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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 사는 절대기억능력자-207화 (207/301)

두번 사는 절대기억능력자 207화

#207화

"안녕하세요. 손 기자님."

"오, 백 대표님. 여기 계셨군요."

"하하, 오늘 중요한 손님이 와서요. 그런데 마침 손 기자님도 오셔서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아, 그러시군요."

"그런데 여긴 따님이신가요?"

"아, 아닙니다. 인사 나누세요. 여긴 저희 대한일보 회장님의 손녀 서예리 양입니다."

"오, 그렇군요. 반갑습니다. 백정원이라고 합니다."

"서예리예요. 반가워요. 대표님."

손원일은 백 대표의 미국 진출기를 쓰기 위해 몇 번이나 백정원을 만나려고 애쓰고 있었다.

여러 가지로 조사를 하고 있는 중이지만 아직 그의 단독 인터뷰를 따내지 못한 상태였다.

백정원과 손원일은 서로 간단히 덕담을 나누었다.

"그럼 맛있게 식사하십시오. 손 기자님, 그리고 만나서 반가웠어요. 서예리양."

"저도 만나서 반가웠어요. 백 사장님."

백 대표가 사라지자 손 기자가 말했다.

"여기 대표라고는 하지만 사실 알고 보면 일개 계열사 사장에 불과하죠. 그것만 해도 대단하지만……."

"예? 그래요?"

서예리가 손원일의 말에 살짝 놀랐다.

손 기자는 목소리를 살짝 낮추며 서예리에게 말했다.

"아가씨가 내일 만나실 분이 사실 진짜 이곳의 주인이랍니다."

"그럼 골든 그룹 회장이란 분이……."

서예리의 말에 손 기자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아가씨."

"제가 듣기로는 큰 기업을 운영하신다고……."

"골든그룹을 이끌고 계시죠. 이번에 LA다저스도 인수했다고 하더군요."

"……!"

이번에는 서예리도 정말 놀랐다.

한국국민에게 L.A다저스가 주는 상징성이 그만큼 큰 것이다.

선수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슈퍼스타에 엄청난 연봉을 자랑하고 있었다.

거기다 56000석에 이르는 커다란 다저스 스타디움은 엄청난 위용을 자랑했다.

재벌3세로 자란 서예리이지만 미국 부자들은 스케일이 달랐다.

"휴우, 대단하군요."

"그게 다가 아닙니다."

"……?"

"제가 알아본 바로는 존 강 회장은 사람 보는 눈이 매우 뛰어난 사람이에요."

"……!"

"여기 백 사장도 한국에서 이름없는 무명의 요리연구가였는데 강 회장이 직접 픽업했죠."

손원일은 자신이 알고 있는 스토리를 서예리에게 설명해주었다.

"하아, 그게 사실이라면 존 강이란 분 진짜 선견지명이 있는 사람이군요."

"맞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젊은 나이에 어떻게 그런 엄청난 기업을 일으켰겠어요."

"그렇군요."

전화로 삼촌에게 들은 대로 존강이란 사람은 대단한 사람인 모양이다.

하지만 왠일인지 서예리는 계속해서 다른 사람이 떠올랐다.

'전직 경찰이라고 했는데 어디에 살고 있는 걸까?'

'그 사람 또 만날 수 있을까?'

서예리가 잠시 생각에 잠겨있을 때였다.

"어억, 아가씨, 존 강 회장이 왔어요."

"예에?"

손원일의 호들갑에 깜짝 정신을 차린 서예리는 그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저… 저 사람은?"

"응? 아가씨?"

"저… 저 사람이 존 강 회장이라고요?"

"예, 맞습니다. 그런데 왜 그러시죠?"

"아, 아니에요. 손 기자님."

서예리의 두 눈이 전에 없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그때 손 기자가 깜빡했다는 듯이 물었다.

"참 아가씨. 그러고 보니 사람을 찾는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아니에요. 손 기자님. 안 찾아도 되겠어요."

"예?"

"우후후, 죄송해요. 그럴 일이 있답니다."

서예리의 깜직한 표정에 손 기자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20대 여대생의 변덕스러운 마음을 자신같은 중년 아저씨가 어떻게 알겠는가?

그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간 것이다.

*     *     *

"존, 정말 아름다운 식당이야."

