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딸이 내게 집착한다-43화 (43/96)

〈 43화 〉 지희. (11)

* * *

방에 갈 때까지 단 몇 초인데도 불구하고 가면서 박는다는 이상적인 행동을 할 수 없으니, 괴롭기만 했다. 걱정 없이 하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임신은 최후의 보루니까.

우리 둘은 내 방에 들어와 침대에 누울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내가 콘돔을 끼고 나서야 먼저 입을 열었다.

“유희야.”

낮에 봤던 닥터 피쉬가 떠올랐다. 닥터 피쉬가 피쉬가 떠오른다. 손가락을 톡톡 건드리면서 묘한 감각이 드는 느낌, 유희가 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

“응? 뭐?”

그래도 막상 부탁하려니 부끄러웠다. 지금까지는 유희가 자발적으로 해준다고 해서 못이기는 척 흐름에 맡기는 게 가능했지만, 처음으로 내가 유희에게 뭔가를 부탁하는 것이다.

“손가락….”

“손가락…?”

아아… 역시 말 못 하겠다. 유희한테 이런 부끄러운 짓을 어떻게 시──

“…!?”

분명 아무 말도 안 했다. 손가락이라고만 어중간하게 말했는데도, 유희가 알아서 내 검지 손가락만을 잡고, 자기 입으로 가져 갔다.

“아까 봤어. 닥터 피쉬에 손 가락 넣었을 때 선 거.”

“뭣….”

자각하지 못했는데… 아무래도 유희 눈에는 보인 것 같다. 설마 다른 사람들도 봤으면 어떡하지…? 엄청 쪽팔린데….

“웁….”

“흐읍!”

유희의 따뜻한 입속에 혀가 손가락을 할짝 거린다. 닥터 피시보다도 훨씬 끈적한 점액이 분비되는 느낌이든다. 단순히 입에 넣는 것뿐만 아니라 쪽쪽 빨아서, 혈액이 이쪽으로 쏠려 묘한 느낌이 든다.

“하웁.”

“그… 안 짜…?”

순간적으로 보인 혀가 엄청 야하다. 유희는 아랑곳 않고 내 손가락을 핥으면서 고개를 끄덕거렸다.

유희도 흥분했는지 자기 검지 손가락을 내밀었다. 작고 가느다랗고 부드러운 손가락이 요염한 자세로 내 몸을 아래서부터 위로 훑는다.

“훙웁…!”

입술에 ‘쉿’하는 자세로 손가락이 닿자, 자동으로 내 입이 벌려져 유희 손가락을 빨았다. 약간 짠맛이 나면서도 묘한 배덕감이 느껴저서 자지가 움찔움찔 반응했다.

“후아….”

손가락이 유희의 입에서 빠지자 거의 키스한 것처럼 진한 타액이 늘어졌다. 손가락으로 이렇게 기분 좋은 적은 처음이었다.

이쪽을 쳐다보는 유희의 표정과 몸짓 하나하나가 요염하다. 유희가 내 위에 올라 타며, 빨리고 있는 자기 손가락을 뺐다.

“자기 너무 야하게 빠는 거 아니야…?”

“유희 너야말로….”

“후후…. 하웁.”

“!?”

그리고 그대로 자기 입속으로 가져가서 아이스크림을 빨듯이 빨았다. 내 침이 묻어서 더러울 텐데 굳이──

“…간접키스 해버렸다.”

“…!”

“꺅!”

간접키스라는 말을 듣고 진짜 키스가 하고 싶어 유희를 눕히고 입을 맞췄다. 느껴지는 유희의 입안과 향기, 그리고 내 손가락과 자기 손가락을 핥았던 혀가 내 이성을 점점 마비 시키고 있었다.

“자기야…. 흐읏…!”

넘어지면서 벌린 유희의 다리 사이로 자지를 밀착시키고, 이미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구멍으로 자지를 밀어넣 는다.

“윽, 흐읏. 하아앗…!”

찰진 소리가 울리는 방안 속에, 나는 전력으로 피스톤질을 했다. 질내가 구불구불 감겨 오는 것이 콘돔 위로 느껴져서 벌써 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대로 좀 더….’

유희가 다리를 끌어안으며 사정을 재촉한다. 하지만 여기서 싸버릴 수는 없다. 좀 더, 좀 더 유희와 함께 몸을 섞고 싶었다.

“자, 기얏…! 나, 이상해져…! 빨리…!”

유희의 말을 듣고 더 빨리 허리를 움직였다. 슬슬 나오기 시작하는 고롱고롱 거리는 소리. 저번에 손가락을 넣고 빠르게 움직였을 때 나온 반응이 나왔다.

“흐응, 하으… 오옥…!”

가슴에 얼굴을 파뭍으며 양 가슴을 세게 쥐자 유희의 허리가 꺾이는 게 느껴진다. 이빨로도 살짝씩 깨물자 반응이 더 좋았다.

내 허리는 계속 멈추지 않고, 귀두는 유희의 깊은 곳을 계속 찌르고 있었다.

“아, 빠앗…!”

“…!”

순간 ‘아빠’라는 소리에, 입구에서 버티고 있던 정액이 참지 못하고 쏟아져 나왔다.

“흐응… 헤으으응….”

유희를 꽉 끌어안으며, 서로의 몸이 움찔거렸다. 정액이 나오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허리를 흔들었다.

