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돈과 재능이 쏟아져-273화 (273/277)

돈과 재능이 쏟아져 273화

172. 재벌 3세의 만행

류성의 너튜브 채널에 공지 하나가 올라왔다.

<오늘 밤 10시에 생방송을 진행…….>

해당 소식은 순식간에 전국으로 퍼졌다.

-RS재단 이사장님 생방 한다고 하네요!

-언제요?

-오늘 밤 10시요!

-오오, 좋아요!

-오랜만이네요, 진짜

-많이 기다렸다고요ㅋㅋㅋ

-중요한 정보도 있다고 하네요

-그래요?

-벌써 기대감이ㄷㄷㄷ

-그보다 언제부터였죠?

-뭐가요?

-생방송만 하면 초반에 슈퍼챗 하는 게 일상이 되어버린 게ㅋㅋ

-아, 그거ㅋㅋㅋ

-워낙 고마운 사람들이 많을 테니, 이해는 합니다ㅎㅎ

-사실 저도 해봤고...!

-킹정합니다^^

수다를 떨면서 시간을 보내는 많은 이들.

-오오, 열렸네요! 고고!

-생방 보러 갑시드아!

-아, 두근두근하네요

-언제 나오시려나...!

이윽고 검은 화면이 사라지고 류성이 등장했다.

“네, 반갑습니다. 오랜만이죠?”

채팅이 우르르 솟구쳤다.

알탕 : 오늘은 내가 1등!

킹갓맨 : 갈수록 잘생겨지네요?

얼죽아 : 멋지다! 꺄아아악!

연한아아 : 다시 태어나면 꼭 이사장님으로 태어날래요!!!

주린잉 : 방가요^-^

엎어버려 : 오늘은 뭐 하나요?ㅋㅋ

슬쩍 채팅을 보던 중이었다.

오늘도 역시나.

슈퍼챗을 하는 이들이 등장했다.

[해와달 님이 10,000원을 후원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앞을 못 보다가 RS재단의 후원 덕분에 다시 앞을 보게 된 사람인데요. 정신 차리고 제일 먼저 RS엔터에서 나온 이모티콘 웹 애니메이션부터 봤어요...ㅎㅎ 그리고 이사장님이 쓰셨다는 웹소설이랑 웹툰도 봤고요! 드라마도 이제 곧 나온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어요! 그, 아무튼...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제는 일상이라고나 할까.

가볍게 응해주려고 했으나 내용은 역시 가볍지 않았다.

안타깝긴 했지만.

그래도 기쁜 마음 역시 함께 느껴졌다.

기쁨에 집중하기로 했다.

“아이고, 해와달 님. 저야말로 고맙습니다. 가장 먼저 저랑 관련된 것들부터 봐주시다니. 뭔가 기분이 정말 좋네요. 앞으로는 좋은 세상 예쁘게 보면서 살아가길 바랄게요.”

일종의 초반 의식이었다.

이어지는 슈퍼챗.

류성은 최대한 웃으며 대답해줬다. 저들의 삶은 어둠이었으나 RS재단으로 인해 밝아졌으니까. 슬픔이나 애환이 아닌 이젠 즐거움으로 가득한 인생일 테니까.

[클레릭 님이 5,000원을 후원합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뮤지컬을 봤습니다ㅠㅠ 아니, 들었다고 해야 할까요? 목소리랑 연기랑 노래가 전부 너무너무 아름답더라구요. 마치 앞으로 펼쳐질 제 인생 같았어요. 감사합니다!]

“이야, 뮤지컬 좋죠. 재밌는 거 있으면 추천해 주시고요. 클레릭 님의 인생 역시 뮤지컬처럼 멋지게 펼쳐질 겁니다.”

[샤우팅 님이 7,000원을 후원합니다.]

[저는 RS재단 후원 덕분에... 노래를 듣고 눈물을...]

“괜찮아요, 저도 가끔 운답니다.”

[포트리스 님이 20,000원을 후원합니다.]

[제가 기르는 강아지가 위급한 상태였는데 동네에서 RS동물보호소랑 연계되어 있는 병원이 있더라구요ㅠㅠㅠㅠ 거기 가서 사정 설명하니까 수술이랑 치료도 다 받고 지원비로 비용이 전액 지불되었다고 하네요ㅠㅠ 감사하기도 하고 정말... 어찌 갚아야 할지ㅠㅠ]

“그러셨군요. 아무나 전액 지원을 해주진 않으니까 부담 갖지 않아도 됩니다. 대신 반려견, 평생 행복하게 키워주면 돼요. 아시겠죠?”

계속되는 슈퍼챗에 류성이 연이어 호응해 줬다.

“RS재단에서 나온 모바일 게임 재밌게 하셨다니 저도 좋네요. 사실 그게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게임이기도 하거든요. 아, 이건 비밀이에요.”

“네? 해외에도 소식이 퍼졌다고요? 그건 좀 신기하네요.”

“이야, 축하드립니다.”

