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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 사는 절대기억능력자-248화 (248/301)

두번 사는 절대기억능력자 248화

248화

짝짝짝.

강혁의 UN 연설이 끝나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세계 각국에서 배출하는 탄소의 양을 줄여 닥쳐오는 전 지구적 기후 변화를 막자는 내용의 연설은 각국 UN 대사들의 호평을 받았다.

지금까지 서구 선진국들을 비롯하여 세계 각국은 탄소 배출의 과다로 인한 기후변화에 둔감했다.

하지만 강혁이 설립한 홍익재단의 지원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연구는 인류에게 충격적인 사실을 알려주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언젠가 전지구적 재앙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이미 지구 각 지역에서는 그 전조현상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이대로 아무런 대책 없이 세계 각국이 배출하고 있는 탄소량이 계속 증가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연구가 속속 발표되었다.

여기에는 골든 그룹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여기에 탄소배출이 전혀 없는 전기 자동차의 발명에 이르기까지 골든 그룹은 청정에너지 사용에 앞장서는 기업이었다.

그러다보니 이 모든 것이 전기차를 더 많이 팔아먹으려는 강 혁의 수작이라며 깎아내리는 사람도 있었다.

특히나 기존 산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많은 비난이 있었다.

하지만 골든 그룹의 전사적인 노력을 통해 세계 곳곳에 강혁의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서서히 늘고 있었다.

강혁은 회귀 전보다 더 빠른 시점에 탄소배출에 대한 위기감을 인류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중이었다.

기후변화와 관련된 연구를 하는 과학자들과 단체들을 후원하고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었다.

그리고 골든 그룹 산하 연구소에 청정에너지 관련 기술들을 계발하고 있었다.

여기에 앞으로 도래하게 될 각종 바이러스 백신 연구에도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다.

전 지구적 전염병의 위기 앞에 놓여 있는 인류를 구원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연설을 마치자 각국의 대사들이 앞을 다투어 강혁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존 회장님, 연설 잘 들었습니다. 우리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탄소 배출을 줄이자는 말씀 감명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대사님."

강혁은 자신의 손을 강하게 잡는 훈트 독일 대사와 손을 굳게 맞잡았다.

독일은 강혁이 제창한 탄소 배출 감소 정책을 유럽에서 가장 앞장서 받아들이고 있는 나라였다.

이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고 강혁이 섭립한 홍익 재단 측에 자문을 구하고 있었다.

강혁에게 다가와 악수를 치하는 것은 독일만이 아니었다.

미국을 비롯하여 선진국 그룹이라고 칭하는 나라의 대사들은 서로 앞을 다투어 다가왔다.

여기에 홍익 재단이 다양한 기금을 지원하고 있는 3세계 대사들도 난리였다.

한참을 이들과 악수를 나누며 대화를 하던 중 낯익은 동양인이 다가왔다.

바로 중국 대사 왕류이였다.

강혁은 그와 익히 아는 사이였다.

골든 그룹이 본격적으로 중국 진출한 이후, 중국 대륙 내의 객가들 사이에 강혁은 이미 유명인사였다.

이들이 일제히 강혁과 의형제를 맺은 시진풍을 밀어주면서 왕류이는 강혁에게 각별하게 대했다.

강혁 역시 관리 차원에서 왕류이와 가끔 자리를 함께하며 친분을 나누어 왔다.

왕류이에게도 강혁은 반드시 잡아야 할 동아줄이었다.

중앙 정계에서 막강한 발언권을 가진 공산당의 핵심 권력자들이 모두 강혁과 친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존 회장님, 갈수록 용모가 더 헌앙해지십니다. 하하 젊은 처자들이 보면 다들 애간장이 녹겠어요."

강혁은 왕류이의 농담에 가볍게 웃으며 악수를 나누었다.

하지만 왕류이의 말이 그저 농담만은 아니었다.

오늘 유엔 연설에서의 강혁은 확실히 몸 주변에 보이지 않는 오라가 있다고 생각될 정도로 멋진 모습이었다.

