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6화 〉 나영. (7)
* * *
“헉!?”
눈을 뜨니 천장이 어둡고, 창문 밖깥에서는 밤기운이 담긴 달빛이 이쪽을 비추며 그림자가 센다.
‘머리 아파….’
머리도 약간 띵하다. 분명 낮에 아빠랑 그 사람과 먹으러 가서, 와인을 마시고, 그리고….
─아빤 내꺼니까.
그랬었다. 그 여자에게 뺏기지 않기 위해, 아빠는 내 거라는 표식을 보여줬다. …그 이후로 기억나지 않는다.
‘어떡해 진짜…!’
처음 먹는 술인데, 내가 그렇게 약할지도 몰랐고, 그렇게 필름 끊어진 행동을 하게 될지도 몰랐다.
분명 말만 그렇게 할 셈이었는데… 나도 모르게 키스해버렸다. 아빠랑 하고 싶었으니까. 오히려 그 여자에게 경계를 심어줬으니 잘 된 것일지도 모른다.
‘이 느낌….’
옆을 보니 아빠가 팔을 뻗고 자고 있다. 어쩐지 탄탄하다더니, 아빠 팔근육이었다. 그 이후로 어떻게 된 걸까, 아빠는 무슨 말을 했던 걸까, 전혀 모른다.
‘절대 안 뺏길 거야.’
술에 취한 그때도, 물론 지금도, 생각을 바꿀 생각은 없다.
나를 버리고 갔던 것을 질책하는 것이 아니다. 아빠를, 지금까지 혼자서 날 키우느라 힘들었던 아빠를 버려놓고 이제 와서 다시 찾아온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을 뿐이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아빠랑 다시 잘 해본다고 해도, 언젠가는 다시 아빠를 배신하게 될 것이다.
“아빠….”
“으음… 잘 잤니…?”
“미안해….”
“아냐 괜찮아.”
그러니까, 절대로 안 뺏길 것이다.
~~~
“나 기억이 하나도 안 나….”
“괜찮아.”
불안에 떠는 유희를 쓰다듬어줬다. 아마 처음 먹은 술에 결례를 저지르진 않았을까 하는 죄책감이 유희를 불안하게 만든 거겠지.
“나 무슨 짓 안 했어?”
“……응. 안 했어.”
“그 사람은?”
“다음에 만나기로 했어.”
“그래?”
“유희도 이대로 찝찝하게 끝내긴 싫잖아?”
“응….”
이 일은 유희의 의사가 아주 중요하다. 나영이를 허락해 줄 건지, 이 이후로는 어떡할 건지, 나는 유희의 의견을 존중할 것이다.
내가 대신 말해선 안 된다. 유희 본인이 확실하게 나영이에게 전해야, 나영이가 납득하고 날 잊을 수 있으니까.
“유희는 어쩌고 싶어?”
“나는… 아빠랑만 있고 싶어.”
“그래… 아빠도….”
“아빠…?”
“왜?”
유희의 표정이 당황으로 물든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투명한 무언가가 내 앞을 가렸다. 왜 이렇게 된 건지 나도 알지 못했다.
“왜 우는 거야…?”
“그……러게?”
스스로도 왜 눈물이 나오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다만, 가슴이 답답하고 코가 찡하다는 사실은 확실했다.
전혀 울어야 할 이유가 없는데, 유희와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도대체 왜….
그 순간, 앞이 검은색으로 가려졌다.
“왜… 우는 거야….”
“…….”
정수리에 물이 뚝뚝 떨어지는 게 느껴진다. 고개를 드니, 유희도 나처럼 알 수 없는 눈물을 흐르고 있었다.
“후웁…!”
우리들 서로 뭐가 무서운 걸까. 떨리는 몸으로 입을 맞췄다. 유희의 눈물이 이쪽으로 흐르면서 약간 짠맛이 났다.
분명 아침까지만 해도 알콩달콩했는데,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만든 걸까.
왜 우리는 이런 관계가 되어버렸을까.
“츄웁… 읍….”
유희의 손이 내 머리를 감싸고 나는 유희의 허리를 감쌌다.
근본적인 물음이 다시 한번 떠오른다. 과연 떳떳하게 살 수 있을까, 도망치더라도, 그 다음엔? 우리는 잘 녹아들 수 있는 걸까?
“읏!”
목덜미를 살짝 깨물자 유희가 움찔했다. 손은 자연스레 브래지어의 후크를 풀고, 입술은 점점 내려가 유희의 유룬을 넘어 그 가운데에 솟은 유두로 향한다.
“아, 앙…!”
잊고 싶다. 현실을 벗어나 유희와만 있고 싶다. 이러지 않으면 잊을 수 없다. 이러지 않으면 도망칠 수 없다.
몸을 일으켜 유희를 눞히고, 허리를 이쪽으로 높이 들었다. 입었던 스킨이 진이 자연스레 벗겨지고, 침대 밖으로 던졌다.
“하으읏!”
이미 약간 젖은 초록색 팬티 위로 얼굴을 박는다. 농후한 냄새가 슬픈 감정을 잊게 만들어 주고, 약간 젖혀서 나온 작은 균열이 쾌락을 증폭시킨다.
