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돈과 재능이 쏟아져-271화 (271/277)

돈과 재능이 쏟아져 271화

171. 아이 어시스트(1)

재밌는 소식이 하나 보였다.

[최근 대형 박물관이 빚에 허덕이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국가의 지원이 시급하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왔었지만 결국 무시한 채 시간을 보내면서 다양한 문화재를 보유한 xx박물관이 문을 닫기로 했다. 해당 문화재는 결국 자본을 가진 누군가에게 판매될 것으로 추정……]

[해당 박물관 측, 국가의 지원이 조금 더 필요했다. 유지비만 1년에 수억 원이 나가는데 막상 지원금은 너무나 부족하여 결국 폐쇄를 결정……]

[국민의 질타가 쏟아지는 가운데……]

[부디 좋은 인수자가 나타나길 바라면서……]

류성은 인터넷 기사를 보며 눈을 반짝였다.

그러고 보니.

잊고 있던 재능 하나가 떠올랐다.

[작품 감별사(3회)]

해당 작품의 가치를 감별한다.

딱히 작품을 감별할 기회가 없어서 까먹고 있던 재능이었다. 그렇다고 그냥 묵혀만 두기에는 아까운 재능인 것도 맞았다.

쓰긴 써야겠지.

어디에 써야 가장 좋을까.

그게 문제인데.

“흐음.”

고민은 그리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사지, 뭐.”

전 세계에 흩어진, 대한민국의 문화재.

그걸 사서 모으기로 했다.

그 과정에서 재능 ‘작품 감별사’를 활용해 해당 물품이 진짜인지 아닌지 정도만 파악해도 충분히 도움이 될 거라고 여겼다.

먼저 사설 박물관을 설립하는 게 우선이겠지만 마침 기사로 문 닫기 일보 직전의 박물관이 존재하는 걸 파악했으니 거기에 접촉하는 게 우선이리라.

“아, 부대표님.”

-예?

“하나 부탁 좀 드리려고요. 혹시 박물관에 관해서 잘 아는 분 계실까요?”

-박물관이요?

“네. 박물관 매입을 하려고 하는데 상담이 조금 필요해서요.”

-아하, 좋은 일이군요.

“맞습니다.”

-으음, 박물관이라…… 아는 분이 있기는 합니다. 아마 지금 xx박물관을 운영하고 계실 겁니다. 물론 자금 사정은 안 좋다고 듣긴 했는데 경력이 꽤 되어서 상담하기에 적격일 겁니다.

“어, 잠시만요. xx박물관이요?”

-네, 맞습니다만.

“음…… 지금 기사를 보고 있는데 그 박물관, 폐쇄할 거 같다는데요?”

-예에에?

“잘됐네요. 안 그래도 제가 직접 운영할 순 없어서 사람이 필요했는데. 부대표님이 소개해주신 분이면 믿을 만하겠죠.”

물론 직접 두 눈으로 잠재력을 보긴 하겠지만.

“그분, 직접 뵐 수 있을까요?”

-아, 네네, 그럼요. 물론입니다. 그, 일단은 저도 자세하게 알아보고 다시 연락드려도 될까요?

“그러시죠.”

통화를 끊고 15분 정도 지났을까.

RS엔터 부대표, 최서호에게 다시 연락이 왔다.

“네, 부대표님.”

-아하하, 정말 폐쇄 직전이더라고요. 제가 잘 설명했는데 긍정적인 반응이었습니다. 빠른 시일 내로 뵙고 싶다고 하네요.

“좋네요. 바로 날짜부터 잡죠.”

-알겠습니다.

얘기를 해보니 서로 크게 바쁜 일은 없었다.

해서, 저녁에 만나기로 했다.

* * *

생각보다 젊어 보이는 여성이었다.

하지만 실제 나이는 30대 후반이라고 미리 부대표에게 들은 상태였다.

엄청나게 동안이시네.

그래도 능력은 확실한 거 같았다.

경력도 15년이 넘었으니까.

“xx박물관장, 김태란이라고 해요.”

“반갑습니다. RS재단 이사장 류성이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지금 눈에 보이는 잠재력이 그녀의 가치를 말해주고 있었다.

[잠재력]

감각(A+급) 관찰(A+급) 감정(A+급) 관리(A+급)……

박물관장에 정말 딱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들어보니 박물관 운영에 관심이 있으시다구요?”

“맞습니다. 이참에 공공의 목적으로 박물관을 운영해 볼까 싶어서요. 많은 사람이 무료로 볼 수 있게 할 생각입니다. 또 세계에 흩어진 문화재도 최대한 많이 사들일 생각이고요.”