"왕 대사님. 반갑습니다. 지난 번 모임 이후로 처음이죠?"

"하하, 더 자주 불러주세요. 강 회장님."

"하하, 알겠습니다. 왕류이 대사님. 그런데 뒤에 분은 누구십니까?"

"하하, 사실 오늘은 제가 이분을 강 회장에게 소개해드리려고 발걸음을 한 겁니다."

왕류이의 말에 강혁의 눈에 이채가 띠었다.

사실 강혁은 왕류이가 말하지 않아도 그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북한의 이철준 대삽니다. 인사드려요. 리 대사."

왕류이의 말에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동양인이 앞으로 나와 강혁에게 손을 내밀었다.

"반갑습네다. 강 회장님, 내레 이철준이라고 합네다."

"여기서 북한 동포분을 만나니 반갑군요. 강혁입니다."

강혁은 이철준과 악수를 나누었다.

대외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이철준이 북한 내에서 가지고 있는 위상은 훨씬 높다.

이번 유엔 회의에 원래 북한 대사를 역임하고 있던 김희순이 아니라 이철준이 온 것은 이유가 있었다.

바로 중국을 통해 강혁과의 접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일이 이렇게 된 것은 사실 강혁이 의도한 부분이었다.

한해 전 남북 간에 극적인 정상회담이 진행되었다.

사실 강혁은 남북정상 회담 성사에 있어서 숨겨진 주역이었다.

중국 측 고위 공산당원들과 강혁이 가지고 있는 커넥션은 남한과 북한 양측의 만남에 큰 도움이 되었다.

정삼 회담 성사 이후로 강혁을 보는 남북한 정부 당국의 시선은 또 달라졌다.

북한의 경우 강혁은 처음에는 그저 미국에서 재벌이 되었다는 남한 사람에 불과했다.

시간이 지나 강혁이 미국의 정재계에도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여기까지는 놀랍기는 하지만 자신들과는 크게 상관이 없는 부분이 컸다.

알아두면 좋겠지만 몰라도 크게 지장이 없는.

그런데 알고 보니 중국 정부의 고위 인사들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여기에 대해 놀란 것은 대한민국 정부 역시 마찬가지였다.

강혁이 미국에서 가지고 있는 파워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정부에서도 상당히 자세히 파악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한국 정부의 외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나라가 미국이기에 철저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설마하니 중국 정부 내에도 막강한 파워를 지닌 고위급 인사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을 줄은 몰랐다.

이 때문에 대한민국 정부와 북한 정부 모두 강혁에 대해 크게 주목하게 되었다.

남북관계가 화해무드로 돌입하면서 북한의 경제 원조에 대해 의논할 때도 강혁의 역할이 기대되었다.

그래서 북한 정부에서도 이번에 고위급 인사인 이철준을 보낸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강혁은 사전에 알고 있었다.

북경의 중국 정부 당국을 통해 이미 전달되었던 것이다.

"앞으로 강 회장님이 같은 민족인 우리 공화국 인민들을 위해서 많이 힘써주시기 바랍네다."

"하하,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힘을 다해서 돕겠습니다. 위원장 동지에게도 그렇게 전해 주십시오."

"아, 감사한 말씀입니다. 꼭 전달드리겠습네다. 그리고 이건 위원장 동지의 친서입니다."

"친서라고요?"

"그렇습네다. 지난 북남정상회담에서 강 회장님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이 아쉬워……."

"……!"

"이번에 공화국에서 강 선생님을 직접 초대하겠다는 위원장님의 친서입니다."

"아, 그렇군요. 그럼 우리 정부 당국자와 상의해서 방문하도록 하겠습니다."

강혁이 흔쾌히 승낙하자 이철준의 얼굴이 활짝 폈다.

"그럼 평양에서 뵙겠습네다. 강 회장님."

"하하, 그렇지요."

강혁은 웃으며 이철준 대사와 악수를 나누었다.