“류현아 배우요? 네, 제 여동생 맞습니다. 아, 저희는 삼남매입니다. 남동생도 있는데 그 녀석은 H기업에 입사했어요. 머지않아 멋진 디자인의 자동차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를 해보고 있답니다.”

“가사가 너무 좋다구요? 감사합니다.”

“공모전은 지속해서 열 계획입니다.”

“덕분에 재활 잘하셨다니 저도 기분이 좋네요.”

“꾸준히 후원 영역을 넓힐 예정입니다.”

시간이 훌쩍 흘러갔다.

미국 증시가 열리기까지 10분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자, 감사 인사는 이 정도만 듣겠습니다. 오늘은 전해드릴 소식이 하나 있어서 왔으니까요.”

간신히 정보권으로 얻은 걸 풀어낼 수 있게 되었다.

“요즘 중국이랑 대만 분위기가 묘하거든요. 점점 중국이 대만을 도발하고 있어요. 대만도 계속되는 도발에 참을성이 한계에 달한 느낌이고요. 최근 국제적으로 다툼이 커지고 있거든요. 이러다 전쟁 벌어지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고요. 실제로 전쟁이 벌어지지 않더라도 모션만 취해도 증시가 휘청일 겁니다. 그 부분 주의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었네요. 상황 지켜보면서 매도 준비하면 될 거 같아요.”

그러자 질문이 쏟아졌다.

알탕 : 정보꾼 님은 매도하시나요?

주린잉 : 윽, 전쟁...ㅠㅠ

얼죽아 : 언제 매도하실 건가요?

팅김 : ㄷㄷㄷㄷ

피통 : 헠, 당장 매도해야 하나요?

대기번호 : 지금 매도해요?ㅠㅠ

오프너 : 무섭네요...!

대부분이 비슷한 내용이었다

“상황이 조금씩 안 좋아지는 게 눈에 보이면 다음 달 중순에 매도하는 걸 추천합니다. 저도 매도할 거냐고요? 그 부분은 지금 확실하게 말씀드릴게요. 투자사 자금은 매도하지 않을 거고요. 개인적으로 운용하는 자금이랑 RS ETF 자금은 앞서 말했듯이 분위기 나빠지면 다음 달에 매도할 겁니다. 투자사 자금을 매도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해요. 자금이 너무 커서 이제 손대기가 애매하거든요. 심지어 지금 수익률이…….”

금액을 제외한 수익률을 화면에 공유했다.

“보다시피 수익률이 130퍼센트가 넘었어요. 이슈로 증시가 하락한다고 가정해도 30퍼센트 정도 보고 있거든요? 그래서 거액이 들어 있는 투자사 자금은 매도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계속 장기투자로 가져갈 계획이에요. 지금은 RS ETF 자금이랑 개인 자금 운용하기에도 벅차거든요. 이 정도면 대답이 되었을까요?”

중요한 내용은 이게 끝이었다.

“자, 그럼 이제 가볍게 놀아볼까요? 심각한 이야기는 멈추고 오랜만에 돈복사 해보겠습니다!”

그에 시청자들이 환호를 내질렀다.

“제가 눈독 들이고 있던 소형주가 하나 있거든요? 그게 마침 오늘 차트 흐름이 좋더라고요. 변동성이 조금 큰 만큼, 실패할 확률도 높긴 하니까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시작해 보죠!”

가볍게 단타를 시작했다.

* * *

재벌 3세, 유중렬이 오늘도 소모임에서 지인 두 명과 함께 술 파티를 벌였다.

테이블 중앙.

태블릿 하나를 틀어놓은 채로 말이다.

[자, 여기 지지선에서 매수를…….]

그걸 보면서 유중렬이 썩은 표정을 지었다.

“어때, 재수 없지 않냐?”

“나름 재밌는데?”

“지금 저 여유로운 표정 봐, 재수 없잖아. 그리고 해외까지 소문나기 시작했더라고. RS재단이 뭐라고, 진짜.”

“하긴 요즘 너무 크긴 했어.”

“사업도 꽤 하고.”

“그치, 우리랑 겹치는 부분도 조금 있더라고.”

“선 넘은 거지.”

가만히 영상을 보던 유중렬이 물었다.

“그보다, 성분 분석은?”

그에 오른쪽에 있던 사내가 고개를 저었다.

“별거 없었어.”

“그래?”

“어. 그냥 평범한 커피에 건강에 도움 되는 재료 조금 첨가된 수준?”

“시바, 그럴 줄 알았지. 프리미엄 갓 샷? 웃기고 있네. 젊어진다느니, 체력이 갑자기 좋아졌다느니, 전부 다 헛소리였던 거잖아.”

“근데 그거, RS재단에서 홍보한 건가?”

“모르지, 새꺄.”

그저 먹은 사람들의 입소문에서 시작된 괴소문이었으나, 이들은 그런 부분은 신경 쓰지 않았다.

“마케팅한 거겠지, 뭘.”

“그렇겠지?”

“마케팅의 힘이 다 그런 거 아니냐. 효과는 좋아 보이네.”

“그게 바로 재벌 마인드야, 인마.”