“해외에 흩어진 문화재까지요?”

잠깐 걱정스러운 표정을 비추는 그녀.

“많이 비쌀 텐데요.”

“얼마가 되건 사들여야죠. 본래 우리 문화재였던 걸 거금을 주고서 산다는 게 속상하긴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그렇게라도 가져와야죠.”

류성의 태도에 김태란이 미소를 지었다.

“잊고 있었네요.”

“네?”

“눈앞에 계신 분이 누군지. 투자로도 유명하신 분인데 말이에요.”

“아, 하하.”

가볍게 대화를 시작했고.

본론으로 넘어갔다.

“자금이 부족하다고 들었는데요.”

“맞아요.”

“먼저 박물관을 직접 보고 싶네요. 인터넷으로 확인은 했지만 두 눈으로 보면서 제대로 확인을 해야겠죠.”

“물론이에요. 지금 가실까요? 근처거든요.”

“좋습니다.”

그렇게 xx박물관으로 향했다.

오호.

주차장에 진입하면서 이미 규모가 드러났다.

생각보다 훨씬 컸다.

주변 부지도 전부 xx박물관 소유였기에 확장에도 용이했다. 놀고 있는 땅이 많았는데 문화재를 대량으로 사게 되면 건물 몇 개를 더 올려도 될 거 같았다.

류성은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리며 박물관을 상세하게 훑었다.

으음, 좋아.

아주 멋진 박물관이 탄생할 거 같았다.

“내부도 보실까요?”

“그러시죠.”

내부 역시 깔끔했다.

이런 곳이 자금 부족으로 폐쇄위기에 처했다니.

안타까운 일이었다.

슬쩍 앞으로 나아가 도자기를 눈에 담았다.

재능 ‘작품 감별사’를 사용했다.

[조선백자]

[청화매죽문 항아리로 청색 안료를 사용했다. 매화와 대나무를 그려 넣은 조선 시대 백자 항아리다. 다만 해당 백자는 아래 산군이 표현되어 있어 한층 더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문양의 표현, 기법, 색, 형태 면에서 아름다우며 구도와 소재면에서 청화백자의 영향을 받았다. 15세기 중엽 초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설명이 생각보다 자세했다.

“청화매죽문이네요. 15세기에 만들어진.”

“아, 네. 맞아요. 잘 아시네요?”

“조금요.”

다른 문화재도 하나같이 멋들어졌다.

“좋네요, 정말.”

“열심히 관리했어요.”

“그런데 왜…….”

“왜 상황이 이렇게 나빠졌냐, 그거죠? 사실 박물관이 유지비가 많이 나가요. 1년에 몇억은 필요하거든요.”

“으흠.”

“국가 지원금은 적고 돈은 나가고.”

여기까진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기사를 봤으니까.

“진짜 문제는 박물관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게 없다는 거죠.”

“입장료 받지 않나요?”

“받고 있긴 해요. 하지만 입장료 금액이 낮은 편이고 사실 박물관을 찾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가 않거든요. 요즘은 무료 박물관도 많으니까요.”

“그렇군요.”

“그래도 운영을 계속하고 싶어서 유지했었는데. 그게 화를 부른 거죠. 결국, 지금처럼 빚만 쌓여 버렸으니까요. 겉은 아름답지만 속은 썩어버린 상태라고나 할까요.”

“으음.”

“문화재를 팔아서 자금을 충당할까 생각하기도 했어요. 근데 그러다 보면 결국 나중에는 모든 문화재를 팔게 되지 않을까 싶었던 거죠. 그렇게 될 바엔 그냥 박물관을 넘기자. 뭐, 그런 생각이었어요.”

류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해 줬다.

“마침 이사장님이 의향이 있다고 하시니…….”

그녀가 눈빛을 보내왔다.

어떻게 할 거냐고.

류성은 이미 마음에 결정을 내린 상태였다.

“이 박물관, 정말 좋네요.”

“그 말씀은……?”

“여기, 제가 인수하죠.”

“후아, 다행이네요.”

“단, 조건이 있습니다.”

“어떤 걸까요?”

“김태란 관장님이 계속해서 맡아주시죠. 제가 박물관에 세심하게 신경 쓸 순 없어서요.”

“아, 저야…… 감사하죠.”

“그럼 바로 인수절차 밟겠습니다.”

그렇게 계약을 확정 지었다.

* * *

RS재단에서 소식 하나가 튀어나왔다.

-오랜만에 새로운 소식이요!

-뭐죠?

-RS재단에서 박물관 운영한답니다!

-박물관이라...?

-xx박물관 인수했고 앞으로 세계에 흩어진 우리나라 문화재를 가능한 많이 사들일 예정이라고 해요!

