초월하는(1)
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6월이 되자 국내 증시 정보권에 나왔던 그대로의 흐름이 이어졌다. 성삼전자가 최고점을 뚫고서 훨훨 날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충격이다, 충격ㅋㅋㅋ
-진짜 최고점을 넘을 줄이야ㄷㄷ
-아직도 기세가 살아 있다고!
-와, 몇 달 전만 해도 정보꾼 말 솔직히 안 믿었는데ㅠㅠ 물론 단타, 투자 잘하는 건 알지만 이런 부분까지 맞히는 건 말이 안 되잖아!!!
-그건 맞지ㅋㅋㅋ
-근데 맞혀버렸네?
-신인가?
-그는 신인가? 신인가?!?!!
-정보꾼은 신이다!!!
-그럼 줄여서 정신인가!
-정신 나갔냐?
국내 시총 1위.
무겁기로 유명한 성삼전자가 결국 10만 원을 돌파하고야 말았다.
-이제 천장 없다!
-어디까지 올라가려나ㅋㅋㅋ
-와ㅠㅠ 진짜 오래 기다렸다고ㅠㅠ
-가는구나, 드디어...!
-정말 슈퍼싸이클이 올 줄이야ㄷㄷ
-내년부터 실적 역대급 전망ㅋㅋ
-계속 좋을 거라던데ㅎㅎ
-앞으로 쭈우우욱 우상향이라고!
-이미 파운더리도 충분히 올라온 상태고ㅋㅋ
-ㄹㅇ, 이제 내려갈 이유 없을 듯?
-가즈아아아아!
사람들은 환희에 젖어가고 있었다.
“흐음, 위험한데.”
주식 정보권에는 10만 원 이후 어떻게 흘러갈지 언급이 없었다. 어쩌면 정말 이대로 계속 우상향을 이어갈 수도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냉정하게 바라본다면 아직까지는 어려운 게 사실이었다. 사실상 지금 주가도 광기가 깃든 수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5년은 멀었지.”
과해도 너무 과했다.
“나스닥이나 코스피나 뭐, 비슷비슷하네.”
차트만 본다면 미국이건 국내건 이제 한동안 다시 하락해야 할 시점이었다.
슬슬 정리해야겠지.
미국 3배 레버리지는 정보권을 활용할 수 있는 특정한 기간이 아니라면 리스크가 너무 컸다. 그렇기에 매도하고 나면 수익 일부는 RS재단으로 넘기고 나머지는 대기 자금으로 둘 생각이었다.
“카드도 뽑아야 하고.”
거기서 정보권이 나오면 대기 자금을 사용하면 될 것이다. 아니라면 차트상 가격이 충분히 빠졌을 즈음부터 우량한 대형주를 모아가면 되는 거고.
계획은 충분히 세웠다.
이제 행동으로 옮길 차례였다.
국내 증시가 열린 시간대였으니 RS ETF부터 정리하면 되었다. 성삼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들을 분할로 매도했다. 여전히 상승의 힘이 강한 모양인지 파는 족족 매도가 체결되었다.
[매도가 체결되었습니다.]
[매도가 체결되었습니다.]
[매도가…….]
하지만 RS ETF의 자금도 상당한 수준이었다.
“후, 많기도 하네.”
전부 팔려면 꽤 긴 시간이 걸릴 터였다.
일단 국내 주식은 됐고.
미국 주식도 정리해야 했으나 그 전에 게시판에 먼저 글을 올리기로 했다.
-레버리지 매도합니다.
-오늘부터 미국 주식 3배수 레버리지 ETF만 매도할 생각입니다. 이후 자금은 대기 상태로 유지할 계획입니다. 기회가 오면 대형 기술주 위주로 매수할 생각이니까 참고만 해주세요.
이어서 레버리지 ETF의 수익을 확인했다.
종목명 : TQQQ
보유주식 : 67,551,339주
매입금액 : 250,000,026달러
수익률 : 231.57%
평가손익 : 578,925,060달러
총평가 : 828,925,086달러
종목명 : SOXL
보유주식 : 83,211,659주
매입금액 : 250,000,031달러
수익률 : 304.16%
평가손익 : 760,400,094달러
총평가 : 1,010,400,125달러
입이 떡하니 벌어질 정도였다.
“후우…….”
상상을 초월하는 액수에 심장이 거칠게 쿵쾅거렸다.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며 정신을 마비시키려고 했지만 어느새 성장한 정신이 흥분을 애써 억눌렀다.
재능 ‘침착함’이 발동되기도 전에 스스로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미 알고 있었잖아.”
차분하게 다시 숫자를 확인했다.
TQQQ는 총평가 8억 달러.
SOXL는 총평가 10억 달러.
총 18억 달러가 넘었다.
“대충 계산해도…….”
