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딸이 내게 집착한다-32화 (32/96)

〈 32화 〉 실수. (5)

* * *

“아빠…?”

아빠가 갑자기 말을 하다 말았다. 설마 나 때문에 무리해서…?

“쿠울….”

“잠들었어….”

남자들은 사정하고 나면 금방 잠든다더니, 진짜였구나. 자는 얼굴의 아빠도 귀엽다.

“읏….”

내 보지 안에 있던 뜨거운 액체가 새어나왔다. 아직도 자궁이 뜨거운 게 느껴진다. 하긴, 그만큼이나 질내사정했는데 안뜨거울리가 없지.

‘기분이 이상해….’

겨우 아빠랑 맺어져서 행복할 줄 알았는데, 막상 끝나고 나니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아빠한테 박힐 때는 그렇게 기분 좋았는데… 내 성욕이 과한걸까나….

“우와….”

보지에 손가락을 잠깐 넣었다 뺐더니 엄청나게 끈적한 게 두 손가락 사이에서 늘어졌다. 이게 정액이구나….

‘비려….’

왜 사람들이 입 안에 싸는 행위를 그렇게 싫어하는지 알 거 같다. 맛없고 비리다. 그리고 밤꽃 냄새가 난다. 농후해서 머리가 어질어질한 냄새와는 또 다른, 그냥 기분 나쁜 냄새다.

그래도 나중을 위해 미리 먹는 연습을 했다. 아빠가 나중에 해달라고 할지도 모르니까.

‘나중에…….’

순간 나중은 올까라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아빠는 정말 나를 좋아해주는 걸까. 그냥 어쩔 수 없이 받아준 건 아닐까, 내가 아빠에게 오히려 상처준 것은 아닐까.

이러면 안 되는 건 진작에 알고 있다. 윤리적으로 어긋난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아빠가 좋았다. 나를 계속 신경써주는 아빠가, 나한테 매일 말을 걸어주는 아빠가, 잘생기고 행동 하나하나가 쓸데없이 멋있는 아빠가 좋았다.

‘어라….’

기쁨의 감정에서 나온 눈물인가, 불안해서 나온 눈물인가 모르겠다. 참으려해도 계속 눈물이 나와서 팔로 계속 비볐지만, 눈물은 그칠지 몰랐다.

‘짜증나.’

