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하나. 팬 카페 습격 사건
류원은 잘 쓰지도 않는 안경까지 착용하고 비장한 얼굴로 해원의 곁에 앉았다. 약 한 시간 전쯤 류원의 리얼리티 첫 방송이 끝났다. 반응은 그야말로 뜨거웠다. 관련 기사도 수십 개가 쏟아져 나오고, 실시간 검색어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두 사람은 가장 중요한 팬들의 반응을 체크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노트북 앞에 앉았다. 공식 계정을 입력하고 로그인하자, 예상대로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해원이 마우스를 움직여 눈에 띄는 제목 하나를 클릭했다.
[제목: 원녀들 오늘 No.1 첫방 봤냐고 나 광어광어 하고 우럭.]
(강류원 앞치마 입고 국자 든 움짤)
(확대샷)
원녀들 오늘 본방사수하느라고 진짜 쓰러질뻔했다고.
근데 본방사수하기 너무 잘했다ㅠㅠㅠㅠㅠ나년 잘했어ㅠㅠㅠ
우로빠 앞치마 안에 셔츠 안 입었다고 저거 맨 살이라고ㅠㅠㅠ
앞치마에 공룡은 왜 또 귀엽고 난리ㅠㅠㅠㅠ오늘 우로빠 미쳤다고ㅠㅠㅠ
내가 살다살다 국자를 부러워하다니ㅠㅠㅠㅠ
국자가 되고 싶더라ㅠㅠㅠㅠ국자는 왜 그렇게 꼬옥 움켜쥐고 있어ㅠㅠㅠ
니 주방에 국자가 되고시퍼 워우어ㅓㅓㅓㅓ시바ㅜㅜㅜㅜㅜㅜㅜ
재탕 삼탕 오탕 사골이 될 때까지 볼거야ㅠㅠㅠㅠㅠ
역시 남바완이야 우로빠 사랑해ㅠㅠㅠㅠㅠ
댓글1103개
- 내 광대 강류원한테 루팡당함ㅋㅋㅋㅋㅋㅋ
└내 광대2222222
└광대333333
└광대333333
└광대555555
└광대555555
└광대555555
└광대666666
└광대666666
└번정포기ㅋㅋㅋㅋㅋㅋ 내 광대가 날아 오빠에게 닿기를ㅋㅋㅋㅋㅋㅋ
└광대1010101010!!
└번정포기22222 강류원 진짜 오늘 존섹 문해원 전생에 나라 구했냐고ㅠㅠㅠㅠㅠㅠㅠ
└몰랐어? 문해원이 고구려백제신라통일시킴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랐냐고ㅋㅋㅋㅋㅋ통일이라닠ㅋㅋㅋ차라리 남북통일을 시켰다고 해ㅋㅋㅋㅋㅋㅋ
└ㄴㄴ아직 통일 안돼서 쓰면 안됨ㅋㅋㅋㅋㅋ남북통일 되면 문해원이 시킨 걸로ㅋㅋㅋㅋㅋㅋ
└댓망진창이구만ㅋㅋㅋㅋㅋㅋㅋ
- 명장면이었지(허공)(씁쓸)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원녀들은 알줄 알았어 그가 앞치마 안에 아무것도 안 입어다는 것을(아련)
└앞치마 어깨 끈이 주책맞게 내려와 줘서 더 좋았다고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나도 그거 보고 ㅈㄴ 좋았음 더 내려오길 바랬는데 문해원이 기가막히게 올려 주더라
└문해원 나쁜손이야ㅋㅋㅋㅋㅋㅋ원녀들의 가슴에 불지르는 나쁜손ㅋㅋㅋㅋㅋ
- 하앜 누가 강류원 노래방 짤 좀 만들어 주라고ㅋㅋㅋㅋㅋㅋ나 아직도 앓아누워 있다고ㅠㅠㅠㅠㅠ
└(번쩍거리는 조명에 신난 댕댕이 강류원 jpg.) 옛다
└와ㅏㅏㅏㅏㅏㅏㅏ 엄마 나 주거ㅠㅠㅠㅠㅠㅠㅠ소녀 원녀님께서 어느 방향에 계신지 몰라 동서남북으로 절했습니당ㅠㅠㅠㅠ고마워ㅠㅠㅠㅠ
- 나는 오빠 이런 모습 보는거 좋더라ㅋㅋㅋ작품 캐릭터 연기하는것도 좋은데 배우 강류원이 아니라 인간 강류원을 보여 주는거 같아서 너무 좋더라ㅋㅋㅋㅋ
- 사골국 끓일 원녀들 파티모집(1/6)
└(파티지원) 투명한 물 나올때까지 우려낼 자신 있슴돠!
