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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 사는 절대기억능력자-182화 (182/301)

두번 사는 절대기억능력자 182화

182화

#48장 마약왕의 몰락

조장의 수신호를 따라 조원들이 흩어졌다.

방을 수색하며 남아 있는 적들을 사살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조장의 통신기로 저택에 남아 있는 모든 적들을 사살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여기는 델타. 제압 완료. 제압 완료.

"델타, 여기는 오메가. 블랙독을 찾아라! 블랙독을 찾아라."

통신기에서 들려오는 지시에 따라 이들은 곧 저택을 샅샅이 수색하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얼마 후, 이들은 지하로 내려가는 문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들은 조심스럽게 문을 연 후, 전술 엄호를 펼치며 계단을 밟아 아래로 내려갔다.

"조심―해!"

타―아앙!

총알이 발사되는 소리와 함께 맨 처음 내려가던 사내의 몸에 총알이 박혔다.

드르르륵!

탕, 타―앙!

실버울프 대원을 향해 총을 쏘았던 사내는 가슴에서 피를 철철 흘리며 바닥에 쓰러졌다.

"크리스티앙, 괜찮나?"

뒤에서 따라내려 오던 조원이 물었다.

"난 괜찮아."

크리스티앙의 말대로 권총은 실버울프의 방탄복을 뚫지 못했다.

"이…이봐요."

어디선가 들려온 가냘픈 음성에 실버울프 대원들의 시선이 돌아갔다.

대원들의 시야에 온몸이 엉망이 된 사내가 나무기둥에 묶여 있는 것이 보였다.

"칼로소?"

"맞…맞아요."

칼로소의 말에 재빨리 대원들이 다가갔다.

그리고 그중 한 명이 펜 라이트를 켜서 칼로소의 안구를 검사했다.

"안심하세요. 우리는 당신을 구출하러 왔습니다."

"…고…고맙소."

칼로소는 말을 마치고 그만 정신을 잃었다.

"이런? 아무래도 상태가 심각한 것 같은데?"

온몸에 상처가 가득해서 눈을 뜨고 바라보기 힘들 정도였다.

"혹독한 고문을 당했어. 빨리 병원으로 이송해야 해."

잠시 후, 조장이 내려와 상태를 살핀 후 귓가의 통신기를 눌렀다.

"여기는 델타, 블랙독을 확보했다. 블랙독을 확보했다. 상태 심각. 상태심각."

지지직― 지지직―

지하라서 그런지 통신이 이어지지 않았다.

조원이 모두를 향해 철수 신호를 내렸다.

잠시 후 이들은 중 두 사람이 칼로소를 양 옆에서 떠메고는 오두막을 나왔다.

지지직―

구조팀 조장의 귓가로 다급한 목소리로 통신이 들려왔다.

―델타, 여기는 오메가. 적들이 몰려오고 있다. 빨리 탈출하도록.

"오메가, 알았다. 블랙독 확보. 상태 심각. 본부에 연락필요."

통신을 들은 조장의 설명에 대원들은 서두르기 시작했다.

곧 그들의 스코프3에 적들의 모습이 보였다.

공중으로 높이 올라가 있는 드론에게 적들의 모습이 잡힌 것이다.

그들이 있는 곳은 콜롬비아의 깊은 밀림이었다.

콜롬비아 최대 마약 카르텔인 메데인 카르텔의 본거지가 있는 곳이다.

멕시코에서 활약하던 칼로소 역시 메데인 카르텔의 마약상과 연계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의 정체가 의심을 받게 되자 이곳 콜롬비아로 끌려오게 된 것이다.

한 달 남짓 칼로소의 행방을 찾지 못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기르르르릉―

비포장 숲길을 경무장된 전투용 지프가 줄줄이 달려왔다.

지프에는 중기관총이 달려 있었고, 각종 총기로 무장한 사내들이 타고 있었다.

이들을 얕보면 안 되는 것이 하나같이 전문적인 군사 훈련을 받은 자들이었다.

남미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인은 마약을 팔아서 벌어들인 엄청난 돈으로 부하들을 무장시키고 전문적인 군사훈련도 시켰다.

그의 부하들 중에는 전직 군인이거나 특수부대 대원이었던 자가 적지 않았다.

"서둘러!"

칼로소의 양 어깨를 둘러맨 대원들은 즉시 숲가에 몸을 숨겼다.

