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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 사는 절대기억능력자-167화 (167/301)

두번 사는 절대기억능력자 167화

167화

"훌륭해요. 이걸로 1단계는 완성한 셈이군요."

강혁은 앨런 머스크의 등을 두드려 주었다.

"문제는 차량으로 완성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건데."

"그건 걱정 마십시오. 바로 해결해드릴 테니."

"……?"

강혁의 말에 앨런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전기자동차의 가장 핵심적인 기술은 이미 거의 개발이 되었다.

하지만 여기에 차량으로써 완성되려면 부족한 것이 한둘이 아니었다.

"뭔가 복안이 있으신가요?"

"사실은… 제가 자동차 회사를 하나 가지고 있거든요."

"……예?"

강혁의 말에 앨런은 깜짝 놀랐다.

"어, 어떤 회사인가요?"

앨런은 강혁에게 물어보는 동시에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아마 아시아나 유럽 어딘가의 작은 자동차 회사인가?'

"앨런도 잘 아는 회사입니다."

"……?"

"저기 제가 타고 온 자동차 보이시죠?"

강혁의 말에 앨런 머스크는 고개를 돌려 강혁이 세워 놓은 자동차를 보았다.

거기에는 와인처럼 붉은 도색에 낮은 차체, 다이나믹한 디자인의 슈퍼카가 서 있었다.

앨런은 강혁의 말에도 그저 눈만 끔뻑거렸다.

'저건 람보르기니잖아? 람보르기나의 협력 회사가 어디더라?'

앨런은 람보르기니와 기술 제휴를 하고 있는 몇몇 유럽과 아시아의 자동차회사를 떠올렸다.

"혹시 세아트인가요?"

세아트는 스페인의 자동차 회사다.

앨런의 말에 강혁은 웃음보를 터트렸다.

"예? 하하하, 아닙니다."

당황해하는 앨런을 바라보며 강혁이 말했다.

"람보르기니의 기술 개발팀을 이곳으로 파견하겠습니다."

"……!"

강혁의 말에 앨런은 깜짝 놀랐다.

설마 진짜 람보르기니가 강혁의 회사일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람보르기니는 경영난에 시달렸지만 얼마 전부터 다시 회생하고 있었다.

앨런의 머릿속으로 번쩍하고 번개가 쳤다.

"회, 회장님 솜씨인건가요?"

앨런의 질문에 강혁은 빙그레 웃으며 되물었다.

"뭐가요?"

"람, 람보르기니가 다시 부활하게 된 이유가……."

"저는 그저 그분들의 열정에 다시 윤활유를 조금 뿌려 줬을 뿐입니다."

강혁은 시원스런 미소로 앨런을 바라보았다.

앨런은 그런 강혁에게 다시 한번 마음으로 반하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남자가 남자에게 매료된다는 건가?'

"그러면 금세 다른 기술적인 문제는 해결할 수 있겠군요."

앨런의 말에 강혁은 크게 기꺼워했다.

"그렇게 되면 좋겠군요. 세계 최초의 전기자동차라!"

강혁과 앨런의 얼굴이 크게 상기되었다.

지금 세상에 존재하는 자동차들은 모두 가솔린엔진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에 상업화를 성공시킬만한 전기자동차가 있었다.

아직은 바퀴와 엔진뿐이지만 말이다.

시쳇말로 여기에 뚜껑만 덮어도 운행하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모터에 들어가는 부품 수는 모두 몇 개입니까?"

강혁의 말에 앨런이 대답했다.

"회장님이 주신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모두 22개예요."

"좋군요. 하지만 16개까지 줄여보세요."

"알겠습니다. 회장님."

실제로 테슬라에서 전기차를 판매하기 시작했을 때 모터의 부품은 16개였다.

강혁은 그런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독려를 한 것이다.

그런데 강혁과 앨런은 왜 이렇게 부품 수에 집착하고 있는 것일까?

원래 일반적인 자동차의 경우는 부품 수가 월등히 많았다.

한 대의 자동차가 탄생하려면 필요한 부품 수는 3만 개가 넘어섰다.

거기다가 같은 회사라도 차량마다 부품의 종류가 달랐다.