└(파티지원) 딱 1000번만 보고 갈게ㅋㅋㅋㅋ
└이 파티 뭔데ㅋㅋㅋㅋㅋㅋ
└우로빠 착즙기로 전직 당함?ㅋㅋㅋㅋㅋ
- 시끄럽고 누가 저 공룡 앞치마 공구 좀 열어 봐ㅋㅋㅋㅋㅋ어디꺼래? ㅈㄴ비싼거 아냐? 저 공룡 따위가 막 20만원은 아니겠지?ㅋㅋㅋㅋㅋㅋ
└저 밑에 공구 열린 거 못봤냐곸ㅋㅋㅋㅋ품절된지 오조오억년됐음ㅋㅋㅋㅋㅋ
└ㅋㅋㅋ5년전 J사에서 나온건데 안팔려서 창고에 쌓여 있다가 강오빠 때문에 공룡 앞치마 대란ㅋㅋㅋㅋㅋ장당 만 이처넌ㅋㅋㅋㅋㅋㅋㅋ공구로 장당 마넌에 모셨대ㅋㅋㅋㅋㅋㅋㅋㅋ
└ㅅㅂ공룡새기가 뭐라고 이 난리야ㅋㅋㅋㅋㅋㅋ
└윗 원녀야 너 안샀니?
└└안샀냐고ㅋㅋㅋ내가 제일 먼저 신청서 냈을걸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뭐냐곸ㅋㅋㅋ그래놓고 왜 쿨한척하냐고ㅋㅋㅋㅋㅋㅋ
└강류원 앞치마 8만 한 장 팜
└ㅅㅂ 앞치마 플미충까지 나타남ㅋㅋㅋㅋㅋㅋ원녀들아 먹이 주지 마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이미 팔렸음 쪽지하지마세욤~^^
- 12:30 문해원한테 꿀떨어지는 강오빠ㅠㅠㅠㅠㅠㅠㅠ해원아~왜 나년은 해원이가 아니냐ㅠㅠㅠㅠㅠ
└핵다정해ㅠㅠㅠㅠㅠㅠ오빠 제 이름도 좀 불러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지영아~~
└30:02 여기서 오빠가 흥얼거리는 노래 뭔지 아라? 많이 들어 본건데
└ㅅㅂ아기상어 뚜루루룩잖앜ㅋㅋㅋㅋ
└앜ㅋㅋㅋ아기상어라니!! 지구를 뿌셔뿌셔! 아파트 기둥을 뽑아뽑아! 성님들 저 먼저 여기에 눕겠습니다ㅋㅋㅋㅋㅋㅋ
└난 이미 벽 다뿌셔서ㅋㅋㅋ우리집 원룸됐다곸ㅋㅋㅋ^^ 아 휑하고 좋다ㅋㅋㅋㅋㅋㅋㅋㅋ
해원은 입술을 꾹 말아 물고 터져 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참았다. 하지만 커컹! 괴상한 콧소리와 함께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지금 팬 카페에서 대란이 일어난 공룡 앞치마는 해원이 가지고 있던 앞치마였다. 액션스쿨 정기 야유회에서 잠시 착용했던 앞치만데 어쩌다 보니 지금까지 가지고 있게 되었고 그걸 류원이 입게 되었다.
아무 생각 없이 입은 앞치마가 공동 구매까지 진행될 정도라니……. 거기에 앞치마 정보까지 캐내는 팬들의 정보력에 혀를 내둘렀다. 새삼 류원의 인기를 실감했다.
그런데 류원은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단어 몇 개를 손가락으로 짚었다.
“광대 루팡은 뭐고 번정은 뭐고 지구는 왜 부순다는 거야?”
