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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재능이 쏟아져-257화 (257/277)

돈과 재능이 쏟아져 257화

163. 매매기법(1)

입상한 이들이 워낙 많아서 시상식도 성대하게 치러졌다.

“우와아아.”

성연아는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 모든 게 신기하기만 했다. 일단 이름이 적힌 의자에 앉아 있으니 주변 사람들이 말을 걸어왔다.

“엇, 최우수상 당선자 맞으시죠?”

“아, 네. 맞아요…….”

“반갑습니다. 전 우수상 받게 된 지성욱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성연아라고 해요.”

“진짜 다들 멋지지 않아요? 어쩜 그렇게 글을 잘 쓰시는지. 전 특히 장춘복 대가님 붓질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더라고요.”

“엇, 저도요……!”

“다른 분들도 그렇고. 특히…… 성연아 씨라고 부르면 될까요?”

“아, 네에.”

“성연아 씨도 대단하시던데요?”

“뭐, 뭘요. 저야 그냥…….”

같은 공모전에 참여한 덕분일까.

사람들과 쉽게 친해졌다.

덕분에 성연아는 어느새 어색함을 버리고 시상식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자, 반갑습니다. 이번에 MC를 맡게 되었는데요.

곧이어 유명한 MC가 등장해 분위기를 적당히 달아오르게 했다.

상을 받는 자리.

기분이 들뜰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어지는 시상식의 좋은 분위기는 그녀에게 조금 더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모든 분이 정말 뛰어났던 공모전이었죠. 저도 너튜브 생방송으로 봤는데 대단하더라고요. 서예, 캘리그라피를 모르고 살았었는데 이런 예술도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그간 왜 모르고 지낸 건지, 과거가 후회될 정도였다니까요. 너무 반해서 지금은 저도 서예를 배우고 있습니다. 농담 같죠? 진짭니다.

가벼운 웃음이 번졌다.

-아니, 진짜라니까요? 저 서예 학원 다니고 있어요, 정말로요. 특히 저한테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두 분이 계시는데요. 네, 이건 너무 TMI니까 이건 잠시 후에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시상식을 진행하겠습니다! 먼저, 특선…….

순서대로 사람들이 단상에 올라갔다.

상을 받으면 단상 뒤쪽 스크린에 그 사람의 작품이 떠올랐다.

“오오.”

“이야……!”

이 자리에서 거대한 스크린으로 다시 보니 훨씬 더 아름다웠다. 그렇게 특선, 장려상, 우수상을 받는 이들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지루함은 없었다.

상을 받는 이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으니까.

-이제 최우수상 차례군요. 상금은 1억 원입니다! 어후, 엄청난 거금인데요?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었지만 지금 들으니 조금 더 현실감이 짙어졌다.

1억이라니.

조금 안정되었던 심장이 다시 크게 뛰었다.

뭐하지, 이걸로.

일단은 부모님께 조금 드리고.

선물도 사고.

그간 갖고 싶었던 걸 전부 사도 엄청난 돈이 남을 터였다.

“……더 배워야지.”

조금 더 전문적으로 캘리그라피를 배워보고 싶었다. 이제야 뭘 하면서 살아야 할지 길이 정해졌으니까.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훗날 게을렀던 지난날을 후회하지 않도록 말이다.

-축하드립니다, 성연아 당선자는 단상으로 올라와 주십시오!

이름이 불린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후아……!”

심호흡하며 단상으로 걸어 올라갔다.

저벅.

자리에 멈춰 서자 뒤쪽 스크린에 작품이 떠올랐다. 그녀 자신도 몰랐던 재능이 지금 이 자리에 모인 대다수 사람을 감탄케 했다.

대망의 본선 주제, 지구에게 하고 싶은 말 자체도 센스가 있었다. 하지만 그 단어를 예술적으로 표현한 감각은 일반적인 수준을 가히 압도할 정도였다.

-네, 제가 서예를 배우게 만든 원인 중 한 분이군요.

-제, 제가요?

-그럼요! 최우수상,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그녀의 손에 상패가 들렸다.

상금 1억 원도.

무언가 묵직한 것을 어깨에 짊어진 기분이었지만 싫지는 않았다.

오히려, 기뻤다.

-그러면 가볍게 소감 부탁드립니다.

-아, 네!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어, 그러니까…… 앞으로 더 열심히 예쁜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이제야 제가 뭘 잘하는 건지 처음으로 깨닫게 된 자리였거든요. 제 삶에 희망을 내려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에요. 후회 없이 살아갈게요.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상패를 받고 자리로 돌아온 그녀는 설렘을 가득 안고서 이어지는 시상을 지켜봤다.

-좋은 소감이었습니다! 자, 드디어 대망의 대상이군요! 누구인지는 다들 아실 겁니다. 네, 모시겠습니다. 장춘복 대가님!