가격적인 측면이나 대량 생산의 측면 모두에서 비효율적인 것이다.

강혁과 앨런은 전기자동차를 그저 신기한 발명품으로 끝낼 생각이 아니었다.

현재 생산되고 있는 일반 자동차와 승부해서 이길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들고자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반 자동차보다 가격 경쟁력과 기술 경쟁력에서 이겨야 했다.

현재 예상되는 전기자동차의 가격은 비싼 편이었다.

조금이라도 가격을 낮추려면 부품의 수를 줄이는 것이 필요했다.

원 역사에서도 앨런은 이 방법으로 전기자동차의 가격을 그나마 다운 시킬 수 있었다.

또한 차량의 종류가 달라도 서로 부품의 70%를 호환시켜 대량 생산의 효율성을 도모했다.

강혁은 전기차에 사용되는 차량용 반도체 수도 줄이게 했다.

여러모로 기존의 자동차와는 그 궤를 달리하는 자동차가 완성되고 있었다.

"한국에 있는 자동차 회사도 곧 구입할 예정입니다."

"……!"

앨런은 강혁의 말에 의아해했다.

이미 이탈리아의 명품 자동차 회사인 람보르기니를 보유하고 있는 강혁이었다.

또 다른 자동차 회사가 필요한 걸까?

강혁은 앨런의 표정을 보고 피식 웃었다.

아무래도 설명을 요구하는 표정이었던 것이다.

강혁은 앞으로 진행될 상황에 대해 앨런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저는 앞으로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전기차 시대를 이끌어 가려 합니다.

"하나는 고급차 시장이죠."

강혁의 말에 앨런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지금 람보르기니의 앞바퀴를 전기차로 움직일 생각입니다."

"……!"

강혁의 말에 앨런의 머리가 빠르게 움직였다.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재빨리 캐치해냈다.

"아하, 일종의 하이브리드 카군요."

강혁은 씨익 웃었다.

역시 앨런 머스크다.

강혁의 마음속에 들어왔다가 나온 것처럼 척하면 척이다.

하지만 이런 느낌은 사실 앨런이 더했다.

강혁은 언제나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

심지어 무의식의 영역에 존재하는 것까지 알고 있는 느낌이었다.

"전기 엔진에 가솔린 엔진을 합하는 것만으로 천마력이 가능할 겁니다."

강혁의 설명에 앨런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다.

자신이 만든 전기자동차 엔진의 마력을 생각해보면 가능한 수치였다.

"엄청나군요."

슈퍼카로서 무엇보다도 성능이 중요한 세계였다.

4륜구동 자동차 중 아직 천마력으로 달리는 차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 정도의 강력한 엔진을 가진 차는 페라리가 2019년도에나 성공해낸 차가 다였다.

그때도 전기차 엔진을 합친 하이브리드 카였다.

강혁은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람보르기니에 전기차 엔진을 사용할 생각을 한 것이다.

만일 이것이 실현된다면 세계의 슈퍼 카 시장을 람보르기니가 제패할 수 있었다.

"1,000마력이라?"

앨런은 머릿속으로 계산을 시작했다.

천마력이 발휘할 수 있는 차의 성능에 대해서 말이다.

"마력당 1.57kg의 출력당 무게비가 나올 겁니다."

"……?"

강혁의 설명에도 앨런은 금방 그가 한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이해하지 못했다.

"흐흣, 잘 실감이 안 나시는 모양이군요."

"제가 스포츠카는 안 몰아봐서 말이죠."

앨런이 뒷머리를 매만졌다.

"흐훗, 상업용 슈퍼카가 경주용 차의 출력당 무게비를 넘어선다는 뜻입니다."

"……!"

"시속 250km로 달릴 때 공기역학에 의해 차체를 누르는 무게가 390kg."

강혁의 설명에 앨런은 진심으로 놀라고 있었다.

"극한의 고속 접지력과 코너링이 가능하다는 말이지요."

꿀―꺽!

앨런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만큼 강혁의 말은 충격적인 것이었다.

"하―아! 놀라운 일이군요."

"그렇죠."

강혁이 말한 대로의 슈퍼카가 등장한다면 슈퍼카 시장의 제패는 시간문제가 될 것이다.