류원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눈으로 해원을 바라봤다. 공식 SNS 계정에 달린 댓글은 어느 정도 유추라도 가능했는데 팬 카페의 댓글은 꼭 한국말이 아닌 것 같았다. 해원의 손에서 마우스를 빼앗아 스크롤을 다시 올렸다.
몇 번을 읽어도 모르는 말 천지였다. 해원은 휴대폰으로 얼른 검색하기 시작했다.
“루팡은 훔쳐 간다. 뭐 이런 느낌인 거 같아요. 망태기에 루팡, 월급 루팡 뭐 이런 식으로 사용한대요. 그러니까 광대 루팡은 광대를 훔쳐갔다. 뭐 이런?”
“그럼 번정은?”
“아! 번호 정리요. 갑자기 사람이 많이 몰려서 번호가 엉망이 되면 번정포기 이렇게 쓴대요.”
류원은 머리가 아픈 듯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분명 한국말인데 한국말 같지 않았다. 신조어가 이렇게 낯설게 느껴지니, 조금은 신경 써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늘 준희한테 보고받는 형식으로 팬들의 근황을 듣는 게 전부였다. 무슨 기부를 한다더라 어디 지하철에 광고를 띄운다더라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전해 듣는 게 전부였다. 그러면 류원은 거기에 맞춰 기부금을 전달하거나 늦은 밤 지하철 광고 인증 사진을 찍어와 마음을 표현했다.
“지구 뿌순다는 건 내 오빠가 너무 귀엽거나 섹시하거나 예쁘거나 멋있거나 하면 그런 표현을 쓴대요.”
류원의 얼굴에 희미하게 미소가 걸렸다. 그는 아기상어 노래를 흥얼거리며 노트북을 끌어당겨 앞에 놓고 이름을 불러달라는 댓글에 슬쩍 댓글을 달았다.
- 지영아, 지영아, 지영아 고마워.
* * *
2회가 방송되는 날 아침부터 강류원이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고 있었다.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리얼한 류원의 사생활에 관심은 지대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해원과 류원은 각자의 촬영장에서 촬영하느라 방송을 놓치고 말았다.
류원은 진흙탕을 진탕 굴러 엉망인 얼굴로 촬영 라인을 빠져나왔다. 채현이 담요 두 개를 겹쳐 류원의 몸을 감쌌다.
“잠깐 쉬었다가 바로 촬영에 들어간대요.”
재영이 내미는 수건으로 얼굴을 닦아 내고 난로 앞에 앉았다. 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오는 날씨에 몸이 으슬으슬 떨렸다.
“리얼리티는?”
“반응 엄청나게 좋아요.”
“노트북 줘 봐.”
채현은 얼른 무선와이파이 기기의 전원을 올리고 노트북을 집어 들었다. 류원이 뭘 확인하려는지 알고 있어 그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팬 카페에 접속했다. 거의 모든 게시판에 불이 들어와 있었다.
“마음에 드는 제목 하나 골라서 가지고 와 봐.”
채현은 고심한 얼굴로 페이지를 몇 개 넘겨보고 가장 댓글이 많이 달린 글을 클릭해 류원의 앞으로 노트북을 대령했다.
[제목 : ㅋㅋㅋㅋㅋㅋㅋ강오빠 언제부터 개그캐였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번주에는 광대를 루팡 당했는데 오늘은 내 배꼽을 루팡당함ㅋㅋㅋㅋㅋ
팬들이 준 선물 까보는데 무슨ㅋㅋㅋㅋㅋㅋ
리뷰어냐고ㅋㅋㅋㅋㅋ언박싱하는줄ㅋㅋㅋㅋㅋㅋㅋ
왜 하나하나 다 걸어 보고 입어 보고 안아 보는 거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
ㅈㄴ 웃겼는데 그중에 가장 압권인거ㅋㅋㅋㅋㅋㅋㅋㅋ
(소주 박스 든 강류원 jpg.)