역시 진실은 무겁다. 모르는 게 낫다라는 말이 괜히 틀린 말이 아닌 거 같다. 괜히 가슴이 찔려서 아빠를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진실을 외면하기로 했다.

~~~

“으음….”

어라, 잠든 건가, 설마 꿈이었… 꿈은 아니구나.

밖은 해가 진지 오래였고, 하반신이 끈적한 것과 시트가 애액으로 흥건한 것이 꿈이 아닌 것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유희는 어딨지?

“윽…!”

실로 십수년 만에 움직여서 그런가, 허리가 아프다. 평소 관리를 하고 있었는데, 막상 거사를 치루고 나니 후폭풍이 엄청났다.

그래도 이대로 누워있을 수는 없다. 샤워를 하러 방문을 열자 맛있는 냄새가 온 집안을 채우고 있었다.

“일어났어?”

“으, 응….”

“빨리 씻고 와. 밥 차려놨어.”

“그래….”

실로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하고 있다. 내 앞에서 그렇게 신음을 질렀으면서도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라는 느낌으로 말이다.

샤워를 하고 나오니 식탁이 엄청 힘을 준듯 진수성찬이 따로 없었다.

“오….”

계란에 부친 햄, 그리고 남은 계란으로는 달걀말이, 김치와 햄, 그 밖에 야채들를 볶아 그 위에 반숙계란을 얹은 김치 볶음밥. 그리고 한쪽에는 전에 먹었던 삼계탕. 그리고 있었는지도 모를 장어까지. 뭔가 기름지면서도 스태미너를 잔뜩 올리는 음식들이 차려져 있다. 이걸 다 먹을 수 있을지부터가 의문이었다.

“맛있게 먹어.”

“응. 잘 먹을… 유희 너는?”

“난 이미 먹었어.”

그러면서 급하게 방으로 들어간다. 역시 어색한 걸까. 유희 역시도 아는 걸까, 나를 피하는 느낌이 약간 든다.

그래도 남길 수는 없다. 배도 고프고, 이런 더운날일수록 체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남김없이 다 먹었다.

“잘 먹었… 방에 들어가 있었지 참.”

설거지를 하면서 그릇이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게 우리 관계를 표현하고 있는 거 같아서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나도 그렇지만, 불안한 건 유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정말 이대로 지내도 되는 건지. 아니면 이대로 끝나버리는 건지, 선택하기 참 애매한 상황에 쳐해버렸으니, 아무렇지도 않을리가 없다.

무엇보다 유희의 목소리 톤이 비정상적으로 높았다.

‘유희를 불안하게 하면 안 돼.’

이렇게 된 건 확실히 하지 않은 내 책임도 있다. 내가 애매한 태도를 취해서 유희도 같이 애매해져서 불안해진 것이다. 나도 유희를 좋아한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유ㅎ──”

그러고보니 유희가 자기 방은 들어가지 말랬었지… 내가 보면 안 될 거라도 있나...? 뭐, 안 들어갈거라 상관없지만.

“어우….”

내 방에 들어가니 낮의 격렬한 흔적이 아직까지도 남아있다. 저 침대에서 유희와 몸을 겹쳤다고 생각하니 고간에 다시 피가 쏠린다.

시트를 걷어 세탁 바구니에 넣어놓고, 새로운 이불을 깔았다. 속으로 어차피 더러워질 거라고 생각을 한 내 자신이 싫어졌다.

‘TV나 볼까….’

요즘 예능은 재미없어서 TV로는 뉴스나 영화만 보게 된다. 영화도 다 그게 그거라지만 그래도 보는 맛이 있다.

모처럼의 여름이니, 적당한 공포영화를 골라서 틀었다. 선풍기가 있으니 덥진 않았지만.

「몇 십년 전, 사람이 아무도 모르게 물에 빠져 죽었다. 그 후 그 강을 땅으로 메꿔 학교를 지었고, 완공 후부터 고3 학생들이 사라지는 실종사건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꽤나 흥미를 돋구는 시작이다. 배경은 평범한 여고지만, 비명으로 시작하는 어디에나 있는 연출이 아니라, 그냥 아무도 모르게 하나둘씩 등교하지 않게 되면서 실종사건이 시작된다. 이 사실을 눈치챈 사람은 주인공 밖에 없었다.

사건의 진상을 확인하러 자주 실종된다는 3층 여자 화장실로 향했다. 분명 바람이 불지 않는데도 가장 안쪽에 있는 칸이 흔들흔들 거리고 있었다.

「뭐야 이거….」

조금씩 안쪽으로 다가가는 주인공. 점점 확대되는 연출과 바이올린 현끼리 비벼지며 들리는 BGM이 상황을 더 소름 돋게 만들었다.

게다가 분위기를 내고자 불도 끄고 보고 있어서 분위기가 정말 무서웠다.

“아빠.”

“우와앙아악!”

화면에 귀신이 나올때보다 한 박자 빠르게 내가 비명을 질렀다. 덕분에 귀신이 나와도 별로 무섭지 않았다.

“유, 유희였구나….”

“영화 봐?”

“아, 응… 유희도 볼래?”

“뭔데?”

“공포영환데, 재밌어.”

공포물인데 재미있다고 말하기도 뭐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말이 뭔 뜻인지 알 거다. 그만큼 몰입이 잘 된다는 소리다.

유희가 동의의 표시로 내 옆에 자연스레 앉았다. 뭔가 이러니까 집 데이트를 하는 기분이다.

…이제는 데이트라고 말해도 되려나.

“…….”

막상 유희가 옆에 앉으니 조금 집중이 안됐다. 좋은 향이 내 코를 간질이고, 유희의 살결이 닿으면서 심장이 두근거린다. 옆을 흘끗흘끗 쳐다볼 때마다 유희는 이미 몰입했는지 TV 화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뭔가 있다고요!」

유희 때문에 놀라서 못 봤지만 일단 살아남은 거 같은 주인공이 담임에게 따진다. 담임은 들은 채도 하지 않고, 그녀의 의견을 들은 사람은 친구 1명뿐이었다.

「여기야?」

「응.」

대낮이라 아직 밝지만,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을씨년스럽게 느껴진다. 몇몇 공포 영화도 꼭 밤에 국한된 게 아니라 낮에도 귀신이 나온다.

그리고 주인공의 말대로 안쪽 칸의 문이 격하게 앞뒤로 흔들거리기 시작했다. 쾅쾅쾅쾅 소리를 내면서, 마치 여기를 나가라는 듯이.

“으흐…!”

유희가 내 손을 잡아서 놀랐다. 꼭 이런 장면일 때 잡아서 안 놀라는 장면에서도 놀라게 된다. 나 생각보다 쫄보였구나….

「꺄아아악!」

귀신은 나오지 않았지만 창틀이 깨졌다. 둘은 허겁지겁 달려서 교실로 돌아오고, 이미 수업중인 교사에게 혼난다.

그리고 와서는 안되는 노을이 지는 저녁. 주인공과 친구가 다시 화장실을 찾아가 안쪽칸을 봤지만. 이번엔 멀쩡했다. 깨진 창문도 원복 되어 있었다.

「여기가 맞는데…….」

「무슨 소리야.」

「응…?」

「아무 일도 없잖아.」

갑자기 친구가 기괴한 표정으로 웃기 시작했다. 기분나쁠 정도의 웃음소리가 스피커를 타고 퍼졌다.

그러면서 시작되는 주인공의 과거 회상. 주인공의 말을 들은 친구는 사실 처음부터 없었고, 그 사람은 몇 십년 전에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여학교도, 처음부터 이미 폐교된 상태였다. 친구들과 함께 심령 스팟에 놀러와서 별거 나오지 않아 집으로 돌아갔지만, 이미 들어간 상태부터 홀려 있던 것이다.

아무도 실종된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고 주인공만 눈치챈 건 그 때문이었다.

「다음 뉴스 입니다. 여고생 4명이 실종되어…….」

그리고 나오는 여고생들이 실종되었다는 기사. 그 시체는 아직 찾지 못했다고 하며, 새로운 일행이 그 학교를 방문하는 것으로 영화는 끝난다.

그 기분 나쁜 웃음소리만 아니었어도 괜찮았을 텐데. 끝이 조금 아쉬웠다.

“후우… 어때?”

“…….”

“유희야…?”

유희가 앞머리를 한껏 가린 상태로 바닥을 보고 있었다. 그렇게 무서웠나?

“유희──”

“내가 유희로 보여?”

“…….”

당황해서 아무말도 나오지 않았다.

“…뭐야 재미없게.”

“아니… 그게….”

그렇게 귀엽게 생긴 귀신이 세상에 어디있어… 라고 말하면 아마 맞으려나.

그래도 역시 무서웠는지 몸이 약간 떨리는 게 보였다. 물어보면 선풍기 바람 때문에 추워서라고 말할 거 같아서 굳이 묻지는 않았다.

“…!”

대신 유희의 어깨를 잡아 끌어안았다.

“무, 뭐하는 거야….”

“따뜻해지라고.”

“뭐야 그게….”

그리고,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서로의 입을 맞췄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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