오늘의 만남과 대화는 사실 이미 예상하고 있던 바였다.

아니 강혁이 이렇게 일이 진행되도록 의도했던 대로 된 것이다.

강혁은 사실 앞으로 남북대화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알고 있었다.

남북 대화는 다음 정권을 마지막으로 한동안 북핵 때문에 더 이상의 진전이 없게 된다.

앞으로 북한에 개성 공단이 생기게 되지만 나중에는 그마저도 사라지게 된다.

그리고 북한은 핵개발에 성공하고, 남북대화는 극도로 경색되는 기간이 지속된다.

남북의 평화로운 공존과 통일에 대한 기대는 갈수록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 과정들을 모두 기억하고 있는 강혁으로서는 지금이야말로 자신이 개입해야할 때라고 느꼈다.

바로 북한의 최고 권력자를 자신의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기회 말이다.

이미 북한에는 강혁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흘렸다.

미국과 중국의 최고 권력자들이 왜 강혁에게 주의를 기울이는지.

소수의 권력자들만이 알고 있는 비밀 말이다.

골든 그룹의 강혁 회장은 미래를 읽을 수 있다는 미스테리한 소문.

그 소문이 사실이라는 것을 말이다.

만일 김정일 부자가 강혁의 말을 믿게 된다면?

그리고 그의 조언을 따르게 된다면?

민족이 역사를 바꾸어 놓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강혁은 그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앞으로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고 대한민국 정부와의 대화와 협력을 통해 통일로 가는 길을 추구하도록 말이다.

강혁은 사실 이미 비밀리에 일본을 출입하고 있는 김정남의 행적을 파악하고 있었다.

이미 서서히 김정일과 북한 권부의 눈 밖에 나고 있는 김정남을 포섭하는자는 것이 강혁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를 통해 북한을 개혁할 생각을 품고 있었다.

여기에 더해 스위스에서 유학 중인 김정은 역시 마찬가지였다.

강혁은 두 사람 모두 아직 핵심 권력을 지니지 못하고 있을 때 자신의 편으로 포섭할 생각이었다.

적어도 아직 김정은에게는 자신이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가지기 못하고 있을 때였다.

워낙 오래전에 전면에 나서 활동하던 김정남에 비해 지지 세력이 적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부분에 강혁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있다고 여겼다.

김정남이든 김정은이든 강혁에게 몸이 달아 손을 내밀게 만들 여지 말이다.

어느 쪽이든 승리하고자 하는 사람은 강혁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야한다는 생각이 들게금 해야 했다.

그래서 그가 무슨 말을 하든지 신의 음성처럼 받아들이게 말이다.

이철준 대사가 강혁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난 후에도 강혁은 한동안 그를 찾는 인사들과 대화를 나누어야했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한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나자 경호원인 스티브가 다가와 말을 건넸다.

"존 회장님. 급히 받으실 전화가 있습니다."

"……!"

스티브의 표정을 보고 바로 어떤 전화인지 알 수 있었다.

강혁이 기다리던 연락이기도 했다.

"차로 가지."

남들이 들어서는 안되는 전화였다.

강혁은 즉시 경호원의 호위를 받으며 자신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 장소로 이동했다.

잠시 후 강혁은 커다란 리무진 차량의 뒤좌석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의 손에는 위성전화기가 들려 있었다.

―강 회장님!

"성공했나요?"

강혁이 급히 물었다.

위성 전화 넘어 들여오는 목소리는 강혁의 정보작전팀을 이끄는 박정철이었다.

―예, 킨 박사를 확보했습니다.

"……!"

킨 박사는 파키스탄의 핵 과학자로 파키스탄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었다.

차후 조국에 핵폭탄 기술을 성공시키고 이란과 북한에 관련 기술을 넘기는 사람이었다.

"바로 이송하세요."

강혁의 목소리에 떨림이 있었다.

이번 작전에 성공한다면 북한은 핵개발에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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