장춘복 대가가 단상에 올라 소감을 밝혔다.

-축하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그럼 소감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장춘복 대가는 단상 아래에서 지켜보는 이들을 차분하게 눈에 담았다.

-허허, 붓을 잡은 이래 글씨를 쓰는 예술이 이렇게까지 관심을 받은 건 처음이군요. 아마도 제 남은 생의 마지막 즐거움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참으로 재밌었습니다.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그의 말이 깊은 여운을 남긴 채.

시상식이 마무리되었다.

* * *

시간이 참으로 빨리도 흘렀다.

“오랜만이죠, 다들?”

간만에 너튜버를 틀어 생방송을 진행했다.

알탕 : 와, 왜케 방송 안 켰어요!

짝발 : 진짜ㅠㅠ

주린잉 : 엄청 기다렸따고요...!

여전히 시청자가 많이 들어왔다. 게다가 모든 시청자가 류성을 타박했다.

“어, 죄송합니다. 좀 무신경하긴 했었네요. 아무래도 캘리그라피 공모전도 있고 또 개인적으로 음료를 준비하는 중이었거든요. 많이 바빴었네요. 그리고 사실 지금까지 증시가 너무 좋았어요. 딱히 말할 게 없기도 했고요.”

그 말에 여러 질문이 동시에 솟구쳤다.

토론 : 음료수요? 갑자기?

피철철 : 무슨 음료요?

잘생겼어 : 헙, 설마... 커피?

킬킬킬 : 맞네요 커피ㅋㅋㅋ

악덕 : 음? 그럼 지금은 말할 게 생겼다는 건가요?

갓물주할래 : 오옷? 뭐죠?

배당주짱 : 증시에 변동이 생기려나...!

류성은 하나씩 대답해줬다.

“아, 음료부터 설명해야겠군요. 이미 아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요. 네, 잘생겼어 님이 말씀하신 대로 커피가 맞습니다. 요즘 유명하죠? 갓 샷이요. 이제 곧 소량이긴 하지만 판매를 시작하지 않을까 싶어요.”

채팅창이 난리가 났다.

갓 샷이라니.

생각지도 못한 사건이었으니 흥분될 수밖에 없었다.

알방 : 흐어억, 갓 샷! 갓 샤아아아앗!

짝발 : 드디어...!

디엠주세요 : 헐, 너무 마셔보고 싶었는데!!!!

갓플짱 : 오오, 얼만가요?

매너지켜 : 당장 사고 싶어요ㅠㅠ

제3의눈 : 그렇게 맛있다던데... 진짠가요?

이불솜 : 비싸도 꼭 사 먹을게요!

아쉽지만 애초에 소량이었다. 대다수는 맛을 보지도 못할 게 분명했다.

“음. 일단 말했다시피 정말 소량이에요. 나중엔 조금씩 늘어날 수도 있는데 지금은 그렇게까지 규모를 키울 생각이 없어서요. 그러니 진정들 하세요. 사실 더 중요한 말이 남았거든요. 저 위에 배당주짱 님이 말했던 대로 증시에 변동이 생길 조짐이 보이거든요. 오늘은 그걸 말하려고 이렇게 찾아온 겁니다.”

류성은 슬쩍 시선을 올렸다.

어제저녁에 뽑았던 ‘확정 증시 정보권’에서 괜찮은 정보가 나왔었다.

원하는 일자는 올해 말.

국가는 미국.

그렇게 지정하자 3개월간 증시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다.

지금 그걸 다시 확인했다.

[10월 - 글로벌 인플레이션 재발. 가라앉는 것처럼 보였던 물가가 다시 2개월 연속 상승추세. 인플레이션 재발 공포로 증시 대하락. 미연준, 다시 금리 인상 시작할 수 있다고 선언]

[11월 - 11월 2일, FOMC 회의에서 미국 금리 0.5%P 인상 결정! 인플레이션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혀.]

[12월 - S&P 3개월 만에 17% 하락. 나스닥 21% 하락으로 마무리!]

그사이 채팅은 증시 변동 언급으로 한바탕 난리가 난 상태였다.

투고 : 변동이 생긴다고요?

골드만행님 : 하락하나요?

달달함 : 얼마나 떨어지는 거지ㄷㄷ

주린잉 : 하긴, 너무 많이 오르긴 했는데...

초보에요 : 근데 지금 분위기 짱 좋은데ㅠㅠ 딱히 하락할 뭔가가 있긴 할런지

알탕 : 일단 들어봐야죠

반도체갓 : 어허, 무려 정보꾼님 말씀이십니다!

분노조절잘해 : 아, 그랬죠 참ㅋㅋ

맛나요 : 그럼 겸허히 받아들여야죠!