누구냐고ㅋㅋㅋㅋㅋㅋ누가 소주 박스 보냈냐고ㅋㅋㅋㅋ 당장나와ㅋㅋㅋㅋㅋㅋ
이거 마셔야 되냐고 묻는건 뭐냐고ㅋㅋㅋㅋㅋㅋ
한잔 따라 마시고 소주잔 본방사수 이벤트 경품으로 내놓음ㅋㅋㅋㅋㅋㅋㅋ노린거 아니냐곸ㅋㅋㅋㅋㅋㅋㅋ
강오빠 지능적이야ㅋㅋㅋㅋㅋ내가 또 저걸 받겠다고 인증 사진을 찍었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첨되면 바로 인증샷 감ㅋㅋㅋ오늘도 즐거웠다~
댓글 2521개
-나도 인증 사진 찍었어ㅋㅋㅋㅋ오늘이 동지가 내일의 적이라더니ㅋㅋㅋ강오빠 입술 닿은 소주잔은 내가 가져간다-_-^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저 웃지요
└소주잔의 주인은 나야 나!
└다 비켜 내꺼야ㅋㅋㅋㅋ
- 오늘은 꼴포는 그게 아니라고ㅋㅋㅋ방송국놈들의 농간과 횡포를ㅋㅋ내가 리얼리티를 보면서 느꼈네ㅋㅋㅋㅋ?
└설마 그거?
└나도ㅋㅋㅋ진짜 이 방송국 놈들ㅋㅋㅋㅋㅋ
└머야머야 나만 또 몰라
└└50:20 볼륨 제일 크게 해서 봐
└└└헐 내가 뭘 들은거야..........진짜 오늘 잠 다잤다..........불타는 신혼이라는게 원래 이런거야..................................ㅠㅠ
└ㅋㅋㅋㅋㅋㅋ오빠가 꽃다운 스무살도 아니고 그런거 이해 할 나이 됐잖아 토닥토닥
└님들 소머즈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
- 나 진짜 이런 소리 안하려고 했거든?ㅋㅋㅋㅋㅋㅋ인간적으로 된장찌개 정~~~~~~~말 맛 없어 보이더라ㅋㅋㅋㅋㅋㅋㅋㅋ오빠가 맛있지? 라고 묻는데 해워니는 왜 대답을 못하니ㅋㅋㅋㅋㅋㅋㅋ
└나 진지하게 묻는데 오빠는 요리 못하면서 왜 매 회마다 요리를 하는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아무리 내 오빠지만 오늘 된장찌개는 정말ㅋㅋㅋㅋㅋ
└된장찌개에ㅋㅋㅋㅋㅋㅋ설탕 넣었는데 그게 맛있겠냐고ㅋㅋㅋㅋㅋ
└문제는 오빠가 설탕 넣었는지 모른다는거ㅋㅋㅋㅋㅋㅋㅋㅋ그게 더 웃겨ㅋㅋㅋㅋ
└그거 먹은 문 매니저ㅋㅋㅋㅋ표정이 상상이 된다ㅋㅋㅋ사랑으로 먹어 줬겠지?
└튀김은 그게 튀김이야? 튀김인데 왜 오징어가 헐벗고 있어ㅋㅋㅋ누가 오징어 옷 좀 입혀주라ㅋㅋㅋㅋㅋ너무 야해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신발을 튀겨도 맛있다는 그 튀김을 울오빠는 왜 못하는거냐고ㅋㅋㅋㅋㅋ
└나 그거 보고 작년 팬미팅 생각나서 너무 애잔했잖아ㅋㅋㅋ원녀들 우리 너무 고생해자나ㅠㅠㅠㅠ 나 지금 우는거 아니다.......