-와우!

-심지어 무료입장 가능한 박물관이라고 하니 관심 가져주시길ㅋㅋ

-오오, 좋네요

-저도 소식 알리러 가봅니다ㅎㅎ

-굿굿

-문화재 중요하죠

-문화강국이야말로 진정한 강국...!

-좋습니다ㅋㅋㅋ

-하긴 노래도 드라마고 요즘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긴 하니ㅎㅎ

-맞습니다 K팝! K드라마! K웹툰ㅋㅋ

그런 이야기가 나오고 얼마 지나지도 않은 시점.

RS재단은 벌써 행동했다.

RS투자사의 자금을 활용하면서.

-기사 떴어요! RS재단, 수십억 원을 사용해 조선 시대 백자 매죽문, 청화매죽문, 달항아리, 철화포도 무늬 등등, 일곱 점을 매입했다고 하네요!

-와...!

-헠, 빠른 행동력 칭찬해ㅋㅋ

-역시 RS재단ㅋㅋㅋ

-박물관에 벌써 문화재가 꽤 늘어났겠네요!

-다음 달에도 들어올 예정이래요ㅋㅋ

-오오!

-멋있네요ㅠㅠ 이게 애국이죠ㅎㅎ

-크, 애국심 뿜뿜!

-정말 RS재단 소식만 들으면 사심없는 미소만 피어나네요

-대단한 곳이죠^^

그렇게 RS재단은 승승장구했다.

며칠이나 지났을까.

좋은 소식이 하나 더 튀어나왔다.

-와, RS투자사가 투자했던 아이 어시스트? 여기 대박났는데요?

-투자도 했었군요?

-안 하는 게 없네요ㅋㅋㅋ

-전부 좋은 일이라 그저 대단할 뿐!

-근데, 무슨 투자였는데요?

-저게 시각장애인을 위한 VR의료기기 개발하는 곳이었거든요!

-오...!

-설마? 성공?

-네, 양산에 성공했다고 하네요!

-ㅁㅊ

-기술에도 문제없고! 인증까지 마쳐서 이제 곧 판매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병원에서만 구매할 수 있지만요!

-이렇게 또 하나의 기쁜 소식이 나오는군요

-이번엔 시각이라니...ㄷㄷ

-와ㅠㅠ 제 친구가 시각장애인인데... 드디어! 드디어 나왔네요! 친구한테 곧바로 소식 전해줬더니 울고불고 난리에요, 정말!

-축하드립니다!

-잘 후원받길 바랄게요!

-아이고ㅠㅠ

-축하드려요 정말ㅎㅎ!

-기쁜 소식, 너무 감사합니다ㅠㅠ

-친구분, 파이팅하길

그들의 예언대로, 곧 시각장애인 후원이 시작되었다.

[아이 어시스트, VR 의료기기 판매 시작!]

[뇌를 속이는 기술 VR, 해당 기술력을 응용하여 곧바로 시신경에 신호를 쏘아 보내는 아이 어시스트!]

[이제 시각장애인도 앞을 볼 수 있게 된다!]

[아이 어시스트, 주변 상황을 계속 사진처럼 찍어 시신경으로 전달!]

[사진이 마치 영상처럼 이어져.]

[시각장애인들, 기대감 일파만파로 퍼져!]

[벌써 퍼지는 무성한 소문들!]

[시각장애인들, 어서 후원받고 싶다고 밝혀! 다만 시신경이 완전 손상된 경우라면 아직은 힘들어.]

[아이 어시스트, 건보료 적용!]

[시각장애인 90% 이상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

아쉽게도 해당 기술력으로 커버하지 못하는 환자도 존재했다.

하지만.

정말 많은 이들이 사물을 인지할 수 있게 되리라. 가장 큰 문제는 가격이었는데 다행스럽게도 국가가 나서 도움을 줬다.

건강보험에 적용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액이 만만치 않았다.

[RS재단, 역대급 모금액 달성!]

[또 한 번 기록을 세우는 RS재단의 모금!]

[덕분에 순조롭게 이어질 후원!]

[아이 어시스트, 의료기기의 엄청난 가격! 하지만 RS재단의 후원을 받는다면?]

[대한민국의 무수한 시각장애인이 효과를 볼 것!]

[적용된 금액에서 RS재단 후원까지!]

[걱정 없는 비용!]

[RS재단이 걸어온 모든 길!]

[과연, 어디까지 후원할 것인가?]

[대한민국 행복지수, 작년보다 월등하게 상승!]

하지만 문제는 없었다.

RS재단에 다시 한번 모금이 쏟아지면서 후원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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