2조가 훌쩍 넘는 거금이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대형주 매수자금도 상당히 큰 규모였다. 전부 계산하면 3조가 넘어갈 터였다.
“이 정도 돈이면…….”
더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을 터였다. 류성은 흡족하게 웃으며 개인 사무실을 벗어나 RS재단 사무실로 돌아갔다.
* * *
성삼전자의 가격이 계속 상승했다.
-드디어 10만 9천 원이다!
-오우예헤에에에!
-근데 요즘 RS ETF에서 엄청 팔던데
-거기서 팔아도 오른다고요ㅋㅋ
-거기 다 팔려면 아직 한참 남았음
-그동안 계속 상승에 제한 걸리긴 하겠네요
-뭐, 수익 내는 걸 테니
-님들, 그래서 어쩌실 거임?
-존버해야죠ㅋㅋ
-당연히 존버!
-버텨야지, 이걸 판다고?ㅎㅎ
-20만 원 가즈아아아!
사람들은 이미 대부분의 이성을 잃었다. 성삼전자가 11만 원을 돌파하자 남은 이성마저 사라졌다.
-11만이라고, 11만!
-12만이 코앞이다!
-지금이라도 사라, 안 늦었다고ㅋㅋㅋ
-반도체 슈퍼싸이클 이제 시작이라고!
-가즈아아아아앜!
-쏴리질러어어!
-캬, 한 달 만에 10만에서 11만이 넘다니ㅎㅎ
-RS ETF, 남은 거 다 털면 15만 갈 듯?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11만 5천 원을 돌파하더니 기어코 12만 원을 건드리기 시작했다.
-12만 원이다, 12만 원!
-가자, 가자!
-상상 초월 상승이네ㅋㅋㅋ
-조금만 더, 조금만 더!
-1주씩 삽시다, 어서!
-뚫을 수 있다고요!
그사이 RS ETF는 대부분의 반도체 기업 주식을 매도한 상태였다. 엄청난 자금이었지만 광기가 RS ETF의 물량을 생각보다 빠르게 집어삼킨 것이다.
덕분에 류성은 쏠쏠한 수익을 맛보고 있었다.
“수수료 수익도 나쁘지 않고.”
하지만 계속 국내로 운용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사실 이번에 성삼전자를 매도한 자금은 국내 ETF에 투자할 생각이었다. 근데 막상 국내 ETF의 자금을 확인해 보니 규모가 너무 작았다.
“RS ETF의 자금이 심각하게 큰데.”
결국 미국에 투자사를 설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사실 귀찮을 건 없었다.
변호사에게 맡기면 되는 일이었으니까. 곧바로 대한민국 최고의 로펌, 최앤킴에 전화를 걸어 일을 맡겼다.
-해외 업무 또한 전문으로 처리하는 팀이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3주 정도 지났을까.
다시 최앤킴 로펌에서 연락이 왔다.
-깔끔하게 처리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류성은 서둘러 미국 투자사를 맡아줄 전문인력을 고용했다. 잠재력을 직접 확인하면서 꼼꼼히 따진 끝에 몇 사람과 계약할 수 있었다. 그들과 함께 미국에 설립된 투자사를 찾아갔다.
“여기군요.”
“네.”
생각보다 번듯한 사무실이었다.
“앞으로 관리 및 운용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근처에 숙소도 있으니 크게 불편한 건 없을 겁니다.”
“알겠습니다.”
“일단 여러분이 직접 액티브하게 운용할 ETF를 상장시켜 주시고요. 다음에는 RS ETF자금을 넘겨야 하니 USRS ETF의 상장도 서둘러주세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럼 믿고 기다리겠습니다.”
“네!”
큰일을 마무리 짓고 다시 국내로 돌아왔다.
그리고 증시를 확인하니.
“흐음, 하락폭이 큰데?”
12만 원을 찍었던 성삼전자의 주가가 어느새 10만 5천 원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12만 원이 되는 순간 국내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정말 가차 없이 매도해 버린 까닭이었다.
안타깝게도.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그 물량 전부를 떠안았다.
-아ㅠㅠ 평단가 11만 6천 원인데...
-언제 오나요?ㅠㅠ
-11.3층에서 있어요, 살려주세요!!!
-제발... 잘못했어요
-하, 젠장
-진짜 영끌했는데, 꼭 나만 사면 이러네
-미치겠네ㅠㅠ
-정신 나간 하락이구만?
-살려달라고요ㄷㄷㄷ
그러나 방법은 없었다
“흐음.”
차트만 보자면 아직 더 떨어져야 했으니까.
예상대로였다.
매일, 조금씩 하락을 이어갔다.
-하, 벌써 10만 원이라니ㅠㅠ
-10만 깨지겠는데요?
-어, 어어...?
-헐, 깨졌다
-ㅁㅊㅠㅠ
순식간에 9만 원대로 회귀를 해버렸다.