└하 내가 아직도 떡볶이를 못먹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강요(리)고(자)님 제발 요리 좀 구만훼ㅠㅠㅠㅠㅠㅠㅠㅠ
- 우리 떡볶이만 못먹는게 아니라 된장찌개도 못 먹는거야?ㅋㅋㅋㅋㅋㅋ
└된장찌개는 문해원이만 못먹는걸로ㅋㅋㅋㅋㅋ우리는 된장찌개 맛은 모르니까 먹자ㅋㅋㅋㅋㅋ
└영고 문해원ㅋㅋㅋㅋㅋㅋ
└미각을 잃었을지도.........ㅋㅋㅋㅋㅋㅋ
- 된장찌개 말이 나왔으니까 하는 말인데 된장찌개에 설탕 넣지마ㅋㅋㅋ진짜ㅋㅋㅋㅋ호기심이 미각을 앗아간다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아니 그걸 왜 해 보냐곸ㅋㅋㅋㅋㅋ
└우리 원녀들은 너무 의욕이 넘챠ㅋㅋㅋㅋ
└아ㅋㅋㅋㅋㅋㅋㅋㅋ개웃겨 ㅅㅂ
└이 죽일놈에 호기심ㅋㅋㅋㅋㅋㅋㅋㅋ
- 다음주 예고에 울오빠 울던데ㅠㅠㅠㅠㅠ예고만 봤을 뿐인데 폭풍눈물ㅠㅠㅠㅠㅠㅠㅠ오빠 울지마ㅠㅠㅠㅠ
└우로빠 진짜 우는거 하 ㅅㅂ 다음주에 무조건 본방각ㅠㅠㅠㅠㅠ
└어머니 산소 다녀온거 같음ㅠㅠㅠ퓨ㅠㅠㅠㅠ얼마전에 서원시에서 오빠 봤다는 소리 있었잖아ㅠㅠㅠㅠ서원시에 어머니 산소 있고ㅠㅠㅠ
└아 그래?ㅠㅠㅠㅠ나 서원 사는데ㅠㅠㅠㅠㅠ오빠 온거 1도 몰랐어ㅠㅠㅠㅠㅠㅠ나는 바보야퓨ㅠㅠㅠㅠ
└애틋한 모자 관계라 이해됨ㅠㅠㅠㅠㅠㅠ
└그래 마자ㅠㅠㅠ어머니가 원녀들도 많이 챙겨주고 그랬다매ㅠㅠㅠㅠ
└아무튼 다음주 방송 너무 기대 된다ㅠㅠㅠㅠㅠㅠㅠㅠ
댓글을 읽어 내려가는 류원의 얼굴이 점점 굳어 갔다. 된장찌개에 설탕을 넣었다는 사실은 정말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된장찌개를 맛있게 먹어 준 해원의 얼굴이 떠올라 짜증이 치밀었다.
맛없었으면 말을 하지 왜 그걸 미련하게 먹고 있어.
짜증스럽게 인상을 구기고 노트북을 멀찍이 떨어뜨렸다. 채현은 핫팩 몇 개를 더 뜯어 류원에게 내밀었다. 영하로 떨어진 날씨에 젖은 옷을 입고 대기라니 끔찍했다. 하지만 그는 춥지도 않은지 핫팩을 죽일 듯이 노려봤다.
“형, 괜찮으세요?”
“…준희 형 어디 갔어?”
“팀장님 차에서 전화받고 계세요.”
마침 준희가 전화기를 든 채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네네, 상의하고 전화할게요. 네, 감사합니다.”
준희는 통화를 마무리하고 휴대폰을 점퍼 안주머니에 넣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끼고 채현을 바라봤지만, 그는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왜, 촬영에 문제 있어?”
“…….”
“강류원, 왜 무슨 일인데.”
류원은 멀찍이 떨어뜨려 놓은 노트북을 집어 준희에게 내밀었다. 화면에는 류원이 확인한 게시물이 아직 화면에 떠 있었다.
그제야 류원이 왜 이렇게 불퉁한 얼굴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스크롤을 천천히 내리며 게시글을 읽고 댓글을 잃던 준희가 된장찌개에 설탕을 넣었다는 부분을 읽고는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것도 모자라 허리까지 숙여 킬킬거렸다.
“나 진지하게 생각중인데.”
“뭐 또.”
“너 강요고로 활동명 바꿔야 하는 거 아니냐?”
“아, 진짜. 시끄러워.”
“강요고 귀여운데? 우리 강요리고자 님?”
“다음 팬 미팅에서 제대로 보여 주겠어. 형은 은밀하게 요리 선생님 섭외 좀 해.”
“요리 배우게?”
“어, 그러니까 준비해 둬. 진짜 내가 강요고 오명을 벗어나겠어.”
준희는 작게 미소 지으며 머릿속으로 요리연구가님 번호가 있는지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