“그런가? 크흐흐.”

“아무튼, 결국 뭣도 없었다 이거지? 그래놓고 그런 태도였다고?”

“왜? 뭔 일 있냐?”

유중렬이 썩은 미소를 지었다.

“요즘 거기 아이돌이 꽤 예쁘더라고.”

“아, 거기? 예쁘긴 하더라.”

“흐흐, 안 그래도 마음에 드는 년이 있어서 어떻게 손 좀 내밀었더니 하, 아주 그냥 매몰차던데? 빌어먹을 새끼가, 감히.”

“오호, 그래?”

“어. 기분 확 잡쳤지. 그러니까 이제 시작하자. 진짜 거슬리니까.”

“흐흐, 심심했는데 잘됐네.”

“장난감 하나 잘 만져보자고.”

“좋지.”

그들의 입가에 비틀린 미소가 그려졌다.

* * *

올해 사회부에서 일하게 된 신입 기자, 박연후.

드디어 수습을 떼고.

본인의 이름을 건 첫 번째 기사를 작성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

“잘해봐.”

“넵,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이고, 의지는 좋네.”

“감사합니다!”

박연후는 힘차게 대답하며 기삿거리를 찾아 헤맸다. 뭔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 법한 걸 찾아내야 하는데 그게 참 쉽지가 않았다. 핫한 이야기는 어느 날이나 존재하지만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

“으음, 특별한 게 없을까.”

고민하며 시간을 보내던 중이었다.

이상한 기사가 보였다.

[RS재단, 과대광고?]

[RS재단 아래에 있는 RS음료에서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그 이름도 유명한 갓 샷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중에서도 일반인은 쉽게 접하기 어려운 프리미엄 갓 샷에 관한 여러 소문이 돌고 있다. 커피만 마셔도 젊어진다거나 한층 더 힘이 강해진다거나, 체력이 좋아진다거나. 모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하지만 해당 소문은 생각보다 널리 퍼진 상태였다. 과연 그 출처가 어디일까? 정말 커피를 마신 사람들의 입소문이라고 여기기엔 무리가 따른다. 어쩌면 RS재단이 뒤에서 몰래 허황된 소문을 퍼트리는 건 아닐지 의혹을 제기…….]

[보육원 강의, 제대로 된 후원이 맞는가?]

[RS재단은 보육원 아이들에게 미래의 꿈을 찾으라는 취지로 주기적으로 아이들에게 강의를 들려준다. 하지만 일부 아이들은 강의 자체를 듣기 싫어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그런 경향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RS재단에서 강의를 기획하면 항상 많은 아이가 강의에 참여하고는 한다. 어쩌면, 강제로 참여하게 만드는 건 아닐지 염려가 된다. 우려 섞인 마음으로…….]

[재단의 민낯?]

[대부분의 재단은 사실 빼돌리는 돈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빼돌리지 않는 재단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지금까지 드러난 것들만 언급해도…… 이 정도 수준이다. 과연, 정말로 청렴한 재단이 존재할 것인지는 지극히 의문스럽다.]

[RS재단, 동물보호소 실태?]

[x월 x일, 본 기자는 RS재단 동물보호소 봉사활동을 참여했다. 기분 좋게 봉사활동을 시작했으나 동물보호소의 상태가 그렇게까지 깨끗하다고는 할 수 없어 보였다. 많은 기대를 안고 와서 그런지 실망감이…….]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였다.

거의 비슷한 시각에 튀어나온 RS재단을 음해하는 기사였다.

“아니, 이런 개나리 새끼들이……!”

기사의 논조는 추측성이 다분했다.

확실한 건 하나도 없었다.

전부 애매한 면이 많았다.

의문을 제기하거나 주관적인 부분으로 어떻게든 흠을 잡아내고 있었다. 아니면 말고, 식의 기사였는데 읽는 누군가는 동조하게 될 가능성이 컸다.

“이것들이 정신이 나갔나? 누굴 모함하는 거야, 지금!”

박연후, 그는 RS재단을 흠모하고 있었다.

정확하게는 은혜를 입었다.

평생을 두고서도 갚지 못할 거라는 걸 알고 있기에 더욱 열이 받았다. 분노와 걱정이 뒤섞인 표정으로 댓글을 확인했다.

[댓글]

명랑조 : 오늘따라 기레기가 많네?

ABCD : 엥? RS재단을 깐다고?ㅋㅋㅋ

두자리 : 보호소 엄청 깔끔하고 멋있던데ㄷㄷ

이상형 : 제목 왜 이러냐 어그로 진짜ㅠㅠ

금단 : 와, 기사 수준ㄷㄷㄷ

꼬리 : RS재단은 까는 거 아니지! 정신 차려라, 진짜!

다행히 휘둘리는 사람은 많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래도 그냥 둘 순 없었다.

누가 이런 짓거리를 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 한번 파보자고.”

혼자서는 한계가 있었다.

그렇기에.

정말 친한 동기와 일부 선배가 함께하는 단체 채팅방에 링크를 복사해서 붙여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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