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화 〉 지희. (4)
* * *
“립스틱…?”
유희가 빨간 입자국이 묻은 보온병 뚜껑을 나에게 보여 주며, 일부러 성큼성큼 내게 다가왔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쫄아버렸다.
“저건….”
지희씨에게 물을 건네준 게 아무래도 화근이 된 모양이다. 설마했지만 립스틱이 묻었을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
“왜 자기 마시라고 준 병에 다른 여자 립스틱이 묻어 있어?”
“그냥 목이 말라보여서….”
“그렇다고 자기 컵을 막 남한테 줘?”
“……미안.”
“자기도 물 마셨을 거 아니야.”
“응.”
“그럼… 둘이 간.접.키.스 한 거네?”
“…….”
생각해 보니 그렇게 되나… 뭔가 사소해 보였는데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 느낌이다. 여자친구를 냅두고 다른 여자랑 그런 짓을 하다니, 나 같아도 화났을 것이다.
“주말에 나랑 그렇게 했으면서…. 나로는 부족한 거야?”
“아니! 그럴 리가… 그냥 내가 부주의 한 거 같아.”
“….”
“…!”
유희가 나에게 안겨 가슴이 티셔츠 위로 아직 상반신은 벗고 있는 내 몸에 닿았다. 심장 박동 때문에 내 배도 덩달아 뛰고 있는 거 같았다. 덕분에 내 자지가 점점 유희를 찌르고 있었다.
“유희─ 윽!”
“뭘 자지 세우고 앉아 있는 거야.”
“…….”
유희의 그 시선이 무서워서 나도 모르게 피해버리자, 손으로 내 양 옆을 잡아 강제로 키스했다.
“그런… 츄웁… 간접키스 같은 거 안 해도…읍. 내가 해 줄 텐데… 엣.”
“미안…. 읍.”
나를 잡아먹을 듯 핥는 그 혀는 진실을 말하고, 뛰고 있는 가슴은 아직 나에게 설레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키스를 하며 유희가 말하고 있는 것은, 간접 키스를 한 행위 자체가 아니라, 조금 더 다른 사람들과 얽히는 것을 자중해 달라는, 나름대로 근본 적인 잘못을 지적하고 있었다.
그제서야 내가 뭘 잘못했는지 정확히 알 수 있었다.
달빛이 비치는 투명한 실이 늘어지자, 약간 풀어진 얼굴의 유희가 이쪽을 보고 있었다.
“역시 영화 보는 거 캔슬할 거 그랬나….”
“진작 그러지….”
“미안해….”
다시 한 번 가볍게 입을 맞춘 후, 내 방에 있는 침대로 향했다.
~~~
“으윽…!”
시각적으로, 촉각적으로, 그리고 후각적으로, 지금 나는 세 개의 감각이 버티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누우라는 유희의 말을 듣자, 내 몸 위에 올라와서는 엉덩이를 나에게 향했고, 그대로 내 자지를 빨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유희의 고개가 아래로 향할 때마다 뻐끔뻐끔 거리는 보지와, 그 사이로 조금씩 흘러나오는 애액. 그 위에는 깨끗하게 아스타리스크 모양으로 오므려져 있는 항문이 조였다 풀어졌다 반복하고 있었다.
“흥읍…!”
손가락으로 한번 클리토리스부터 소음순을 훑어 주고, 약간 벌어진 구멍 사이로 중지 손가락을 넣자 유희의 허리가 움찔 거리며 내 손가락을 조였다.
‘이렇게 하면 되던가….’
예전에 야동을 본 기억을 더듬어,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자세를 취했다. 약지와 검지로 엉덩이에 대서 지지대를 만들고, 엄지와 새끼는 걸리지 않게 최대한 크게 벌렸다. 손목은 90도를 꺾어 팔꿈치로 받치고, 그 상태로 앞뒤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우웅후우우웅!”
내 자지를 문 상태로 유희가 움직이질 못했다. 손가락 움직임이 빨라지면 빨라질 수록 질척거리는 소리가 점점 커져 가기 시작했다.
그 소리를 참지 못하고 계속 빠르게 넣었다 뺐다를 반복했다.
“자, 기얏! 잠까아앙 마안…!”
유희의 신음 소리와 질척거리는 소리가 섞여 청각적으로 엄청난 자극을 선사했다.
“아하앗…!”
─찌이익.