벌려져 있는 질구에 혀를 집어넣자, 순간 수축하며 미뢰를 조이며, 유희가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하아… 아으아…!”
집요하게 혀를 위로 말아 G스팟을 자극할 때마다 유희의 허리가 움찔거리는 것이 보인다. 유희가 아둥바둥 발버둥 쳐 보지만, 그럴 수록 나는 꽉 잡아 더 못 움직이게 막았다.
“아빠…앗!”
얼굴을 덮는 액체. 유희의 애액인가, 아니면 다른 무엇인가, 허리를 크게 움직여 놓친 유희의 몸이 침대 바닥에 닿으며 튕겼다.
“어흑, 어억…!”
“하아….”
얼굴뿐 아니라 온몸이 붉게 된 유희가 이쪽을 쳐다봤다. 그러고는 역으로 나를 눕혔다.
“아빠만 즐기고…. 너무해.”
“미안….”
나만 즐겼다는 건 아무래도 거짓말 같았지만, 일단은 넘어가기로 했다.
어느새 내 옷을 벗기고, 셔츠 단추도 푼 유희가 내 유두를 칵, 깨물었고, 한 손으로는 반대쪽 유두를 꼬집어 주물렀다.
“윽….”
옅은 신음이 작게 흩어지고, 유희도 내 유두를 집요하게 괴롭히더니, 이내 바지의 벨트를 풀고 벗겨버렸다.
단숨에 솟아오른 내 자지를 유희가 보고 작게 웃었다.
“아빠… 넣을게에…♥”
“응….”
귀두에서부터 천천히, 유희가 앉으며 질벽의 돌기들이 자지의 구석구석을 구불거리며 자극한다. 머릿속엔 이성 없이 쾌락만이 찼고, 유희 밖에 보이지 않았다.
“하으!”
이내 뿌리까지 넣어 유희의 안쪽에 닿던 자지가 떨어졌다 닿았다를 반복한다. 고간과 유희의 엉덩이가 서로 부딪치는 소리가 방 안에 울리며, 유희의 신음 소리가 그 멜로디를 장식하고 있었다.
“하아… 하아…!”
우는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나도 신음이 절로 나왔다. 분명 기쁘자고 한 섹스인데, 잊혀졌던 슬픔도 잠시, 흔들리는 유희의 가슴을 보면 볼수록 계속 눈물이 나왔다.
“울, 지마아… 아빠, 앗… 으읏!”
다시 몸을 일으켜 유희를 눕히고, 허리를 움직여 유희를 느끼기 시작했다. 내 몸을 지탱하던 손을 유희의 손과 깍지끼며, 서로 마주 보는 얼굴은 자연스레 입술과 혀가 닿는다.
“흐, 웃, 읍, 후웁!”
슬슬 짜증 난다. 이 답답한 감정이 뭔지 알 수 없어서, 유희 앞에서는 웃어야 되는데, 계속 눈물이 나왔다.
“아빠! 너무, 쎗!”
몸을 빼고 유희를 엎드리게 했다. 유희를 향해 여전히 움찔거리고 있는 자지를 다시 한번 질구에 넣었다. 아까보다 훨씬 깊게 들어가 유희의 온 신경을 자극하면서, 탐스런 엉덩이와 가운데에서 수축 팽창을 반복하는 항문이 보인다.
“거깃…!”
망가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엄지손가락을 구부려 넣었다. 양쪽 둘 다 자극 당하는 유희는 어쩔 줄 모르고 계속 헐떡대기만 했다.
“어, 어억…! 허억!”
힘이빠진 유희가 베개에 얼굴을 파 뭍으며 소리가 고롱거리는 소리가 묻힌다. 슬슬 유희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기 시작했지만, 허리는 멈추지 않았다.
“아빠 나 또오… 가앗!”
“나도…! 윽!”
허리를 한차례 세게 움직이자, 귀두가 열리는 게 느껴지면서, 유희의 질이 수축한다. 재빠르게 빼서 기둥을 문지르자, 흘러마온 정액이 유희의 정수리까지 튀었다.
“하아… 하아….”
“허억….”
“이제 좀 괜찮아졌어?”
엉덩이를 드러내며 고개만 이쪽으로 돌린 유희의 모습이 요염했다. 아니, 요망했다.
“그런 거… 같아.”
부정적인 감정이 사정함과 동시에 사라져간다. 다소 거칠게 했는데도 유희가 뭐라고 하지 않는 것은, 내 상태가 이상한 감정을 유희도 눈치채서 그랬을 것이다.
“미안해 유희야….”
“아빤 잘못한 게 없는걸….”
“…….”
양심이 찔린다. 잘못한 게 왜 없긴, 내가 좀 더 잘했다면, 경제사정을 이유로 유희를 버리지 않았다면, 유희는 지금 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었을 텐데. 제대로 된 가정에서 자랄 수 있었을 텐데.
“……이대로 끝낼 거야?”
“…….”
또 멍을 때리는 나를 보며 유희가 엉덩이로 내 자지를 문지른다. 다 싸고 맺힌 정액이 엉덩이에 묻으며 다시 혈액이 흐르기 시작했다.
“뒤로… 하자?”
“유희야….”
그 말을 하는 유희의 표정은, 어딘가 어두워 보였다.
* * *