그래도 하락은 멈추지 않았다.
-RS ETF가 정리할 때 따라서 조금씩 분할매도 했는데 최고의 선택이었네요
-ㅠㅠ하, 염장 지르냐고!
-그러게 무지성 매수는 안 된다니까요ㅎㅎ
-쩝, 안타까운 분들ㅋㅋ
-아... 망했네ㅠ
-내 돈...!
-실수로 12만에 샀는데 환불 가능한가요?
심지어 환불 이야기까지 등장했다.
-ㅋㅋㅋ환불
-드디어 환불 얘기까지 나왔네요
-아, 배꼽ㅋㅋㅋㅋ
-슬퍼 죽겠는데 웃었네요ㅠㅠ
-이 와중에 웃는 내가 레전드!
-젠장...ㅋㅋ
흥미롭게 게시판을 보는 사이 어느새 밤 11시가 되어버렸다.
류성은 오랜만에 생방송을 틀기로 했다. 아무래도 오늘 미국 레버리지 ETF도 전부 정리될 거 같았기 때문이었다.
“반갑습니다.”
그래도 마지막은 함께 하는 게 좋을 테니까.
알탕 : 정하! 방가버요!
머싯다 : 오랜만입니다ㅋㅋ
민초단 : 와, 성삼전자 보고 소오름이ㅎㅎ
초코럽 : 지금은 레버리지 정리하고 계시던데 이러면 또 미국 증시 내려가나요? 걱정되네요ㅠㅠ
가볍게 수다를 먼저 떨었다.
“성삼전자, 무섭더라고요. 근데 제가 매도한다고 떨어지는 건 아니고요. 그냥 너무 많이 올랐다는 걸 냉정하게 판단했을 뿐이죠. 광기가 느껴지는 순간 오히려 정신을 차리는 편이라서요.”
협잡꾼 : 허, 그게 제일 어려운 건데.
에베레스트 : 대단하군요ㅠㅠ
산뷰 : 모두가 광기에 물들 때 거기서 빠져나오는 사람이 정말 고수죠!
“꾸준히 의식하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자, 일단 저는 남은 레버리지 ETF부터 매도하도록 할게요.”
남은 걸 대량으로 매도했다.
[매도가 체결되었습니다.]
[매도가…….]
그렇게 큰 금액은 아니었기에 금방 마무리될 거 같았다.
“이제 곧 전부 매도되겠네요.”
시청자들은 와중에도 쉼 없이 질문을 했다. 류성은 눈에 보이는 질문 대부분에 착실하게 대답해줬다.
“아, 네. 일단 팔고 난 자금은 대기하려고요. 미국 증시도 너무 올랐거든요. 어느 정도 하락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다렸다가 충분히 싸졌을 때 매수 시작할 생각이에요. 그전에는 뭐 RS재단에 일부 넣어둬야죠. 열심히 좋은 일 하면서 기다리려고요.”
RS재단을 언급한 순간이었다.
[‘알탕’님이 3,000,000원을 후원합니다.]
[덕분에 작년부터 올해까지 정말 엄청나게 벌었어요ㅠㅠ 제 삶도 바뀌었구요!! 좋은 일에 보태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후원합니다!]
거금의 후원이 터졌다.
“허, 알탕 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축하드립니다.”
300만 원이란 거금을 쏘다니. 초창기부터 함께 한 시청자여서 더욱 마음이 따뜻했다.
그런데.
그건 단지 시작일 뿐이었다.
[‘주린잉’님이 1,000,000원을 후원합니다.]
[저도 오늘 익절해서...^^]
[‘반도체갓’님이 400,000원을 후원합니다.]
[형님, 저도 한 손 보탭니다!]
[‘열혈팬임’님이 700,000원을 후원합니다.]
[돈복사 감사합니다ㅎㅎ 저도 레버리지 정리했어요! 좋은 일도 정말 많이 하시던데 힘내시길!]
상당한 액수가 연이어 터졌다.
“어어, 다들 감사합니다.”
보아하니 그간 3배수 레버리지를 함께 투자하고 있던 개인 투자자들이 매도한 모양이었다. 많이 번 만큼 많이 쏘는 걸 테니 그저 고마울 뿐이었다.
“네, 알겠습니다. RS재단을 통해 정말 좋은 곳에 쓰겠습니다.”
그러는 사이 매도가 완료되었다.
“자, 레버리지가 전부 매도됐네요. 이제 한동안 대기 자금으로 두면서 시장 상황 지켜보도록 할게요. 후원 정말 감사하고요. 너무 무리해서 안 보내도 됩니다. 킹갓맨 님 15만 원 감사합니다. 유틸 님 30만 원 감사하고요. 행앗 님…….”
감사한 마음으로 후원해 준 이들을 전부 언급한 뒤 방송을 종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