"안젤라, 마음에 들어?"

안젤라는 강 혁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여기가 존이 운영하는 가게라고?"

"맞아, 정확히 말하면 여기 사장이 내 부하직원이지."

강혁의 말에 안젤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마침 저기 오네."

"존 회장님, 오랜 만에 뵙습니다."

"하하, 그렇군요. 서로 워낙 바빠서 그동안 화상회의로만 만났죠."

"그랬었죠. 회장님. 그런데 여기 아름다운 분은 누구신가요?"

"아, 서로 인사해요. 여긴 안젤라 존슨. 여기 뉴욕 주의 신임 검사예요."

"반갑습니다. 안젤라 존슨이에요."

"아, 그러고 보니 안면이 있다고 싶었어요. TV에 나온 그분이군요."

"백 사장님도 보셨군요."

"예, 호텔에서 쉴 때 TV말고 볼 것이 있나요? 그런데 TV를 틀자마자 정말 아름다운 분이 나와서 깜작 놀랐죠."

"호호, 말도 참 잘하시는 군요."

"하하, 빈말이 아니랍니다."

"아무튼 예쁘다니 감사합니다."

"천만에요. 존슨 양. 이번 사건 해결에 큰 역할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운이 좋았어요. 존 도움도 받았고요."

"무슨 소리. 안젤라가 열심히 해서 사건을 해결한 거야."

"후훗."

안젤라는 강혁의 말에 미소를 지었다.

안젤라는 정말 이번 사건 해결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다 막힐 때면 강혁에게 조언을 구했는데 그게 또 큰 도움이 되었었다.

사건 자체가 워낙 화제가 된 터라 안젤라도 종종 사건을 취재하는 방송에 등장했었다.

워낙 미인이라 방송에 나와 언론 인터뷰를 할 때마다 화제가 되었다.

게다가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데 큰 역할을 해서 대중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안젤라 본인은 아직 모르지만 안젤라는 이미 인기 스타 검사였다.

게다가 아버지인 윌 존슨이 공화당의 실세 상원의원이 아닌가?

이미 공화당 내에서는 안젤라에 대해 눈여겨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대로 그녀가 뉴욕의 스타 검사로 활약하게 된다면 언젠가 뉴욕 시장에 출마하게 될 터였다.

이미 공화당을 이끌고 있는 윌 존슨 상원의원 역시 그런 그림을 그려 놓고 있었다.

자신의 딸 안젤라가 가진 재능과 원대한 꿈을 익히 알고 있었다.

안젤라는 항상 자신이 가진 힘과 능력으로 세상을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원했다.

안젤라의 주변 상황들이 이런 식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은 강혁도 알고 있었다.

어쩌면 안젤라는 미래의 미국 여성 대통령이 될지도 모른다.

원래라면 데이트 커플 연쇄 살인범에게 죽임을 당했어야 할 운명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가 버젓이 살아 있고, 지금 역사를 바꾸고 있었다.

강혁은 그런 그녀를 진심으로 응원했고, 자신이 알지 못하는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주길 기대하고 있었다.

"참 주문부터 하지. 백 사장님. 오늘 추천 메뉴가 있나요?"

"하하, 안 그래도 오늘 회장님이 누굴 모시고 온다고 해서 준비를 해뒀습니다."

"그래요? 안젤라. 그럼 오늘은 세프 추천 요리로 괜찮을까?"

"물론이지. 존. 어차피 난 한식을 잘 모르는걸."

"후훗, 기대해도 좋아. 여기 세프가 진짜 요리 잘하거든."

강혁이 다시 백 사장을 향해 말했다.

"그럼, 부탁해요. 백 사장님."

"알겠습니다. 사장님. 기대하셔도 좋을 거예요. 오늘 두 분의 입을 즐겁게 해드리죠."

백종원이 자신만만하게 큰소리를 치며 돌아갔다.

"후훗, 진짜 기대되는데?"

안젤라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강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진짜 기대해도 좋아. 옛날 임금님이 먹던 음식상이니까 말이야."

"우왓, 진짜 기대돼. 존."

"참, 이거 받아. 선물이야."

"어머, 정말 예쁘다."

강혁은 안젤라에게 루이비통 매장에서 산 예쁜 가방을 건네주었다.

