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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 사는 절대기억능력자-143화 (143/301)

두번 사는 절대기억능력자 143화

143화

#38장 미래를 위한 선택

"제가 짐작 가는 곳이 있습니다."

강혁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강혁을 향했다.

"오, 그게 사실이오?"

리강림이 놀라는 표정을 띠며 물었다.

강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모두를 바라보았다.

"그렇습니다. 저는 그들을 가장 가까이서 상대하면서 몇 가지 단서를 얻었습니다."

강혁은 사실 경찰들에게 모든 것을 진술하지 않았다.

만일 그랬다면 이미 리강림 역시 무장 강도들의 정체를 눈치챘을 것이다.

리강림은 경찰 쪽에 많은 끈을 갖고 있었다.

"그들은 대체 누굽니까? 존 회장."

무리 중 하나가 물었다.

장내에 있는 모두가 긴장된 표정으로 강혁의 입을 바라보았다.

이들은 무장 강도들의 행태에 치를 떨고 있었다.

대체 홍콩에서 그 누가 자신들에게 이렇게 대범하게 범죄를 저지를 수 있었던가?

이들의 배후를 알지 못하면 앞으로도 비슷한 일을 당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이곳에 모인 모두는 무장 강도들의 배후에 대해 알고 싶었던 것이다.

"우선 여기에 계신 분들께 먼저 양해를 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

강혁의 말에 모두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여기서 보고 들은 것은 함부로 타인에게 발설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

강혁의 말에 모두의 얼굴에 의아함과 당혹감이 떠올랐다.

대체 그들의 배후가 누구이기에 저렇게까지 말하는 것일까?

사람들 사이에 웅성거림이 일었다.

"꼭 그래야할 이유가 있는가?"

모두를 대신해서 이강림이 물었다.

강혁이 먼저는 이강림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모두를 향해 말했다.

"만일 여러분 중에 제 말을 지킬 자신이 없는 분들은 지금 이곳에서 나가주시기 바랍니다."

"……!"

장내의 웅성거림이 더 많아 졌다.

하지만 아무도 나가는 사람이 없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누가 그들 뒤에서 총구멍을 겨누고 있는지 모른 채 살아가길 바라겠는가?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믿을 만한 사람들이네. 내가 보증하지."

리강림이 주위를 돌아보며 두 눈을 빛내면서 말했다.

이 말은 즉, 만일 오늘 여기서 들은 내용을 발설하는 자는 내 처분을 각오하라는 뜻이었다.

장내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 누구도 쌍룡회의 수장인 리강림을 거역할 사람은 없었다.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말해보시오."

"알겠습니다."

강혁은 모두에게 자신이 죽인 자들의 등에 있던 문신에 대한 이야기부터 했다.

리강림은 강혁의 말에 놀랐다.

경찰 측에서 분명히 확인했을 것인데 전달받지 못했던 것이다.

리강림은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대륙에서 흘러들어온 자들이란 뜻이군."

"그렇습니다."

"단순 강도단이라고 생각하시오?"

리강림의 질문에 강혁은 고개를 저었다.

"경찰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은 것에 대해서 의아하지 않으십니까?"

리강림 역시 보고를 들었던 이야기다.

무슨 일인지 빨리 움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찰 내부에 놈들과 결탁한 자들이 있다는 말이군."

강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리강림은 자신에게 문신에 대한 이야기가 전달되지 않았던 이유를 비로소 알 수 있었다.

'내부에 그놈들과 연결된 고위층이 있었다는 말인가?'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단순 강도단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만일 배후가 있다면 반드시 알아내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었다.

그런데 생각 이상으로 큰 배후를 지니고 있을 수도 있다는 말 아닌가?

"그놈들이 경찰 고위층과 결탁했다는 말이요?"

사람들 중 한 명이 물었다.

강혁은 조용히 고개를 내저었다.

"그 정도가 아닙니다."

"……?"

"이쯤에서 소개해 드릴 분이 있습니다."

강혁의 말에 이어 시진풍이 모습을 드러냈다.

강혁은 장내의 사람들에게 시진풍이 어떤 사람인지를 설명했다.

모두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여기에 왜 중국 공산당의 고위층이 와있다는 말인가?