낙엽 : ㅇㅈ합니다!

류성은 지금을 위해 어제저녁부터 준비해 온 자료를 몇 개 풀었다.

“음, 미국이 본격적으로 금리 인하를 시작하면서 증시가 활황이었잖아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주목받지 못한 기사가 상당히 많았답니다. 금리 인하가 가져올 우려가 몇 가지 존재했거든요. 좋은 분위기 속에선 부정적인 기사는 항상 파묻히기 마련이죠.”

영어로 된 기사가 떠올랐다.

“아마, 다들 알고는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은연중에 잊어버렸거나 혹은 무시했을지도 모르겠네요. 네, 현 상황에서 가장 위협적인 요소는 바로 인플레이션의 재발입니다.”

시청자들이 느낌표를 매섭게 찍어댔다.

알탕 : 아!!!!!

시즌 : 까먹고 있었...!

타이머 : 헉!!!!

글근육 : 얼라리, 듣고 보니 진짜 심각해 보이는데요?

달맞이 : 헐, 그러게요? 왜 까먹고 있었지?

하지만 아직 시간은 충분했다.

“뭐, 당장 어떻게 된다는 건 아니지만 분명한 건 전조 증상이 조금씩 보인다는 거죠. 저는 미연준의 금리 인하가 너무 빨랐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충분히 인플레이션이 재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고요. 슬슬 모든 자금을 매도할 계획입니다. 워낙 액수가 크다 보니 아마도 1, 2개월은 족히 걸릴 겁니다. 느긋하게 매도하고서 한동안 관망하도록 할게요.”

지금이 8월이었으니 매도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는 충분했다.

“심각한 건 이 정도였고요. 뭐, 궁금하신 거 있으세요?”

사람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아, 갓 샷. 음, 일단 최선을 다해서 수량을 늘려보도록 할게요. 아, 그럼 주식은 언제부터 다시 매수할 거냐고요? 그것도…… 관망하다가 말씀드릴게요. 적어도 올해 12월은 되어야 매수할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을 거 같네요.”

그때 영상 도네이션이 떴다.

[아, 음. 오오! 이제야 알겠네요! 여기선 30분봉이랑 1분봉 추세선을 활용한 거였어요!]

류카월드의 영상 중 한 장면이었다.

[컬렉션님이 10,000원을 후원합니다.]

[예전 합방했을 때 단타 분석하는 영상인데 이거 맞나요?ㅋㅋㅋㅋ]

류성은 피식하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슬쩍 보긴 했는데 대충은요.”

호응해 주자 영상 도네이션이 계속 이어졌다.

[30분봉의 20일선과 1분봉의 60일선이 겹쳐지는 이 지점! 여기를 강력한 지지선으로 파악하고 매수한 뒤에, 마찬가지로 30분봉, 1분봉 차트를 동시에 보면서 강한 저항선으로 판단되는 구간에서 매도한 거였어요!]

[무지성차트 님이 10,000원을 후원합니다.]

[이것도 맞나요?ㅋㅋㅋㅋ]

이번엔 솔직히 조금 놀랐다.

“허어, 이걸 파악하셨다고요? 대단한데요? 솔직히 놀랐어요. 이건 정확하게 맞추셨네요.”

그러자 시청자들이 ‘ㅋㅋ’거리며 웃었다.

뭉뭉이 : ㅋㅋㅋㅋ찐이었다고?

팔다리 : 리얼?ㅋㅋㅋㅋ

평생 : 이게 왜 찐인데요?ㅋㅋㅋ

자유프리 : 대박스ㅋㅋㅋ

삐삐 : 저 분석 영상 진짜 재밌었는데ㅋㅋ

무지성차트 : 또 합방 안 해주시나요?

당사자 : 또 보고 싶어요!!!

류카월드와의 단타라.

나쁘지 않았다.

솔직히 재밌기도 했었고.

“뭐, 합방하면 저야 영광이죠.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요. 음, 그리고 기왕 단타 이야기가 나왔으니 오늘은 평소랑은 조금 다르게 낚시하는 법을 알려드릴까 싶네요.”

알탕 : 오오? 낚시요?

기본이지 : 아, 설마...!!!

류성이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본래라면 생방송을 종료해야 할 시간이거든요. 근데 오늘은 딱히 바쁜 일도 없고 해서요. 특별히 매매기법 몇 개만 소개해 드릴까 싶어요. 배워두면 아마 두고두고 써먹으면서 수익을 낼 수 있을 겁니다.”

류성의 말에 시청자들이 환호했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분지형 매매기법이 있는데요. 이게 뭐냐면…….”

간단한 매매기법 몇 개를 소개해준 뒤 생방송을 종료했다. 당연하게도 그의 매매기법은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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