"저기 있다."

누군가의 외침소리와 함께 지프 차량의 중기관총이 구출팀을 향해 돌아갔다.

그때였다.

어둠 속을 한 발의 미사일이 허공을 가로지르며 날아갔다.

언덕 위에 서 있는 군인의 어깨에서 지프차를 향해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이 날아간 것이다.

RPG7보다 훨씬 경량에 발사대의 크기도 매우 작아보였다.

강혁의 첨단 군수 회사에서 만들어낸 또 하나의 발명품이었다.

쇄애애애애액!

"피―해!"

누군가의 외침과 함께 지프 차량 위에 있던 사내 몇이 바닥으로 몸을 날렸다.

콰아아아앙!

지프가 폭발했다.

굉음과 불꽃이 터지며 사방에서 총소리가 난무하기 시작했다.

언덕 위에서 일제히 총알들을 난사했다.

살아남은 지프차에서 중기관총이 언덕 위를 향했다.

드르르르르르륵!

언덕 위에 있던 대원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중기관총을 난사하던 사내의 이마에 작은 붉은 점이 떠올랐다.

레이저 조준기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다.

밀림 속에서 날아든 총알이 허공에서 방향을 틀며 사내의 이마에 그대로 적중했다.

스마트폰이 다시 한 번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파아앙!

"우아아아앗!"

수풀과 바위 밑에 몸을 숨기고 있던 마약 조직원들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머리 위에서 총알이 터져나간 것이다.

공중폭발탄의 위력이었다.

레이저 조준기로 조준점을 맞추며 조준점에 총알이 날아와 공중에서 폭발한다.

아래에 몸을 숨기고 있던 사람들은 미처 피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는 것이다.

―여기는 오메가! 상황 종료. 상황 종료. 대피 지점까지 이동한다.

"여기는 델타. 알았다. 이동한다."

두 조로 나눠진 실버울프팀은 신속하게 전투장소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파블로님, 파블로님."

거대하고 화려한 침실 위에 짙은 갈색 피부의 남자가 잠들어 있었다.

남미 최대의 마약 카르텔을 이끄는 파블로 에스코인이다.

미국 마약단속국에서 킹핀이라는 명칭으로 부르는 그는 말 그대로 마약왕이었다.

열 명은 잘 수 있을 것 같은 거대한 침실 위에서 금발과 흑발의 미인 두 명 사이에서 잠들어 있었다.

간밤에도 성처럼 거대한 저택에서 질펀한 파티를 벌이고, 약과 술에 취해 잠이 든 것이다.

"파블로님, 파블로님. 미군이 공격해 왔습니다. 파블로님, 일어나 보세요."

전형적인 집사 복장을 한 사내가 곤히 잠든 파블로를 깨웠다.

"끄응, 뭐야? 카밀로."

파블로가 잠에서 덜 깬 눈으로 집사를 바라보았다.

"미군이 공격했습니다."

"뭐야? 미군이?"

집사의 말에 신경질적인 표정으로 파블로가 벌떡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다행히, 여기가 아니라 배신자들을 가둬두는 감옥을 공격한 것 같습니다."

"끄응, 양키 놈들."

파블로는 벗은 몸 위로 화려한 무늬가 새겨진 한 겹의 가운을 입고 침대를 벗어났다.

"현재 상황은?"

"무장 지프 두 대가 긴급 출동을 했지만 모두 파괴되었습니다."

"흥, 머저리 같은 양키 놈들. 감히 우릴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본때를 보여줘야겠어."

파블로는 가운의 끈을 질끈 맨 후 거대한 침실 문을 열고 거실로 나갔다.

거실에는 이미 그의 부하들이 준비를 끝낸 채 대기하고 있었다.

"좋아, 이야기는 들었지?"

"예, 위대한 킹핀 파블로님."

군복을 입은 남자들이 거실에 한쪽 무릎을 꿇고는 머리를 숙였다.

마치 일국의 왕이라도 대하는 듯한 자세다.

그리고 그것을 파블로 에스코인은 당연한 듯이 받아들였다.

"미군이 우릴 공격해서 배신자를 데리고 갔다고 한다. 이걸 그대로 두면 우릴 우습게 볼 거야."

"그렇습니다. 킹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서 그놈들에게 이 킹핀을 건들인 대가를 치르게 하도록~"

"알겠습니다. 킹핀."