"모두들 왜 제가 여기 있는지 궁금해 하실 겁니다."

시진풍은 존 강이 자신을 초대했다고 말했다.

"사실입니다. 저는 중국의 미래를 위해 시 형님을 꼭 만나고 싶었습니다."

"……?"

"일단은 시 형님이 알아낸 사실부터 들어보시죠."

궁금한 점은 많았지만 일단은 시진풍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이번 일을 계획한 자는 쉬지라이입니다."

"……!"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면서 중국 공산당이 약속한 것은 한 나라 두 체제였다.

홍콩은 여전히 지금의 체제를 유지시킬 것이라는 약속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시작하자마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모두는 무도한 쉬지라이와 중국 공산당을 비판했다.

눈앞에 시진풍이 있었지만 그를 배려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시진풍은 듣기 싫은 소리였지만 손님의 자격이라 말없이 듣고 있었다.

강혁은 그런 시진풍의 표정을 보며 그 내심을 짐작했다.

'흐흐, 자극이 좀 될 거야.'

강혁은 미래의 중국이 얼마나 민폐 국가였는지를 생각하며 시진풍에게 약이 되길 바랬다.

"여기를 좀 봐주시죠."

강혁은 모두에게 하나의 노트북을 꺼내어 보여주었다.

첸이 노트북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존. 그 노트북은?"

"맞아, 내가 빼앗아 왔지."

유람선에 있었던 사람들은 노트북의 정체를 금세 깨달았다.

"조금 전 해킹에 성공했죠. 계좌의 주인이 누군지 알 수 있었습니다."

강혁이 보여준 자료에 모두는 고개를 휘휘 내저었다.

차명으로 숨겨져 있었지만 금융거래 내역을 보면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존 회장의 말이 맞군요."

"이런 도둑놈들."

여기저기서 성토가 들끓었다.

강혁은 그들이 분기가 가라앉기를 잠시 기다렸다가 입을 열었다.

"저는 여러분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할까 합니다."

"……?"

"여기 시 형님은 믿을 만한 사람입니다."

"동, 동생."

시진풍은 갑작스러운 강혁의 말에 당황했다.

"중국의 미래를 맡길 만한 분이지요."

"……!"

강혁의 말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많은 사람들이 놀라고, 의아스럽게 여겼다.

하지만 헨리 첸은 강혁의 말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시 형님이 중국의 주석이 된다면 결코 여러분을 실망시키지 않을 겁니다."

"존 회장, 그 말은?"

"앞으로 우리가 시 형님을 도와드리도록 합시다."

강혁의 말은 장내를 어수선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모두는 시큰둥하게 바라보았던 시진풍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음, 존 회장. 그 말은……"

리강림이 말을 하려고 할 때였다.

"전 적극 찬성합니다."

첸이 일어나 모두를 바라보며 말했다.

"모두들 절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첸은 홍콩 재벌들에게 간단히 자신과 강혁의 사이를 말해주었다.

"이 친구는 믿을 만합니다. 이 친구의 말이라면 전 재산을 걸 수 있습니다."

첸의 말은 장내의 사람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

헨리 첸이 누구인가?

그는 말레이시아의 최대 재벌 그룹의 수장이며 리 대인의 사위였다.

얼마 전에는 휘청거리던 황룡그룹을 다시 일으켜 세운 수완가이기도 했다.

그런데 사람들 중에는 첸이 어떻게 황룡그룹을 회생시켰는지 아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첸 회장이 얼마 전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지."

"맞아, 그 덕에 휘청거리던 황용그룹이 되살아났다면 난리였잖아."

"그게 저 존 회장 덕이었다는 말이 있어."

"내가 소스가 좀 있는데 소문이 아니라 사실이야."

"그래?"

사람들 사이에 순식간에 강혁과 첸 회장 사이의 일들이 회자되었다.

설왕설래가 오간 후, 모두의 의견이 조율되었다.

리강림이 사람들을 대신해서 강혁에게 말했다.

"존 회장, 우리들 쌍룡회는 자네 말대로 앞으로 저 친구를 적극적으로 돕기로 했네."

"감사합니다. 실망시켜드리지 않겠습니다. 리 대인."