저번의 유희의 보지에 손을 넣었을 때 찍 하고 뿜어져 나온 무언가가, 이번에는 제대로 내 배 위에 뿜어져 나왔다.
엄청난 양의 불투명한 애액이 내 몸을 타고 흘러 시트를 적신다. 유희도 순간 허리를 비트는 수준으로 움찔거리더니 손가락을 빼내자 픽하고 자지를 빨다말고 쓰러졌다.
“흐으응… 헤으응….”
숨을 고롱고롱 거리며 허리가 아직도 움찔거린다. 절정해버린 건가…?
아직도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하는 그 모습을 보니 더 참을 수 없었다.
‘코박죽하고 싶다….’
양옆에서 탱탱하게 솟아 있는 이 탐스런 엉덩이 사이에 있는 작은 틈새를 참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남자로서의 본능이 나를 계속 유희의 보지 사이로 다가가게 했다.
“자갸…앗, 흐응…!”
양옆으로 솟아오른 푹신한 엉덩이를 손으로 쥐고, 고개를 약간 들어 보지에 향했다. 정신 차린 유희가 내 쪽으로 돌아보며 말했다.
“거기 냄새… 안 나…?”
“야한 냄새 엄청 나.”
“으으…. 앗!”
혀를 가볍게 훑자 약간 시큼짭조름 한 맛이 나면서 유희가 허리를 움찔 거린다. 모양이 꽃잎처럼 너무 이뻐서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었다.
“흐으읏!”
숨을 쉬는 틈새로 얼굴을 쳐 박고 혀를 밀어 넣었다. 엉덩이와 보지 사이에서 나는 농후한 냄새가 내 머릿속을 하얗게 만들었다.
“흐야아앗…!”
유희가 입으로 내 혀를 빨아내듯 보지의 돌기들이 내 혀를 잡고 안쪽으로 당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유희도 질 수 없다 생각했는지, 내 자지를 잡고 손으로 움직이기는 했지만, 내 혀 때문에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했다.
“으, 흐윽, 잠마아안…!”
“흥.”
“히이잇!”
나도 모르게 콧김이 세게 나가면서 유희의 허리가 크게 움직였다. 움직이는 것을 붙잡고서 계속 보지 속을 헤집었다.
“잠까, 잠까아아안… 나 진짜 또….”
“갈 거 같아…?”
“으응….”
내가 얼굴을 볼 수 없다는 것을 알아서 그런지, 유희가 엉덩이를 흔들며 끄덕거렸다.
이걸 어떻게 참아.
“끄으으ㅡ흐앗…!”
혀가 세게 조이며 잘못하면 뽑힐 뻔했다. 애액이 줄줄 새어 나오는 것을 혀로 느낄 수 있었다.
“하아… 하아….”
잘 풀어지고 농익은 보지를 눈앞에 두고,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유희를 눕히고 일어났다.
“콘돔… 하는 거야…?”
“응. 유희를 위해서야.”
“밖에 싸면….”
“밖에 못 쌀 거 같아서 그래.”
“응….”
진짜로, 넣어버리면 바로 쌀 정도로 내 자지는 유희가 빨다 말아서 그만큼 민감한 상태다. 게다가 유희가 절정 하는 것을 보는 것 만으로 이미 쿠퍼액도 새어 나와 줄줄 흐르고 있었다.
콘돔을 착용하니, 유희가 팔과 다리를 벌리고 기다리고 있었다.
“넣어줘….”
“응.”
“흐그윽…!”
속으로는 조금 골려줄까 생각했지만, 내가 그럴 입장은 아니라는 걸 잘 알았기에, 바로 밀어 넣었다.
밀어 넣자마자 돌기들이 내 자지를 쫀득하게 감싼다. 콘돔을 안 썼으면 정말로 바로 사정했을 거 같다.
“흐, 흐응. 하아, 흐으….”
허리를 최대한 천천히 움직이며 유희의 가슴을 애무했다. 손으로 양쪽 가슴을 한군데로 모아 이미 빳빳해진 유두를 핥으니 보지가 수축하는 게 느껴졌다.
“하으, 흐으, 으으으…?”
아무리 천천히 해도 언젠가 한계는 온다. 그때가 지금이었다.
“흐, 잠, 끄, 하, 하읏, 하아으응으으…!”
“으윽…!”
철퍽 거리는 소리가 박수치는 소리처럼 방안에 울리고, 이불이 쓸리는 소리와 함께 결국 사정했다. 찌그러뜨린 공간이 정액으로 가득 차고 정액이 역류하는 게 느껴졌다.