군인들이 모두 엄숙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문밖으로 나갔다.

두두두두두두!

멀리서 헬기소리가 들리는 동시에 실버울프 대원들의 스코프에 헬기의 모습이 보였다.

단순한 헬기가 아니라 두 발의 미사일과 중기관총이 달려 있는 무장 헬기였다.

그것도 한두 대가 아니라 10여 대의 무장 헬기 부대가 밀림 위를 뒤덮었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다.

지상에서는 파블로의 무장 군인들이 실버울프 팀을 쫓았다.

하나같이 엄청난 훈련을 거치고, 최신 무기들로 무장된 자들이었다.

정찰 드론의 감시망에 잡힌 자들의 모습이 속속들이 실버울프 대원들의 스코프에 들어왔다.

"이런… 위험한데?"

실버울프 팀을 이끄는 팀장 아이젝은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고 느꼈다.

스코프를 통해 보이는 적의 추격대는 장난이 아닌 수준이었다.

마약을 팔아 벌어들이는 엄청난 규모의 돈으로 군대를 만들었다는 말은 사실이었다.

밀림이라 그나마 적이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이 한정되어 있는 것이 다행이었다.

지지직. 지지직.

그의 통신기로 익숙한 음성이 들려왔다.

―아이젝!

"캡틴 박!"

―현재 상황은 보고 있다. 얼마나 버틸 수 있겠나?

"음, 현재 무장으로는 1시간 정도?"

―지금 회장님이 미국 대통령과 통화 중이다. 지원 부대를 보낼 테니 그때까지 버티도록.

"라져―"

통신을 끊은 아이젝은 구출조의 조장을 통신으로 불렀다.

"여기는 오메가, 델타 나와라."

―여기는 델타. 말해라. 오메가.

"앞으로 1시간. 지원 부대가 올 때까지 자력으로 버틴다."

―알았다. 오메가. 무운을 빈다.

"무운을 빈다. 델타. 살아서 만나자."

"음, 역시 존 회장 말이 맞았군요."

클링튼은 강혁이 보낸 한 장의 사진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사진 속에는 멕시코에서 실종된 마약수사국 언더커버 요원의 처참한 몰골이 나타나 있었다.

미국 내에서 마약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었다.

클링튼 정권 역시 미국 내에서 퍼지는 강력한 마약의 공급에 골머리를 썩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남미 최대 카르텔을 이끄는 파블로 에스코인의 처리는 클링튼 정권에서도 상당히 신경 쓰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파블로를 제거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 멕시코에서 실종된 잠입 수사관이 엉뚱하게도 콜롬비아에서 발견된 것이다.

원래 칼로소는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을 수사하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실종된 칼로소에 대한 수사는 멕시코를 벗어나지 않았었다.

그런데 일주일 전 강혁이 칼로소가 콜롬비아에 있다고 알려주었다.

칼로소의 존재 자체를 몰랐던 클링튼은 즉시 수사 자료를 넘겨받고 어떤 상황인지 알게 되었다.

원래 클링튼은 파블로의 범죄 사실을 확인할 증거가 확보되면 직접 군대를 파견할 생각이었다.

콜롬비아의 깊은 밀림에 사설 군대까지 마련해 둔 그를 부패한 콜롬비아 정부가 잡을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파블로의 돈에 매수된 자들이 콜롬비아 정부 곳곳에 있기 때문에 사전에 정보가 누설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군대에도 파블로의 돈에 매수된 자들이 많았다.

그래서 클링튼은 차라리 미군을 파견해서 직접 그를 잡아 올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러자면 의회의 승인이 필요했는데 지금 강혁이 중요한 범죄증거를 가져온 셈이었다.

―저는 약속을 지켰습니다. 대통령님. 지금 구출 부대를 보내지 않으면 모두 죽습니다.

강혁의 전화에 클링튼은 즉시 대답을 주었다.

"수고했어요. 존 회장. 지금 즉시 구출 부대를 보내겠소."

클링튼의 말에 강혁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잘못하면 자신의 지시 때문에 실버울프 팀이 몰살당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 늦지 않게 구출 부대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로 클링튼 대통령은 강혁과 전화를 끊은 후, 콜롬비아 대통령에게 양해를 구하는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전화를 끝은 것과 동시에 곧 미 공군과 델타포스 부대를 콜롬비아로 파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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