강혁은 바로 포권을 취하며 모두를 향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

시진풍은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깜짝 놀라고 있었다.

까무러칠 정도였다.

자신은 그저 푸젠성의 부서기일 뿐이다.

아직 중앙 정계에 진출하지도 못한 지방의 권력자인 것이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강혁을 만나고 나서 강력한 후원자들을 등에 업게 생겼다.

갑자기 강혁이 한 말들이 떠올랐다.

'당신은 미래에 중국의 주석이 될 겁니다.'

시진풍은 강혁이 자신에게 한 말들이 허튼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조금씩 실감하고 있었다.

'혹시 이렇게 될 것을 넌 알고 있었던 거냐?'

미래를 알고 있다는 강혁의 말이 떠올랐다.

만일 그 말이 사실이라면 강혁은 일이 이렇게 될 것이라는 걸 알고 자신을 부른 것이 된다.

시진풍은 온몸에서 전율이 일었다.

홍콩 재벌들과의 만남 뒤로 첸과 강혁, 시진풍은 따로 회동을 했다.

"동생, 오늘 정말 날 놀라게 하는군."

"하하, 놀라셨습니까?"

"오늘 놀랄 일이 한둘이어야지 말이야."

시진풍의 말에 모두들 한바탕 웃음을 터트렸다.

"그건 그렇고, 형님. 제가 한 말을 혹시 기억하십니까?"

"무슨 말?"

시진풍은 첸을 의식하며 말을 돌렸다.

강혁은 그런 시진풍의 태도에 고개를 끄덕이며 첸을 바라보았다.

"헨리 첸."

"응?"

"넌 날 믿지?"

헨리 첸이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지. 널 믿지 않으면 누굴 믿겠냐? 난 내 전 재산도 네게 걸 수 있다고."

"들으셨죠?"

"음, 알겠네."

시진풍은 강혁의 말에 두 사람의 신의를 확인하고 입을 열었다.

"자넨 내가 미래에 중국의 주석이 될 거라고 말했지."

"이젠 좀 제 말이 믿어지시나요?"

"음!"

강혁을 바라보는 시진풍의 눈빛이 번쩍거렸다.

확실히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범인은 아니었다.

마음속에 야심을 품은 자다운 기세를 내보였다.

"처음엔 의심했지. 하지만 지금까지 흘러온 과정만 봐도 그저 놀랄 수밖에 없군."

시진풍의 말에 강혁이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헨리 첸은 두 사람의 말을 놀란 표정으로 듣고 있었다.

'존은 진심으로 저 사람이 주석이 될 거라고 믿고 있군?'

"믿네, 이제는 자네 말을 믿어."

시진풍이 진지한 표정으로 강혁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시다면 드릴 말이 있습니다."

"……?"

시진풍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말해보게?"

"형님, 제가 한 다른 말도 기억나십니까?"

"다른 말?"

시진풍은 유람선에서 강혁과 했던 말들을 회상했다.

"혹시 두 개의 미래를 말하는 건가?"

시진풍의 말에 첸은 깜짝 놀랐다.

'두 개의 미래? 대체 무슨 말이지?'

"자넨 내게 이렇게 말했지. 전 세계인의 멸시와 천대를 받는 중국과 존경을 받는 중국."

강혁은 한숨을 내쉬었다.

"솔직히 말씀드리죠. 현재 중국의 미래는 전자 쪽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강혁의 말은 첸과 시진풍 모두에게 충격을 주었다.

"제 눈으로 봤습니다."

"……!"

놀라는 두 사람을 향해 강혁이 쇄기를 박았다.

"중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길거리에서 막무가내로 두들겨 맞기까지 합니다."

"그…그게 무슨 소리인가?"

시진풍이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미래에 중국인들은 전 세계인들의 혐오의 대상이 됩니다."

"그…그게 사실인가?"

강혁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전 세계인들에게 민폐국가, 민폐 민족이란 말들을 듣게 됩니다."

강혁의 말을 시진풍은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아니 믿기 싫었다.

"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만들 수는 없는가?"

듣고 있던 첸이 다급한 표정으로 물었다.

"방법은 있지."

"그…그게 무엇인가?"

시진풍이 급히 물었다.

강혁은 다급한 시진풍의 표정을 보며 마음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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