그러면 다른 자동차 메이커 역시 전기차 엔진을 연구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결국 다른 메이커들도 본격적으로 전기차 연구에 뛰어들게 될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원하지 않아도 결국은 전기차 시대가 올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될 것이다.

사실 전기차가 상용화되려면 전기자동차만 있어서는 될 일이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충전소가 필요했다.

인프라 조성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결국 전기차를 전 세계에 팔아먹으려면 먼저 전기차가 받아들여져야 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일반 승용차나 SUV용 전기차를 생산할 겁니다."

"으음."

강혁의 설명에 앨런은 나직이 신음했다.

"마지막으로 테슬라는 지금처럼 시대를 앞서는 자동차 개발에 주력합니다."

"……?"

마지막 말에 앨런은 의아해했다.

꼭 다른 자동차는 테슬라에서 생산하지 않는 것처럼 말한 것이다.

물론 지금의 테슬라는 완성용 자동차 생산 회사가 아니었다.

그런 생산 라인도 없었다.

그저 기술력을 갖추고 있을 뿐인 것이다.

"한국에서 자동차 회사 하나를 구입할 생각이라고 했죠?"

강혁이 고민하는 앨런을 보며 눈을 찡긋거렸다.

"앞으로 테슬라의 전기자동차는 그 회사에서 생산하게 될 겁니다."

강혁의 말에 앨런은 그제야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어떤 방식인지 이해한 것이다.

이미 애플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다.

애플은 특이하게도 자체 생산 공장을 두고 있지 않았다.

모든 제품을 다른 회사의 생산라인에서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저희 테슬라는 앞으로도 기술 개발만 하면 되겠군요."

"맞아요. 생산은 저쪽에 맡기고요."

강혁의 말에 앨런은 미소를 지었다.

그편이 자신도 좋았다.

앨런 머스크의 진짜 목적은 화성개발과 거주였던 것이다.

전기자동차도 궁극적으로는 화성개발과 거주를 위한 것이다.

그 목표를 이루려면 자동차에만 머물 수 없었다.

끊임없는 기술 개발에 매진해야 했다.

"회장님 말씀을 정리하자면 람보르기니는 하이브리드 슈퍼카……."

앨런은 손가락을 꼽아가며 강혁의 말을 정리했다.

"일반 승용차와 SUV도 판매하신다고 했는데 거기는 어디서?"

"역시 한국에서 구입할 자동차 회사에서 만들 겁니다."

강혁은 설명을 이어갔다.

"두 개의 생산 라인업을 가져가는 것이죠. 하나는 테슬라 전기차, 하나는 자체 생산 전기차."

앨런은 고개를 끄덕였다.

테슬라가 개발하는 자동차는 일반적인 자동차나 SUV와는 다른 개념의 차였다.

앞으로도 언제나 가장 혁신적인 자동차를 개발할 것이니 서로 충돌하지는 않았다.

"그러면 딱히 제가 해야 할 일은 없겠군요."

앨런의 말에 강혁이 다시 윙크를 했다.

"우리의 목표를 이루려면 앨런을 전기차에만 매달리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

"역시, 회장님이 제 마음을 제일 잘 아신다니까요."

앨런의 말에 강혁은 웃었다.

잘 알 수밖에. 강혁은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앞으로 무엇을 할지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제안도 할 수 있었다.

"기술 개발이 완료되면 한국에 테슬라의 R&D센터를 세워요."

"그 말은?"

"이제 우리는 우주로 눈을 돌립시다."

강혁의 말에 앨런의 눈이 반짝거렸다.

화성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앨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앨런을 바라보며 강혁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R&D센터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상품을 개발하는 연구센터를 말한다.

한국에 세울 테슬라의 R&D센터는 시작에 불과했다.

앞으로 구글과 페이스북은 물론이고, 일본의 소재, 부품 기업들의 R&D센터도 한국에 세울 생각이었다.

현재 한국은 환율 때문에 미국과 일본 입장에서는 모든 비용이 절감되고 있었다.

R&D센터를 한국에 세울 명분으로 충분했다.

강혁은 이를 바탕으로 한국을 세계에서도 앞서가는 혁신국가로 만들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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