“허억… 허억….”
조금 주저앉아 허리를 내빼자, 콘돔이 딸려오다가 중간에 걸려 내 자지만 쏙하고 빠졌다. 축쳐진 끝 부분을 잡아 빼니 유희의 허리가 다시 한 번 움찔거렸다.
“이제… 바람 피면 안 돼에…?”
“응….”
그 상태로 우리는 아침까지 서로 껴안고 잤다.
~~~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내 아랫쪽이 꾸욱 거리며 어쩔 줄 몰랐다.
─「츄으읍」
입술과 입술이 겹쳤다가 떼지며 나는 달달한 소리. 제목 값하게 정말 내가 상스럽게 되어가는 기분이었다.
배우도 부장님 급으로 잘 생겨서 그런지 뭔가 몰입이 확 됐다. 부장님이 주의를 주셨을 때는 진짜 그런 천박한 소리를 냈다는 것에 엄청 쪽팔렸다.
나올 때는 이미 팬티 아랫쪽이 엄청찝찝해서 집가자마자 갈아입겠다고 다짐했었다.
“읏…!”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설마 부장님과 마주칠 줄이야. 열차는 조금만 더 빨리오지. 괜히 사람민망하게.
부장님의 자지가 다시 한 번 내 엉덩이에 닿았을 때에는 진짜로 덮치고 싶을 만큼 내 이성이 날아가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가 유독 엉덩이 부분이 뜨겁게 느껴졌다.
“흐, 으윽.”
속옷 벗기로 했는데… 씻어야 되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고 신발을 벗자마자 그자리에서 손가락이 저절로 치마 안쪽으로 향한다.
‘부장님은 이것보다 더 두꺼웠지….’
가끔씩 닿은 부장님의 약간 두껍고 거친 손가락. 그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이제는 조금 스치기만해도 나에게는 치명적으로 다가온다.
아마 내 손가락 두 개는 돼야 부장님 한 손가락일까. 그것보다 몇 배는 두꺼운 자지가 내 여기로 들어온다 생각하면 생각만 해도 아찔할 거 같다.
“으윽…!”
다리 힘이 풀리면서 저절로 엎드려졌다. 치마는 이미 내린 지 오래. 다리 사이로 손을 넣어 손가락으로 계속 팬티 위를 자극했다.
부장님은 어떤 스타일일까, 역시 상냥하고 부드럽게 움직여 주실려나….
“흐응!”
아 자꾸 이러면 안 되는데… 그냥 적당한 남자 잡아서 확 사귀어버릴까. 이렇게라도 안하면 정말 부장님을 못 잊을 거 같잖아….
부장님이 먹던 도시락. 분명 그건 부장님이 만든 게 아니다. 거짓말이 너무 뻔히 보여서 지적해 줄까도 싶었지만, 아무래도 숨기고 싶어 하니 가만히 냅뒀다. 나도 단둘이 있고 싶어서 그날이라고 어떨결에 거짓말을 해버렸으니….
“읏.”
분명. 부장님은 만나는 사람이 생겼다. 그것도 최근. 복장도 깔끔해졌고… 설마 동거라도 하는 건가!?
그 사람은 얼마나 미인이길래 부장님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나도 부장님한테 반해 버렸는데….
자꾸 부장님 생각을 하니 오래전부터 부장님을 좋아햇던 것같이 느껴진다. 아니면 정말로 그랬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입사하고 나서부터 미팅 같은 건 전혀 안했으니까.
‘설마 나 진짜로…!?’
쪽팔리면서도 이제야 내 감정을 알아차린 나에게 자괴감이 든다. 좀 더 빨리 알아챘다면, 부장님이 애인이 생기시기 전에 더 빨리 고백했더라면, 이렇게 부장님 생각 하면서 자위할 일도 없었을 텐데….
‘부장니임…!’
손가락 두 개를 넣어서 그런가 정말 부장님이랑 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아아 정말 짜증나 짜증나!!
“흐읏! 옷!”
옷을 갈아입지도 않고, 그 상태로 절정해버렸다. 이미 스타킹은 못쓰게 젖은지 오래. 팬티도 물에 담근거마냥 질척해졌고, 야한 냄새가 났다.
‘부장님으로 가버렸다….’
뭔가 내일부터는… 부장님을 더 못 마주칠 거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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