"사건 해결을 축하해. 안젤라."

"후훗, 고마워. 기뻐. 존."

가방을 연신 이리저리 돌아보며 안젤라가 기뻐하는 모습을 강혁도 웃으며 바라보았다.

"정말이지. 놀라워. 검사보에서 검사로 임명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이런 큰 사건을 해결한 거잖아."

"그게 뭐. 나 혼자 힘으로 한 건가? 다들 열심히 도와주셔서 가능했던 일이야."

"그래도 역시 대단해."

"후훗, 존. 네가 그런 말을 하면 어떻게 진짜 대단한 건 존이잖아."

"응? 내가?"

"널 봐. 네 나이에 이룩한 걸 생각하면 어떤 사람도 존 앞에선 함부로 자랑할 수 없을 걸?"

"음, 그런가?"

강혁은 평소 생각해보지 못했던 일이라 안젤라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 그러니 앞으로는 잘 생각하고 말해. 잘못하면 자신을 놀리는 건가 생각할 수도 있다고."

"음… 그 말 명심하도록 하지."

"풋! 푸후훗."

"아하하!"

두 사람은 뭐가 그리 우스운지 즐겁게 웃음을 터트렸다.

*     *     *

"으음, 저 사람은……."

두 사람이 대화하는 모습을 바라본 손 기자는 고심어린 표정을 지었다.

서예리 역시 두 사람이 평범한 사이는 아니라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었다.

그녀는 안절부절 하지 못했다.

"저… 저 여잔 대체 누구죠?"

"음… 안젤라 존슨. 공화당 상원의원인 윌 존슨의 외동딸입니다."

"……!"

"대단한 집안이죠. 집안도 대단하지만 본인도 대단한 사람이에요."

손원일은 서예리에게 간단히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들을 말해주었다.

"으음… 그러면 저 배우처럼 생긴 여자가 검사라는 말인가요?"

"예, 다들 처음에 안젤라 존슨을 보면 그 미모에 놀라죠. 하지만 알고 보면 머리가 정말 비상한 사람이에요."

"그… 그렇군요."

"아가씨, 마음 단단히 먹으셔야 합니다. 존 회장같은 사람 옆에는 저런 사람 한둘 쯤 있을 만하니까요."

꿀꺽!

안젤라를 바라보며 서예리는 자신도 모르게 울대로 침을 넘겼다.

자신이 보아도 안젤라는 정말 매력적인 여인이었다.

단순히 미모만이 아니라 뭔가 모르게 전체적으로 풍기는 이미지가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그런데 저런 사람이 강혁의 연인이라니?

'이거 재미있는 걸?'

서예리는 자신이 점찍은 남자에게 여자가 있다는 사실에는 충격을 받지 않았다.

다만 그 여자가 자신이 보기에도 매력이 넘친다는 사실에 전의가 불타오르고 있었다.

이것 역시 서예리가 가진 특이한 점 중 하나였다.

'점점 더 좋아지는군요. 존 강 회장님. 아니 강 혁 씨.'

자신에게 한국 이름을 알려준 존 강이었다.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서예리는 왠지 그 사실에 자부심을 느꼈다.

'이번 승부 받아들이겠어.'

서예리의 눈빛이 기이한 에너지로 차오르기 시작했다.

"아저씨, 강혁… 아니 존 강 회장님이 주최하는 자선 파티가 내일이라고 하셨죠."

"예, 그렇습니다. 아가씨."

"절 최고로 꾸며주세요. 그렇게 할 수 있겠죠?"

"물론입니다. 이미 준비가 모두 끝났습니다."

"보통으로는 안돼요. 반듯이 최고의 전문가들로 준비하셔야 할 거예요."

"……?"

"전 내일 파티에 올 그 어떤 여자들에게도 뒤지지 않길 원해요."

서예리가 야심에 찬 눈으로 손원일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에 손 기자는 자신도 모르게 움찔해졌다.

"물… 물론입니다. 걱정마세요. 아가씨. 만반의 준비를 해놓았습니다."

"우후훗, 알겠어요. 그럼. 식사를 할까요?"

"…그러죠. 아가씨."

손 기자는 자신도 모르게 인정하고 있었다.

눈앞에 있는 이 어린 아가씨가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알… 알겠어요. 손 기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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