“흐, 으으, 으으윽…!”

“윽!”

유희의 질이 조이며 내 정액이 다 빠져나가는 기분이 든다. 다시 한 번 남아 있던 정액이 내 몸에서 빠져나간다. 콘돔이 아니었으면 백 퍼센트 임신할 정도의 많은 양이었다.

“아… 아아….”

“허억… 허억….”

내가 미쳤다는 생각이 든다.

왜 아빠라는 말을 듣고 더 흥분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자기라는 말을 듣고도 충분히 흥분됐는데, 아빠라는 말을 들으니 비교되지 않을 만큼 내 가슴이 뛰었다.

─’가족’ 아니신가요?

그 한마디가, 또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머리를 잡고 베개에 얼굴을 파뭍었다.

“으으윽!!!!!”

“자기야? 괜찮아!?”

유희의 다급한 목소리와 따뜻한 손길이 나를 안심시킨다.

“흐, 으으… 으…. 응. 괜찮아. 미안해. 걱정시켜서.”

“역시 그 여자가 무슨 말 했구나.”

“…….”

역시 유희는 눈치가 빠르다. 이런 추태를 보인 이상 거짓말을 할 수는 없었다. 여기서는 사실대로 말하고, 서로 같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실은… 우리 관계를 들킨 것 같아.”

“……뭐?”

처음으로 보는, 유희의 당황한 얼굴이었다.

~~~

“오늘 감사해요 과장님.”

“아냐 뭘. 덕분에 재밌었어. 나도 혼자 살아서 주말에는 좀 심심했거든.”

부장님과 유희씨가 돌아가고, 나와 과장님은 남아서 오늘의 반성회 비슷한 것을 했다.

“그래서? 뭐 좀 얻어 간 거라도 있어?”

“……얻어 간 거요?”

“왜. 괜히 나까지 부르면서 더블데이트를 하자고 하진 않을 거 아니야.”

“그건…….”

“역시 부장님 좋아하지?”

“네!? 왜 그렇게 되는 건데요?”

과장님의 훅들어오는 돌직구에 엄청 당황해서 과장님 어깨에 손이 올라갔다. 그래 봤자 키 차이가 꽤 나서 겨우 걸치는 정도였지만.

─그…. 나 좋아해?

부장님이 한 말이 오버랩 된다. 얼마나 내가 티냈으면 부장님도 눈치채셨을까, 엄청 쪽팔렸다.

‘잠깐만….’

부장님이 내가 부장님을 좋아했다는 것을 눈치챈 거라면, 오늘 부장님께 물어 본 행위가 둘을 갈라놓기 위해서라는 쓰레기짓을 한 게 된다.

‘몰라… 나 그냥 여우년 돼 버린 거잖아…. 이제는 진짜로 부장님 볼 면목이 없어….’

나 자신이 이렇게 한심한 존재였다는 것에 대해 자괴감이 든다. 단순히 둘이 너무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부장님을 어처구니없는 사람으로 몰아가고, 최악의 경우 둘을 갈라놓으려고 까지 했다.

단순히 부장님을 좋아한다고만해서 엄청나게 실례 되는 짓을 해 버렸다.

“지희씨?”

“과장님… 전 쓰레기예요….”

“왜 갑자기.”

“과장님 말이 맞거든요. 저 부장님 좋아하나 봐요.”

“역시. 뭐… 그 정도하는데 눈치 못 채는 게 이상한 거지. 부장님이 생각보다 더해서 뭔가 싶었더니, 설마 여자친구가 계실거라고는. 곧 사모님이라 불러야 하나?”

“…….”

“아마 수현씨도 알지 않을까?”

“그 정도인가요….”

“혹시 어필이라도 할려 했어?”

“으으…….”

그리고 과장님까지 눈치채다니, 이보다 더 최악은 없다.

“뭐… 개인적으로는 반대야. 겨우 부장님이 반한 여잔데, 그걸 잃으면 쓰나. 나도 뺏겨서 그런가 좀 공감되기도 하고.”

“그렇겠죠…. 네?”

“이것도 부장님이랑만 알고 있었던 건데… 나도 문어발 맞았다가 이혼했거든. 동변상련이랄까.”

“역시 저는──”

“그래도 힘 내봐.”

“…왜요?”

“눈치챘을 때부터 개인적으로 응원했거든. 둘이 잘 됐으면 하고.”

“뭐예요 그게…. 저 놀려요?”

“에이… 그럴 리가.”

과장님이 내 손을 떼서 나를 빙글 돌리더니, 내 어깨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뭔가 오늘 긴장돼서 뭉쳤던 근육들이 풀리는 느낌이 든다. 생각보다 안마 잘하네 이 사람….

“그리고 차이면 나한테 와.”

“누가 간데요?”

“장난이야 장난. 아무튼 힘내. 아, 커피라도 마시고 갈래?”

“…….”

과장님의 응원도 받았지만, 뭘로 승부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애초에 내가 유희씨를 이길 수는 있는 걸까, 과연 부장님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이런 생각 자체를 가진 내가 미웠다.

‘에라 모르겠다.’

그래도 이 마음을 전하지 않으면 부장님과 서먹해질 거 같아서, 정면승부하기로 했다.

“지희씨?”

“마실래요. 아, 부장님에 대해서 더 물어봐도 돼요?”

“……그래.”

어차피 안 될 것을 알면서도, 부딪치고 싶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